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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3 08:04
Loki TV Source — Loki - Season 2 First Look

 13. 전쟁



 라우페이 왕을 쏘아보는 내 모습은 대지의 힘과 함께 점점 더 밝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왕은 그 붉은 눈을 움직여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꽤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거인의 몸은 검은 진흙이 되어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래로 떨어진 그 덩어리들은 왕좌를 더럽히며 기분 나쁜 연기를 내뿜었다. 

왕좌는 삽시간에 제 백성들의 잘려나간 신체 일부로 가득해졌다.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도 눈앞에 보이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왕좌에 앉아있는 사람은 더 이상 라우페이 왕이 아니었다.

  

   

Red's Chill Zone — Reunited (Hela x Fem!Reader)
 그는 다름 아닌 죽은 자들의 여왕, 헬라였다.
 
헬의 여왕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거인의 몸을 먹어치운 건 어떻게 알았지?”
 
“이 왕좌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이 내게 말해줬다.”


내 말에, 여왕은 눈을 치켜뜨고 천장을 휘감고 있는 겨울 나무 가지들을 바라봤다. 

내가 말을 이었다.
 
 
“나무들이 당신의 횡포를 모두 지켜보았다고 내게 증언했다. 이들은 기꺼이 재판의 증인이 되어 줄 것이다.”
 
“재판이라니?”

  
헬라가 다리를 꼬고 앉아, 우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재판?" 
 
"당신은 지혜의 샘을 파괴하고, 또 샘의 파수꾼인 미미르님을 잔인하게 죽였다!”

  
내가 크게 소리쳤다.

  
“게다가 라우페이 왕을 사칭하고, 또한 서리 거인들까지 살해했다! 그리고 토르 왕자님의 힘줄까지... 나는 당신을 아스가르드로 데려가, 신들의 재판을 받게 할 것이다!”
 
 
내 말에, 헬의 여왕은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헬라는 곧 웃음을 멈추고 여유로운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정령이지만, 그 무식한 용기 하나는 높게 사도록 하지.”
 
 
여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천천히 한 걸음씩 내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네 년은 감히 날 이기지 못 할 것이다. 그건 늙어빠진 오딘도 마찬가지야.”
 

헬라가 말했다.
 
 
“나는 거인들의 땅을 시작으로 모든 세계를 헬헤임의 속국으로 만들 것이다. 지금 나의 지시에 따라 헬헤임의 모든 영혼이 이곳 요툰헤임으로 진격하고 있다. 아무리 베어도 죽지 않는 자들 말이다. 제 아무리 에시르 신들이라고 해도, 죽지 않는 그들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이 세상에서 에시르 신들이 사라지고나면, 결국 나는 오딘의 목을 베고 아스가르드의 왕이 될 것이다.”

  
 여왕은 내 앞까지 다가왔다. 

그녀가 머리를 쓸어올리자 검은 견갑이 여왕의 몸을 감싸며 나타났다. 

투구 아래로 보이는 여왕의 얼굴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지만, 조금씩 드리우는 빛에 여왕의 반대편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여왕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먼 옛날, 오딘의 마법으로 여왕의 영혼 중 그 절반은 영원한 헬 안에 갇히고 말았다. 

그 이후로 헬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게 되었다. 하나는 아름다운 여왕의 얼굴, 또 하나는 썩어버린 시체의 얼굴이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대지의 기운을 모아 오른 손 위로 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으로 여왕을 노려보며 큰소리로 소리쳤다.
 

“당신이 이 세계를 망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어!”

 
나는 머리 위로 검을 치켜들고 여왕을 향해 휘둘렀다. 

그녀 역시 자신의 검을 빼 들며 소리쳤다.

  
“그렇다면 개처럼 죽어라!”
 
 
불행히도 헬라의 손이 나보다 더 빨랐다. 

그녀는 내 머리 위로 곧장 검을 내리쳤고, 나는 재빨리 날아오는 칼날을 막아냈다. 

하지만 여왕의 힘은 당해낼 수가 없었다. 헬라는 나를 노려보며 더욱 칼에 힘을 실어 넣었다. 

내 무릎이 서서히 굽혀지며 지면과 맞닿았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순간, 나에게 운이 따라주었다. 

시종일관 이 상황을 지켜보던 겨울 나무들이 내 편을 들어준 것이다. 

그들은 끝없이 늘어나는 가지들을 내세워 창을 휘두르듯 여왕의 몸을 날카롭게 찔러댔고, 그 중 하나는 그녀의 어깨를 관통했다. 

여왕은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몸에서 그 가지를 뽑아내 부러뜨려 버렸다. 

그녀의 상처는 순식간에 마법처럼 사라져 버렸다.
 
 
“버러지들 같으니!”

  
여왕은 손 위로 검은 불을 만들어냈다. 

검은 불길은 나무를 오르는 다람쥐들처럼 빠른 속도로 겨울나무의 몸통을 휘감으며 타올랐다. 

헬헤임의 뜨거운 불이 사방에서 느껴졌다.
 

“하나만 묻겠다.”
 

나는 숨을 고르며 여왕에게 물었다.


“왜 하필 요툰헤임이었지?”
 

그녀는 타오르는 겨울 나무를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대답했다.

  
“정신을 빼앗기 쉬웠으니까. 거인의 육신은 여러모로 약해져 있었거든. 라우페이의 마음은 어둠에 잠식되기 좋은 상태였다.”

  
헬라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음을 흘렸다.
 


“게다가 멍청한 거인 중 하나가 에시르 신 중 가장 고귀한 여신을 데려와 이 나라를 번영시키려고 하더군. 제 왕이 이미 잡아먹힌 지도 모르고… 프레이야의 힘까지 가져다 바치려는 멍청이들을 내가 왜 거절하겠어? 뭐, 결국… 그들도 내 먹이가 되었지만.”
 
 
여왕이 나지막이 말했다.


“맛이 아주 끔찍하던데.”
 
“그들은 요툰헤임의 고귀한 백성들이다! 그들을 욕보이지 마라!”
 
 
나는 큰소리로 여왕에게 소리쳤다. 

여왕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허리춤에서 긴 검을 뽑아냈다.

  
“그들은 그저 나약한 쓰레기일 뿐이야.”

  
그리고는 나를 향해 달려왔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헬라의 공격과 함께, 그 순간 하얀 섬광이 내 시야를 덮치며 눈앞이 흐려졌다.
 
 
 


 
 한편 성에 도착한 로키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가장 높은 의자를 올려다보았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신들의 왕은 마치 로키가 올 줄 알았다는 듯 왕좌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오딘은 하나뿐인 눈으로 제 아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Welcome to the gif library — Bonniebirddoesgifs: Odin Borson (MCU) - Credit  if... 
“너는 항상 내 명령을 거역하는구나. 내가 여신을 구하러 가지 말라 그리 당부했거늘.”

  
왕은 궁니르를 바닥에 내려치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너는 내 명령을 거역하기 위해 토르의 명예까지 실추시켰다. 그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말이다.”
 
 
로키는 오딘을 노려보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왕자는 당장이라도 왕에게 달려들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로키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예상치 못한 왕자의 행동에, 오딘은 미간을 찌푸렸다. 



 로키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헬라가 요툰헤임에 있습니다. 폐하께서 느끼셨던 북쪽 땅의 어두운 기운은 모두 헬의 여왕의 힘이었고, 이미 그 힘은 지혜의 샘까지 파괴하였습니다. 대지의 여신이 지금 그것을 막기 위해 요툰헤임에 있습니다. 지금 당장 지원군을 보내주십시오.”
 

오딘은 ‘헬라’의 이름을 듣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궁니르를 보다 더욱 세게 쥐며 무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헬의 여왕이?”
 

오딘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로키에게 물었다.
 

“요툰헤임은 거인들이 지키고 있다. 헬의 여왕이 그 무리를 뚫고 라우페이 왕을 집어삼켰다는 것이냐?”
 

로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대답에, 오딘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 침묵 속에서 로키는 그저 제 아버지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잠시 후, 눈을 지그시 감았던 오딘이 로키를 돌아보며 더욱 무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거짓말의 신이다. 이것 또한 그저 위기를 모면하려는 너의 거짓말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아들을 믿어달라는 호소는 내게 통하지 않는다.”


로키는 답답한 마음에 탄식을 내뱉었다.
 

“폐하께 동정을 호소하진 않겠습니다. 편견을 버리고 아들로서 봐달라는 호소도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지금 서리 거인으로서, 요툰헤임의 왕자로서 폐하께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겁니다.”
 
 
로키는 손으로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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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툰헤임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하도록 둘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 힘으로 그것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 지금 대지의 여신이... 혼자 그 곳에 있습니다. 부디 제 정혼자를… 제발 허니를 구해주세요, 아버지.”
 
 
로키는 바닥에 머리를 내리치며 오딘에게 간구했다.

그의 황금 투구 사이로 피가 흘러내리며 금세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왕자는 고통 따위는 느끼지 못 했다. 그는 오로지 북쪽 땅에 두고 온 여신을 생각하며 자신이 늦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섬광이 지나가고, 나는 가까스로 헬라의 공격을 막아냈다.
 

“정령치고는 제법이군.”

  
여왕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내게 속삭였다. 

하지만 그 말은 내 시선을 빼앗기 위한 술책이었다. 내 손이 모두 칼에 묶여 있는 것을 확인한 헬라는 오른손으로 내 얼굴을 가격했다.


"아악!"

 
순식간에 내 몸이 공중으로 붕 뜨더니, 저 멀리 날아가 벽에 곤두박칠치며 떨어졌다.

  
‘콜록… 콜록…’

  
나는 입안에 가득 고인 피를 토해냈다. 

순식간에 검붉은 피가 얼음 바닥에 스며들었다. 


나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헬라를 바라봤다. 

헬의 여왕은 검을 든 채 내게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내 모든 정신이 빨리 도망가라며 소리를 질렀지만, 좀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어느새 여왕이 내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채찍 소리가 사방을 에워쌓다.
 
 
“아아악!”

  
피투성이가 된 나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숨을 몰아쉬는 내 위로 여왕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결국 모든 생명은 죽는다.”

  
그녀는 발로 내 얼굴을 즈려 밟으며 속삭였다.
 

“그건 곧 죽음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그것이 나, 헬라가 위대한 이유이다. 제 머리카락 하나 지키지 못하는 하찮은 대지의 여신이 감히 대들 상대가 아니란 말이다.”

  

여왕은 마지막으로 내 얼굴을 걷어차며 비열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몸에 있는 모든 피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불 붙은 겨울나무가 까맣게 죽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여왕을 방해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헬라의 발걸음이 내게서 점점 멀어졌다.
 
 
 

역시 이길 수 없는 건가... 


눈 앞이 점점 흐려졌다.

다시 한 번 하얀 섬광이 내 두 눈을 덮쳤다.



 눈을 떠보니, 커다란 나무가 내 눈 앞에 서있었다. 

그 나무는 가지 위로 아홉 세계를 품은 채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었다.


"여왕의 말이 맞아요."


내가 말했다.


"이 세상에 죽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어요."

"그래, 그녀의 말이 맞아. 모든 생명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단다."


내 옆에 앉아 함께 이그드라실을 바라보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 세상에 생명을 이길 수 있는 것 또한 없지."


그 말에, 내가 얼굴을 찌푸렸다.


"이해가 안 되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생명은 죽음을 맞이 하고 있지만, 또 동시에 어느 생명은 태어나고 있단다."


어머니가 친절하게 말씀하셨다.  

 
"제 아무리 죽음을 이길 수 없다고 해도, 그런 죽음조차 생명을 잉태하고 태어나게 하는 일은 막을 수가 없단다. 이 세상에 그 한 가지가 남아있는 한, 죽음은 절대 완전한 승리를 이룰 수 없어."

"그 한 가지가 뭔데요?"


내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사랑이지."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셨다. 


"사랑이 있는 한, 대지 위로 생명의 탄생은 멈추지 않을 거야. 이것이 네가 위대한 이유란다."


이그드라실의 가지 아래로 잔잔한 바람이 불어왔다. 

하얀 섬광이 다시 일어나며, 눈 앞이 점점 흐려졌다.






 나는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자리를 짚으며 일어났다.
 
 
“헬라!”

  
나는 온 힘을 다해 여왕을 향해 소리쳤다. 

헬의 여왕은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무서운 얼굴로 나를 돌아봤다. 

I am Hela, Odin's first born, Commander of the legions of... on Make a GIF
“그냥 그대로 헬에 떨어졌다면 더 이상의 고통은 없었을 것을…. 멍청한 정령이 제 운을 시험하는구나.”
 
“당신이 뭘 오해 하는 것 같은데… 나 같은 여신은 죽어도 발할라로 가지, 헬 같은 곳은 안 가거든?”
 
 
내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여왕의 얼굴이 분노로 꿈틀댔다.


나는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다시 말하자면, 이 몸은 하찮은 죽음의 여왕 따위가 감히 대들 상대가 아니란 말이다!”
 
 
그 순간, 헬라는 몸에서 긴 촉수를 뽑아내어 순식간에 나를 공격했다. 

그 촉수는 내 다리를 휘감더니 있는 힘껏 나를 벽으로 내동댕이쳤다.
 
 
“으악!”

   
아까보다 더 센 힘이었다. 

내 몸은 성벽을 뚫고 나가 그대로 무너져내리는 얼음 아래에 쳐박히고 말았다.
 
 
 
 가까스로 눈을 떠보니 요툰헤임의 땅이 한 눈에 들어왔다. 

눈 앞에 펼쳐진 그 광경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지혜의 샘을 집어삼켰던 헬의 힘이 요툰헤임 땅을 완전히 집어삼키고 있었다. 

모든 산과 협곡은 갈라지며 입을 벌리고 있었고, 그 사이로 뜨거운 검은 액체가 솟아오르며 불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것은 헬의 영혼들이 그 액체와 함께 북쪽 땅을 향해 기어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건 가히 셀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여왕은 내 멱살을 잡고 나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내 목을 조르며 분노에 서린 얼굴로 소리쳤다.
 
 
“네 년의 목숨은 오늘 이 요툰헤임과 함께 종말을 맞이 할 것이다!”

  
헬라는 괴성을 지르며 칼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 공격은 곧 바로 이어진 우레와 같은 무지갯빛 섬광에 힘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바이프로스트의 빛이 태양과 함께 북쪽 땅을 비추며 나타났다.
 
 

 
 
  스림은 거인들과 함께 북쪽 경계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겨울 상자가 들려 있었는데, 그것은 희한하게도 아까부터 희미한 푸른 빛을 내뿜고 있었다. 

스림이 그것을 눈치 챌 즈음, 뒤에서 거인들이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Max Rockatansky Masterlist – @hardyimagines on Tumblr
“무슨 일이야?”
 
 
스림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거인들은 손을 잔뜩 꿈틀거리고 있었다.

  
“천둥의 신이 가만히 있질 않아.”
 
 
한 거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림은 못마땅한 얼굴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거인들의 말대로, 정신을 못 차리고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던 토르가 이제는 덫에 걸린 토끼마냥 거인들의 손안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이거 놔라! 전능한 토르의 분노가 두렵지도 않으냐, 이 거인들아!”

  
스림은 여전히 못마땅한 시선으로 토르를 바라봤다. 



 잠시 후, 그의 손짓에 거인들은 얌전히 토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럼에도 토르는 여전히 거인들을 경계하며 스림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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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아가야 한다!”
 
“네, 압니다.”
 
 
스림이 토르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돌아가고 있잖습니까.”
 
“그렇다면 서둘러야 한다!”
 
 
토르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애쓰며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곧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거인들이 그를 일으켜 세우자, 토르는 다시금 말을 이었다.

  
“그녀를 막아야해…. 내 묠니르가…”
 
“대지의 여신이 이미 망치를 가지러 성으로 갔습니다. 말리려면 아까 말렸어야죠.”
 

스림이 혀를 차며 말했다. 


“대지의 여신이 성으로 갔단 말인가? 혼자서?”
 
 
천둥의 신이 놀란 얼굴로 거인에게 물었다.

스림은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거인이 되물었다.
 
  
“왜 그러시죠?”
 
“여신은 이길 수 없소. 그녀를 당장 구하러 가야 하오!”
 
“누구로부터요? 라우페이 전하 말입니까?”
 
 
스림의 추측에, 토르는 고개를 흔들었다.
 

“라우페이 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소. 헬의 여왕이 거인의 몸을 이미 차지했소.”
 

토르의 말에, 스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성에 남아있는 자가… 헬의 여왕이라는 말입니까?”
 
 
스림은 끔찍한 얼굴로 저 멀리 보이는 요툰헤임 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성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가 불안함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스림! 저길 봐!”
 
 
거인들이 요툰헤임 성을 가리키며 스림에게 소리쳤다. 

스림과 토르는 동시에 거인들의 손끝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땅이 갈라지며 그 사이로 수 많은 시체들이 셀 수 없이 기어 나오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와! 스림!”

  
거인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며 스림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그것은 스림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레와 같은 소리와 함께 무지갯빛 섬광이 북쪽의 경계에 내리치며 온 대지를 뒤흔들었다. 


바이프로스트가 엄청난 빛을 내뿜으며 요툰헤임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림은 믿을 수 없었다.

무지개 너머에서 나타난 수많은 발키리 군사들이 요툰헤임의 하늘 위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알프헤임의 요정들이 제각각 활과 검을 들고 북쪽 경계에 서 있었다. 그 선두에는 알프헤임의 왕이자 풍요의 신인 프레이가 있었다. 

뒤이어 커다란 나무가 북쪽 땅에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와 함께 수많은 정령과 짐승들이 함성을 지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무지갯빛 사이로 나타난 알프헤임의 왕, 프레이가 검을 뽑아 들며 그를 따르는 요정들에게 외쳤다. 

Gif De Alce Thranduil
“알프헤임이여! 그대들의 왕, 프레이와 함께 적을 괴멸하라!”
 
 
프레이의 명령에, 요정들은 함성을 지르며 검을 뽑아 들고 헬의 영혼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헬헤임의 시체들은 요정들의 화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또 다른 빛 사이로 아스가르드에서 나무 중 가장 강하다는 물푸레나무의 정령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먼저 도착한 너도밤나무의 정령들과 합류하여 무서운 기세로 지옥의 영혼들을 때려눕히기 시작했다. 

나무들은 제각각 가지와 뿌리를 동원하여 시체들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또 공중으로 날려버렸다.


대지의 여신을 상징하는 붉은 다람쥐가 그들의 머리 위에서 돌멩이를 던지며 소리쳤다.
 

“모두 여신님을 위해 싸웁시다!”
 
 
하늘로 날아오른 발키리 군사들도 시체들이 더는 땅으로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창과 칼을 던지며 그들을 저지했다.
 
순식간에 북쪽 땅은 전쟁터로 변하였다.
 

  
 그 순간, 바이프로스트 빛이 다시 한번 번쩍였다.

그러자 땅이 갈라지며 그 사이로 화산처럼 불길이 솟아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헬에서 올라오는 불길이 아니었다. 

토르를 따르는 아름다운 염소 두 마리가 이끄는 황금 수레가 하늘을 달리며 만들어낸 불길이었다. 

So Was I (MARVEL GIF SERIES) - Loki [6] - Wattpad
하지만 그들의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장난의 신, 로키였다.
 
 
“로키…”
 
 
내 시야가 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리는 피 때문에 반 이상이 가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로키를 알아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헬의 여왕이 분노에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여왕은 괴성을 지르며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크기의 칼날들이 구름을 가르고 나타나 순식간에 성 주변으로 커다란 벽을 만들었다. 

주위가 다시 밤처럼 어두워졌다.
 
 
 
 여왕은 더욱 거세게 내 목을 조르며 말했다.
 

“안심하지 마라. 에시르 신들이 모두 덤빈다하더라도 나를 이길 순 없을 것이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썩어 문드러진 여왕의 한쪽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왕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나머지 한 손으로 내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난 죽음의 여신이다!”
 
 
헬라가 말했다. 

여왕의 분노가 커질수록 그녀의 몸이 점점 내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 누구도 날 절대 이길 순 없어!”
 
 
그녀가 칼을 손에 쥐며 소리쳤다. 

칼날이 내 얼굴로 날아오자, 나는 필사적으로 여왕의 손목을 잡아채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여왕의 힘은 가히 무시무시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북쪽의 냉기가 그녀의 힘을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헬헤임의 지배자인 헬라의 안에는, 지금 요툰헤임과 아스가르드의 힘이 함께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고개를 들자, 여왕의 심장을 묶고 있는 토르 왕자님의 힘줄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예전에 로키가 해준 말을 기억하며 그 심장을 노려보았다.
 

“죽어라!”
 
 
헬라는 내게 회심의 일격을 날리며 외쳤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내 손이 여왕의 심장을 꿰뚫었다.
 
 


 여왕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 안에 머무르던 힘줄이 내 손목을 휘감고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칼을 뽑아내듯 힘줄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황금빛 섬광이 내 손을 따라 여왕의 몸 안에서 빠져나왔다. 

헬라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뒷걸음질 쳤다. 


여왕은 곧이어 내 손에 들려 있는 힘줄을 발견하고는 분노에 떠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감히 정령 따위가…!”
 
“다시 말하지만, 나는 대지의 여신이다!”
 
 
나는 힘줄을 손목에 단단히 묶으며 소리쳤다.

  
“오늘 이 땅에서 사라질 생명은 단 하나, 바로 당신이야!”

  
여왕이 번개처럼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오른손을 공중에 뻗으며 간절히 기다렸다. 

그리고 진흙처럼 녹아내리는 여왕의 얼굴이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이 왔을 때, 엄청난 힘과 무게가 오른손으로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여왕의 얼굴에 묠니르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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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짤넣기가 너무 힘드네 허허 결말까지 앞으로 한 편 남았다!
2024.05.13 11: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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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쳤다ㅠㅠ 이 금무순을 이제야 발견한 나를 매우 쳐라!!!!ㅠㅠ 센세 진짜 어케 이런 엄청난 글을 쓰는거야ㅠㅠ 대박이다 진짜ㅠㅠ 무슨 영화 보는 것처럼 넘 생생하고 웅장한 스토리야ㅠㅠㅠㅠ 이런 금무순 써줘서 너무 감사해요ㅠㅠㅠㅠㅡ 완결까지 한편이라니ㅠㅠ여기서 꼼짝않고 기다리고 있을게 센세!!!!!!
[Code: 28f9]
2024.05.15 07: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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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거아니냐고 그냥 영화잖아 ㅠㅠㅠㅠ 최고야 ㅠㅠㅠ
[Code: 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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