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져서 옷장에서 니트 꺼내 입으려고 뒤적대다 옛날에 입던 옷 보고 장난기 돌아서 윈터스한테 패션쇼 열어주는 닉슨 보고 싶다 ㅋㅋㅋㅋ 윈터스 거실에서 신문 보고 있다가 닉슨이 자기 이름 부르길래 시선 돌렸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 지을 것 같다. 요트 탈 때 입었던 선장 모자, 흰 자켓, 바지에 야무지게 선글라스랑 파이프 담배 문 채로 닉슨이 서 있겠지. 윈터스는 소리내어 웃으면서 신문 탁자 위에 내려 놓고 닉슨한테 장단 맞춰줄 듯. 닉슨은 선장 모자 한 번 들추는 시늉 할 것 같음. mit 다녔을 때 무슨 학과였었던지는 모르겠지만 가운 입은 것도 보고 싶으니까 화학과 같은 과였어서 가운 있다고 치자 흰색 가운 입고 안경 쓴 채로 나와서 막 젠체 해보기도 하겠지. 학교 다녔을 때 입었던 교복 입고 나와서 윈터스한테 선생님, 오늘도 벌 주실 건가요? 이렇게 장난치기도 할 듯 ㅋㅋㅋ 그렇게 몇 번 더 패션쇼 하다가 지쳐서 원래 목적이었던 예일 적혀있는 스웨터로 갈아입고 윈터스 옆에 파고들 것 같음. 
패션쇼는 일단락돼고 시간이 흘러흘러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겠지. 근데 닉슨이 잠깐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한참을 옷방에서 안 나오는 거야. 윈터스는 아까 옷 갈아입는 거 보여줄 때 난장판 만들어놨나? 지금 정리하나? 하는 생각이겠지. 평소처럼 스탠드에 불 켜놓고 책 읽고 있는데 문간에서 닉슨이 자기 이름을 부르는 거임. 응? 하고 책에 눈에 안 뗀 채로 대답하는데 닉슨이 다시 한 번 더 이름 부르면서 재촉하자 그제야 시선을 소리가 들린 곳으로 옮긴 소령님 화들짝 놀랄듯. 닉슨이 전에 여친이 사놓은? 아니면 대학 시절에 할로윈 분장이나 장난친다고 핀업걸 같은 옷이랑 야한 속옷도 사놨던 거 입고 나타나서 유혹하는 포즈 같은 거 취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뭐 그러다가 존나게 떡쳤겠지 그날 이후로 새로운 거에 눈 떠가지고 패션쇼로 보여줬던 옷들도 입고 롤플하면서 떡쳤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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