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27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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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2 17:35
맥카이너붕붕
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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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이 질기게도 살아돌아온걸 남작부인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중일까 모르겠네. 그나마 집으로 돌아와 본처에게 먼저 얼굴 비췄으니 그걸로 좀 괜찮은셈 치려나..
너붕붕과 조지가 주로 만나 친목을 다지던 그 모임에서 남작만 돌아온게 아니라 남작과 같은 지역 그 옆부대로 갔던 다른 이도 돌아왔음.
조지가 근무했던 그 커다란 학교는 공습때 건물 일부가 부서져 이 휴교기간에 보수공사가 진행중이고. 그나마 공사를 시작할수 있다는건 여태 퍼붓던 공습을 그나마 멈췄다는 얘기여서. 살아남은 군인들이 순차적으로 돌아오고 공습또한 멈췄다는 이 얘기는 전쟁이 또 소강상태에 이르렀다는 뜻이였겠다.
여기서 이제 또 윗놈들 기싸움 잘못하면 어디어디의 몇차전투에 도로 끌려나가서 젊은 군인들만 죽어나겠지만..
아침식사때, 아무래도 본집을 너무 오래비운것 같다는 공작의 말에. 시부모와 마찬가지의 입장으로 신혼집을 덩그러니 방치해놓고 여기 머무른지 몇달은 된 너붕붕은 별 생각없이 대충 넋놓고 고개를 끄덕였음.
“..여기서 일부는 도로 돌려보내 집을 미리 정돈하려 하는데. 그때에 너도 네 식구들을 이끌고 도로 돌아가봐도 될거 같구나”
“..조지가, 남편은 편지를 이쪽으로 보냈는데요..?”
허니 머리털 쭈볏 서서, 결혼하고 거의 처음으로 공작얼굴 똑바로 보며 받아친말이 이말이였음.
조지는 지금도 다들 여기 머무는줄 알거 같은데 혹시나 엇갈려 괜히 좀더 오래걸려서 만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자잘한 걱정이, 큰 불안과 함께 치밀어 차마 말을 눌러 참을수가 없었으니까.
조지가 이리로 돌아오거든 당연히 네가 도시로 돌아갔다 전해주지 않겠니 하며 타이르는 소리가 영 미덥지 않았겠지.
이 별장에도 몇달사이 딱 한번 군복에 뭘 되게 많이 달고서 들락거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런사람을 오라가라 할 정도의 양반이 지금 저렇게 담담한 얼굴로 성의없이, 그나마 며느리가 임신중이니 달래는 소리를 툭 던진걸 너붕붕이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지 않겠음.
하지만 찍소리도 내본 사람들이나 제대로 내는거지.
이미 처음으로 고개한번 쳐들고 되물었던 허니가 공작 면전에다 대고 뭐라 더 물을만큼 담이 쎄지를 못해서. 소공작네 식솔들은 몇달만에 다시 짐을 싸 도시로 돌아갔음.
*
우리가 잠시 머무르던 공작님의 별장만큼은 아니여도.
오며가며 흘끗보면 꽤나 큰 저택은, 용케 폭격을 쏙 피해 멀쩡했고 집안에는 먼지만 징그럽게 쌓여있었다. 처음엔 이거 청소할 생각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절로 나왔는데.
먼지구덩이에서 아가씨를 쉬게 둘수는 없으니 일단 부부가 쓰던 침실부터 치우러 들어갔다가 왜인지 숨이 턱 막혔다.
..주인님이 이방을 다시는 못쓰시는거면 어떡하지..?
공작님께서 이제는 돌아가봐도 도시사정이 그리 위험하지는 않을거라 하여 우리는 돌아왔는데. 그 ‘우리’에 주인님이 포함되지않았다는게 별장을 떠나올때부터 아주 의아했단말이다.
심지어 아가씨는 이제 영 울지도 않으셨다.
저러다 곡기마저 끊으시면 어쩌지 싶어서.
내가 ‘아가씨 배가 무거워지기전에 돌아오신다면서요..!’ 라고 허공에라도 대고 따지기엔 아직 배가 그리 많이 나오지도 않으셨지만.. 요새 워낙에 야윈 아가씨 몸에 비하면, 옷 갈아입는걸 도와드릴때 흘끗 봤던 그 배가 요만큼 나와있기는 했다. 그러니까 슬슬 돌아오셔야 한다고..!
‘나’의 주인님은 항상, 좋은 옷감으로 만든 예쁜 옷들만 걸쳤고.
옷장에 버젓이 걸려있는 옷들은 돌아온 이후로 구겨지거나 틀어지는 일 없게끔 틈틈이 관리하곤 했는데. 정작 돌아와 입는 사람이 없어.
이날도 옷들을 차곡차곡 정리하여 옷장에 도로 넣어두고,
이집에서 장보는건 바깥에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내몫이니 시장에는 어차피 썩은 식재료들만 거의 굴러다닐지언정 우리아가씨 식사는 하셔야해서 나왔다가. 집에 돌아오는길에 ‘나’는 대문앞에서 우뚝 멈춰서버렸다.
이때까지 군복입은 주인님 같은건 본적도 없었던 ‘나’는.
우리집앞에 온 남자가 그저 덩치큰 낯선군인인줄로만 알고 정체가 미심쩍어, 앞으로 뺑 돌아가 서서 어느집 아들인가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
분명 장을 보러 나갔는데 망할 전쟁때문에 쓸만한 물건이 하나가 없었어서 손에 든건 얼마없는채로 조금 화가 나있었거든.
그래도 어쩌면 일찍 떠났던 제분소 아들들중에서 한명이 돌아오던 길에 기웃대던 것일수도 있고 진작에 부서졌던 옆집의 도련님일수도 있는거니까. 아주 드러내놓고 성질을 내지는 않을 참이였다. 특히나 옆집도련님이라면 그댁 부모님이 지금 다른 지역으로 떠나계시다고 알려드려야만 하니까.
그치만 내가 얼굴을 감히 빤히 확인하려 서서 노려보는동안 익숙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서 같이 내려보고 서있던 그 남자는 우리 주인님이였다.
주인님이 돌아왔다.
거짓말 하는 일 없이 정말로 거의 넉달만에 주인님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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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붕붕과 조지가 주로 만나 친목을 다지던 그 모임에서 남작만 돌아온게 아니라 남작과 같은 지역 그 옆부대로 갔던 다른 이도 돌아왔음.
조지가 근무했던 그 커다란 학교는 공습때 건물 일부가 부서져 이 휴교기간에 보수공사가 진행중이고. 그나마 공사를 시작할수 있다는건 여태 퍼붓던 공습을 그나마 멈췄다는 얘기여서. 살아남은 군인들이 순차적으로 돌아오고 공습또한 멈췄다는 이 얘기는 전쟁이 또 소강상태에 이르렀다는 뜻이였겠다.
여기서 이제 또 윗놈들 기싸움 잘못하면 어디어디의 몇차전투에 도로 끌려나가서 젊은 군인들만 죽어나겠지만..
아침식사때, 아무래도 본집을 너무 오래비운것 같다는 공작의 말에. 시부모와 마찬가지의 입장으로 신혼집을 덩그러니 방치해놓고 여기 머무른지 몇달은 된 너붕붕은 별 생각없이 대충 넋놓고 고개를 끄덕였음.
“..여기서 일부는 도로 돌려보내 집을 미리 정돈하려 하는데. 그때에 너도 네 식구들을 이끌고 도로 돌아가봐도 될거 같구나”
“..조지가, 남편은 편지를 이쪽으로 보냈는데요..?”
허니 머리털 쭈볏 서서, 결혼하고 거의 처음으로 공작얼굴 똑바로 보며 받아친말이 이말이였음.
조지는 지금도 다들 여기 머무는줄 알거 같은데 혹시나 엇갈려 괜히 좀더 오래걸려서 만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자잘한 걱정이, 큰 불안과 함께 치밀어 차마 말을 눌러 참을수가 없었으니까.
조지가 이리로 돌아오거든 당연히 네가 도시로 돌아갔다 전해주지 않겠니 하며 타이르는 소리가 영 미덥지 않았겠지.
이 별장에도 몇달사이 딱 한번 군복에 뭘 되게 많이 달고서 들락거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런사람을 오라가라 할 정도의 양반이 지금 저렇게 담담한 얼굴로 성의없이, 그나마 며느리가 임신중이니 달래는 소리를 툭 던진걸 너붕붕이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지 않겠음.
하지만 찍소리도 내본 사람들이나 제대로 내는거지.
이미 처음으로 고개한번 쳐들고 되물었던 허니가 공작 면전에다 대고 뭐라 더 물을만큼 담이 쎄지를 못해서. 소공작네 식솔들은 몇달만에 다시 짐을 싸 도시로 돌아갔음.
*
우리가 잠시 머무르던 공작님의 별장만큼은 아니여도.
오며가며 흘끗보면 꽤나 큰 저택은, 용케 폭격을 쏙 피해 멀쩡했고 집안에는 먼지만 징그럽게 쌓여있었다. 처음엔 이거 청소할 생각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절로 나왔는데.
먼지구덩이에서 아가씨를 쉬게 둘수는 없으니 일단 부부가 쓰던 침실부터 치우러 들어갔다가 왜인지 숨이 턱 막혔다.
..주인님이 이방을 다시는 못쓰시는거면 어떡하지..?
공작님께서 이제는 돌아가봐도 도시사정이 그리 위험하지는 않을거라 하여 우리는 돌아왔는데. 그 ‘우리’에 주인님이 포함되지않았다는게 별장을 떠나올때부터 아주 의아했단말이다.
심지어 아가씨는 이제 영 울지도 않으셨다.
저러다 곡기마저 끊으시면 어쩌지 싶어서.
내가 ‘아가씨 배가 무거워지기전에 돌아오신다면서요..!’ 라고 허공에라도 대고 따지기엔 아직 배가 그리 많이 나오지도 않으셨지만.. 요새 워낙에 야윈 아가씨 몸에 비하면, 옷 갈아입는걸 도와드릴때 흘끗 봤던 그 배가 요만큼 나와있기는 했다. 그러니까 슬슬 돌아오셔야 한다고..!
‘나’의 주인님은 항상, 좋은 옷감으로 만든 예쁜 옷들만 걸쳤고.
옷장에 버젓이 걸려있는 옷들은 돌아온 이후로 구겨지거나 틀어지는 일 없게끔 틈틈이 관리하곤 했는데. 정작 돌아와 입는 사람이 없어.
이날도 옷들을 차곡차곡 정리하여 옷장에 도로 넣어두고,
이집에서 장보는건 바깥에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내몫이니 시장에는 어차피 썩은 식재료들만 거의 굴러다닐지언정 우리아가씨 식사는 하셔야해서 나왔다가. 집에 돌아오는길에 ‘나’는 대문앞에서 우뚝 멈춰서버렸다.
이때까지 군복입은 주인님 같은건 본적도 없었던 ‘나’는.
우리집앞에 온 남자가 그저 덩치큰 낯선군인인줄로만 알고 정체가 미심쩍어, 앞으로 뺑 돌아가 서서 어느집 아들인가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
분명 장을 보러 나갔는데 망할 전쟁때문에 쓸만한 물건이 하나가 없었어서 손에 든건 얼마없는채로 조금 화가 나있었거든.
그래도 어쩌면 일찍 떠났던 제분소 아들들중에서 한명이 돌아오던 길에 기웃대던 것일수도 있고 진작에 부서졌던 옆집의 도련님일수도 있는거니까. 아주 드러내놓고 성질을 내지는 않을 참이였다. 특히나 옆집도련님이라면 그댁 부모님이 지금 다른 지역으로 떠나계시다고 알려드려야만 하니까.
그치만 내가 얼굴을 감히 빤히 확인하려 서서 노려보는동안 익숙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서 같이 내려보고 서있던 그 남자는 우리 주인님이였다.
주인님이 돌아왔다.
거짓말 하는 일 없이 정말로 거의 넉달만에 주인님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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