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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00:02
ㅂㄱㅅㄷ
1. 매버릭이 주워온 딜도를 관찰하는 이야기 : https://hygall.com/610627230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건 다음날, 아이스와 매버릭은 새 전투기 관련 이론 교육을 받으러 이동하던 중에 마주치고 말았어. 매버릭은 아이스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잽싸게 구스 방패를 들었고(구스: ???) 아이스는 잠깐 말없이 매버릭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멀찍이 걸어갔지. 슬라이더가 의아해선 아이스를 쫓아갔고, 아이스가 멀어지자 매버릭은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어. 그때 여전히 입간판 처럼 잡혀 있던 구스가 물었지. 대체 무슨 일이야?
백문이 불여일견, 매버릭은 구스를 관사로 데려와 직접 문제의 딜도를 꺼내어 보여 주었을 때 구스의 표정은 실로 괴상해졌지. 아니 그걸 대체 왜? 매버릭은 우물쭈물 답했어. 아니, 그냥 갑자기! 궁금해지는 그런 게 있잖아. 차마 구스에게는 대놓고 샤워실에서 아이스의 그것을 보고 말았고 씨발 얼마나 컸던지 뇌리에 박혀서 한 번 비교해보려고 가져왔다가 그렇게 됐다는 말은 할 수 없었지. 매버릭은 화제를 돌리려고 딜도의 기능을 몸소 보여줬어.
봐봐! 구스, 이거 가짜 정액 넣으면 이렇게 여기가 부풀어서….
오.
그런데 이걸 얼굴에 맞은 걸 아이스가 봤어.
…망했네.
너 말고 아이스가… 라는 말은 구스는 굳이 입밖으로 꺼내지 않기로 했어.
톰 아이스맨 카잔스키가 피트 매버릭 미첼을 좋아한다는 건, 솔직히 조금만 눈썰미가 있어도 금방 알아챌 일이지. 기실 탑건에서 처음 아이스가 매버릭을 보았을 때 보였던 그 눈깔을 구스는 아직 잊지 않고 있었어 ㅋㅋㅋㅋ 문제는 그런 주제에 아이스도 자기 감정은 잘 모른다는 것 같다는 거지. 그러니 이제야 매버릭과 친해지려 아등바등하던 걸테고….
어찌 되었건 문제는 그게 아니지. 얼굴에 체액으로 추정되는 끈적끈적한 어떤 걸 묻힌 매버릭. 톰 아이스맨 카잔스키가 강철같은 이성의 소유자라도 그 꼴을 봤으면 제법 정신적 타격이 있었을 거란 얘기야. 그래도 다행인 건 아이스는 타인의 사생활에 가볍게 입을 놀리는 녀석은 아니라는 부분일까. 구스는 딜도를 흘낏 보았어. 이런 상황에서 매버릭이 굳이 딜도까지 들고 가서 구구절절 해명할 필요가 있을까. 아이스가 그럼에도 매버릭과 친해지겠다, 하면 머쓱하긴 해도 친해지는 거고 그게 아니면 그냥 좀 어색해지고 말 일이지.
그냥 넌 입 다물고 있어. 아이스도 그 정돈 사고로 넘길 걸.
대놓고 날 피하던데?
너도 피했잖아.
그건 민망해서고!
걔도 민망한 거야. 시간을 줘라. 그리고 그 딜도는 아무래도….
구스가 말끝을 흐렸어.
갖다 버리는 게 좋겠어. 너무 흉물이다.
그 말에 매버릭은 문득 제 손에 들려 있던 딜도를 보았어.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딜도. 포장도 안 벗겨진 딜도. 이 딜도의 전 주인은 무슨 생각으로 포장도 안 깐 딜도를 쓰레기장에 버렸을까. 혹시 이거, 악령 들린 사탄의 딜도 아냐? 거기까지 생각이 닿던 순간 매버릭의 표정이 삽시간에 구겨졌지.
안 그래도 그러려고.
매버릭이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어. 역시 남이 버린 물건은 함부로 줍는 게 아니야.
매버릭이 사탄의 딜도를 폐기하기로 결정할 그 무렵, 아이스는 다른 문제로 괴로워하고 있었지. 물론 이건 그날 받은 정신적 타격에 관한 이야기야. 매버릭을 보면 의연하게 굴어야지, 하고 몇 번을 다짐해도 그 얼굴을 보면 얼굴을 적시고 있던 흔적이 보이지. 다시 한 번 되뇌여보지만, 매버릭이 누굴 만나건, 그 상대와 어떤 플레이를 하건 그건 매버릭의 사생활이야. 그런데 왜 그게 잊히질 않는지!
너희 둘 요새 수상해.
…뭐가.
아니, 공주도 너만 보면 도망가질 않나, 구스 뒤에 숨질 않나. 너도 영 뻣뻣하게 피하잖아!
아이스가 우울하게 슬라이더를 돌아보았지. 그리곤 가만히 생각했어. 만약 내가 교본을 가지고 간 곳이 매버릭이 아니라 슬라이더의 관사였다면 어땠을까. 그런데 슬라이더가 누군가의 체액을 얼굴에 묻히고 나왔다면?
그때의 매버릭만 떠올리면 퍼덕이던 아이스의 심장이 슬라이더를 상상한 순간 불현듯 차가워졌어. 슬라이더였다면 이렇게 피해다니지도 않았을 거야. 좀 머쓱해하다 나중에 만나 문단속 좀 잘 하라고 잔소리나 했겠지. 그런데 매버릭에게는 그게 안 돼. 여전히 속이 뒤집히는 것 같고, 기분도 좋지 않고….
그냥, 일이 좀 있었어.
무슨 일?
네가 알면 안 되는 일.
아무리 절친한 슬라이더라 해도 매버릭의 사적인 이야기를 함부로 털어놓을 수는 없지. 아이스는 저도 모르게 컵에 들어 있던 얼음을 와그작 씹었어. 매버릭이 누군가와 있고, 그 사람과 굉장히 사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 왜인지 상상만 해도 속이 탔어. 정말로.
그날 밤의 일이야.
매버릭은 비장하게 관사 뒷마당으로 나왔지. 이 망할 놈의 딜도, 소각해 버려야겠어. 매버릭은 소각통에 온갖 땔감을 집어 넣고 불을 피웠어. 마지막으로 딜도를 꺼내 들었어. 가짜 정액만 넣기만 해도 울컥울컥 쏟아내던 딜도가 달빛 아래 장엄한 자태를 드러냈지. 잘 가라, 이 새끼야.
아이스는 슬라이더와 헤어져 관사로 돌아왔어. 문을 열려고 보니 열쇠가 보이질 않았지. 아, 정말 되는 게 없네. 아이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어. 이 시간에 열쇠공을 찾으면 전화를 받을까, 그때 문득 아이스는 매버릭을 떠올렸지.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어. 아이스는 매버릭의 관사로 곧장 향했어. 그날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 …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렇게 무작정 용기를 내어 찾아갔는데, 뒷마당 쪽이 묘하게 환해보이지. 아이스는 현관에 서서 문을 두드리려다 말고 조심스럽게 뒷마당으로 향했어.
맵?
매버릭이 서 있었어.
그 손에는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딜도가 들려 있었지.
약간의 침묵 끝에, 매버릭은 결론을 내렸어.
잘 가라, 나 새끼야.
....
되는 일이 없는 매버릭이 보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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