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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1 22:19
내전하면서 쿠인테슨도 처리하던 디셉티콘들 그날도 쿠인테슨 토벌하다가 쿠인테슨이 새로 발명한 기계 광선에 메가카 정통으로 맞고 기절해서 절벽으로 떨어짐. 한참 뒤에 자기 동체 흔드는 손길에 간신히 정신차리는데 눈 앞에 옵대장 있는거보고 옵틱 번쩍 떠지겠지. 급하게 주위 둘러보니 지상이 아님. 절벽에서 구르고 구르다 아이아콘 도시 외곽 부근까지 떨어진거. 캐논포 꺼내려했는데 떨어지면서 어디 부서지기라도 했나 동체가 말을 안들음. 자기한테 서서히 다가오는 옵대장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미친듯이 머리 굴리고 있었는데 옵대장이 메가카를 두팔로 번쩍 안아올림. 어? 이상한 일이었음. 아무리 프라임이 되고서 동체가 커졌다해도 자길 이렇게 가볍게 들을 수 있을리가 없는데
오... 가엾기도 하지. 어쩌다 여기까지 왔니?
스파클링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옵대장의 눈빛이 너무 다정함. 광부시절이라면 모를까 내전이 시작된 후의 옵대장은 메가카만 보면 정색하고 옵틱빛 다 죽은 차가운 시선으로 흘겨보기만 했는데... 그제서야 자기 동체 상태를 확인한 메가카는 지금 제 꼴이 사이버트로니안이 아니라 과거 코그드봇들이 키웠던 사족보행 반려강아지봇이라는걸 깨닫겠지. 그렇다. 그 광선은 사이버트로니안의 동체를 강제로 변형시키는 광선이었던거임. 전투 프레임인 디셉티콘들을 아무 능력 없는 무해한 개체로 만들어서 전투력을 낮추려는 전략이었음은 무슨 메가카 존나 황당할듯. 미친 유기체새끼들 뭐이딴 기계를 만들지.
옵대장은 메가카를 피난가던 누군가가 버린 유기봇이라고 짐작 중이었음. 전투 중에 변한거라 꼬질꼬질 떼탄 몸은 오랫동안 길거리 생활을 했기 때문이고 지금 자기가 그딴 말도 안되는 기계에 당했다는게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걸 낯선이의 손길에 겁먹어서 움츠러든거라고 생각함. 자신과 메가카가 벌인 내전때문에 이 작은 생명이 휘말려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니 옵대장의 큰가슴이 찢어질듯 아프겠지. 겁먹지 말라고 상냥하게 메가카 머리 쓰다듬어주다가 메가카 앞다리에서 꽤 큰 상처를 발견함.
이런, 다쳤구나.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불쌍한것...
자, 나와 함께 가자. 옵틱에 세척액 그렁그렁해진 옵대장 그대로 메가카 품에 꼭 안아들고 오토봇 본부로 복귀함. 옵대장이 요즘들어 부쩍 우울해보여서 잠시 머리 좀 식히고 오라고 괜찮다는거 억지로 밖에 내보냈더니 웬 괴상한걸 주워옴. 다친거같다고 도와달라길래 라쳇이 일단 치료는 해주는데... 존나 찜찜함. 외형은 예전에 유행했던 반려강아지봇이긴한데 절대 그건 아니었음. 딱봐도 걔네보다 덩치가 몇배는 컸고 분명 그 봇들은 동글동글한 프레임이 귀여움 포인트인데 얘는 동글은 무슨 딱.뚝.콱 칼날마냥 날카로운 직선 프레임이었음. 게다가 옵틱은 디셉티콘처럼 시뻘건게... 여기까지 생각하니 이거 설마 디셉티콘이 보낸 감시장치나 폭탄 이런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음. 라쳇이 상처부위 좀 보려하면 위협적으로 그르르릉를그륽거리다가 옵대장이 쉬이 착하지 하면서 쓰다듬어주면 귀신같이 얌전해지는 것마저 수상했음. 그래도 뭐 어차피 치료끝나면 내보낼거니까... 어휴 소름끼쳐;하면서 후다닥 치료하고 끝나자마자 프라울이 케이지에 메가카 집어넣으려는데 옵대장이 화들짝 놀라면서 지금 뭐하는거냐고하겠지.
뭐하긴요? 이녀석이 왔던데로 다시 보내야죠.
뭐? 지금 다친 애를 밖에 버리겠다는거야?
이젠 건강해요. 치료했잖아요?
방금 막 한거잖아! 이 애한테는 휴식이 필요해!
옵대장이 프라울 손에 들린 메가카 빼앗아서 자기품에 가두듯이 안음. 그거 본 프라울은 코웃음을 침.
방금 제 손에 입질한건 못보셨어요? 휴식은 무슨 기운이 흘러넘치는데.
네가 너무 거칠게 다루니까 겁먹은거야. 이 작은 아이가 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메크들한테 둘러쌓이고 얼마나 무섭겠어?
그 커다란 가슴에 터질듯이 꽉 끼는 저게 작다고요?
프라울의 마지막 말은 못들은척 메가카만 꼭 껴안는 옵대장인데 프라울은 옵대장 가슴에 파묻힌 메가카가 분명 강아지봇인데도 왠지 자길 비웃는것처럼 보여서 빡침. 우린 사이버트로니안 뿐만 아니라 이런 연약한(프라울:연약?)생명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너희가 싫다면 나 혼자서라도 돌보겠다고 단호하게 말하는거임. 프라울만큼은 아니더라도 오토봇 모두 좀 꺼림직하게 생각하고있었는데 기운없던 옵대장이 이렇게 강하게 뭔갈 주장하는건 거의 처음이라 어쩔 수 없이 허락함. “저거 나중에 분명히 사고 친다. 생긴 것부터 불길해. 쿼터 보안 강화하고 감시캠 구해와. 최대한 많이.” 간만에 들떠서 드물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개인실로 향하는 옵대장 뒤로 오토봇들한테 명령 내리는 프라울 보면서 메가카는 생각함. ‘지는...’ 그리고 자기가 원래대로 돌아오면 제일 먼저 프라울 면상에 직접 주먹을 갈기겠다고 다짐함.
겉으로만 보면 우스꽝스러운 꼴이긴 하지만 이건 사실 좋은 기회였음. 적의 핵심구역에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들어온거니까. 자신이 사라진 것을 알았으니 해결방법은 사운드웨이브나 쇼크웨이브가 모색할 것이고 메가카는 그들이 그를 구하러 올때까지 여기서 중요한 기밀정보를 잔뜩 수집해서 돌아가면 되는거였음.
걱정마렴. 완전히 나을 때까지 내가 옆에서 보살펴줄게.
그러니까 이건 존나 중요한 군사작전인거임. 자신의 턱을 살살 긁어주는 프라임의 손바닥에 먼저 헤드를 가져다댄건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한 연기일 뿐이라고 메가카는 듣는 메크 없는 해명을 끊임없이 반복함.
개인실에 도착한 옵대장은 메가카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줌. “잠깐 구경하고 있을래? 네가 지낼 곳을 만들어야하니까.” 조금만 기다려, 메가카 얼굴 조물딱해주고는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함. 메가카는 원래 동체였다면 뺨이었을 부분에 닿았다 떨어진 손 감촉 곱씹다가 정신 차리고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지.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모두 작전의 일환임. 프라임의 개인실엔 중요한 정보가 가득할게 분명함. 절대 방에 혹시라도 메가카나 디... 어쩌구와 관련된 흔적이 남아있지않을까 궁금해서 그런거 아님.
여기저기 돌아다니긴 하는데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음. 메가카가 평균 반려동물봇보다 훨씬 크긴 해도 집무실 책상이나 책장을 보기에는 작아서 볼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임. 쓸모없는 몸같으니! 메가카가 신경질적으로 헤드를 털음. 겨우 얻은 정보라곤 옵대장은 프라임이 됐는데도 자기 물건 정리가 엉성하다는 점이었음. 방꼬라지 봐라. 물건은 쓰자마자 바로바로 제자리에 돌려놔야지. 바닥에 떨어진 펜은 왜 그대로 둬? 저러니까 나중에 필요할때 못찾는거 아니야. 광부였을 때도 전날 장비를 어디다 뒀는지 까먹어서 출근 직전까지 쩔쩔매더니만... 장비 잃어버리면 다크윙한테 죽을텐데 어떡하냐고 아주 난리를 쳤잖아. 내가 숙소 구석에 널부러져있던 장비를 보고 얼마나 화가 났던지. 한 대 때려줬어야 했는데 역시 너밖에 없다고 바보같이 웃는 얼굴에 넘어가선...
과거 생각에 잠겨있던 메가카의 눈에 옵대장의 하반신이 불쑥 들어옴. 책상 근처에 메가카가 지낼 집을 만드려고 상체는 숙이고 엉덩이만 높게 치켜든 채로 다리는 살짝 벌려져있는데... 흠, 이건 확실히 중요한 정보로군. 눈높이가 낮은 반려동물봇이기에 볼 수 있는 이 각도. 아까 쓸모없는 몸이라고 욕했던건 취소함. 메가카가 흔들리는 옵대장의 엉덩이와 그 가운데 조그맣게 나있는 패널라인을 뚫어져라 바라봄. 프라임의 몸을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음. 동체를 연구하면 나중에 돌아갔을 때 어디를 공격하는게 효과적일지 전략을 짤 수 있을테니까 열심히 봐두기로 했지.
옵대장이 약간 어설프지만 나름대로 봐줄만한 집을 완성하면서 메가카의 프라임 동체 연구는 강제종료되었음. 젠장, 아직 허벅지 쪽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망할 프라임, 넌 항상 나를 방해하는군... 집에 넣어줬는데 심기불편한 티 팍팍 내는 메가카 보고 집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가봐ㅠ하고 미안해하는 옵대장임. 제 앞에 무릎 꿇고 곧 제대로 된 집과 물건들 들여올테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굽실대는 꼴이 우스워서 메가카 살짝 기분 풀림. 그래서 기분 풀라며 폭풍쓰다듬는 손길도 얌전히 받아줌. 한참 메가카를 쓰다듬던 옵대장은 문득 뭔가 떠올랐음.
으음... 아무래도 오랫동안 같이 지낼거같은데 이름을 붙여줘야겠지?
뭐가 좋을까... 옵대장 메가카한테 얼굴 바짝 붙인 채로 열심히 고민하는데 메가카 작전이니 뭐니 하던것도 전부 잊어버리고 눈 앞에 다가온 옵대장 얼굴에 잠시 넋이 나갔음. 배틀마스크를 쓰지 않은 프라임의 얼굴을 본게 언제였더라. 그의 얼굴은 광부였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 한 진영의 우두머리로서 전장을 지휘하는 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앳된 얼굴임. 그럼에도 그에게서 성숙한 분위기가 흐르는 이유는 길어진 내전으로 얼굴 곳곳에 난 흉터들과 한때 천진한 웃음이 떠나지 않던 얼굴에 이젠 웃음 대신 묘하게 지친 기색이 어려있기 때문일거임. 메가카의 기억 속 옵대장은, 오라이온은 마냥 돌봐줘야하는 아이같았는데 이렇게 처연하게 농익은 얼굴을 보자니 이것도 나름대로 꽤... 메가카는 본인도 모르게 옵대장이 프라임이 되면서 더욱 거대해진 가슴 아래로 잘록하게 빠진 허리라인을 훑어봤음. 그래서 고민하던 옵대장의 얼굴에 잠시 슬픈빛이 스쳐지나간걸 눈치채지 못했지. 옵대장은 무언갈 결심한듯 입을 달싹였음. 결정했어, 이제부터 네 이름은...
...‘디’ 란다! 마음에 드니?
?
??
???????
뭐? 이름 듣자마자 메가카 그냥 당황한게 아니라 아예 논리회로가 멈춤. 내가 지금 잘못들었나? 나 꿈꾸나? 그냥 내 동체가 이렇게 변한거부터가 꿈아닌가? 제발 꿈이라면 누구든 내 헬름을 후려쳐서라도 리차징에서 좀 깨워달라고 빌고싶은 심정이었음. 대체 어떤 미친놈이 길에서 주워온 개새끼한테 자기랑 사실상 콘적스였던(?) 메크 이름을 붙인단 말임? 절대 안돼. 그 이름만큼은 절대 안된다고!!! 내가 그 이름에서 벗어나려고 얼마나... 얼마나...!!!!!!!!!!!!!!!!!!!! 메가카가 격렬하게 몸부림치는데 그게 싫다는 표시가 아니라 신나하는거라고 생각한 옵대장은 좋아해서 다행이야~^^ 하면서 메가카 안아올려서 둥기둥기해줌.
그렇게 메가카는 꼼짝없이 디 식스틴으로서의 두번째 삶을 시작하게 되었음. 첫번째는 오라이온의 친구로서, 두번째는 옵티머스의 반려강아지봇으로서.
메가옵티 메옵 디오라
오... 가엾기도 하지. 어쩌다 여기까지 왔니?
스파클링 달래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옵대장의 눈빛이 너무 다정함. 광부시절이라면 모를까 내전이 시작된 후의 옵대장은 메가카만 보면 정색하고 옵틱빛 다 죽은 차가운 시선으로 흘겨보기만 했는데... 그제서야 자기 동체 상태를 확인한 메가카는 지금 제 꼴이 사이버트로니안이 아니라 과거 코그드봇들이 키웠던 사족보행 반려강아지봇이라는걸 깨닫겠지. 그렇다. 그 광선은 사이버트로니안의 동체를 강제로 변형시키는 광선이었던거임. 전투 프레임인 디셉티콘들을 아무 능력 없는 무해한 개체로 만들어서 전투력을 낮추려는 전략이었음은 무슨 메가카 존나 황당할듯. 미친 유기체새끼들 뭐이딴 기계를 만들지.
옵대장은 메가카를 피난가던 누군가가 버린 유기봇이라고 짐작 중이었음. 전투 중에 변한거라 꼬질꼬질 떼탄 몸은 오랫동안 길거리 생활을 했기 때문이고 지금 자기가 그딴 말도 안되는 기계에 당했다는게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걸 낯선이의 손길에 겁먹어서 움츠러든거라고 생각함. 자신과 메가카가 벌인 내전때문에 이 작은 생명이 휘말려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니 옵대장의 큰가슴이 찢어질듯 아프겠지. 겁먹지 말라고 상냥하게 메가카 머리 쓰다듬어주다가 메가카 앞다리에서 꽤 큰 상처를 발견함.
이런, 다쳤구나.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불쌍한것...
자, 나와 함께 가자. 옵틱에 세척액 그렁그렁해진 옵대장 그대로 메가카 품에 꼭 안아들고 오토봇 본부로 복귀함. 옵대장이 요즘들어 부쩍 우울해보여서 잠시 머리 좀 식히고 오라고 괜찮다는거 억지로 밖에 내보냈더니 웬 괴상한걸 주워옴. 다친거같다고 도와달라길래 라쳇이 일단 치료는 해주는데... 존나 찜찜함. 외형은 예전에 유행했던 반려강아지봇이긴한데 절대 그건 아니었음. 딱봐도 걔네보다 덩치가 몇배는 컸고 분명 그 봇들은 동글동글한 프레임이 귀여움 포인트인데 얘는 동글은 무슨 딱.뚝.콱 칼날마냥 날카로운 직선 프레임이었음. 게다가 옵틱은 디셉티콘처럼 시뻘건게... 여기까지 생각하니 이거 설마 디셉티콘이 보낸 감시장치나 폭탄 이런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음. 라쳇이 상처부위 좀 보려하면 위협적으로 그르르릉를그륽거리다가 옵대장이 쉬이 착하지 하면서 쓰다듬어주면 귀신같이 얌전해지는 것마저 수상했음. 그래도 뭐 어차피 치료끝나면 내보낼거니까... 어휴 소름끼쳐;하면서 후다닥 치료하고 끝나자마자 프라울이 케이지에 메가카 집어넣으려는데 옵대장이 화들짝 놀라면서 지금 뭐하는거냐고하겠지.
뭐하긴요? 이녀석이 왔던데로 다시 보내야죠.
뭐? 지금 다친 애를 밖에 버리겠다는거야?
이젠 건강해요. 치료했잖아요?
방금 막 한거잖아! 이 애한테는 휴식이 필요해!
옵대장이 프라울 손에 들린 메가카 빼앗아서 자기품에 가두듯이 안음. 그거 본 프라울은 코웃음을 침.
방금 제 손에 입질한건 못보셨어요? 휴식은 무슨 기운이 흘러넘치는데.
네가 너무 거칠게 다루니까 겁먹은거야. 이 작은 아이가 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메크들한테 둘러쌓이고 얼마나 무섭겠어?
그 커다란 가슴에 터질듯이 꽉 끼는 저게 작다고요?
프라울의 마지막 말은 못들은척 메가카만 꼭 껴안는 옵대장인데 프라울은 옵대장 가슴에 파묻힌 메가카가 분명 강아지봇인데도 왠지 자길 비웃는것처럼 보여서 빡침. 우린 사이버트로니안 뿐만 아니라 이런 연약한(프라울:연약?)생명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너희가 싫다면 나 혼자서라도 돌보겠다고 단호하게 말하는거임. 프라울만큼은 아니더라도 오토봇 모두 좀 꺼림직하게 생각하고있었는데 기운없던 옵대장이 이렇게 강하게 뭔갈 주장하는건 거의 처음이라 어쩔 수 없이 허락함. “저거 나중에 분명히 사고 친다. 생긴 것부터 불길해. 쿼터 보안 강화하고 감시캠 구해와. 최대한 많이.” 간만에 들떠서 드물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개인실로 향하는 옵대장 뒤로 오토봇들한테 명령 내리는 프라울 보면서 메가카는 생각함. ‘지는...’ 그리고 자기가 원래대로 돌아오면 제일 먼저 프라울 면상에 직접 주먹을 갈기겠다고 다짐함.
겉으로만 보면 우스꽝스러운 꼴이긴 하지만 이건 사실 좋은 기회였음. 적의 핵심구역에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고 들어온거니까. 자신이 사라진 것을 알았으니 해결방법은 사운드웨이브나 쇼크웨이브가 모색할 것이고 메가카는 그들이 그를 구하러 올때까지 여기서 중요한 기밀정보를 잔뜩 수집해서 돌아가면 되는거였음.
걱정마렴. 완전히 나을 때까지 내가 옆에서 보살펴줄게.
그러니까 이건 존나 중요한 군사작전인거임. 자신의 턱을 살살 긁어주는 프라임의 손바닥에 먼저 헤드를 가져다댄건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한 연기일 뿐이라고 메가카는 듣는 메크 없는 해명을 끊임없이 반복함.
개인실에 도착한 옵대장은 메가카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줌. “잠깐 구경하고 있을래? 네가 지낼 곳을 만들어야하니까.” 조금만 기다려, 메가카 얼굴 조물딱해주고는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함. 메가카는 원래 동체였다면 뺨이었을 부분에 닿았다 떨어진 손 감촉 곱씹다가 정신 차리고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지.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모두 작전의 일환임. 프라임의 개인실엔 중요한 정보가 가득할게 분명함. 절대 방에 혹시라도 메가카나 디... 어쩌구와 관련된 흔적이 남아있지않을까 궁금해서 그런거 아님.
여기저기 돌아다니긴 하는데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음. 메가카가 평균 반려동물봇보다 훨씬 크긴 해도 집무실 책상이나 책장을 보기에는 작아서 볼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었기 때문임. 쓸모없는 몸같으니! 메가카가 신경질적으로 헤드를 털음. 겨우 얻은 정보라곤 옵대장은 프라임이 됐는데도 자기 물건 정리가 엉성하다는 점이었음. 방꼬라지 봐라. 물건은 쓰자마자 바로바로 제자리에 돌려놔야지. 바닥에 떨어진 펜은 왜 그대로 둬? 저러니까 나중에 필요할때 못찾는거 아니야. 광부였을 때도 전날 장비를 어디다 뒀는지 까먹어서 출근 직전까지 쩔쩔매더니만... 장비 잃어버리면 다크윙한테 죽을텐데 어떡하냐고 아주 난리를 쳤잖아. 내가 숙소 구석에 널부러져있던 장비를 보고 얼마나 화가 났던지. 한 대 때려줬어야 했는데 역시 너밖에 없다고 바보같이 웃는 얼굴에 넘어가선...
과거 생각에 잠겨있던 메가카의 눈에 옵대장의 하반신이 불쑥 들어옴. 책상 근처에 메가카가 지낼 집을 만드려고 상체는 숙이고 엉덩이만 높게 치켜든 채로 다리는 살짝 벌려져있는데... 흠, 이건 확실히 중요한 정보로군. 눈높이가 낮은 반려동물봇이기에 볼 수 있는 이 각도. 아까 쓸모없는 몸이라고 욕했던건 취소함. 메가카가 흔들리는 옵대장의 엉덩이와 그 가운데 조그맣게 나있는 패널라인을 뚫어져라 바라봄. 프라임의 몸을 이렇게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음. 동체를 연구하면 나중에 돌아갔을 때 어디를 공격하는게 효과적일지 전략을 짤 수 있을테니까 열심히 봐두기로 했지.
옵대장이 약간 어설프지만 나름대로 봐줄만한 집을 완성하면서 메가카의 프라임 동체 연구는 강제종료되었음. 젠장, 아직 허벅지 쪽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망할 프라임, 넌 항상 나를 방해하는군... 집에 넣어줬는데 심기불편한 티 팍팍 내는 메가카 보고 집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가봐ㅠ하고 미안해하는 옵대장임. 제 앞에 무릎 꿇고 곧 제대로 된 집과 물건들 들여올테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굽실대는 꼴이 우스워서 메가카 살짝 기분 풀림. 그래서 기분 풀라며 폭풍쓰다듬는 손길도 얌전히 받아줌. 한참 메가카를 쓰다듬던 옵대장은 문득 뭔가 떠올랐음.
으음... 아무래도 오랫동안 같이 지낼거같은데 이름을 붙여줘야겠지?
뭐가 좋을까... 옵대장 메가카한테 얼굴 바짝 붙인 채로 열심히 고민하는데 메가카 작전이니 뭐니 하던것도 전부 잊어버리고 눈 앞에 다가온 옵대장 얼굴에 잠시 넋이 나갔음. 배틀마스크를 쓰지 않은 프라임의 얼굴을 본게 언제였더라. 그의 얼굴은 광부였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 한 진영의 우두머리로서 전장을 지휘하는 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앳된 얼굴임. 그럼에도 그에게서 성숙한 분위기가 흐르는 이유는 길어진 내전으로 얼굴 곳곳에 난 흉터들과 한때 천진한 웃음이 떠나지 않던 얼굴에 이젠 웃음 대신 묘하게 지친 기색이 어려있기 때문일거임. 메가카의 기억 속 옵대장은, 오라이온은 마냥 돌봐줘야하는 아이같았는데 이렇게 처연하게 농익은 얼굴을 보자니 이것도 나름대로 꽤... 메가카는 본인도 모르게 옵대장이 프라임이 되면서 더욱 거대해진 가슴 아래로 잘록하게 빠진 허리라인을 훑어봤음. 그래서 고민하던 옵대장의 얼굴에 잠시 슬픈빛이 스쳐지나간걸 눈치채지 못했지. 옵대장은 무언갈 결심한듯 입을 달싹였음. 결정했어, 이제부터 네 이름은...
...‘디’ 란다! 마음에 드니?
?
??
???????
뭐? 이름 듣자마자 메가카 그냥 당황한게 아니라 아예 논리회로가 멈춤. 내가 지금 잘못들었나? 나 꿈꾸나? 그냥 내 동체가 이렇게 변한거부터가 꿈아닌가? 제발 꿈이라면 누구든 내 헬름을 후려쳐서라도 리차징에서 좀 깨워달라고 빌고싶은 심정이었음. 대체 어떤 미친놈이 길에서 주워온 개새끼한테 자기랑 사실상 콘적스였던(?) 메크 이름을 붙인단 말임? 절대 안돼. 그 이름만큼은 절대 안된다고!!! 내가 그 이름에서 벗어나려고 얼마나... 얼마나...!!!!!!!!!!!!!!!!!!!! 메가카가 격렬하게 몸부림치는데 그게 싫다는 표시가 아니라 신나하는거라고 생각한 옵대장은 좋아해서 다행이야~^^ 하면서 메가카 안아올려서 둥기둥기해줌.
그렇게 메가카는 꼼짝없이 디 식스틴으로서의 두번째 삶을 시작하게 되었음. 첫번째는 오라이온의 친구로서, 두번째는 옵티머스의 반려강아지봇으로서.
메가옵티 메옵 디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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