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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 01:34
조선 여성들의 밟을 길

이같이도 혼돈되고 처참한 우리 사회에서 우리 여성들이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제일 급선무라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간단히 써보고자 한다.

독서, 이것이야말로 더욱 우리 여성들에게 필요하다.

매일 신문이나마 빼지 말고 보아야 되겠다. 더 나아가 잡지나 서적 같은 것이라도 보아야 되겠다.
그래야만 아내로서 남편을 밀고 나아갈 힘도 생길 것이며 자녀의 손목을 끌고 뛸 용기도 생길 것이 아니냐?
독서를 못하면 사색이 천박하며 따라서 남편에게도 진실한 사랑을 못하고 완롱물에 지나지 않는 인격적 멸시를 당할 것이다.
짬짬이 독서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노노치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우리 조선 여성들은 자기만 아는 것으로 그냥 멎어지지 못할 특수한 사명을 가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글 보급의 사명이 이것이다.
우리 조선 여성 중 한글 아는 사람이 몇 할 가량 되겠느냐 하면 대게 추측해보건대 백인 중 오인이 될까 의문이다.
그러면 우리 한글이나마 아는 여성들은 일인당 이십인씩 한글을 배워주지 않으면 안 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각오하고 겨울 긴긴밤에 근처 부녀자들을 자기 집에 모아놓고 배워주어야할 사명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 소설가 강경애가 1930년 조1선1일보에 기고한 글
이 기고문에서는 시대가 시대여서 남편에 대한 부분이 한계로 느껴지는 건 있지만...진짜 처절하고 피끓는 글이 뭔지 보여주는 작가임
<소금>같은 소설은 저작권이 소멸되어서 전문이 다 올라와 있으니까 읽어보는거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