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엄청 봤겠지. 사실 노부 눈엔 모든 사람이 다 나체로 보여 특별하지 않을 수 있는데 마치다 몸은 달랐을듯.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앉은 몸은 배가 납작하고 탄탄하며 봉긋하게 올라붙은 엉덩이는 보기만해도 그 촉감을 알 것 같았겠지. 긴 팔과 다리,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움직이는 날개뼈,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릴 땐 늘 꼼지락 거리는 발끝. 노부는 그 모든 걸 훔쳐보며 마치다 곁에 10년이나 있겠지.

나중에 둘이 사귀게 되고, 결혼한 다음에 그 사실을 밝혔는데 마치다가 믿어주질 않을 거임.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딨냐고. 근데 노부가 고등학생때부터 봐왔던 즈그 케이 몸의 변천사 줄줄이 읊으니까 그제야 기함하며 믿어줄 거임. 대신 이제 노부가 쳐다보기만 해도 소리 꽥 지르며 도망가 버리겠지 ㅎ.ㅎ 멀쩡히 옷 입고 외출해도 노부한텐 알몸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괜히 온몸에 소름 오소소 돋으면서 여기저기 울긋불긋해질 것 같음. 노부는 물론 그런 체온의 변화까지 두눈으로 다 즐길 수 있겠지 ㅎ.ㅎ

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