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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02:58
섹파는 쉽게 됐을듯 둘이 어쩌다 눈 마주치게 되면 서로 잡아먹을듯이 봤으니 기회만 있으면 충분했음. 쿠퍼는 엪디알을 쥐잡듯이 잡고 서류철을 패대기 친 날에도 문자 한통 보내곤 했겠지 워싱턴호텔 1704호 이것만 덜렁. 그럼 엪디알도 군말 않고 감. 둘이 할때 일 얘기는 잘 안할듯. 일은 무슨 좋아하는 술이나 즐겨 신는 신발 브랜드 얘기도 안함.
그렇지만 엪디알은 묘한 확신이 있겠지. 남들한테 설명은 못하겠지만 쿠퍼가 자신을 보는 눈은 그저 섹파를 보는 눈만은 아닌거 같거든. 그도 그럴게 자신이 다른 남자 흔적이라도 달고 오면 왼쪽 눈썹이 탐탁치 않다는듯 올라감. 눈을 치켜뜨고 매섭게 노려보는데 그게 썩 나쁘지 않음. 사귀자고 한마디만 하면 모르는척 다른 관계는 다 정리하고 꼰대팀장님한테 안겨줄텐데 아저씨가 그걸 왜 못하는지. 부끄러워하나? 확신이 없나? 엪디알은 쿠퍼가 자신을 빈 취조실로 끌고가 거칠게 테이블에 눕히며 넥타이를 푸는걸 보며 그런 생각을 함. 목에 남은 자국 위로 입술을 댈거라는 기대가 적중하자 만져주지도 않았는데 좆이 서고 소름이 돋음.
근데 얼마뒤 들려오는건 쿠퍼가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는 얘기면 좋겠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는 소문에 배를 잡고 웃어재꼈는데 다음날 보니 손에 반지가 생김. 씨발 제정신 아닌거 아니야? 그저께 저 손가락으로 자신의 아래를 휘젓고 젖꼭지를 괴롭혔으면서 누가 누굴 무슨 목적으로 만난다고?
쿠퍼는 엪디알을 철저하게 섹파로 여긴거겠지. 적절한 선자리가 들어오는데 거절할 수 있는 이유가 없었음. 하원의원 딸은 미술관 큐레이터라는 직업까지 완벽했지. 정치나 권력에 욕심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저 선배들이 늘상 깔아온 루트를 타는거였음. 반지는 그저 카탈로그 맨 앞페이지에 나온걸 고른거지만 여자는 알만하다는듯 작게 웃어넘겼었어. 그리고 쿠퍼는 그 반지를 대놓고 노려보고 있는 엪디알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말하겠지. 빼고 할거야. 아프게 안할테니 걱정마. 지금 그게 문제인거 같냐는 날선 목소리엔 어깨만 으쓱했음. 싫으면 여기서 그만 하자. 쿠퍼가 오히려 타이르는 모양새였는데 엪디알이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쿠퍼의 어깨를 붙잡고 먼저 키스하면 좋겠다. 상의엔 손도 대지 않고 바지 버클을 풀고 속옷부터 내려 구멍을 지그시 누르는게 언제나와 똑같았음. 그 여자한텐 안이러겠지. 엪디알은 분위기를 내고 입술이나 아래가 아닌 눈꺼풀 위로 키스해주는 쿠퍼를 상상해보려다가 포기함. 존나 안어울려.
여자와 만나고 화장품이나 향수냄새를 풍기면서 엪디알 다리를 벌리고 박는날도 많아지면 좋겠다. 반지는 빼겠다고 했으면서 허벅지에 차가운 금속이 닿을때도 있었음. 엪디알은 허리짓을 하는 쿠퍼의 찌푸린 얼굴이 아니라 제 살을 누르고 있는 그 은색 덩어리를 노려봐야했겠지. 그런데 또 우스운건 술집이라도 가서 다른 남자와 분위기가 잡히면 쿠퍼가 자신과 같은 표정이 되어 주시 한다는거였음.
처음엔 엿먹일 계획이었음. 술을 가지러 간 사이 다른 남자가 접근하는걸 예쁘게 웃어준것도 다 윌리엄 쿠퍼 한번 농락해 보려고 한거야. 둘은 이미 호텔룸이 잡아두었고 술 한잔을 걸친 뒤 올라갈 예정이었음. 그러니 이 불청객에게 한마디만 한다면 질투 하는거냐고 살랑거리며 입술을 부벼줄 마음이 충분했어. 언제 뭐 큰거 바란적이 있었나. 쿠퍼의 관심 한끝이면 엪디알은 그 날 쿠퍼의 위에 앉아 야살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창부역할을 해줄거였음. 다른 남자랑 같이 나가는게 아니라. 그렇지만 술잔을 양손에 든 쿠퍼는 둘을 바라보기만 했겠지. 눈이 마주치자 자기몫의 보드카 잔에 입을 대고 눈짓을 할뿐이야. 그녀석이 마음에 들어? 장난감 코너에 같이 온 부모노릇이라도 하는거 같았음. 엪디알은 남자에게 허리를 감싸 안긴채 목에 입술이 부벼지고 있었어. 오기가 생겨 남자한테 매달려 귓가에 장난을 속삭이고 눈을 깜빡거리기도 했음. 허벅지는 이미 엪디알이 만지는대로 홀린듯 손길만 따라다녔지. 그러면서도 엪디알은 쿠퍼를 힐끔거림. 그 꼴을 저렇게 못 박힌듯 서서 구경하는 꼴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들어. 남자는 엪디알의 유혹 아닌 유혹에 시동이 걸렸는지 엪디알을 끌고 나가자고 했고 그들은 정확히 쿠퍼의 앞을 지나침.
그리고 다음날 엪디알은 눈 옆에 멍을 단 채 출근함. 마음같아서는 남자랑 끝내주는 밤을 보내고 쿠퍼에게 이딴 쓰레기 같은 관계는 끊자고 하는게 맞았음. 근데 등신같이 그 반대로 하고있는 중임. 남자한테는 엘리베이터가 층에 도착하기도 전에 못하겠다고 하다가 싸움이 나서 주먹으로 맞았고 지금은 쿠퍼한테 가는중이었지. 한번만 봐달라고. 여기서 다리 벌리겠다고.
아무렇지 않게 보고서 작성이 끝난거냐고 묻는 쿠퍼는 존나 얄밉겠지. 지금 9시인데? 하면서 손목시계를 확인하는데 그 손가락엔 여전히 반지가 있음. 눈물이 핑 돔. 어제 그렇게 가지말걸. 자기가 가고 난 뒤에 쿠퍼는 그 애인한테 갔을거 아니야. 자기가 쿠퍼 옆자리를 비운 바람에 둘이 잤을거 아니야. 엪디알이 눈물을 뚝뚝 흘리자 쿠퍼가 놀라서 무슨 짓이냐고 물어봄. 서술이 이상하지만 정확히 그랬음. 인상을 찌푸린것 뿐이지만 그건 쿠퍼딴엔 놀란거고 무슨 일이 있냐고 가 아니라 회사에서 무슨짓을 하는거냐고 물었지. 엪디알은 참다참다가 터져서 저지름. 나만 좋아해요? 나만 팀장님 좋아하고.. 질투하고.. 마음고생하고...또..또... 횡설수설 말은 하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참 말재주가 없음. 이건 고백인건지 따지는건지 진짜로 진위파악을 하고 싶은건지... 아 또 혼이나 나겠네. 나중에 점심 끝나고 와서 한번 빨아준다고 봐달라고 해야지... 이미 낙담하고 그 백기 들 생각이나 하는데 들려오는건 생각보다 낮은 음성임. 감당할 수 있겠어? ..어..에? 엪디알이 멍청하게 되물어봄. 너 아직 어려. 프라이버시까지 전부 파고 들고 쉽게 자를 수도 없는 관계를 감당할 수 있겠냐고. 뭔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네 라고 해야될거 같았음. 아무튼 자기 버리지는 않겠다는거 같아서. 엪디알이 넋이 반쯤 나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쿠퍼가 저벅저벅 걸어가 오피스 문을 잠그고 커튼을 내리면 좋겠다. 아 하려나 보다. 나 아직 팀장님이랑 섹파인가보다. 엪디알은 들떠서 바지 벗으려는데 쿠퍼가 그 손을 잡아 감싸쥠. 느릿하게 쓰다듬다 깍지를 끼겠지. 딱딱하고 차가운 금속물체가 느껴지지 않아 둘러보니까 바닥에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그걸 발견하고 어.. 하는 사이 쿠퍼의 입술이 내려 앉겠지.
평소의 급하고 거친 키스가 아니라 아랫입술을 빨고 간지르는 키스였음. 그러면서도 혀를 옭아매고 입천장을 더듬는 행위는 어느때보다 집요하기짝이 없겠지. 쿠퍼는 엪디알의 뒷목을 쓰다듬기도 하고 허리를 잡기도 함. 입술이 잠시 떨어지자 쿠퍼가 피식 웃음. 이 허리랑 골반이 사람 미치게 한다니까. 커다란 손이 부드럽게 셔츠가 들어간 바지 윗부분을 문지르는데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뻔한 엪디알임. 쿠퍼는 여태 단한번도 자신이 어디가 이쁘다 어디가 어떴다 말해준적이 없었음. 눈 감아. 그제서야 엪디알은 키스하는 동안 자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는걸 깨달음. 조심스럽게 쿠퍼의 어깨 위로 팔을 올려보는데 허리를 잡아 몸을 더 바짝 붙여와 머리가 어지러워지면 좋겠다. 어쩌지. 어쩌지. 이거 너무 좋은데. 키스만으로 이런 기분이 되는건 하이스쿨 이후로 처음 같았음.
쿠퍼가 존나 다정해서 적응 안되는 엪디알이 보고싶다. 반지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한것도 헉 스러웠는데 너 때문에 자기 혼삿길 다 망했다며 웃는 8살 연상이 섹시해서 심장이 쿵쿵 뛰겠지. 여태 정색하며 눈썹을 휘던 모습만으로 자발적 노예수준이 됐는데 망한건 제 팀장이 아니라 본인이라는걸 거기서 직감함. 눈 옆에 퍼런 멍을 보고 이건 어떻게 된거야 그 새끼 취향이었어? 물으며 이마와 상처 위에 키스를 작게 내림. 그 순간에도 너무 떨려서 그,그게 제가 싫다고 해서.. 하고 말 더듬어 버리겠지. 쿠퍼는 소리를 내며 더 환히 웃으면서 싫다고 했어? 라고 확인을 다시함. 그렇게 가버리더니 난 잠도 못 잤는데. 못 잤어요? 너 때문에 날 새운 밤만 일주일은 넘을거다. 그거 말해주는게 뭐 어렵냐는듯 그렇게 쉽게 얘기해주는게 꼭 쿠퍼가 아닌거 같겠지.
거기에 하루종일 업무엔 집중도 못하던 엪디알 퇴근 후에 데려간게 호텔도 아니고 쿠퍼 본인 집이면 좋겠다. 거기 가서도 ㅈㄴ 달달떡치겠지. 시발 눈이 왜이렇게 예뻐... 하면서 키스에 미친 사람처럼 입술을 물고 안놓아주는데 엪디알 눈 앞이 계속 핑글핑글 돌듯. 사귀고 싶다고 생각했고 애인도 하고 싶었지만 애인인 쿠퍼가 이렇게까지 할줄은 전혀 예상 못함. 얼굴 새빨개져서 쿠퍼가 해주는대로 다 받고만 있어라. 쿠퍼 물건이 아래를 가르고 들어왔으면서 조금이라도 멀어질 수 없다는듯 빈틈없이 안고 살살 애를 태우는데 정신이 나갈거같았음. 뭔가 조르고 말하려다가도 자신을 사랑스러워 죽겠다는듯 한편으로는 한입에 다 잡아먹어버릴 거라는듯한 눈을 보면 있던 말도 쏙 들어가버리겠지. 저런 표정을 지을줄 알았었나? 갈색눈에 심장이 터져버릴거 같음. 그 후 발끝까지 온 몸에 입술을 내릴때도 하고 나서 꼭 안고 안놓아줄때도 얌전히 있겠지. 쿠퍼가 너 왜이렇게 굳어있냐고 싫었어? 사귀자고 한거 후회해? 물어보고서야 놀라서 아니라고 너무 좋다고 할듯 팀장님..좋아요... 이러는데 쿠퍼가 엉덩이 살살 주무르면서 그래 뭐 싫다고 해도 이미 늦었어 이러면 좋겠다ㅋㅋㅋㅋㅋ 엪디알은 감당할 수 있겠냐는게 이런거였나 자기한테 끝도 없이 푹 빠지게해서 평생 팀장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으로 만들겠다는 뜻이었나 하고 있을거 같다.
그리고 다음날 태연하게 니 폰에 연락처 회사 직원들이랑 가족빼고 다지웠다고 하는 쿠퍼랑 어..이거 좀... 싶어지는 엪디알이 보고싶다. 쿠퍼는 엪디알 아직 어리고 자기가 좋은 애인 되줄 수 없을거 같아서 섹파까지만 생각하다가 엪디알한테 너무 빠지는 바람에 약혼 결혼까지 하려고 한건데 엪디알이 다른놈이랑 붙어먹는거 보고 진짜 머릿속이 새하얘졌을듯. 근데 그 놈이 다음날 아침부터 자기 좋아한다고 울면서 고백하는데 어쩌겠음 잡아먹어서 평생 옆자리에 묶어둬야지뭐.
칼파인 본즈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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