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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23:58
커크가 실습중에 쓰러졌다해서 발바닥에 불이나케 뛰어왔더니 왠 남자애랑 떠들고 있었으면 좋겠음. 옅은 갈색머리에 체구도 커크보다 더 작고 주근깨를 가진 남자애여라. 120명 중에 둘만 백신 거부반응을 보여서 실습에 참가하지 못했다는거야. 커크는 이건 불공정하다고 그 실습이 장차 커리어에 얼마나 높게 쳐주는지 연설을 하고 교관과 제독에게 따지겠다고 했음. 그러면서 조니도 자기랑 함께 할거라고 하겠지. 본즈는 그래 참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고 백신이 뭔지 학명은 알고있는지 거기 참여한 의료부 생도가 있는지 물어봄. 그건 왜? 하니까 자기가 백신 만들어주겠다고 하겠지. 커크 눈 초롱초롱해지면서 역시 본즈밖에 없어! 하고 덥썩 안김. 본즈는 익숙한듯 커크 무게 받쳐안고 등이나 토닥이면서 조니를 보겠지. 그쪽은? 나? 그래 너도 필요할거 아니야. 만드는 김에 같이 만들겠다고 인적사항 받아가면 좋겠다.
그리고 조니 오드넬이 커크처럼 특이 체질인걸 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음. 커크는 신기하다면서 자기 같은 사람 처음본다고 하는데 본즈는 머리 감싸쥘듯ㅋㅋ 어떻게 이런 인간이 더 있을수있지.. 하고. 백신에 대해 얘기할겸 밥이나 먹자고 하는데 리플리케이터 앞에서 망설이는게 예전의 커크 같았음. 커크는 조니의 등을 팡팡 치면서 이런건 본즈한테 맡기면 돼! 하겠지 자긴 카페테라스 리플리케이터 신입생때 이후로 손도 안대봤다고 뭔 자랑처럼 말함. 본즈는 한숨 쉬면서도 받아본 메디컬파일 토대로 적절한 식사 주문해주겠지. 조니가 눈을 크게 뜨면서 어떻게 다 아냐고 하니까 그냥..외웠어 하는 본즈임. 커크랑 80퍼센트 유사해서 본즈한텐 식은죽 먹기였던거.
밥을 먹으며 들어보니 조니 또한 커크 못지않게 어려운 인생을 살았겠지. 커크가 오 너도 형이 집을 나가고 삼촌한테 맞았어? 하는 말은 못 알아듣고 고개만 갸웃함. 본즈가 대신 짐! 하고 입단속을 하는데 키득키득 웃기나 하는 커크임. 그래도 용케 스타플릿까지 왔다고 하면서. 조니는 후식으로 컵케이크를 선택했으면서 본즈의 커피우유까지 가져가 세트로 즐기고 있는 커크와 그걸 당연하다는듯 넘겨주는 본즈를 보며 작게 좋겠다.. 라고 중얼거림. 본즈가 하는 말은 고작 흘리지말고 먹어라는거였음. 커크가 코에 초코크림을 묻히고 먹다가 한입 줄까? 함. 조니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겠지. 그 뜻이 아니었다고. 천하의 짐커크가 진짜 눈치가 없어서 컵케이크를 노리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씩 웃으면서 본즈가 너도 봐줄거야. 하면 좋겠다. 본즈가 고개를 돌려 커크를 보면서 살짝 미간을 구겼지만 커크는 괜찮지? 라고 하겠지. 그냥 나 봐줄때 겸사겸사. 이번 실습 끝날때까지만. 본즈는 혀를 쯧 차면서도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했음.
그 뒤로 셋이 다니는 일이 늘어났겠지. 알고보니 겹치는 강의도 있었고 목요일 시간표는 본즈랑 거의 유사했음. 커크는 으 그 지겨운 안도리안 미생물 강의를 듣는다고? 미생물 옮을라 저리 가. 하고 손을 휙휙 내젓기나함. 강의때 조니는 본즈의 옆에 앉기 시작함. 의료부 수석 옆에서 노트를 합법적으로 베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며 농담을 던지자 본즈도 웃고 말았음. 강의가 끝나면 기숙사로 같이 돌아오는 날이 많아지고 커크가 술집으로 튀어가는 날엔 둘만 같이 저녁을 먹기도 해라. 커크가 너희 먼저 먹어! 하는 메세지를 일방적으로 본즈한테 보냈는데 짜증이 섞인 한숨을 내쉬는 본즈를 보고 조니가 그냥 들어가자 한걸 아니라고 밥은 먹자고 했던게 시작이었음. 이제는 커크 없이도 어색하거나 불편한 사이가 아니게됨.
근데 뭐 커크는 그런거 신경 안씀. 자기도 본즈랑 같이 만나지 않는 친구가 있고 본즈의 의료계쪽 인맥은 알아줬음. 그런거 하나하나 신경 쓰기엔 바쁜 성인이었지. 그래서 기숙사 책상 위에 올려진 쿠키 세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했을때도 그냥...뭐 그냥 아쉬운 정도였음. 당연하게 포장을 풀고 먹으려고 했는데 조니꺼래. 그녀석 알레르기 때문에 여기 쿠키를 먹어본적 없다길래 따로 주문해봤어. 커크가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며 내꺼는? 이라고 하자 본즈가 여태 내가 사준 브라우니와 파이를 생각해봐라고 맞받아치겠지. 커크는 냉장고에 쌓여있는 분홍색 상자들을 떠올리며 웃기바빴음. 그래 걔가 받는건 겨우 쿠키상자 하나 잖아.
커크는 조니와 함께 실습을 함께함. 그 중 생도 하나가 다가와서 맥코이가 오늘 강의에 나오냐고 물어보면 좋겠다. 커크가 대답하려고 입을 벌리는데 조니가 먼저 본즈는 오늘 학회에 갔다고 말함.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생도에게 잘가라는 인사도 까먹고 입을 벙긋거리는 커크겠지. 왜 니가 본즈를 본즈라고 불러? 니가 본즈가 학회에 간걸 어떻게 알아? 뭘 먼저 물어야할지 아니 이걸 따져물어도 되는건지 몰랐음. 대체 언제부터 본즈라고 부른건지 모르겠음. 자신이 여태 눈치를 채지 못한건가? 커크는 쉬는 시간이 끝났다며 웃으면서 자신을 일으켜주는 조니에게 멍청히 어...응...정도의 대답만함.
그 날 커크는 학회에서 돌아온 본즈한테 저녁을 먹자고 하겠지. 실습 후엔 꼭 교관과 스타플릿을 씹으러 팀원들과 술마시러 가던 커크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건 뜻밖의 일이었음. 본즈는 왠일이냐고 하며 그럼 조니한테 물어볼게 라고 하는데 커크가 그를 말림. 피곤하대. 오늘은 우리끼리 먹자. 본즈는 의심하거나 두번 묻지도 않겠지. 커크는 그게 좀 기꺼웠음.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가서도 본즈는 내내 자신만 살펴줌. 실습이 힘들지는 않냐 사고를 안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치고 나서 바로 말해라 라고 하길래 커크는 이제는 좀 안 그러지 않냐고 웃음. 그래 거기 조니도 같이 있으니까. 커크가 쉐이크를 빨아들이다가 숨을 뱉겠지. 빨대 안에 있던 내용물이 힘없이 도로 떨어짐. 조니는...관계 없지... 본즈는 시즌 메뉴 판넬을 구경하며 그래도 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함. 커크는 그 한마디로 여태 좋았던 시간을 다 망친 기분이었음.
힘들다 암튼 축약해서 커크는 괜히 조니가 껄끄러워지고 더이상 같이 다니기 싫어지는데 실습은 남았고 본즈는 계속 걔랑 같은 강의를 들음. 심지어 과제도 같이하고 자신이 없을땐 같이 잘 다니는거같음. 실습때 떨어져 있으려는데 그런 말이 들리는거지. 조니 너 의료부 맥코이랑 사귀는거야? 하는 말. 어처구니가 없고 속이 뒤집혀서 대신 아니라고 하며 끼어들고 말았음. 그럼 나랑 본즈도 사귀는거게? 나랑 더 오래 다녔고 우린 방도 같이 쓰잖아! 커크의 말은 친구의 헛소문을 변호하는 것 이상의 효과는 내지 못함. 그래 너네 친한거 누가 모르냐. 근데 너 그저께도 술집에서 다른사람이랑 나가는거 봤어. 스타플릿에서 누가 맥코이가 '너랑' 사귄다고 생각하겠어. 하고는 다시 조니를 추궁할거 같다. 그 맥코이를 어떻게 꼬신거냐고 아주 신이 났고 조니는 그런게 아니라고만 하겠지. 커크는 더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지 않는 조니의 모습이 언짢았음. 그냥 좀.. 안쓰럽고 두고보지 못하겠으니까 챙겨주는거지... 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그건 자신도 똑같은 처지 아닐까 하는 문장이 머릿속을 강타하면 좋겠다.
근데 그 언짢고 답답한 마음을 본즈한테서 풀겠지. 밥먹었냐 연락이 온 건 대답도 안하고 도서관에서 보기로 한건 나가보지도 않음. 처음엔 계속 전화가 오고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해주는 본즈를 보니 마음이 좀 놓이는거 같았어. 누가 뭐라고 지껄여봤자 본즈가 가장 신경쓰는건 본인이었음. 그렇지만 잘나가다가도 본즈도 조니의 이름을 뱉을때가 있었음. 걱정하더라. 니가 답이 없어서 저녁은 걔랑 먹었다. 하는데 남들이 뭐라고 떠들었을때보다 본즈 입에서 걔 얘기가 나오는게 수백 수천배는 신경쓰이고 빡쳐할거같다. 아 그럼 계속 걔랑 있지 왜 왔어? 룸메이트도 바꾸지 그래? 걔가 나보다 낫다며? 본즈가 또 무슨 버튼이 눌린건지 감도 잡히지 않아 지끈거리는 이마를 누르면서 걔 얘기가 왜 나오냐고 함. 니가 먼저 조니조니 거리면서 말했잖아. 내가 걔랑 실습도 같이 해서 좋다며? 다행이라고 한건 그 뜻이.. 하 아니다 됐다. 같이 언성을 높이려던 본즈가 뒤돌아서 방을 나감. 커크도 본즈가 나간 뒤 얼마뒤 자켓을 챙기겠지. 내가 더 갈데 많거든! 오늘 들어오나봐라.
그리고 고삐가 풀린건지 정신이 나간건지 커크의 밤놀이는 다른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음. 생도들은 가는 술집마다 커크를 볼 수 있었다고 하겠지. 맥코이랑 싸웠다는 사실 같은건 그들도 쉽게 알 수 있었음. 술에 취해 사리분별 못하고 있는걸 같은 동기된 도리로서 맥코이를 불러줄까? 하니 길고양이처럼 송곳니를 세우고 캬캬 거린건 커크였거든. 근데 또 날마다 모르는 얼굴과 술집을 나서기 전까지 문쪽을 힐끔거리던 것도 커크겠지. 돈 걱정은 없었음 한번 웃어주고 입맞춰 주니까 너도나도 달려들어 술값을 내주고 침대를 내어줬으니. 커크는 자신이 정도를 넘었다는걸 알고 있었음. 그치만 이래야 본즈가 올거 아니야. 무섭게 화내면서 또 걱정하면서 그딴 새끼들이랑 자지 마라고 하면서... 마지막은 사적인 바람이 가득 담겨있기는 했음.
오늘도 술집의 바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는데 의료부 생도 둘이 커크를 발견하면 좋겠다. 본즈랑 겹지인이라 인사도 하고 지내고 가끔 밥도 먹는 사이겠지. 아직도 기숙사에 안들어 갔냐 맥코이가 걱정 하더라 하는 말이 그들에게서 나옴. 오랜만에 듣고 싶던 이름이 나오자 커크는 아닌척 그들과 대화를 더 이어가겠지. 본즈가 뭐라고 하는데? 뭐 말은 안하지만 완전 죽을상이던데. 그것만으로 커크 입술이 꿈틀거림. 참 나 없다고 잠도 못자고 밥도 안먹고 그러냐 걔는.. 그런 생각을 하며 괜히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겠지. 커크의 반응에 역시 싸운게 맞구나 하는 생도 둘임. 맥코이가 연애한다고 신경 안써줘서 그래? 그래도 걔가 너는 끔찍이 챙겨주잖아. 커크는 또 저소리냐고 한숨 쉬면서 본즈는 연애 같은거 안한다고 쏘아붙였음. 근데 맞은편 둘이 갑자기 서로 시선을 교환하겠지. 조니가 그러던데 자기 맥코이랑 잤다고.
레너드 맥코이랑 해보고 싶어하던게 한둘이냐 걔가 말하자 마자 실습 중인데도 애들이 모였다고 설명함. 커크는 이제 캠퍼스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중이겠지. 추위때문인지 술때문인지 아니면 북받쳐 올라온 감정 때문인지 얼굴이 빨갰음. 자랑 좀 하더라 엄청 좋았다고 잘한다고 상상하던거보다 훨씬. '상상하던거보다 훨씬' 그런건 커크 자신이 더 예전부터 상상했었음. 같은 생도복을 입혀놔도 딱 들어붙는 등가 벌어진 어깨 같은걸 누가 제일 많이 봤겠음. 기숙사에서 타올만 한장 걸친채 나오는 모습도 아닌척 다 봤다고. 말로는 아저씨 옷 좀 입으세요 라고 했지만 습기때문에 허벅지에 타올이 들러붙어 두툼한 허벅지와 분신이 비치는걸 훔쳐봤었어. 커크는 기숙사 엘리베이터도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뛰어올라 방으로 들이닥침.
조니랑 사귀어? 문을 벌컥 열고 일주일하고 반만에 등장한 룸메이트는 다짜고짜 그것부터 물었음. 본즈는 여태 어디서 뭘했냐는 말 대신 그게 무슨 소리냐는 말을 먼저 해야 했겠지. 커크는 이제 반쯤 안심이 됨. 헉 헉 숨을 몰아내쉬면서 나머지 반을 물어 봄. 그럼 잤어...? 이번엔 대답이 없었음. 커크쪽을 보지 않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하는 본즈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라니 자신이랑은 한번도 그런적 없었으면서. 너 때문에 화나서 술을 마셨는데 그때 조니가 같이 있어줬다. 술김에 걔가 키스를 했는데 그렇게 됐다. 이러는데 그 이상은 듣고싶지않았음. 그게 지금 변명이라고 늘어놓는거야? 왜 하필 걔야? 본즈입장에선 여태까지 연락 한번 없다가 나타나서 소리 지르는 커크가 더 황당하겠지. 그러는 넌 어제 뭐했는데? 넌 아무나랑 자잖아. 본즈가 툭 던지자 파장이 기숙사 방을 울리는듯 함. 커크 입이 조개처럼 다물어짐. 하고싶은 말은 많겠지. 너랑 내가 같냐고. 자기는 말 그대로 아무나와 자지만 넌 여태 안그러지 않았냐고. 아무나랑 자는 나랑도 한번 안 하지 않았냐고. 본즈는 커크의 표정을 살피다가 한숨을 쉬고 아무튼 사귀는건 아니라고 했음. 왜 그런 해명을 하는지는 서로 알면서도 또 모르면 좋겠다.
뭐 저러는데 조니는 본즈한테 사귀자고 할거같고 한 번 잔게 엄청 대단한 일인거마냥 커크 긁기도 하겠지. 근데 존나 잘긁힐듯 커크 본즈꺼 실루엣만 알지 실제로 발기한거 본적 없음. 본즈는 또 커크 챙겨주려고 하는데 커크는 본즈랑 조니 같이 있는거만 봐도 빡돌고... 뭐 그러다 실습 마지막 테스트중에 둘이 동시에 크게 다쳤는데 의료팀으로 대기하던 본즈가 앞뒤 안가리고 커크만 구해서 다른 생도들 예상했다는듯 짜식되고 교관은 본즈 개혼내는데 커크만 기분 붕떠서 정신 다 차려놓고 눈 감은채 본즈 품에 계속 안겨있는거 보고싶다. 깨어나서는 병실 같이 쓰는데 조니쪽 보면서 본즈가 주는 병원식 받아먹을듯... 존나 얄미워서 조니가 먼저 병실변경 신청할거같다.
휴 잘쌌다
그리고 조니 오드넬이 커크처럼 특이 체질인걸 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음. 커크는 신기하다면서 자기 같은 사람 처음본다고 하는데 본즈는 머리 감싸쥘듯ㅋㅋ 어떻게 이런 인간이 더 있을수있지.. 하고. 백신에 대해 얘기할겸 밥이나 먹자고 하는데 리플리케이터 앞에서 망설이는게 예전의 커크 같았음. 커크는 조니의 등을 팡팡 치면서 이런건 본즈한테 맡기면 돼! 하겠지 자긴 카페테라스 리플리케이터 신입생때 이후로 손도 안대봤다고 뭔 자랑처럼 말함. 본즈는 한숨 쉬면서도 받아본 메디컬파일 토대로 적절한 식사 주문해주겠지. 조니가 눈을 크게 뜨면서 어떻게 다 아냐고 하니까 그냥..외웠어 하는 본즈임. 커크랑 80퍼센트 유사해서 본즈한텐 식은죽 먹기였던거.
밥을 먹으며 들어보니 조니 또한 커크 못지않게 어려운 인생을 살았겠지. 커크가 오 너도 형이 집을 나가고 삼촌한테 맞았어? 하는 말은 못 알아듣고 고개만 갸웃함. 본즈가 대신 짐! 하고 입단속을 하는데 키득키득 웃기나 하는 커크임. 그래도 용케 스타플릿까지 왔다고 하면서. 조니는 후식으로 컵케이크를 선택했으면서 본즈의 커피우유까지 가져가 세트로 즐기고 있는 커크와 그걸 당연하다는듯 넘겨주는 본즈를 보며 작게 좋겠다.. 라고 중얼거림. 본즈가 하는 말은 고작 흘리지말고 먹어라는거였음. 커크가 코에 초코크림을 묻히고 먹다가 한입 줄까? 함. 조니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겠지. 그 뜻이 아니었다고. 천하의 짐커크가 진짜 눈치가 없어서 컵케이크를 노리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씩 웃으면서 본즈가 너도 봐줄거야. 하면 좋겠다. 본즈가 고개를 돌려 커크를 보면서 살짝 미간을 구겼지만 커크는 괜찮지? 라고 하겠지. 그냥 나 봐줄때 겸사겸사. 이번 실습 끝날때까지만. 본즈는 혀를 쯧 차면서도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했음.
그 뒤로 셋이 다니는 일이 늘어났겠지. 알고보니 겹치는 강의도 있었고 목요일 시간표는 본즈랑 거의 유사했음. 커크는 으 그 지겨운 안도리안 미생물 강의를 듣는다고? 미생물 옮을라 저리 가. 하고 손을 휙휙 내젓기나함. 강의때 조니는 본즈의 옆에 앉기 시작함. 의료부 수석 옆에서 노트를 합법적으로 베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며 농담을 던지자 본즈도 웃고 말았음. 강의가 끝나면 기숙사로 같이 돌아오는 날이 많아지고 커크가 술집으로 튀어가는 날엔 둘만 같이 저녁을 먹기도 해라. 커크가 너희 먼저 먹어! 하는 메세지를 일방적으로 본즈한테 보냈는데 짜증이 섞인 한숨을 내쉬는 본즈를 보고 조니가 그냥 들어가자 한걸 아니라고 밥은 먹자고 했던게 시작이었음. 이제는 커크 없이도 어색하거나 불편한 사이가 아니게됨.
근데 뭐 커크는 그런거 신경 안씀. 자기도 본즈랑 같이 만나지 않는 친구가 있고 본즈의 의료계쪽 인맥은 알아줬음. 그런거 하나하나 신경 쓰기엔 바쁜 성인이었지. 그래서 기숙사 책상 위에 올려진 쿠키 세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했을때도 그냥...뭐 그냥 아쉬운 정도였음. 당연하게 포장을 풀고 먹으려고 했는데 조니꺼래. 그녀석 알레르기 때문에 여기 쿠키를 먹어본적 없다길래 따로 주문해봤어. 커크가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며 내꺼는? 이라고 하자 본즈가 여태 내가 사준 브라우니와 파이를 생각해봐라고 맞받아치겠지. 커크는 냉장고에 쌓여있는 분홍색 상자들을 떠올리며 웃기바빴음. 그래 걔가 받는건 겨우 쿠키상자 하나 잖아.
커크는 조니와 함께 실습을 함께함. 그 중 생도 하나가 다가와서 맥코이가 오늘 강의에 나오냐고 물어보면 좋겠다. 커크가 대답하려고 입을 벌리는데 조니가 먼저 본즈는 오늘 학회에 갔다고 말함.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생도에게 잘가라는 인사도 까먹고 입을 벙긋거리는 커크겠지. 왜 니가 본즈를 본즈라고 불러? 니가 본즈가 학회에 간걸 어떻게 알아? 뭘 먼저 물어야할지 아니 이걸 따져물어도 되는건지 몰랐음. 대체 언제부터 본즈라고 부른건지 모르겠음. 자신이 여태 눈치를 채지 못한건가? 커크는 쉬는 시간이 끝났다며 웃으면서 자신을 일으켜주는 조니에게 멍청히 어...응...정도의 대답만함.
그 날 커크는 학회에서 돌아온 본즈한테 저녁을 먹자고 하겠지. 실습 후엔 꼭 교관과 스타플릿을 씹으러 팀원들과 술마시러 가던 커크가 그를 기다리고 있는건 뜻밖의 일이었음. 본즈는 왠일이냐고 하며 그럼 조니한테 물어볼게 라고 하는데 커크가 그를 말림. 피곤하대. 오늘은 우리끼리 먹자. 본즈는 의심하거나 두번 묻지도 않겠지. 커크는 그게 좀 기꺼웠음.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가서도 본즈는 내내 자신만 살펴줌. 실습이 힘들지는 않냐 사고를 안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치고 나서 바로 말해라 라고 하길래 커크는 이제는 좀 안 그러지 않냐고 웃음. 그래 거기 조니도 같이 있으니까. 커크가 쉐이크를 빨아들이다가 숨을 뱉겠지. 빨대 안에 있던 내용물이 힘없이 도로 떨어짐. 조니는...관계 없지... 본즈는 시즌 메뉴 판넬을 구경하며 그래도 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함. 커크는 그 한마디로 여태 좋았던 시간을 다 망친 기분이었음.
힘들다 암튼 축약해서 커크는 괜히 조니가 껄끄러워지고 더이상 같이 다니기 싫어지는데 실습은 남았고 본즈는 계속 걔랑 같은 강의를 들음. 심지어 과제도 같이하고 자신이 없을땐 같이 잘 다니는거같음. 실습때 떨어져 있으려는데 그런 말이 들리는거지. 조니 너 의료부 맥코이랑 사귀는거야? 하는 말. 어처구니가 없고 속이 뒤집혀서 대신 아니라고 하며 끼어들고 말았음. 그럼 나랑 본즈도 사귀는거게? 나랑 더 오래 다녔고 우린 방도 같이 쓰잖아! 커크의 말은 친구의 헛소문을 변호하는 것 이상의 효과는 내지 못함. 그래 너네 친한거 누가 모르냐. 근데 너 그저께도 술집에서 다른사람이랑 나가는거 봤어. 스타플릿에서 누가 맥코이가 '너랑' 사귄다고 생각하겠어. 하고는 다시 조니를 추궁할거 같다. 그 맥코이를 어떻게 꼬신거냐고 아주 신이 났고 조니는 그런게 아니라고만 하겠지. 커크는 더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지 않는 조니의 모습이 언짢았음. 그냥 좀.. 안쓰럽고 두고보지 못하겠으니까 챙겨주는거지... 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그건 자신도 똑같은 처지 아닐까 하는 문장이 머릿속을 강타하면 좋겠다.
근데 그 언짢고 답답한 마음을 본즈한테서 풀겠지. 밥먹었냐 연락이 온 건 대답도 안하고 도서관에서 보기로 한건 나가보지도 않음. 처음엔 계속 전화가 오고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해주는 본즈를 보니 마음이 좀 놓이는거 같았어. 누가 뭐라고 지껄여봤자 본즈가 가장 신경쓰는건 본인이었음. 그렇지만 잘나가다가도 본즈도 조니의 이름을 뱉을때가 있었음. 걱정하더라. 니가 답이 없어서 저녁은 걔랑 먹었다. 하는데 남들이 뭐라고 떠들었을때보다 본즈 입에서 걔 얘기가 나오는게 수백 수천배는 신경쓰이고 빡쳐할거같다. 아 그럼 계속 걔랑 있지 왜 왔어? 룸메이트도 바꾸지 그래? 걔가 나보다 낫다며? 본즈가 또 무슨 버튼이 눌린건지 감도 잡히지 않아 지끈거리는 이마를 누르면서 걔 얘기가 왜 나오냐고 함. 니가 먼저 조니조니 거리면서 말했잖아. 내가 걔랑 실습도 같이 해서 좋다며? 다행이라고 한건 그 뜻이.. 하 아니다 됐다. 같이 언성을 높이려던 본즈가 뒤돌아서 방을 나감. 커크도 본즈가 나간 뒤 얼마뒤 자켓을 챙기겠지. 내가 더 갈데 많거든! 오늘 들어오나봐라.
그리고 고삐가 풀린건지 정신이 나간건지 커크의 밤놀이는 다른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음. 생도들은 가는 술집마다 커크를 볼 수 있었다고 하겠지. 맥코이랑 싸웠다는 사실 같은건 그들도 쉽게 알 수 있었음. 술에 취해 사리분별 못하고 있는걸 같은 동기된 도리로서 맥코이를 불러줄까? 하니 길고양이처럼 송곳니를 세우고 캬캬 거린건 커크였거든. 근데 또 날마다 모르는 얼굴과 술집을 나서기 전까지 문쪽을 힐끔거리던 것도 커크겠지. 돈 걱정은 없었음 한번 웃어주고 입맞춰 주니까 너도나도 달려들어 술값을 내주고 침대를 내어줬으니. 커크는 자신이 정도를 넘었다는걸 알고 있었음. 그치만 이래야 본즈가 올거 아니야. 무섭게 화내면서 또 걱정하면서 그딴 새끼들이랑 자지 마라고 하면서... 마지막은 사적인 바람이 가득 담겨있기는 했음.
오늘도 술집의 바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는데 의료부 생도 둘이 커크를 발견하면 좋겠다. 본즈랑 겹지인이라 인사도 하고 지내고 가끔 밥도 먹는 사이겠지. 아직도 기숙사에 안들어 갔냐 맥코이가 걱정 하더라 하는 말이 그들에게서 나옴. 오랜만에 듣고 싶던 이름이 나오자 커크는 아닌척 그들과 대화를 더 이어가겠지. 본즈가 뭐라고 하는데? 뭐 말은 안하지만 완전 죽을상이던데. 그것만으로 커크 입술이 꿈틀거림. 참 나 없다고 잠도 못자고 밥도 안먹고 그러냐 걔는.. 그런 생각을 하며 괜히 큼큼 목소리를 가다듬겠지. 커크의 반응에 역시 싸운게 맞구나 하는 생도 둘임. 맥코이가 연애한다고 신경 안써줘서 그래? 그래도 걔가 너는 끔찍이 챙겨주잖아. 커크는 또 저소리냐고 한숨 쉬면서 본즈는 연애 같은거 안한다고 쏘아붙였음. 근데 맞은편 둘이 갑자기 서로 시선을 교환하겠지. 조니가 그러던데 자기 맥코이랑 잤다고.
레너드 맥코이랑 해보고 싶어하던게 한둘이냐 걔가 말하자 마자 실습 중인데도 애들이 모였다고 설명함. 커크는 이제 캠퍼스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중이겠지. 추위때문인지 술때문인지 아니면 북받쳐 올라온 감정 때문인지 얼굴이 빨갰음. 자랑 좀 하더라 엄청 좋았다고 잘한다고 상상하던거보다 훨씬. '상상하던거보다 훨씬' 그런건 커크 자신이 더 예전부터 상상했었음. 같은 생도복을 입혀놔도 딱 들어붙는 등가 벌어진 어깨 같은걸 누가 제일 많이 봤겠음. 기숙사에서 타올만 한장 걸친채 나오는 모습도 아닌척 다 봤다고. 말로는 아저씨 옷 좀 입으세요 라고 했지만 습기때문에 허벅지에 타올이 들러붙어 두툼한 허벅지와 분신이 비치는걸 훔쳐봤었어. 커크는 기숙사 엘리베이터도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뛰어올라 방으로 들이닥침.
조니랑 사귀어? 문을 벌컥 열고 일주일하고 반만에 등장한 룸메이트는 다짜고짜 그것부터 물었음. 본즈는 여태 어디서 뭘했냐는 말 대신 그게 무슨 소리냐는 말을 먼저 해야 했겠지. 커크는 이제 반쯤 안심이 됨. 헉 헉 숨을 몰아내쉬면서 나머지 반을 물어 봄. 그럼 잤어...? 이번엔 대답이 없었음. 커크쪽을 보지 않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하는 본즈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라니 자신이랑은 한번도 그런적 없었으면서. 너 때문에 화나서 술을 마셨는데 그때 조니가 같이 있어줬다. 술김에 걔가 키스를 했는데 그렇게 됐다. 이러는데 그 이상은 듣고싶지않았음. 그게 지금 변명이라고 늘어놓는거야? 왜 하필 걔야? 본즈입장에선 여태까지 연락 한번 없다가 나타나서 소리 지르는 커크가 더 황당하겠지. 그러는 넌 어제 뭐했는데? 넌 아무나랑 자잖아. 본즈가 툭 던지자 파장이 기숙사 방을 울리는듯 함. 커크 입이 조개처럼 다물어짐. 하고싶은 말은 많겠지. 너랑 내가 같냐고. 자기는 말 그대로 아무나와 자지만 넌 여태 안그러지 않았냐고. 아무나랑 자는 나랑도 한번 안 하지 않았냐고. 본즈는 커크의 표정을 살피다가 한숨을 쉬고 아무튼 사귀는건 아니라고 했음. 왜 그런 해명을 하는지는 서로 알면서도 또 모르면 좋겠다.
뭐 저러는데 조니는 본즈한테 사귀자고 할거같고 한 번 잔게 엄청 대단한 일인거마냥 커크 긁기도 하겠지. 근데 존나 잘긁힐듯 커크 본즈꺼 실루엣만 알지 실제로 발기한거 본적 없음. 본즈는 또 커크 챙겨주려고 하는데 커크는 본즈랑 조니 같이 있는거만 봐도 빡돌고... 뭐 그러다 실습 마지막 테스트중에 둘이 동시에 크게 다쳤는데 의료팀으로 대기하던 본즈가 앞뒤 안가리고 커크만 구해서 다른 생도들 예상했다는듯 짜식되고 교관은 본즈 개혼내는데 커크만 기분 붕떠서 정신 다 차려놓고 눈 감은채 본즈 품에 계속 안겨있는거 보고싶다. 깨어나서는 병실 같이 쓰는데 조니쪽 보면서 본즈가 주는 병원식 받아먹을듯... 존나 얄미워서 조니가 먼저 병실변경 신청할거같다.
휴 잘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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