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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16:54
첫 해가 제일 적응 안되겠다


생일 맞은 대학교 2학년 대만이.
고등학교때부터 티격태격 엄청나게 해댔던 연하애인은 비록 미국에 가있지만
새벽에 00시 땡하자마자 전화와서 얘기는 엄청 했겠지
이쪽 시간 맞춰 연락온 거 좀 기특해서 짜식 잘 기억하는데? 칭찬 좀 해주고ㅋㅋㅋ
둘의 대화는 언제 어느순간에든 끊기질 않고 이어져 
밥은 먹었냐 뭐먹냐 햄버거 질리겠다야 오늘 엉아 생일인데 특식 좀 사먹어라
온갖 얘기 다 하다가ㅋㅋㅋㅋ
연하 입 은근 무거워서 잡다한 말은 잘해도 중요한 말은 잘 못하는 편인데 이런 날엔 전화 끊기 전에 용기내서
- ....생일인데 재밌게 보내시고, 그..... 알져? 사랑해여...
이런 말도ㅋㅋㅋㅋㅋ 해가지고ㅋㅋㅋㅋㅋ
덕분에 빵 터진 정대만ㅋㅋㅋㅋㅋㅋ 
- 야 한 번 더 해봐ㅋㅋㅋㅋㅋㅋ 아 왜 해봐ㅋㅋㅋㅋ
하며 애 엄청 놀리고 한참 웃겨했을 듯ㅋㅋㅋㅋㅋ

그러다 태섭이가
- 아참 선물 갖고 싶은 거 있어요? 미리 보낸다는게 형이 자꾸 말을 안해서 늦어졌다고요!
하길래
- 유학생이 뭘 그런 걸 신경쓰냐 됐어ㅋㅋㅋ 너 맛있는 거 사먹어
하다가
- .....아니다 생일이니까 나중에 또 전화해라. 하루에 두 번 해도 괜찮지?
하는 대만이랑 
- ..그게 뭐가 선물이야..
하는 태섭이ㅋㅋㅋ
그래도 시간 맞춰서 나중에 10시 넘어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야 아까 그거 한 번 더 말해봐ㅋㅋㅋㅋ 연하 또 놀리던 대만이ㅋㅋㅋㅋ
일부러 애 전화 받으려고 깨있던 거라 전화 끊으면 바로 잠들겠지 기분좋게ㅋㅋㅋ


그러고 아침에 학교가선 뭐 대만이 생일인 거 동기들 선후배들 다 알아ㅋㅋㅋㅋㅋ 축하 잔뜩 받고
같이 농구도 하고 지나가던 대충 알던 애들이 어 야 정댐 생축 하고 손 흔들어주면 오냐 땡큐 하며 돌아다니다가
많이 친한 동기들이 저녁에 한잔하자고 자리 만들어서 케이크 사서 초도 불고 노래도 하고 선물도 받고 떠들썩하게 하루를 보내는데
기분 좋아서 으하하 웃다가 10시 약속 생각나서 야유받으면서도 먼저 자리를 떠
밤은 아직 쌀쌀하구만 생각하며 찬 기운이 느껴지는 바람에 혼자 걸으면서 또 문득.. 자연스럽게 걔 생각을 해버리는 거지
분명 오늘 하루 기분 좋은데.... 축하도 엄청 받았고.
먼 대학을 가서 자주 못본 녀석들까지 연락와서 반가웠고 충분히 기쁜데 
뭔가 좀 묘하게 안 채워진 느낌? 그런 생각하며
코 훌쩍 마시면서 집에 돌아와서는
평소엔 그래도 괜찮은데 이런 날에 옆에 없는 거 약간 그렇긴하다... 생각하다가 바로 고개 휘휘 젓고서
한바탕 씻고 나오면 성실하게 울리는 전화벨
약속대로 밤에 또 전화한 연하남친이겠지


받아보면 오늘 내내 자꾸 떠올랐던 그녀석이 조금 잠긴 목소리로
- 재밌게 보냈어요? 생일 축하해요...
하면서
사실 아까 전화했을땐 거긴 21일이었는데 이젠 그쪽도 진짜로 22일이 됐다고 둘 다 22일이네요. 라는데 
새삼 그게 진.....짜 멀게 느껴지는 대만이.
아까 전화했을 땐 21일이었었다고? 
날짜가 달라질 정도로 먼 곳에 있구나.... 생각하다가
지금은 몇시냐니까 새벽 6시 정도 됐대.
그래서인지 살짝 잠긴... 자다 깬 목소리로 말하는데
매번 이러긴 했지만 새삼 둘의 거리가 확 느껴져
아예 날짜도 다르고 시간대도 다르고 
여긴 밤인데... 이제 슬슬 잘 준비할 시간이 됐는데
쟤는 새벽이라 이제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대
생각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문득
- ......야 보고싶다.
라는 말이 튀어나갔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진짜 먼 롱디라 둘 다 일부러 그런 말은 잘 안했거든
매번 그러니까. 매번 그런 생각을 하는데 보고싶을 때마다 보고싶다고 말하면 뭐 전화통화하는 내내 그 말만 해야 된다고. 말해도 못보는데..
그리고 원래 막 간지러운 대화 하는 사이도 아니라서
그냥 오늘은 이런거 했다 내일은 저런거 할 거다 오늘도 잘 보내라 힘내자 그런 느낌으로 가볍게 생활 공유하고 같이 좀 위로받고 웃고 무거운 얘기는 상대방 상태 봐가면서 적절히 털어놔 서로 상담도 해주는
멀리 있어도 든든한 내편 내짝꿍 같은 느낌으로 살고 있었는데
아 말이 그냥 막 입에서 튀어나와
정대만 뱉고나서 얼어붙고
태섭이도 굳어버려...
그렇게 한 3초간 정적있다가 이건 좀 아닌 거 같아서
- 야 아까 그거. 뭐였지 그거나 또 해봐ㅋㅋㅋㅋㅋ
하고 바로 장난으로 넘어가는 대만인데
태섭이가 정대만이 방금 진심으로 흘려버린 말을 놓칠 리가 있겠냐고...
솔직히 새벽에 자다 막 깨서 약간 졸린 기운 있었는데 형이 저 말한 순간 잠이 번쩍 다 깨서는
당장이라도 정대만 옆에 날아가고싶은 마음으로.. 그 형이 옆에 있다면 으스러지게 끌어안고 싶은 기분으로. 주먹 꽉 쥐고서
- .......사랑해요. 정대만. 사랑한다고...젠장.. 
하고 중얼거려
그리곤 무슨 댐이라도 터진 듯이
그런 말 입밖에도 안내던 애가 무슨 고장난 라디오처럼 계속계속 사랑한다고요! 성질부리면서ㅋㅋㅋㅋ 반복해서 말해주는데
듣다보니 우와 이거 진짜 민망하다... 생각하는 대만이.
얼굴 벌게져서
- 어어 야 그만해도 된다 이제. 그보다 나 오늘 애들이랑 뭐했는지 아냐?
말 돌리려다가
- .......저도 보고싶어요. 미치게 보고싶어.. 
하는 연하 목소리에 아씨... 다 망했어 싶어서
- 야이.... 기분 진짜 이상하잖아!!!! 말 돌리는 거 좀 알아먹어라!!!
버럭버럭 소리 지르는 거 보고싶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곤 무슨 애처럼
- 이게 다 니가 유학가서 그렇잖아 이 바보자식아! 너 왜 내 생일에 내 옆에 없는데! 니가 갔잖아! 니가!! 
성질 다 부려버리고ㅋㅋㅋㅋㅋ
그럼 똑같이 애처럼
- 내가 뭐 옆에 없고 싶어서 없어요?!!
같이 유치하게 구는 태섭이랑 버럭거리다가ㅋㅋㅋㅋㅋ 
- .....그렇다고 유학 포기하란 소리가 아니라고! 알겠냐?! 난 그냥 니놈이 보고싶은데 없어서 짜증이 나는 거라고! 에라이...야 근데 농구 유학은 잘 갔어. 아니 완전 좋은 기회였잖냐. 그걸 포기하는 쪽이 바보지. 진짜 잘 갔어! 너 거기까지 갔는데 제대로 실력올려서 돌아와라. 알았냐?! 삼점슛 쏘는 포가가 되란 말이다!!
이런 농구에 미친 사람같은 소리나 잔뜩 더 하다가ㅠㅋㅋㅋㅋㅋ
- 아니 뭔... 선배 내가 좋아요 농구가 좋아요?
- 그걸 말이라고 하냐? 넌 쨉도 안돼 임마
이런 대화하며 어이없어 웃어버리는 태섭이랑ㅋㅋㅋㅋㅋㅋ
- 아 얘기할수록 더럽게 보고싶네 송태섭!!!
하는 목소리에 옆에 있으면 안았다 진짜. 이런 생각하는 태섭이....
- 저도요. 사랑해요.
이러고 있는....ㅋㅋㅋㅋㅋㅋㅋ 한 번 임계 넘어가면 중간없이 돌진만 하는 태섭이ㅋㅋㅋㅋ 때매
- 아 그 소리 좀 그만하라고!!! 
하게되는 대만이랑 롱디때매 안했던 티격태격 간만에 엄청 하고ㅋㅋㅋㅋㅋ


그리고 한참 속마음 다 쏟아내고나니까 한결 기분 나아진 대만이가 약간 머쓱하게 턱 흉터 긁으면서
- 야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니가 왜.... 생일 선물 주겠다며.... 
이러면서
좀 귀찮더라도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사진 담아서 편지를 보내라고 
난 말로 하는게 편해서 전화만 할건데ㅋㅋㅋㅋㅋ 넌 글 좀 쓰라고ㅋㅋㅋㅋㅋㅋ 당당하게 요구하면서
- 생일선물로 딱 5달치. 어때?
이런 딜 걸어서ㅋㅋㅋㅋㅋㅋ
- 뭔 정기구독하시냐고요..
하면서도 
그때부터 롱디가 끝날 때까지
십 년간을 매달 매달 꾸준하게 사진 동봉해서 정성스레 쓴 편지를 꼬박꼬박 형아한테 보내는 태섭이였으면.... 너무 좋겠다
첫 해에 형아 혼자 맞게 한... 사실은 좀 외롭게 만들었던 거 같은 생일이 못내 맘에 걸려
5달이 뭐야 계속 계속 보내는 마음이 롱디 끝까지 이어져서
나중엔
서른 중반이 되어 아침에 눈을 뜨면
그때 그 연하남이 새벽에 써놓고 나간 생일 편지가 협탁위에 놓여있어 푸하하 웃게되는 정감독님.
그게 롱디 첫 해에 형아 생일선물이 쭉 이어져 종종 글로 마음을 보내는 거였으면...너무 좋겟다


태섭대만 태대
2024.05.22 16: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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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보고싶어요. 미치게 보고싶어..
[Code: 0c58]
2024.05.22 16:59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너무 좋다 태대 최고ㅠㅠㅠㅠㅠ사랑을 해라ㅠㅠㅠㅠㅠ
[Code: 0c58]
2024.05.22 18:57
ㅇㅇ
모바일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센세😭😭 센세의 태대가 정말좋아
[Code: 59ca]
2024.05.22 19:20
ㅇㅇ
모바일
사랑이 가득해ㅠㅜㅜ
[Code: de34]
2024.05.23 14:26
ㅇㅇ
모바일
사랑해여는 귀여운데 야. 보고싶다.로 시작되는 무겁고 깊은 마음과 그리움이...ㅠㅠㅠㅠ 태섭이의 무한 사랑해요 어택으로 다시 귀여워짐ㅋㅋㅋㅋㅋ 편지 정기구독ㅋㅋㅋㅋㅋㅋ 다섯달이 십년간 매달이 된거 그리고 아마도 평생이 될거...따스해 태대 행복해...ㅠㅠㅠㅠㅠㅠ
[Code: e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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