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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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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린 국가하니까 우생학이니 뭐니 가져오긴 했는데 나치는 ㅈ같은 놈들임 ㅎ틀러 짝부랄 ㅈㅇ

독재국가는1984랑 멋진 신세계 뒤섞인 느낌으로 알파,베타,감마,델타,엡실론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태아부터 조작하는 기술을 없고, 우생학 기반으로 국가에서 짜준 커플들끼리만 아이를 갖게 만들어서 체제 유지함.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국가가 제대로 굴러간다고 어릴 때부터 세뇌함. 그치만 노동자 계급이면서 약간 배운이들이 섞여있는 감마 델타 중심으로 반란군이 형성되었음.
반란군의 이념은 전염병처럼 온 나라에 퍼졌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는 진리부의 헌신과 어느 베타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부작용이 없는 마약 덕분에 국가는 혼란을 재정비하고, 질병같은 반란군을 색출하기 위해 전념함.

너붕남은 반란군의 이름없는 스파이로, 깔끔하지만 특색없는 얼굴이라는 특징으로 온갖 직업으로 위장하여 혁명을 위해 살고 있어. 빌어먹을 국가의 정보를 빼돌리고, 탄압받는 동지를 구출하고, 멍청한 진리부 돼지새끼들에게 엿을 먹이는 일을 함. 그런 와중에 너붕남의 다음 타겟이 정해졌어. 평소처럼 타겟의 신상이 적힌 봉투를 빼든 너붕남의 표정이 굳었어. 이런 말도 안되는.. 너붕남은 혁명군 수뇌부에 재고를 요청했지만, 기각당했어. 진리부의 핵심간부에게서 정보를 빼내올 수 있는 건 너붕남 뿐이라는 게 그 이유였지.

이번 너붕남의 타겟이자 진리부의 핵심간부는 한스란다 대령이었음
그는 반란군 사냥꾼으로 아주 유명했어. 일반 시민들에겐 경외의 대상이자, 혁명군에겐 공포 그 자체였지. 그 철두철미한 눈썰미와 짐승같은 감으로 정부에 심어두었던 혁명군의 첩보원이 모두 수확철 밀밭처럼 모두 뎅겅뎅겅 썰려나갔어. 그 탓에 혁명군은 정보부족 뿐 아니라 대령이 심어놓은 스파이에게 역으로 당해 완전히 뿌리 뽑힐 뻔 했어. 그럼해도 명줄 긴 이들이 간신히 살아남아 복수심을 불태웠고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의 수준을 유지했지. 이런 그의 업적만 해도 다리가 떨릴 텐데.

너붕남은 봉투에 들어 있는 한스 란다 대령의 사진을 꺼내들었음. 그 친근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스 대령은 사진 속에 있음에도 너붕남을 노려보는 것 같아 너붕남은 소름이 돋았지. 마치 어린 날, 이 남자를 처음 보았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았어.

너붕남은 어린 시절 델타 집단 농장의 한 구석에서 살았어. 부모님은 뭘 하셨던 건지는 모르지만 농장의 일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 이었고, 그들은 눈에 띄는 외모 탓에 농장 내에서도 외지인이었어. 부모님은 밭을 갈거나 가축을 기르는 일은 몰랐지만, 사람들이 아플 때 치료를 해주며 근근히 먹고 살았어. 그 마저도 너붕남이 어느정도 머리가 컸을 때는 앓아누워버렸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부의 금슬이 좋은 건지 쌍으로 앓아 누운 부모님 덕에 너붕남은 마을주민들에게 동정을 얻으려 했지만, 인심이든 동정이든 사람 살만한 곳에서 생기는 법이라고 현실은 냉랭하기 그지없었어.
 
비척비척 걸어가다 너붕남이 쓰러진 곳은 군부대 근처였어. 이런 곳에 델타가 함부로 왔다가는 군인들에게 린치당하기 십상이야.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 하는데, 며칠을 굶은 너붕남은 한 걸음 내딛을 힘도 남아있지 않았어. 그런 어린 너붕남 앞에 나타난 건 젊은 군인이었던 한스 란다였어.

한스 란다의 서글서글한 인상과 넉살 좋은 인상에 너붕남의 경계는 빠르게 풀렸어. 그의 인상 뿐 아니라 그가 건넨 따듯한 빵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너붕남에게 한스란다는 좋은 사람이었어. 말도 재미있게 하고 찾아갈 때면 맛있는 것도 주고. 친구도 없고 부모님은 앓아 누운 현실에서 한스란다는 유일한 도피처였어. 그는 너붕남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같았어.

사실 한스란다가 너붕남을 도와준 이유는 너붕남의 특이한 외모 때문이었음. 델타 집단 농장에서 보기 힘든 외형을 지닌 너붕남은 꾀죄죄한 몰골이었지만 도시에서나 볼 법한 베타와 비슷한 외형이었지. 굶주린 델타 아이가 쓰러져 있는 거야 이곳 농장에서 흔한 일이었지만, 굶주린 베타 아이가 이런 농장에 있는 건 아주 드문 일었어. 보통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작은 차이가 그의 흥미를 돋궜어.

너붕남은 처음엔 한스를 경계했지만, 이어 그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빵을 건네자 너붕남의 보잘 것 없는 경계는 눈처럼 녹아내렸어. 현란한 화술로 부대 내에서도 두루두루 친한 한스란다에게 어린 너붕남은 아주 쉬운 먹잇감이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주제 몇 개를 던지니 너붕남은 그를 서커스 광대를 보는 것처럼 신기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떳지. 그 뒤는 아주 식은 죽 먹기야, 또래집단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부모들이 도덕적인 것만 가르쳤는지 너붕남은 거짓말이란 걸 모르는 아이처럼 너붕남은 이미 신뢰를 준 한스에게 묻는대로 답했어. 자신의 이름과 그가 어디 사는지, 부모님은 누구인지 등등 심지어 한스가 묻지도 않은 것들까지도 모두 말해주었지.

한스는 너붕남의 이름을 토대로 신원을 조회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이번엔 그의 부모 이름으로 조회를 시도했지. 결과는 아주 의외였어. 부모가 델타가 아닌 베타인 것까지는 맞췄지만, 그 부모들은 부작용이 없는 마약, 소마를 만든 연구자들이었음. 그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델타 집단농장으로 유배당한 이유는 국가의 허락없이 아이를 가진 것이었지. 둘 다 베타였으니 별 것 아닌 일이었음에도 반란으로 날카워진 총통의 어리석은 칼날에 그들은 모든 업적과 지위를 박탈당하고 쫓겨났지.
기록에는 유산되었다고 적혀있는데, 이후 아이를 낳은 건가?  
너붕남이 그 소마에 취해 법도 어기고 만든 아기인지, 농장에서도 끈질긴 사랑끝에 만든 아기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한스 란다는 이 재미있는 정보를 어떻게 쓸까를 두고 고민했지.

아 이야기 ㅈㄴ 길어지네 zip zip 암튼 너붕남 부모님 이용해서 반란군 어그로 끌고 반란군 소탕에 성공한 한스 란다는 승진길 고속도로를 타고 변방 부대에서 가장 핵심인 진리부에 간부로서 발을 들였고, 너붕남은 반란군의 손에 거두어져 스파이로 자랐지. 너붕남은 나무 틈새로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이 군인들에게 끌려가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어. 그리고 그 틈새로 마주했던 한스 란다의 눈동자까지.
그는 분명 너붕남이 숨어 있던 걸 알고 있었음에도 너붕남을 놓아주었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기만 혹은 무력감에 대한 조롱?

진리부에 들어간 이후 천직을 찾은 한스란다는 속속히 숨어있는 반란군들을 죄다 잡아내며 유명세를 떨쳤고, 동지들이 죽어가는 걸 여전히 숨어서 지켜보는 너붕남은 복수심을 불태웠지.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넣은 너붕남은 마음을 다잡았음
어쩌면 이건 부모님에 대한 복수를 할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젊은 군인으로 위장한 너붕남은 단정하게 군복의 매무새를 정돈하고 한스란다 대령의 집무실 앞에 섰음. 허락과 함께 문을 열었을 때는 여전히 서글서글한 인상의 한스란다가 넉살 좋게 악수를 건넸지. 트라우마처럼 샘솟은 과거에 동공이 살짝 흔들렸지만 이내 너붕남도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마주잡았어. 

ㅈㄴ 길어졌지만 한스 란다 대령에게 복수하려고 스파이노릇하는 붕남이와 이미 동공 흔들린 거에서 감잡은 한스란다 보고싶다. 시간이 지나도 손바닥 안인 붕남이 보면서 과거 생각도 나고, 스파이인 붕남이 역 이용해서 반란군을 털어먹든 새로운 정권을 세우든 할 거 같음. 붕남이는 한스란다가 쎄한 걸 아는데도 가끔 어린 시절처럼 부드럽게 자신을 챙겨줄 때마다 마음 흔들리는데 결국 이번에도 이용해먹을려던 걸 알게 되고 ㅈㄴ 절망했음 좋겠다. 정체도 들킨 탓에 너붕남은 튀어버리는데. 언제나 제 손바닥 안에서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붕남이가 본인 거부하고 튀어버린 거에 충격받은 한스 란다 대령..  억지스러운 가면쓰고 웃고 있는 복수심을 그대로 들어내든 자신을 바라보는 붕남이가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빈 것을 보고 한스 란다 대령은 드물게 분노하며, 잡아오라고 지시하는 것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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