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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8:47
"키요이 결국 아무 상도 못 받았대."
"맞아, 깜짝 놀랐어."
다음 날, 학교의 공기는 시로타의 예상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아니, 어쩌면 더 좋았다.
아침부터 키요이를 보러 올라오는 타학년 여학생들도 보이지 않았고, 학교 전체는 공통된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키요이 소가 초등학생 때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했대.'
"에, 진짜?!"
"대박이지! 진짜 나르시시스트지 않아, 걔?"
"아, 초등학생 때 문집 말하는 거지? 봤어. 진짜 깨더라."
원래였다면 '그게 뭐?'하며 고작 초등학생 때 글 가지고 그러는 게 유치하다고 했겠지만, 먹이로 지목된 건 키요이였다. 반의 최정점, 피라미드의 꼭짓점, 모두의 선망과 질투를 한 몸에 받은 대상. 그런 녀석을 추락시킬 기회를 놓칠리가 없었다.
웅성거리는 반을 내려다보는 기분으로 훑어보다가 기분 좋게 모모와 사진을 찍고 있는데 교실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게 느껴졌다. 슬쩍 곁눈질로 살펴보니 역시 키요이가 교실로 들어온 것이었다.
시로타는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모모와 사진을 찍었다. 키요이가 왔는데도 모모가 시로타를 내치지 않는다. 참으로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고일 뻔했다.
"키요이,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시로타는 당당하게 키요이에게 인사했고 키요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받아주었다. 겉으론 저래도 속은 타들어가겠지. 꼴 좋다. 시로타는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마구 꼼질거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키요이에게 현재 본인의 위치를 알려주고 내쫓고 싶었지만 아직 이르다. 시로타는 승리의 미소를 희미하게 지어보이며 다시 스마트폰을 들었다.
너무 오래돼서 나조차도 잊고 있었던 육나더... 늦어서 미안타... 짧아서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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