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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01:23
늘 주위의 관심을 모으면서도 누구에게나 '아 대협이? 성격 좋지 농구도 잘 하고 무엇보다 잘 생겼잖아' 소리를 듣는 흔치 않은 균형감각의 소유자

그만큼 고백도 무수히 많이 받는데 싱글싱글 웃으며 다 거절함 거절하는 것도 불쾌하지 않게, 하지만 그렇다고 착각할 수도 없게 단호히 선 그으며 거절해서 억지로 밀어부쳐볼까 했던 애들도 묘한 압박감 속에 다 포기함

그 압박감이란건 눈꼬리가 순하게 쳐져서 입가만 웃고 있으면 잘생긴 얼굴이랑 시너지가 나서 유들유들해보이는데 정작 눈은 웃고 있지 않다는거에서 느껴지는거겠지

남들이 보기엔 그런 윤대협한테 제일 서슴없이 잘 다가가는건 안영수인데 알고보면 윤대협이 그은 선 제일 잘 알고 절대 안 넘는게 안영수였으면 좋겠다 안영수 이런 쪽으로 눈치 개빠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초반에는 주위의 평처럼 안영수가 윤대협한테 다가가면서 윤대협이 정한 선을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자주 넘나들어서 윤대협이 안영수 불편해했었음 그런데 어느 순간 부딪히고 거슬리던 부분들이 싹 사라진거임 불편했던 감정도 자연스럽게 호감으로 돌아서게 됨

윤대협은 그게 안영수한테 본인이 익숙해지고 정이 들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아니라 안영수가 본인이 정한 선을 칼같이 지켜주고 있을 뿐이라는걸 깨달음

다른 친구들이나 동료들한테는 서슴없이 하는데 자기한테는 절대 하지 않는 안영수의 행동을 보다 어느날은 영수 그거 나한테는 왜 안해? 하고 흘리듯 물어보는데 새삼스럽다는 듯 응? 너는 이런거 별로잖아 하는 답변이 돌아와 눈 크게 뜨는 윤대협 그리고 그날부터 윤대협 측에서 자신이 그어둔 선을 넘고 싶어했으면 좋겠다

윤대협이 거리두기를 잘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위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건데 이건 농구 시합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평소에도 마이페이스인듯 하면서도 주변 분위기 다 파악하고 있을듯

일례로 황태산의 아쵸 사건 이후로 부의 분위기가 경직되었을 때 괜히 실없는 짓 좀 더 하고 얼빠진 소리 해서 에이스인 자신이 먼저 나서서 유감독님한테 혼나고 깨지고 그걸 유들유들하게 넘기면서 엄했던 분위기 누그러뜨리는 일도 종종 했음

그렇게 누구보다도 기민하게 주위를 살피고 균형감각 있게 선을 긋고 거리를 두던 윤대협이 정작 쉬워보였던 안영수의 선을 파악하는데 실패해서 안영수가 튀는 것도 보고싶다 선을 파악하는데 실패한건지 아니면 그게 거기 있는걸 알면서도 넘고 싶어서 억지로 밀어부친건지는 윤대협만 알 일이지만 안영수가 그렇게 홀라당 도망가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음

안영수 입장에서는 저쪽에서 먼저 선 긋고 대하기에 자꾸 삐죽삐죽 튀어나와 선을 넘으려는 마음 접어가면서까지 그 선 안에서만 있으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와서 저쪽에서 그 선을 넘어오려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 의도도 모르겠고 내가 얘를 잘못 파악했나? 이러다 실수로 좋았던 추억까지 망치면 어떡하지 싶은 심리적 압박감에 멀어진거겠지만

하지만 윤대협 개 큰 인내심과 승부욕, 그리고 끈질김의 소유자라 그렇게 도망가버린 안영수 어떻게든 찾아내서 이번엔 선이고 뭐고 거리감 하나 없이 자기 옆에 묶어두는데 성공하겠지

슬램덩크 대협영수 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