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87781259
view 1829
2024.03.15 12:39
사귀는게 보고싶다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 키요이 종종 삼촌 스튜디오에 일 도와주러 오거나 잡지모델 이어서 사진도 가끔 찍으러 오는 아이겠지. 히라는 노구치 대학 후배인데 스튜디오에서도 어시 일 잠깐 한적 있던 제일 아끼는 후배임

하루는 키요이가 방학이라 용돈 번다고 노구치 스튜디오 와서 일손 돕는데 노구치랑 오랜만에 얘기도 좀 하고 개인전 상담도 할 겸 와있던 히라랑 처음 만나게 됨. 노구치가 서로 소개시켜 주는데 히라는 키요이 얼굴 보자마자 귀에서 바흐 음악이 흐르는것 같았겠지. 근데 키요이도 한눈에 끌린건 마찬가지였음. 어색하게 인사하는 사이에서 묘한 기류 흐르는데 노구치가 우리 조카 모델도 하고 있으니까 아까 개인전 모델 구한다는거 한번 생각해보라며 어깨 두드림. 히라는 기회다 싶어서 키요이한테 번호 물어봤고 키요이는 당연히 줬음

좀 zip 해서 그 뒤로 모델을 핑계삼아 종종 연락 주고받고 따로 만나기도 한 두 사람인데 서로 첫눈에 끌렸기도 했고 만날때마다 감정 점점 깊어져서 결국 교제하게 됐겠지. 더 어른인 히라는 이제 열아홉살 갓 성인인 아이 데리고 곧 마흔 다되가는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거 생각할 겨를도 안 주고 키요이가 불도저 처럼 밀고 들어옴

당연히 노구치 한테는 걸리면 어느쪽이던 다 혼날 예정이라 비밀로 함. 근데 얼마 안 가서 걸렸으면 좋겠다. 히라랑 다른 몇몇 후배들 데리고 술 한잔 했는데 잠깐 담배피러 나간 히라 폰 화면 깜빡이면서 메세지가 두개 도착함. 볼 생각도 없었고 정말 우연히 눈이 간건데


[키요이 : 나 지금 호텔 도착했어요]
[키요이 : 천천히 와도 되니까 재밌게 놀다와요!]


분명 제 조카 이름이고 메세지는 더 놀라웠음. 호텔...? 호텔은 무슨 호텔? 천천히 오라니?? 마시던 술도 내려놓은 노구치 바로 둘 사이 눈치채고 다시 까매진 히라 폰 화면만 보면서 하, 코웃음 쳤겠지. 마침 들어온 후배놈 폰 집어들더니 화면보고 슬쩍 미소짓는거 보고 노구치는 어이없었을거임. 그렇게 둘이 사귀는거 발각되고 참지않는 노구치 며칠뒤에 바로 히라한테 너네 설마 만나냐며 직구 꽂았을것 같다. 하얗게 질린 히라 한번도 이 선배가 무섭다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ㅋㅋㅋ 처음으로 쫄았을듯

첫 조카라 평소에 티는 안 내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애 인데 그런 조카를 훨씬 나이많고 반반하지만 음침한 자기 후배가 채갔다니까 그저 황당한 노구치 ㅋㅋㅋㅋ 히라 추궁해서 다 들은 다음날 조카랑 후배 둘다 자기 스튜디오로 부른 노구치 팔짱끼고 앉아서 둘이 어디까지 갔냐며 바른대로 불으라 했겠지. 삼촌이 무슨 상관이냐며 웅얼웅얼 하던 키요이 너네 엄마한테 말한단 소리 하니까 꼬리내렸을듯

둘다 계속 말 안 하고 우물쭈물 하니까 쎄한 노구치가 너네 설마 잤냐고 물어보는데 키요이는 안 들리는 척 하고 히라는 안절부절 고개 푹 숙임. 히라 반응보고 안 노구치 이마 짚으면서 야 너 내 조카랑..! 히라 한대 칠 기세인데 키요이가 불쑥 앞에 막으면서 내가 덮친거야!! 하겠지

그 말에 노구치 히라 멱살잡은 손 툭 떨구고 멍 해져서 소파에 털썩 가서 앉음. 넋 나간 채로 가만히 앉아있는데 이때 키요이는 삼촌 혼자있을 시간 주자며 우린 빨리 나가자고 히라 손 끌고 나왔을듯 ㅋㅋㅋㅋㅋㅋ




#앎그 #히라키요이 #맇쿠유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