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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 22:25
문득, 디가 오라이온 손 놓은 이유가 단순히 자기한테 방해가 되기에 처리한 게 아니라 또 한 번 믿음이 깨질까봐 두려워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음.

오라이온이 생각하는 사이버트론의 미래와 정의는 디가 생각하는 방향성 및 정의로움과 결이 달랐잖음? 디는 이미 센티넬 때문에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고 의심치않았던 현실을 송두리 채 부정당했음. 그 현실에 순응했던 만큼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자괴감도 들었을 거임. 디는 그걸 견디기 너무 버거웠고, 그걸 만회하고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센티넬과 그 추종자들에 대한 처벌이 폭력적으로 드러났다고 생각함. '네가 ~했으니 넌 벌받아 마땅해!' 뿐만 아니라 '본인 또한 센티넬의 지지자이자 순응자로서 잘못된 세상에 힘을 실었던 과오를 만회해야지'가 강하게 들어가있다고 생각함.

암튼 그런 상황에서 디는 자신과 다른 길을 걸으려는 오라이온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음.
자기가 또 틀렸을까봐. 또는 틀렸다는 기분이 들어서.
오라이온의 지난 행적을 보면 오라이온은 언제나 희망적이었고, 능동적이었으며, 무모하다못해 정신나간 것 같았던 선택들도 결국엔 변혁을 일으킨 중요한 열쇠였음.

디는 지금까지 오라이온을 뜯어말리는 듯 해도 늘 그의 곁에서 그를 지지하고 함께하는 존재였고 그게 가능했던 건 디가 오라이온과 닮았기 때문에, 또는 오라이온의 무모한 선택들이 그들의 조건상 무모하고 미쳐보였을 뿐 그 선택지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여튼 디는 센티넬 처벌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된 그 순간에
단순히 "오라이온 네가 틀렸어! 내 방식이 옳아!" <- X
걔가 틀렸다고 생각하진않아 근데 이러면 걔랑 대립하는 내가 틀린 게 되잖아? 그럼 난 또 잘못된 선택을..? <- 이게 감당하기 힘듦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싶음. 이미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이상 이제 오라이온은 끊임없이 자기에게 두려움을 주는 존재가 될테니까 (은연 중에 그가 옳다고 생각하니 둘 사이에 대립이 생길 때마다 부정적인 감정이 대립자인 오라이온이 아닌 본인에게 생길 것 같음) 공존이 버거울 것 같고...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오라이온에겐 맘 약해질 게 뻔한데 그런 식으로 굽히면 그건 그것대로 또 고통이 될 거고 나는 그런식으로 찾아올 문제들을 마주할 자신이 있어!라며 고통 선동의하고 일부 선불결제하기엔 이미 멘붕 상태이고...그런 이유로 결국 오라이온을 놓은 게 아닐까... 정확히는 오라이온을 놓은 게 아니라 자신을 놓지 못한 거지...

오라이온이 옵티머스 프라임이 돼서 다시 나타난 순간에 메가트론은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오라이온이 센티넬 처벌만 지지해줬다면 다른 것들은 다 디가 양보했을 것 같아서 더 롬곡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