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 애니
https://hygall.com/611376920
view 102
2024.11.15 14:08
1: https://hygall.com/607508081
2: https://hygall.com/608209991
3: https://hygall.com/610489908
아침의 사건이 지나가고 잠시 후, 아이다는 1층의 관리실에서 우오즈미가 타준 코코아를 마시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음. 어쩌다 이렇게 이상한 건물에 들어오게 된 건지. 아직도 꿈 속에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는 편이 훨씬 말이 되는 것 같았음.
개별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겠다며 로비로 아이다를 데리고 내려온 우오즈미와 이케가미는 관리실이라고 표시된 문을 열었음. 문 안쪽으로는 흰색 조명으로 밝혀진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 있었음. 가장 안쪽에는 벽 하나를 거의 다 가릴 정도로 큰 스크린이 있었고, 분할화면으로 건물 내외의 CCTV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음. 스크린 아래의 컨트롤러 근처에 앉아있던 사람이 우오즈미와 이케가미, 아이다를 흘끗 보고는 다시 하고 있던 휴대폰 게임으로 시선을 돌렸음.
"코시노, 다른 애들은?"
"부동산 조지러...대화 좀 하러 갔어요. 새 입주자예요?"
"그래."
코시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혀를 찼음. 운도 지지리도 없지. 그렇게 말하는 것이 들리는 것 같았음. 아이다가 빈 의자에 앉자 우오즈미가 뜨거운 물에 코코아 가루를 타서 건네줬음. 그리고는 맞은편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음.
"아까는 경황이 없어 제대로 소개를 못한 것 같은데, 우오즈미입니다. 이 건물의 관리팀장이죠."
"이케가미, 부팀장입니다."
"코시노다."
게임에만 집중하는 것 같던 코시노까지 소개에 슬쩍 끼었음.
"…아이다입니다. 그…어제부터 508호에 살게 되었는데—"
아이다는 잠깐 숨을 돌리고는 아까부터 계속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르던 질문들을 쏟아냈음.
"여기서 못 나간다는 게 무슨 소리죠? 아까 그건 뭐예요? 귀신인가요? 괴물인가요? 여기 혹시 사고 물건인가요?"
"하나씩 하죠, 하나씩."
우오즈미가 큰 손으로 아이다의 어깨를 아프지 않게 눌렀음. 의자에서 거의 일어나기 일보 직전이었던 아이다는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초조함에 다리가 떨리는 것은 숨길 수 없었음.
"우선 여기가 사고 물건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맞아, 사고 물건이지."
"……"
"완전 대형 사고. 건물 이름에 '陵'이 무슨 '陵'인줄 알아?"
"너는 그 게임이나 마저 해라."
그렇게 말하며 코시노 옆으로 간 이케가미는 코시노가 앉아 있는 회전의자를 방 멀리로 끌고 감. 우오즈미는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음.
"뭐, 틀린 말도 아니긴 한데… 지금 이 단지가 세워지기 전에, 이 자리에는 사이비 종교의 지부가 있었습니다."
"사이비라면…남묘…어쩌고 같은 거요?"
"공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적은 없지만 제법 믿는 사람들이 많은 큰 종교였다고는 합니다."
우오즈미의 얘기에 따르면 그 종교의 지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대대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적이 없어 정확한 규모는 알지 못했지만, 적어도 이 지부에 속한 신도만 천명 이상인 것으로 예측이 되었음. 그리고 C동은 그 중에서도 고위 간부급의 사람들이 살며 기도를 올리던 기도원이 있던 장소였다고 했음.
그리고 그 사람들은 모두 하루아침에 사라졌음. 각자 생활을 하던 중 그대로 증발해버린 것처럼 없어진 거임. 옷가지나 귀중품 같은 것도 다 남겨둔 채로. 갑자기 여러명의 사람들이 사라져버린 것은 당연히 관심을 끌어 모았지만 건물 근처에서 계속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사람들이 기피하게 되면서 건물은 폐건물이 되었음. 그렇게 계속 비어있던 곳을 어떤 재단에서 경매로 사들였고, 원래 있던 건물들은 철거하고 새로 생활단지를 만들게 되었음. 그게 지금 아이다가 이사를 오게 된 건물의 시작이었던 거임.
그렇게 새로 건물을 만들고 나서 A동이나 B동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C동에서 계속 이상한 일이 생김. 그래서 재단 직원인 우오즈미와 그의 팀이 건물에 상주하면서 관리를 하게 되었다는 거였음.
"그런 사정으로 원래는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이 건물에는 사람을 안 받을 생각이었는데,"
우오즈미는 시시각각 피로감이 느껴지는 얼굴로 잠시 뜸을 들였음.
"공실이 생기면 건물 스스로가 사람을 불러들이는 성질이 있더군요."
"...아?"
아이다는 순간 스치는 생각에 고개를 번쩍 들었음. 전단지. 그래서 우오즈미가 아까 물어봤던 거였음. 그게 미끼 같은 거였다니. 내가 낚였다니. 물 위로 끌어올려지는 생선의 기분이 이런 걸까 생각하며 잠시 슬픔에 젖었던 아이다는 문득 방금 우오즈미의 말에서 중요한 단어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음.
"그런데, 공실이라고요?"
"아, 네. 508호가 최근에 비게 된 거라."
"그...런..."
508호가 비게 된 이유에 대해 상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뛰어난 상상력은 한번 시동이 걸리자 멈출줄 모르고 번져나가기 시작했음. 그러면서 점점 핏기가 사라지는 아이다를 봤는지 우오즈미가 손을 크게 저었음.
"어, 그런 거 아닙니다. 그 사람 다른 지역에 취직해서 이사 갔어요. 보통 1년이 지나면 놓아줍니다."
"놓아줘요?"
"아무래도 그쯤되면 생활 규정도 몸에 익었고 큰 사고 없이 지낼 수 있으니까요. 301호 같은 경우는 지금 4년째 거주 중입니다."
뭐지, 이 묘한 기분나쁨은... 아이다는 자신이 어장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을 함. 어쨌든 1년을 무사히 견디면 나갈 수 있다는 거지. 그는 그 사실에 더 집중하기로 했음.
"더 궁금한 점이 있습니까?"
"아...그 뭐지, 그래서 배달도 안 되는 건가요?"
"아, 그렇지. C동은 입주자를 제외한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고 있어요. 그걸 가이드에 넣는 걸 깜빡했다."
가이드에 빠진게 더 있는 건 아니겠지... 아이다는 갑자기 불안해짐. 그래, 솔직히 그 생활 가이드 엄청 허술해 보였어. 내용도 별로 없고.
"아무튼, 이 주소로 오는 화물들은 재단이 중간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식 배달은 다들 단지 입구에서 받아오거나 포장 해오는 편이고요."
"아...알겠습니다."
"금방 익숙해지실 겁니다. 주의사항들만 잘 숙지하면 꽤 살기 좋아요."
"주의사항이라고 하시니 말인데요."
"네?"
"혹시, 좀 더 자세한 건 없을까요?"
아이다의 질문에 우오즈미는 조금 고민하는 듯 턱을 긁적였음. 그러다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쪽으로 향함. 어, 그거 내부 가이드인데? 제법 두께가 있는 공책을 꺼내든 것을 본 이케가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가, 이 정도는 보여줘도 될 거 같다, 라는 우오즈미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음. 딱히 기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관 없지.
다시 맞은편으로 돌아온 우오즈미는 조금 너덜너덜하고 얼룩이 있는 공책을 아이다에게 건넸음.
"읽고 관리실로 돌려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아이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였음. 우오즈미는 낮에는 세탁실과 엘리베이터 탑승객만 피하면 딱히 문제가 없을 거라며 그를 관리실 밖으로 배웅해 줬음. 그리고 아이다는 로비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민하다가 비상계단 쪽으로 향했음. 5층 정도 오르는 건 심폐기능 확장에도 좋으니까. 그래.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슬램덩크 능남
2: https://hygall.com/608209991
3: https://hygall.com/610489908
아침의 사건이 지나가고 잠시 후, 아이다는 1층의 관리실에서 우오즈미가 타준 코코아를 마시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음. 어쩌다 이렇게 이상한 건물에 들어오게 된 건지. 아직도 꿈 속에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는 편이 훨씬 말이 되는 것 같았음.
개별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겠다며 로비로 아이다를 데리고 내려온 우오즈미와 이케가미는 관리실이라고 표시된 문을 열었음. 문 안쪽으로는 흰색 조명으로 밝혀진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 있었음. 가장 안쪽에는 벽 하나를 거의 다 가릴 정도로 큰 스크린이 있었고, 분할화면으로 건물 내외의 CCTV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음. 스크린 아래의 컨트롤러 근처에 앉아있던 사람이 우오즈미와 이케가미, 아이다를 흘끗 보고는 다시 하고 있던 휴대폰 게임으로 시선을 돌렸음.
"코시노, 다른 애들은?"
"부동산 조지러...대화 좀 하러 갔어요. 새 입주자예요?"
"그래."
코시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혀를 찼음. 운도 지지리도 없지. 그렇게 말하는 것이 들리는 것 같았음. 아이다가 빈 의자에 앉자 우오즈미가 뜨거운 물에 코코아 가루를 타서 건네줬음. 그리고는 맞은편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음.
"아까는 경황이 없어 제대로 소개를 못한 것 같은데, 우오즈미입니다. 이 건물의 관리팀장이죠."
"이케가미, 부팀장입니다."
"코시노다."
게임에만 집중하는 것 같던 코시노까지 소개에 슬쩍 끼었음.
"…아이다입니다. 그…어제부터 508호에 살게 되었는데—"
아이다는 잠깐 숨을 돌리고는 아까부터 계속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르던 질문들을 쏟아냈음.
"여기서 못 나간다는 게 무슨 소리죠? 아까 그건 뭐예요? 귀신인가요? 괴물인가요? 여기 혹시 사고 물건인가요?"
"하나씩 하죠, 하나씩."
우오즈미가 큰 손으로 아이다의 어깨를 아프지 않게 눌렀음. 의자에서 거의 일어나기 일보 직전이었던 아이다는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초조함에 다리가 떨리는 것은 숨길 수 없었음.
"우선 여기가 사고 물건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맞아, 사고 물건이지."
"……"
"완전 대형 사고. 건물 이름에 '陵'이 무슨 '陵'인줄 알아?"
"너는 그 게임이나 마저 해라."
그렇게 말하며 코시노 옆으로 간 이케가미는 코시노가 앉아 있는 회전의자를 방 멀리로 끌고 감. 우오즈미는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한숨을 쉬었음.
"뭐, 틀린 말도 아니긴 한데… 지금 이 단지가 세워지기 전에, 이 자리에는 사이비 종교의 지부가 있었습니다."
"사이비라면…남묘…어쩌고 같은 거요?"
"공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적은 없지만 제법 믿는 사람들이 많은 큰 종교였다고는 합니다."
우오즈미의 얘기에 따르면 그 종교의 지부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대대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적이 없어 정확한 규모는 알지 못했지만, 적어도 이 지부에 속한 신도만 천명 이상인 것으로 예측이 되었음. 그리고 C동은 그 중에서도 고위 간부급의 사람들이 살며 기도를 올리던 기도원이 있던 장소였다고 했음.
그리고 그 사람들은 모두 하루아침에 사라졌음. 각자 생활을 하던 중 그대로 증발해버린 것처럼 없어진 거임. 옷가지나 귀중품 같은 것도 다 남겨둔 채로. 갑자기 여러명의 사람들이 사라져버린 것은 당연히 관심을 끌어 모았지만 건물 근처에서 계속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바람에 사람들이 기피하게 되면서 건물은 폐건물이 되었음. 그렇게 계속 비어있던 곳을 어떤 재단에서 경매로 사들였고, 원래 있던 건물들은 철거하고 새로 생활단지를 만들게 되었음. 그게 지금 아이다가 이사를 오게 된 건물의 시작이었던 거임.
그렇게 새로 건물을 만들고 나서 A동이나 B동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C동에서 계속 이상한 일이 생김. 그래서 재단 직원인 우오즈미와 그의 팀이 건물에 상주하면서 관리를 하게 되었다는 거였음.
"그런 사정으로 원래는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이 건물에는 사람을 안 받을 생각이었는데,"
우오즈미는 시시각각 피로감이 느껴지는 얼굴로 잠시 뜸을 들였음.
"공실이 생기면 건물 스스로가 사람을 불러들이는 성질이 있더군요."
"...아?"
아이다는 순간 스치는 생각에 고개를 번쩍 들었음. 전단지. 그래서 우오즈미가 아까 물어봤던 거였음. 그게 미끼 같은 거였다니. 내가 낚였다니. 물 위로 끌어올려지는 생선의 기분이 이런 걸까 생각하며 잠시 슬픔에 젖었던 아이다는 문득 방금 우오즈미의 말에서 중요한 단어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음.
"그런데, 공실이라고요?"
"아, 네. 508호가 최근에 비게 된 거라."
"그...런..."
508호가 비게 된 이유에 대해 상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의 뛰어난 상상력은 한번 시동이 걸리자 멈출줄 모르고 번져나가기 시작했음. 그러면서 점점 핏기가 사라지는 아이다를 봤는지 우오즈미가 손을 크게 저었음.
"어, 그런 거 아닙니다. 그 사람 다른 지역에 취직해서 이사 갔어요. 보통 1년이 지나면 놓아줍니다."
"놓아줘요?"
"아무래도 그쯤되면 생활 규정도 몸에 익었고 큰 사고 없이 지낼 수 있으니까요. 301호 같은 경우는 지금 4년째 거주 중입니다."
뭐지, 이 묘한 기분나쁨은... 아이다는 자신이 어장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을 함. 어쨌든 1년을 무사히 견디면 나갈 수 있다는 거지. 그는 그 사실에 더 집중하기로 했음.
"더 궁금한 점이 있습니까?"
"아...그 뭐지, 그래서 배달도 안 되는 건가요?"
"아, 그렇지. C동은 입주자를 제외한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고 있어요. 그걸 가이드에 넣는 걸 깜빡했다."
가이드에 빠진게 더 있는 건 아니겠지... 아이다는 갑자기 불안해짐. 그래, 솔직히 그 생활 가이드 엄청 허술해 보였어. 내용도 별로 없고.
"아무튼, 이 주소로 오는 화물들은 재단이 중간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식 배달은 다들 단지 입구에서 받아오거나 포장 해오는 편이고요."
"아...알겠습니다."
"금방 익숙해지실 겁니다. 주의사항들만 잘 숙지하면 꽤 살기 좋아요."
"주의사항이라고 하시니 말인데요."
"네?"
"혹시, 좀 더 자세한 건 없을까요?"
아이다의 질문에 우오즈미는 조금 고민하는 듯 턱을 긁적였음. 그러다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쪽으로 향함. 어, 그거 내부 가이드인데? 제법 두께가 있는 공책을 꺼내든 것을 본 이케가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가, 이 정도는 보여줘도 될 거 같다, 라는 우오즈미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음. 딱히 기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관 없지.
다시 맞은편으로 돌아온 우오즈미는 조금 너덜너덜하고 얼룩이 있는 공책을 아이다에게 건넸음.
"읽고 관리실로 돌려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아이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였음. 우오즈미는 낮에는 세탁실과 엘리베이터 탑승객만 피하면 딱히 문제가 없을 거라며 그를 관리실 밖으로 배웅해 줬음. 그리고 아이다는 로비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고민하다가 비상계단 쪽으로 향했음. 5층 정도 오르는 건 심폐기능 확장에도 좋으니까. 그래.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슬램덩크 능남
https://hygall.com/611376920
[Code: 2a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