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뒤 몇 주 동안, 연화는 다른 이들의 불행에 열렬한 관심을 보였다. 
딱히 악의적인 마음에서 나온 태도는 아니었다. 
그저 남들도 다 어쩔 수 없이 겪는 고난이라면 자신의 무력함도 정당화된다고 느꼈던 것이다. 
바닷고동 카페에 다니던 그 아름다운 화가가 전쟁 말기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연화는 심지어 크게 안도하는 듯 보이기까지 했다.' 

'연화가 종종 자신이 거쳐온 삶의 모든 역경을 이 나라의 시대적 환경 탓으로 경향이 있다는 걸 옥희는 진작에 눈치챈 터였다' 

'그리고 이제 그에게는 이 월향의 편지가, 자신의 비참한 몰락을 가져온 이 나라를 탈출해 세계를 반바퀴 돌아야 닿는 먼 곳에서 삶을 다시 시작해 볼 기회인 셈이었다.'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하신 여자작가님 통찰력 다움... ㄹㅇ
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