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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0:33
아주 찰나지만 어릴 땐 마치다가 노부보다 두 살 형이니까 덩치가 더 큰 순간이 있었겠지 그런 옆집형 아가 정말 멋져 보였던 다섯 살 노부는 일곱 살 마치다 뒤만 졸졸 따라다니는 강아지 같았을 듯
노부가 발육이 조금 늦어서 또래보다 머리 하나 정도 차이 날 때가 있었던 것도 좋음

놀이터에서 놀다 애들 장난이 좀 격해져서 쟈근 노부가 밀쳐져 모래바닥에 철퍼덕 넘어지면 그네 타고 있던 마치다가 호다닥 달려올 거야




“노부! 괜찮아?”


그럼 처음엔 놀라서 굳어있던 노부가 마치다 목소리 듣고 그제야 형아— 하면서 빼앵 울음을 터트리겠지
울보 노부 익숙하게 달래면서 모래 묻은 거 털어주고 무릎 까진 곳은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가볍게 닦아준 다음 등 내밀고 숙이면 조금 망설이던 노부는 덥석 업히겠지

아무리 작아도 5살 남자애니까 7살 마치다가 들기엔 무게가 나가는데 나는 형아니까! 라는 생각으로 꿋꿋이 노부 집까지 갈 거야

그런 마치다 등에 업힌 노부는 부끄럽지만 형아한테서 나는 포근한 섬유 유연제 냄새 맡으면서 얼른 크고 싶다고 생각할 듯

그리고 그 바램은 노부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부터 이루어질 거다 중학교에 입학한 노부는 야구부에 들어가고서부터 키가 쭉쭉 크기 시작했어든
게다가 운동을 하니 덩치도 마치다를 금방 넘어서겠지
분명 마치다에겐 울보 노부였는데 어느새 저를 내려다보게 되자 마치다는 기분이 이상해질 거야
그래도


“케이 나 여기 멍들었어.”


운동하다 멍든지도 몰랐다면서 팔뚝에 든 멍 자국을 내놓고 울상을 하는 노부는 마치다가 아는 다섯 살 노부랑 똑같아서 마치다는 못 말린다는 듯 웃고 말았겠지

그렇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저보다 큰 노부에게 익숙해질 때쯤이면 이제 노부가 케이 업고 다니겠지

처음은 케이가 대학교 새내기일때 술 먹고 인사불성 된 날일 거야 아무리 취했어도 그렇지 18살 고딩 등에 업혀왔다니! 믿을수 없는 사실에 마치다가 베개에 얼굴 묻은 채로 악악 비명 질러대며 쪽팔려 했는데 사람은 적응에 동물이라 그것도 몇 번 하다 보니 이제 부끄러움은 잊어버렸겠지


사실 울보 노부가 연하 남자친구 되어버린 지 오래라
쪽팔림보다는 다음날 질투하는 애인 받아주는 게 더 벅찬 마치다라 그런서 생각할 틈이 없음 케케케

















부케비들 잘 넘어 왔냐?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