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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9 01:30

죽지도 않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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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이 지금까지 외롭지 않았으면 해서 썼던 거였지만 내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은...

이런 글 첨 써봐서 엉망진창 주의..ㅠ, 날조 그 자체.. 날조 주의



 

그날 일, 아직 그 사람은 모르지? 서로를 위한 일을 한 거잖아. 둘 다 말을 안 해서 문제였지. 이제, 그만 예전처럼 지내는 게 어때?” 현씨 가문의 딸이 말했어.

그래요.... 이렇게 가면 후회할 거잖아요. 운몽에겐 다시 대사형이 생기는 거고. 당신도 더욱 맘 편히 지낼 수 있고.” 강씨 귀족 자제가 덧붙였지.

 

아니, 결국 우린 서로를 믿지 못했던 것이고 그건 변하지 않을 거야.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다. 아릉도 그 녀석이랑은 잘 지내는 것 같으니 굳이 내가 나설 이유는 없어.”

하 참, 넌 억울하지도 않냐? 지금까지 덕을 포기하면서까지 희생해 왔잖아. 그것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데 말이야. 넌 덕을 포기했으면서 네 밑의 수하들의 덕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참.”

세간에서 뭐라는지 알아? 너더러 이번 생에 덕을 안 쌓았으니 다음 생엔 억겁을 겪을 거라나 뭐라나? 나 참 뚫린 것도 입이라고.” 한씨 가문 종주 후보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지.

 

그 말에 강징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어.

“...나에겐 이번 생이 억겁이다.”

 

이 말이 조용히 숨어있던 금릉의 가슴을 파고들어 왔어. 억겁과 같은 생이라는 외숙의 말에 심장이 멎는 듯했지. 나라는 존재가 외숙에겐 어떤 의미인지, 자신이 외숙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도저히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

 

풋 그럼 얘가 위무선 대신 잡혀 들어간 건 뭔데? 그게 얘가 쌓은 덕이 아니면 뭐냐고. 그건 왜 없던 일이 돼버린 건지....” 진씨 가문의 사내가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지.

그 말에 찻잔에 떠 있는 꽃잎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강징의 두 눈이 부릅떠졌어. “그 입 다물어. 난 그런 적 없다.”

, 퍽이나. 지금 네 몸에 있는 계편 자국이 그 증건데.” 한씨 가문 사내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고요한 숲속에 울려 퍼졌어.

 
 

순간 싸늘한 정적이 흘렀지.

 

말로 형용할 수는 없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뭔가 비꼬는 듯이 강징의 이야기를 꺼내는 그들을 보며 부사는 안절부절못한 채 속으로 진땀을 흘렸어. 당최 이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거든.

 
 

 

그 순간, 아무 말도 없이 벼랑 쪽을 바라보던 강징은 머리를 푸느라 정자에 올려두었던 투박하지만, 끝이 뾰족한 은색 비녀를 순식간에 집어 들곤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뒤를 향해 비녀를 날렸어. 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모두가 놀라 숨죽이곤 날카로운 비녀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았지. 곧이어 강징과 그리 멀지도 그리 가깝지도 않은 나무에서 하는 소리가 들려왔어. 정자에 있는 그들과 몰래 숨어있는 이들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지.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복면을 쓴 자객이 목에 강징의 비녀가 꽂힌 채 땅에 떨어져 있었어.

 

, 아직도 자객이 남아있었나요? 뒷배를 알아내야죠, 처리해버리면 어떡해.” 강씨 가문의 귀족 집 자제가 말했어.

 

적이 하도 많아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밝히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입에 독약을 물고 있을 테니 생포해 봤자 자결할 뿐이야.” 강징은 무덤덤하게 말했어.

 

아무런 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부사는 순간 자기 주인의 동물과도 같은 육감에 소름이 돋았지. 자신이 삼독성수라고 불리는 이 사내를 모시고 있다는 것에 경이로움과 자부심마저 들 정도였어. 실은 운몽 강씨의 수사들은 모두 이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지. 남에겐 무섭지만 자기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는 강종주의 모습은 아는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남모를 뿌듯함이었어.

 
 

잠시 주변을 살펴보던 강징은 정자를 지나쳐 연화오가 펼쳐진 탁 트인 벼랑 끝으로 가 섰어. 바람이 살랑거리며 강징을 스쳐 지나갔지.

강징은 그대로 두고 정자에 앉아 있는 이들은 방금 있었던 일은 단순한 해프닝이었다는 듯이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어.

 

, 그러고 보니 위무선에 대한 분노로 사도를 쓰는 사람들 후려친다는 소문이 돌던 때도 있었는데 말이지.” 그들 중 누군가 말을 꺼냈어.

 

아아 그때 말이죠. 그거 사도에 빠져서 자기 자식들까지 제물로 쓰려는 사람들 잡아 족친 거였잖아. 그 애들은 지금 운몽 사수로 들어와 있고. 뭐 실은 그것도 운몽의 자금 벌려고 몰래 일한 거였는데..” 강씨 귀족 자제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덧붙였어.

한씨 가문 사내가 그의 미간을 살살 문질러 풀어주었지.

 

강징, 너 위무선을 가문에서 파직한 것도 가문 신경 쓰지 말고 마음대로 살길 바라서 그런 거였잖아?” 현씨 가문의 딸이 말했지.

 

“...난 아직도 온씨 가문 사람들을 선택하고 운몽을 버린 걸 이해 못 하겠어. 그 녀석 나고 자란 게 운몽인 건 맞나? , 나더러 우리 진씨 가문을 멸문시킨 온씨를 도우라고 한다면 난 차라리 내 목숨을 끊어 버리고 말겠어.”
 

지금은 멸문한 진씨 가문 사내의 말에 다시금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숙연해졌어. 다들 한 가문이 망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여섯이 함께 힘썼지만 해내지 못했던 그때가 떠올라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몸서릴 듯 아파왔어.

 

"..."

 

그만.” 그 순간 강징의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어.

거기 있는 거 이미 다 안다. 이제 쥐새끼 마냥 그만 엿듣고 나오지, 그래?”

“...너희도 이제 그만해라. 너희 뜻대로 됐잖아.” 강징이 짧게 덧붙였어.

 

 

백지장처럼 허옇게 질린 얼굴에 눈가가 빨갛게 물들어 비틀거리는 위무선과 그런 위무선이 쓰러지기라도 할 듯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을 꼭 붙잡고 있는 함광군이 나무 뒤편에서 걸어 나왔어.
잠깐이었지만 숨어있던 순간순간이 위무선에겐 고역이었어. 그들 사이에 완전히 잘못 꼬인 채 장장 16년이란 세월을 끊길 듯 끊기지 않을 듯 이어진 빨간 실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거든. 서로를 위해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았어.

 

그 옆에 있는 큰 바위 뒤편에서는 경의와 사추, 구양자진과 온녕이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입을 두 손을 꾹 막고 꺽꺽거리며 우는 금릉을 보며 어쩔 줄을 몰라 했어. 아이들도 강종주가 무서운 것과는 별개로 친우인 금릉이 무너져있는 걸 보니, 따라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지. 운몽 강씨 종주의 말을 거역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았어.

 

 

내가 너희 도망갈 시간을 주러 자리를 피해줬으면 눈치껏 도망가야지, 어디까지 벌레 마냥 숨어있을 작정이었지? 함광군, 고소 남씨가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칩니까? 못 본 걸로 해줄 터이니 모두를 데리고 당장 여기서 사라지시죠. 아릉, 넌 외숙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순간 금릉의 몸이 놀라 흠칫 굳었어. 숨어있던 곳 밖으로 나서지도 않은 금릉의 존재 역시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강징 그게 무슨 말이야?” 위무선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

위무선에겐 자신의 하나뿐인 조카인 금릉이 받았을 충격과 강징이 보이는 반응, 지금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까지 모든 게 어지럽게 다가왔어.

 

이미 지난 일이다. 먼저 그렇게 말한 건 너였잖아. 나도 너에게 되묻지 않았으니, 너도 하지 마. 과거는 모두 잊었다며? 넌 위무선이 아니라고 한 말. 지켜. 나도 그럴 테니까.”

 

네가 가지 않으면 내가 가지. 강징은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지나쳤어. 그간 쩔쩔매던 부사도 벌떡 일어나 그를 따라갈 채비를 했지.

, 그 녀석들 엿듣는 놈들이 있는 걸 알고 일부러 그런 얘길...” 저 성격 꼬인 놈들.

강징이 분노에 차 작게 읊조리듯 말했어.

 

부사는 그게 자신의 주인이 할 말인가 하고 잠시 생각했다가 역시 끼리끼리라는 생각에 이르렀지만, 급히 고개를 흔들어 잡생각을 떨쳐내곤 성큼성큼 걸어가는 주인의 뒤를 황급히 쫓아갔지.
할 말을 잃은 채 위무선과 함광군만이 멍하니 서있었어.

 

 
 

한씨 가문 후계자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댔어.

강씨 가문 귀족 자제는 무언가 후련한 듯하면서도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지.

그러다 충격으로 멀뚱하게 서 있는, 또 아직 숨어있는 이방인들을 향해서 복잡한 감정은 싹 사라진 듯한 예쁜 눈웃음으로 맞이했어.
어서 오세요, 우리 애가 성격이 좀 까칠해서 약간의 무례가 있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엿들으신 잘못도 있으니 서로 퉁치기로 할까요?”

 

, 그리 서 있지 마시고 잠깐 앉으시는 건 어떠세요?”

 

눈매가 곱게 휜 매혹적인 웃음을 둘러싼 제안이었어.

 
 



진정령, 마도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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