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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12:51
차라리 병사였다면,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었을까.
슈슈는 누워 있는 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교통사고였다. 목 아래로 으스러졌던 몸은 솜씨 좋은 장의사를 만나 원래의 올바른 형태를 유지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얼굴은 슈슈가 아침이면 보던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슈슈가 몸을 일으키려 할 때면 가만히 품에 끌어안던 그때처럼.
톰 카잔스키 시니어는 어떤 사람이었더라.
다정한 이였다. 명예와 부, 탄탄대로를 걸어 결혼시장에서 손꼽히는 신랑감이었음에도 정부의 압박으로 원하지 않았던 결혼을 강요받고, 그로 인해 나이 많고 신체마저 부자유한 이를 억지로 배우자로 맞이했음에도 싫은 내색 한 번 보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는 슈슈보다 성숙하고 인내할 줄 아는 이였다. 심지어 그 형편 없는 배우자가 정신마저 건강하지 못해 평생을 사랑한단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늘 슈슈를 향해 미소 지어주곤 했다.
그 미소, 손을 잡아오던 온기, 클라우스…하고 불러주던 목소리.
톰 카잔스키 시니어는 으스러진 몸으로도 슈슈가 준 결혼기념일 선물인 시계를 꼭 쥐고 있었다고 했다. 슈슈는 그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떠올리고, 생각했다. 곧 다 자라 독립해 살고 있던 아이들이 올 터였다. 힘들어할 아이들을 위해서 의연하게 버티고자 했건만.
미안하네.
….
미안해.
슈슈는 관을 붙든 채로 그대로 주저앉았다. 끝까지 그는 시니어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형편없는 배우자였다. 슈슈는 소리내어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더는 슈슈의 뺨을 닦아줄 사람이 없었다. 현실은 그렇게나 슬프고 차가웠다.
어떻게 시니어의 장례를 마쳤던지.
슈슈는 시니어의 서재에 조용히 들어섰다. 따뜻한 온기가 감돌던 서재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남아 허무하게 맴돌 따름이었다. 슈슈는 시니어가 앉던 의자에 앉아 가만히 두 눈을 감았다.
톰…. 제발, 한 번만.
그렇게 잠들었을 즈음.
누군가 속삭였다.
당신이 여기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군요.
슈슈의 눈이 뜨였다. 환상일까, 갑자기 사방이 환한 낮이었으며, 톰 카잔스키 시니어가 서 있었다. 늘 그렇듯 단정한 매무새를 하고서, 주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젊은 얼굴로.
어떤 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슈슈는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첫 입맞춤이었다.
....
시니어에게 마음 한 조각 내어주지 않았던 슈슈가 후회하다가 회귀하는 이야기가 ㅂㄱㅅㄷ
#아이스매브 크오 시니어슈슈
슈슈는 누워 있는 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교통사고였다. 목 아래로 으스러졌던 몸은 솜씨 좋은 장의사를 만나 원래의 올바른 형태를 유지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얼굴은 슈슈가 아침이면 보던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슈슈가 몸을 일으키려 할 때면 가만히 품에 끌어안던 그때처럼.
톰 카잔스키 시니어는 어떤 사람이었더라.
다정한 이였다. 명예와 부, 탄탄대로를 걸어 결혼시장에서 손꼽히는 신랑감이었음에도 정부의 압박으로 원하지 않았던 결혼을 강요받고, 그로 인해 나이 많고 신체마저 부자유한 이를 억지로 배우자로 맞이했음에도 싫은 내색 한 번 보이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는 슈슈보다 성숙하고 인내할 줄 아는 이였다. 심지어 그 형편 없는 배우자가 정신마저 건강하지 못해 평생을 사랑한단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늘 슈슈를 향해 미소 지어주곤 했다.
그 미소, 손을 잡아오던 온기, 클라우스…하고 불러주던 목소리.
톰 카잔스키 시니어는 으스러진 몸으로도 슈슈가 준 결혼기념일 선물인 시계를 꼭 쥐고 있었다고 했다. 슈슈는 그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떠올리고, 생각했다. 곧 다 자라 독립해 살고 있던 아이들이 올 터였다. 힘들어할 아이들을 위해서 의연하게 버티고자 했건만.
미안하네.
….
미안해.
슈슈는 관을 붙든 채로 그대로 주저앉았다. 끝까지 그는 시니어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형편없는 배우자였다. 슈슈는 소리내어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더는 슈슈의 뺨을 닦아줄 사람이 없었다. 현실은 그렇게나 슬프고 차가웠다.
어떻게 시니어의 장례를 마쳤던지.
슈슈는 시니어의 서재에 조용히 들어섰다. 따뜻한 온기가 감돌던 서재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남아 허무하게 맴돌 따름이었다. 슈슈는 시니어가 앉던 의자에 앉아 가만히 두 눈을 감았다.
톰…. 제발, 한 번만.
그렇게 잠들었을 즈음.
누군가 속삭였다.
당신이 여기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군요.
슈슈의 눈이 뜨였다. 환상일까, 갑자기 사방이 환한 낮이었으며, 톰 카잔스키 시니어가 서 있었다. 늘 그렇듯 단정한 매무새를 하고서, 주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젊은 얼굴로.
어떤 것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슈슈는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첫 입맞춤이었다.
....
시니어에게 마음 한 조각 내어주지 않았던 슈슈가 후회하다가 회귀하는 이야기가 ㅂㄱㅅㄷ
#아이스매브 크오 시니어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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