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이유로 헤어졌다가 3년 만에 다시 만난 날, 손 잡는 아이스랑 매버릭 눈에 눈물 고이는 거 보고싶다.

목이 너무 메여서 보고싶었다고 그리웠다고 말도 못하고, 포옹을 하려니 내 눈 앞의 상대가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두려워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상대의 손을 조심스럽게 붙잡더니 눈물이 가득 고인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확인하고 꼭 껴안고 소리없이 울면 좋겠다. 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울면서도 품안의 온기가 미치도록 그리웠던 둘이 한참을 울다가 붉어지고 부운 눈을 하고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인사를 나누다가 웃으면서 또 울겠지.

말 한마디 하고 울고, 붉어진 상대방의 눈이 짓무를까 손수건 건네다가 울고 다정한 손길에 울고, 하염없이 울다가 아이스가 잡아놨다는 숙소 침대에 누워서 상대방 보며 밀린 얘기 나누는 것도 보고싶다.

🐿 네가 얼마나 보고싶었는 줄 알아?
🧊 미안해. 사정이 있었는데 다 설명할게.
🐿 됐고, 나도 미안해. 홧김에 파병신청해서 이렇게 길게 못 만날 줄 몰랐어.
🧊 아니야.내가 더 미안해.
🐿 이쯤 하자. 그런데 편지는 왜 안 썼어?
🧊 썼는데 안 간 것 같아.
🐿 뻥치지 마라. 내가 배달 당번인 놈 맨날 붙잡고 물었어.
🧊 진짜야. 다른 동기놈들도 내가 편지지 다발로 가져가서 쓴 거 봤어. 슬라이더는 제지회사 창틀 하나 내가 바꿨을 거라고 놀렸는걸?
🐿 그런게 왜 안 왔지?
🧊 나도 모른지. 전화도 엄청 했는데 항상 통화 불가라더라
🐿 전화했었어?
🧊 엄청. 아무도 말 안 해줬어?
🐿 ....어쩐지 재프리 그 개자식이 맨날 애인한테 연락도 안 오는데 자기랑 만나자고 들이대더라니... 치졸한 새끼 잡아서 족칠 거야.
🧊 미첼, 다 지나간 일이야. 우리가 만났으니 됐어.
🐿 속도 좋은 새ㄲ...
🧊 근데 나중에 만나면 주먹 한방 날릴 거야
🐿 가 아니라 원수는 확실히 갚아서 좋네.

이런 대화 나누고 웃고 키스하며 다시 떠들다가 그냥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잠들면 좋겠다. 다음날 추워서 일어난 매버릭이 잘 안 떠지는 눈으로 주변 둘러보다가 다시 울컥하는데, 타이밍 좋게 붕어눈인 아이스가 "미첼, 이거 눈에 좀 대고 있으면 괜찮을 거야." 하면서 얼음주머니 내밀면 매버릭이 말도 안 하고 어디 갔다왔냐고 너 없어서 이거 다 꿈인 줄 알았다고 소리치면 아이스가 씨익 웃으며 "이제 너 두고 어디 안 가. 절대 안 떠날 거야. 나중에 거머리처럼 붙어다닌다고 짜증내도 곁에 있을 거야." 하며 매버릭 안아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