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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23:46
황제의 근위대는 마지막 순간 아카시우스 장군의 편을 들기로 했음. 반란은 순식간에 끝났음. 마크리누스는 저항하다가 붙잡혔음. 원로원은 마크리누스를 처형하길 원했지만 아카시우스가 마크리누스를 죽이지 않기로 결정함.
마크리누스는 아카시우스에게 말했음. 아카시우스가 바라는 고귀한 로마 같은 건 없다고. 로마는 약탈자와 파괴자의 도시라고. 그 모습이 공화정이든 제정이든 마찬가지라고.
옷이 찢긴 채 무릎꿇은 마크리누스의 가슴에 박힌 노예 낙인을 보았을 때 아카시우스는 그가 점령한 누미디아의 백성들을 떠올렸음. 마크리누스 또한 로마의 팽창정책의 피해자로 보였음. 그는 그가 겪은 로마를 몸소 실천했을 뿐이었음. 차마 죽일 수 없었음.
아카시우스는 원로원의 간청에도 황제가 되길 거부했고, 반쯤 강요에 의해 황제가 된 뒤에도 자신이 원래 살던 도무스에서 거처를 옮기지 않았음. 마크리누스는 그런 아카시우스의 도무스에 갇혀 지냈음.
아카시우스는 마크리누스를 마치 사형 날짜를 받아둔 외국 왕족처럼 대했음. 마크리누스는 밖으로 맘대로 나가지 못하는 걸 제외하면 그럭저럭 극진한 대접을 받았음. 아카시우스가 자신의 도무스에서 식사를 할 때면 같이 긴 의자에 기대어 이야기를 했음.
포로가 된 마크리누스는 신랄한 태도로 아카시우스의 로마를 비난했음. 아카시우스는 마크리누스의 비난을 허투루 듣지 않았음. 어떤 비난은 원색적이었지만, 어떤 비난은 진실에 기반하고 있었음. 로마는 피 위에 세워진 도시였고, 로마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의 도시가 보호라는 명목 아래 착취당하며, 그 밑에 또 노예들이 신음하고...
마크리누스는 아카시우스가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반성하며 문제를 수정하려고 하는 것을 또 비웃었음. 정말 이 체제를 바꾸려는 거냐? 너는 비참하게 실패하거나,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같은 운명에 처할 거다. 너를 세운 귀족들의 손에 죽는 거지. 차라리 원로원의 꼭두각시가 돼. 네가 원하는 공화정의 모습 아닌가?
나는 로마를 위해서 여기까지 왔지. 남편을 잃은 아내와 부모를 잃은 자식의 비명 소리를 멈추게 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마음먹었어...
마크리누스는 아카시우스의 진지한 태도에 마음대로 해 보라고 했지. 하지만 아카시우스는 정치인이라기보다 군인이었기에 개혁안을 내는 일에도 어려움을 겪었음.
아카시우스와 원로원과의 대치가 심해졌고 아카시우스는 뜻을 굽히지 않음. 그러던 어느 날, 아카시우스는 빈민 계급 시민의 칼에 찔려 죽었음. 폭동이라 했지만 누가 봐도 암살이었음.
아카시우스의 죽음을 전해들은 마크리누스도 원로원의 손에 의해 저택에서 끌려나와 죽음을 강요당함. 마크리누스는 로마의 마지막 희망이 아카시우스였음을 깨닫고, 로마가 자기 발로 멸망으로 향하는구나 하며 절벽에서 떨어져 죽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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