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https://hygall.com/612214673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허니는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누워 티모시가 자신을 위해 가져온, 싱그러운 청포도 알이 담긴 하얀 헝겊을 보며 생각했음. 내가 뭘 잘못한거지. 그녀의 등 뒤로 시종들이 허니의 몰골에 놀라 허둥지둥 움직였지만 허니는 침대 위에 옆으로 누워 꿈쩍도 하지 않았음. 거추장스러운 장식구와 겉옷들을 집어던지듯 벗어버리고 얇은 옷과 흐트러진 머리칼을 이불처럼 펼친 채 멍하니 누웠음. 시체처럼. 

차라리 시체가 되고 싶은 심정이었음. 꿈이라면 깨길 바랐지. 티모시가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실망과 배신감이 담긴 눈으로 바라봤다는게 믿고싶지 않은거임. 허니는 기억도 나지 않을 때부터 자신은 도구라고 생각했음. 난 티모시를 살리기 위해 태어난 도구에 불과해. 그게 나의 쓰임이지.

근데 고작 도구에 불과한 자신이 티모시에게 상처를 줬다는게 고통스러운거임.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잠시 소란스러웠던 방 안은 다시금 고요해졌음. 허니는 제 손바닥 안으로 청포도 한 알을 조심스레 움켜쥐었음. 이것들이 허니 손에 들어오게 된 과정들을 되짚어 생각해보니 입술이 절로 씹혀들어가겠지. 

허니는 다시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생각해봤음. 뭐가 문제였던 걸까. 이제 허니는 침대가 아닌 차디찬 땅바닥에 버려진 기분이 들었지. 이제 허니에게는 티모시 밖에 없음. 티모시도 그녀뿐이지. 허니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더 비참해졌음. 그리고 시간을 돌려도 자신은 똑같은 말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의 입에서 아카시우스 장군을 죽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허니는 똑같이 안된다며 소리를 내지를거라고. 그 순간 청포도를 쥐고 있던 허니의 손목이 강제로 누군가에 의해 들려졌음. 손바닥 아래로 청포도가 툭 떨어졌고, 허니의 몸도 침대 위로 반쯤 일으켜 세워지겠지. 허니는 흐릿한 초점을 잡기 위해 천천히 눈을 꿈뻑거렸음.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서 있는 사람은 아카시우스였음. 


그의 눈에는 약간의 분노가 서려있었지. 하지만 귀신같은 몰골에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허니의 모습을 제대로 보자 남아있던 분노는 빠르게 휘발되고 걱정과 염려만 그의 다갈색 눈을 가득 채우겠지. 그 얼굴 위로 티모시의 얼굴이 겹쳐지자 허니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콱 깨물었음. 송곳니가 입술을 파고들며 구멍을 냈고 그 틈새로 피가 줄줄 흘러 금세 허니의 턱을 타고 목덜미 아래로 쏟아져 내리겠지. 


아카시우스는 놀란 기색도 보이지 않은 채 곧장 허니의 어깨를 붙잡아 그녀의 상체를 단단히 일으켜 세웠고, 붙잡은 손은 그녀의 입술로 향했음. 피로 흥건한 그녀의 입술을 살펴보다가 출혈지점을 발견하고는 엄지손가락으로 그 부분을 꾹 누르며 지혈하겠지. 허니는 흐릿한 눈동자로 멍하니 그를 바라봤음. 


허니는 자신이 생각한 문제의 근원지가 바로 제 코 앞에 있다는 걸 알았지. 이 자가 문제야. 이 사람만 아니었더라면. 




"제대로 씹었구나."



아카시우스가 미간을 좁히며 중얼거렸음. 그리고 그녀 옆에 있던 흰 헝겊을 들어서는 제 손가락을 떼고 헝겊을 갖다대려고 하자 허니가 그 손을 매몰차게 쳐버렸음. 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있든 헝겊을 뺏었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아카시우스에게 이런 허니의 행동은 갑작스러울테지만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음. 그저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달래듯 말했지. 




"제 손길이 싫으시다면 의원을 부르겠습니다."

"이깟 출혈로 죽지 않습니다."



허니는 혼자 있고 싶었음. 이 남자가 곁에 있으면 허니는 어느순간 안도감을 느끼게 됐음. 지금은 그런 기분따윈 허니에게 하등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을 복잡하고 정신없이 헤집어놓겠지. 허니가 테라스로 나가기 위해 침대에서 간신히 일어나 한 걸음을 떼자 눈 앞에 세차게 흔들리겠지. 하지만 허니는 침대 기둥을 붙잡고 중심을 잡은 뒤 테라스로 향했음. 턱 아래로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건 손등으로 대충 닦아냈음. 


난간에 기대듯 붙잡고 서서 아카시우스의 손 안에 있는, 티모시가 탐을 내고 있는 이 도시를 내려다봤음. 어쩌면 이곳도 또다시 불타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자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음. 광장에 세워져있는 로마 황제의 동상이 치워지고 그 위에서 출전을 하기 전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장대한 연설을 할 티모시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하겠지. 



"하고픈 말 있으시면 하셔도 됩니다."

"그냥..."

"아니면 당신의 아이를 불러 물어볼까요."




허니가 고개를 돌려 제 등 뒤에 서 있는 아카시우스를 쳐다봤음. 



"주제넘게 당신 눈에 눈물을 흘리게 했으니 그에따른 벌도 내려야 되겠군요."



아카시우스의 말에 허니는 헛웃음을 내뱉었음. 주제넘게? 주제를 넘은건 허니지 티모시가 아니었음. 하기야 이 남자가 뭘 알겠음. 고작 내 눈에서 눈물이 난게 뭐 그리 대수라고. 난 별 것도 아닌 존재인데. 허니는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음. 난 공주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라고. 내가 해야할 것은 나의 주군인 티모시에게 헌신하고 그를 대신하여 죽는 것이 전부라고. 근데 방금 전 나의 주군이 날 외면했다고. 난 그에게 상처를 줬자고. 바로 당신 때문에. 그의 소중한 것들을 전부 다 앗아간 당신 때문에. 

허니의 얼굴에서 다시금 눈물이 가득 차올랐음. 바람에 거세게 불었고, 눈물들은 그 바람에 휘날리다가 아래로 뚝 떨어지고 말았음. 허니는 제 입 안에 퍼지는 비릿한 피맛을 느끼며 입을 열었음. 



"난 당신 때문에 우는거야."



아카시우스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음. 바람은 계속 거칠게 불었고, 결국 그는 등 뒤로 걸치고 있던 망토를 풀어 허니의 어깨에 걸쳐주겠지. 



"날이 춥습니다."



그래, 이 태도. 허니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음. 따지자면 허니도 그에게 있어서는 고작 도구에 불과할텐데 왜 이렇게까지 챙겨주고 신경써주느냐는 거지. 장군에게 있어 허니는 미래의 동맹국을 안정화 시킬 때 필요한 열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깐. 근데 그는 허니를 사람취급 해줌. 마치 그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인 것 마냥 애정이 담긴 손길로 자신을 보듬어주는거임. 허니는 그때마다 그 손길에 의존하게 되는거고. 이런 애정은 허니에게 처음이었으니깐. 허니는 이상하게 웃음이 흘러나왔음. 작게 웃음 소리를 흘리며 말하겠다.



"언젠가 당신은 날 버릴 거잖아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자의 잘못도 없는거지. 아카시우스는 그냥 다정한 사람인거야.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는거지. 그의 특별하지 않은 다정함을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허니 본인이 제일 큰 문제라고.




"뭘 위해 이러는 겁니까?"

"부인이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인, 부인... 정신차리세요, 장군. 난 당신의 진짜 부인이 아닙니다."

"........"

"장군이 그러지 않았습니까, 나는 내가 처한 위치를 아는 것부터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고. "

"........"

"미안하지만 난 나의 처지를 알아요. 날 도구로써 데려왔으면 그에 상응하게 대하란 말입니다."




허공에 떠 있던 그의 팔을 어느덧 그의 몸에 붙어있었고 아카시우스는 피곤과 약간의 짜증이 묻어난 표정을 지으며 마른 손으로 제 얼굴을 문질렀음. 




"티모시가 당신한테 그렇게 말했습니까? 내가 지금 당신을 이용해 먹고 있다고?"

"그 애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세요." 



아카시우스가 비소를 흘렸음. 



"티모시가 뭐라 그러던가요. 내가 당신을 이용해먹고 있으니 같이 도망가자고? 아니면 그가 날 죽일테니 당신보고 장소만 마련해달라고 그랬나?"

"아니에요! 그 애는 아무런,"

"역시...둘을 만나게 하는게 아니었어. 거기 아무도 없느냐! 내 지금 당장 훈련장으로 향해야 되겠으니,"




시종을 부르며 등을 돌리며 이곳에서 나가려는 그를 허니는 다급하게 붙잡았음. 그리고 외쳤지. 그 애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그의 팔을 붙잡는 순간 허니는 몸이 반쯤 붕 떠오르겠지. 아카시우스가 허니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그대로 침대 위에 던져놓듯 내려놨음. 허니가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쳐봤지만 그 전에 두 손이 붙잡혀 머리 위로 끌려 올라가겠지. 



"정말로 내가 당신을 도구처럼 사용하길 원해?"

"할 수는 있고?"



둘은 서로의 얼굴을 살벌하게 노려봤음. 허니는 그가 자신을 가차없이 이용하길 원했음. 그가 자신을 아프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음. 그러면 그를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있고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허니의 말을 들은 아카시우스가 찢어진 그녀의 입술을 손 끝으로 훑어내며 말했음. 



"우습지도 않군."



그리고 거칠게 허니의 뺨을 한 손으로 눌러 압박한 뒤 강제로 입술을 벌렸음. 질척한 혀가 제 안으로 들어오자 허니는 손을 사용하여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려고 노력하려고 했지만 붙잡힌 손은 꿈적도 안 하겠지. 손이 묶여있으니 저절로 고개를 피하게 되고 펴져있던 무릎을 구부리며 세웠음. 그런 반항들은 다시금 아카시우스의 손에 붙잡혀 고쳐지겠지. 간신히 숨을 쉬면 몰아치듯 입을 맞춰와 다시 숨통을 조이고 세운 다리는 그의 허벅지 사이에 끼워져 강제적으로 그의 허리에 둘러지겠지. 


아카시우스의 투박한 손이 허니의 어깨와 가슴 그리고 허리를 타고 허벅지 부근으로 내려갔을 때 허니의 몸부림은 잦아졌음. 제 본능을 죽이고 그에게 제 몸을 내놓기로 결심했지. 허니는 그냥 이 모든게 빨리 끝나기만을 원했음. 하지만 허니가 몸에 힘을 풀자 거칠었던 입맞춤 또한 끝이 나겠지. 허니의 몸이 떨리고 있었고, 아카시우스는 그런 허니의 허리를 끌어안았음. 그리고 짙은 한숨과 함께 사과를 내뱉겠지. 그가 허니에게서 제 몸을 떼어내며 허니에게 등을 보이자 그녀가 말했음. 




"난 당신을 증오해야 돼."

"......."

"그게 내가 당신에게 품을 수 있는 유일한 감정이어야 해."

"......."

"근데...난..."




그가 뒤로 고개를 살짝 돌렸음. 등을 진 채로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허니의 작은 뒷모습이 보이겠지. 얼굴을 볼 순 없었지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거라는 건 알 수 있었음.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리고 있었으니깐. 



"난 대체 어떻게..."



허니의 어깨에 그의 손이 닿았음.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아카시우스는 손을 뻗어 허니의 눈물을 닦아내주겠지. 



"당신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난 분명 이러면 안 되는,"



허니는 금방이라도 공황에 빠질 것 처럼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고, 아카시우스는 그녀를 달래면서 천천히 제 품 안으로 끌어당기겠지. 아카시우스는 허니를 이해했음. 티모시와의 대화에서 아카시우스에 대한 내용을 빼놓을 수가 없었겠지. 그 둘을 만나게 한 장본인이 그니깐. 아카시우스를 언급하면서 티모시는 허니에게 상처를 준게 분명했음. 정확하진 않지만 그는 대략 이런식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겠지. 허니를 이렇게까지 인사불성으로 만들 수 있는건 안타깝게도 티모시 그 아이가 유일하니깐.  

아카시우스는 허니의 등을 다독이면서 자신의 진심을 토로했음. 그녀를 안심시키려면 진심이 드러나야 된다고 생각했거든. 허니는 예민한 사람이니깐 거짓말 따윈 쉽게 들킬거라고 생각했음. 



"부인이 아셔야 할 건 이겁니다."



아카시우스는 천천히 제 품에서 허니를 떼어내고 그녀의 양 뺨을 양 손으로 부드럽게 움켜쥐었음. 손가락을 움직여 마른 눈물 덕에 살짝 터버린 뺨을 살살 어루만지며 이어 말하겠지. 



"난 당신을 버리지 않아."
 
"........"

"신에게 맹세하죠. 나 그대를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당신은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가치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건 신경쓰지 않습니다. 가치가 있건 없건 당신은 내 사람이에요."



허니는 다시 그의 품에 파고들어 속삭였음. 본인을 사랑하냐면서. 내게 애정을 느끼냐고. 허니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던 터라 아카시우스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웃어버리고 말았음. 허니의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겨주며 자신의 웃음소리를 듣고 고개를 살짝 들어올린 허니를 바라보며 대꾸하겠지. 



"부인은 이미 내 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만일 내게 부인을 애정하는 마음이 없었더라면..."

"........"

"중간에 멈추지 않았겠죠. 당신에게 상처를 남겼을거야."




아카시우스는 허니의 등 위로 알수없는 그림을 그리듯 손가락을 세워 어루만지며 물었음. 그러는 그대는 어떻냐고. 날 애정하고 있냐면서. 허니는 한참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품에 안겨있기만 했음. 아카시우스는 허니가 잠들었나 싶어 조심스레 그녀를 침대 위로 바로 눕혀주겠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려고 하는데 허니가 그의 손을 붙잡겠지. 그리고 그의 손을 봉긋하게 솟은 제 가슴 위로 가져갈거임. 




"당신이 내게 상처를 남겨도...난 신경쓰지 않을거예요."

"........"

"그 상처를 당신이 치료해줄거라는 걸 난 아니깐."




키스해주세요. 허니가 말했고 그가 허니의 목덜미를 뒤로 손을 넣어 그녀의 턱을 들어올린 채 입을 맞췄음. 서로의 옷을 빠르게 벗겨져갔고 허니의 입에서 얕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지. 격렬한 입맞춤에 간신히 아물었던 그녀의 입술이 다시 찢겨지자 아카시우스가 움찔하며 키스하길 멈췄음. 하지만 허니가 그의 뺨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얕게 좌우로 흔들겠지. 

둘의 입술이 다시금 맞물렸고, 허니는 그의 허벅지 위에 올라타 그의 어깨를 끌어안았음. 내일이면 자신의 온몸에 그의 흔적이 가득할 거라는 걸 느낄 수 있었겠지. 그리고 그녀는 그 흔적을 지울 수도 없다는 것 또한. 하지만 허니는 후회하지 않기로 다짐했음. 제 피를 머금으며 입을 맞춰오는 이 남자가 너무나도 달큰했으니깐.

끝이 비극이라도 허니는 이 사람과 나락으로 떨어지기로 결심했음.  





/



"부인...일어나셨습니까?"

"........"

"아침부터...그렇게 노려보시지 마시고..."

"짐승이십니까?"

"아침부터 그리 타박을..."

"전 타박상을 입었는데요."

"부, 부인..."



어쩔 줄 몰라하며 식은땀을 빨빨 흘리는 아카시우스의 모습에 허니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겠지. 그러면 아카시우스도 긴장된 표정이 반쯤 풀린 채로 허니를 따라 히히 웃고 말겠다. 아카시우스는 허니의 머리카락 끄트머리를 들어 허니 쇄골에 갖다대며 장난을 쳤음. 해가 중천이라면서, 이제 식사를 해야될 때라고. 그 말을 들은 허니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꿈적도 안하겠지. 

그래서 토끼처럼 커진 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아카시우스는 다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말했음. 



"부인 상태가 이럴거라 예상을 하고 제가 미리 식사준비를 해놨답니다."

"...대체 내 몸을 어떻게 하신겁니까?"

"나름 자제한거라고 말하면,"

"믿지않습니다."

"그럴 것 같았습니다."

"이...짐승...!" 



묵직한 근육통에 허니가 진심을 토해내자 아카시우스는 재빨리 허니 입에 달큰한 포도 한 알을 입 안에 넣어주었음. 그래도 허니가 뭐라고 잔소리를 하려고 하기에 한 알을 더 넣어주자 그 모습이 마치 도토리를 물고있는 다람쥐 같아서 아카시우스는 또 푸하하 웃고 말겠지. 제 뺨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귀엽다고 말하는 그의 행동에 허니가 질색을 하며 손을 쳐내다가도 자신을 향해 웃는 그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리고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제 뺨을 내어주겠지. 그러면서 허니도 킥킥 웃겠다.  

허니는 슬그머니 그의 손을 붙잡아 깍지를 끼웠음. 장난스레 웃던 아카시우스가 왜 그러냐며 걱정이 한가득 발린 목소리로 묻겠지. 그러면 허니는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음. 



"그냥...좋아서 그럽니다. 좋아서."

"...부인."

"네?"

"부인이 자꾸 이러시면 전 힘듭니다."

"변태같은 말은 그만하시지요..."




아카시우스의 손이 허니의 옆구리를 파고들었고 그녀는 얇은 비명을 내지르며 제 몸을 방어해봤지만 딱히 소용이 없었음. 침대가 들썩이는 탓에 시종들이 공들여 준비한 아침상이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졌지만 방 안에 있는 그 누구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음.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다시금 서로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가쁜 신음소리만으로도 방 안은 충분히 소란스러웠으니깐. 






아 기빨려
어쩌다 6나더까지 온거지...
그뭔씹이 된 것 같긴하지만 아무튼 봐줘서 고맙...

페드로너붕붕
티모시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