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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7 00:49
20년 전 대메이저 대만준호만 잡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준호텀을 잡아 버린건가....
농최날 다시 보다가 갑자기 호열준호 맛있어보이는데
이루어지지는 않는 그런 거 떠오름.



백호한테 맨날 휘둘리는 안경선배를 좀 안쓰럽게만 보던 호열이....농최날에 대만이 후두려 패는 자기를 쓰윽 말리더니 쫄지도 않고 철좀들대 날리는거 보고 오, 하는 호열이...이후로 권준호는 호열이한테는 외유내강하면 왠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됐음 좋겠다.

백호 덕에 농구부 들락거리면서 친해지는데 어쩌다보니 같은 동네,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걸 알게돼서 종종 백호 기다리던 백호군단들하고 농구부원들하고 다같이 하교하다가 끝에는 두 사람만 골목길 걸었음 좋겠다.

넌 농구 해 볼 생각 없어? 싸움 잘 하면 보통 운동신경도 좋다던데.
..... 백호만큼 키가 좀 자라면 생각해 볼게요.
농구가 키로하는 운동이라고 하면 태섭이가 화낸다.
아.

농구의 장점을 주절주절 늘어놓던 준호를 호열이가 빤히 보다가

지금 저 꼬시는 거예요?

하니까 왠지 좀 귀가 붉어지면서 아니... 그냥 좀 아까워서...말꼬리 흐리는 준호. 호열이 왠지 좀 두근 거렸으면 좋겠다. 초여름 짙은 노을에 살랑이는 바람까지, 뭔가 첫사랑 재질의 느낌인데 호열이는 거기까진 생각못하고 그냥 그 순간이 왠지 설레는 거.

그리고 저 아까워서,라는 말이 진심인 것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대만이가 2년 버린 거 대만이 만큼 안타까워 하는 사람이 준호인 걸 아니까. 준호 눈엔 자기가 한심스러운게 아니라 안타깝구나, 왠지 깨닫는 거지. 단순히 농구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라는 것도 호열이가 제일 잘 알겠지. 적당히 주제넘지 않게 뭐라도 해보렴,하는 잔소리.

이후로 조금 열심히 사는 호열이 보고싶다. 알바도 하고 학교도 땡땡이 안치고 시간나면 농구부 연습도 보러가고 공부라는 것도 좀 해 보고. 그거 안 준호가 농구부 은퇴하고 종종 공부 봐줬음 좋겠다. 호열이는 준호 곧 시험이라 방해될까봐 거절하는데 가르치는게 곧 공부라면서 열심히겠지.

어느 날은 호열이 방에서 공부 가르치던 준호가 호열이가 잠깐 편의점 다녀오는 사이에 책상에서 잠든 거지. 호열인 준호 깨우려다가 사온 음료수 조심히 내려놓고 턱괴고 물끄러미 내려다봤음 좋겠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 이거.... 하고 깨달았음 좋겠다. 차마 얼굴엔 손을 못 대고 흘러내린 머리카락만 조심스럽게 쓸어 올려주겠지. 그러다 왠지 좀 더워지는 기분이라 준호 깨지 않게 조심히 방 밖으로 나가고, 조용히 닫히는 문 소리에 준호가 눈 뜨면 좋겠다. 귀랑 목덜미가 좀 붉어진 채로.

고3들 대학입시 끝나고 졸업만 앞 둔 즈음에 백호 찾으러 농구부실 왔던 호열은 대만이의 절절한 고백을 듣게 되는데, 호열이는 또 깨닫겠지. 한 발 늦어버렸다는 걸.

사실 고백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못했던 거였음 좋겠다. 그저 선배가 좋고 함께하는 짧은 순간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서 그대로라도 상관없을 것 같았겠지. 근데 대만이 준호를 향한 고백을 들으면서 내가 먼저였어야 했는데, 첨으로 후회하는 호열이 보고 싶다. 근데 또 상대가 정대만이야. 호열이는 준호랑 가까워지면서 준호가 대만이한테 갖는 애정이 크다는 거 이미 알고 있었겠지. 포기도 빠를 수 밖에.

졸업식 날 너덜해진 대만이 교복(강제로 뜯김)과 대비되게 멀쩡한 준호 교복. 두번째 단추 달라는 사람이 제법 있었는데 줄 사람이 있다며 상냥하게 웃으면서 거절하는데 어떻게 뜯어가요.....대만이는 속으로 그거 내꺼라고 땅땅하고 있었는데 준호가 누군가 발견하고 달려갔음 좋겠다. 조금 숨이 차서 헐떡이는 준호 앞에 호열이가 서 있겠지.

벌써 간 줄 알았어.

해사하게 웃는 준호 마주하고 호열이도 웃어주겠지. 줄 사람 있다던 두 번째 단추가 드디어 주인을 찾아갔겠지. 주변에선 뭔데, 왜 저걸 호열이한테 주는데? 둘이 사겨? 난리가 났는데 둘만 평온했으면. 헐레벌떡 따라온 정대만 숨도 못 쉬고 충격 받아서 쓰러지기 직전이었으면 좋겠다. 내껀데?!?!


졸업식 전 날, 준호 집 앞에서 호열이가 준호 기다리고 있었겠지.

내일, 그거 나 줘요.
어?
단추요.

호열이 손가락 끝에 두번째 단추 있는거 깨달은 준호.

난 그거면 돼요.

준호는 그 한 마디에 꽤나 많은 걸 알아차리겠지. 그래서 더 묻지도 않고 그러겠다고 답했을 거고.


암튼, 그 단추사건으로 한동안 준호와 호열이의 호모게이설로 학교가 시끄러웠지만 준호는 어차피 졸업했고 호열이는 원래 그런거 신경 일도 안쓰는 인간이라 학교생활 잘 만 하겠지.



호열이 망한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지만 성인돼서도 둘이 안부 물으며 잘 지낼 것 같다.

정대만 농구선수로 슈퍼스타됐는데 여배우랑 스캔들 개크게 났음 좋겠다. 사실 그 여배우는 대만이랑 같은 팀 소속 다른 선수랑 열애중이었는데 정대만이 유명하니까 기레기가 기레기한 거겠지.

스캔들 터지고 준호랑 동거하고 있던 대만이가 변명아닌 변명하려고 헐레벌떡 집에 돌아왔는데 호열이 와서 준호랑 밥 먹고 있었음 좋겠다.

오랜만이에요, 선배.

웃으면서 건네는 인사에서 살기를 느끼는 대만이....

살벌한 처남아닌 처남 덕에 누구보다 애처가로 사는 대만이 보고싶다....



보고싶다....내가....
2024.06.27 11: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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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내 취향..
[Code: 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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