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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턴은 '그것'을 한시라도 벗길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가 되어있었다. 



"악당 어딨어 바로 족치러가게 ㅅㅂ 다 덤비라그래"



프리스턴은 프릴장식이 달린 변신복을 입고서는 전신거울 앞에 섰다. 자신이 보기에도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동시에 정의로운 느낌이 샘솟았다. 마치 불의를 못참는 히어로, 뭐 그런 것 처럼. 


"...범죄자 ㅅㄲ주제에 정의 ㅇㅈㄹ하네"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자신이 옳은 일을 한다고 해서 이미 저지른 짓이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악당퇴치, 다소 유치해 보이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아니, 솔직히 말하지면 그는 현재 정조대 벗기는 것에 혈안이되어 한시라도 악당놈들을 때려눕히고 싶었다. 현재 그에게 있어서 마법소녀란, 


"족쇄지.."

"응, 뭐라고?"

"알거없어. 안내나 해."

"도보 5분거리의 은행에서 강도가 침입했나 본데, 총까지 있어서 꽤 위험할지도 몰라. 하지만 넌 마법소녀야. 그까짓거 맞더라도 금방 회복되니 걱정 마!"

'(제정신이 아닌건 분명해)'


프리스턴은 정조대의 말을 들으며 신발을 고쳐 신었다. 본인도 모르게 너클(아마도 마법소녀 전용 무기인듯 하다)을 꽈악 쥐고선 밖으로 향했다. 


프리스턴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했다. 중간중간에 폰을 들어 사진을 찍는 이들이 있었지만, 일단 나쁜놈들을 처리하러 가야했다. 


'탕--!!'


은행에 가까워 졌을때, 총성이 울려 퍼졌다. 어째서인지 경찰들이 아직 도착해있지 않았고, 길거리에 나와있는 사람들은 한명도 없었다. 은행 속 사람들이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저 멀리서도 잘 보일 지경이었다. 분위기가 험악해 여간 쉬워보이지 않았다. 


정조대가 말했다. 
"이거, 쉽지 않겠는데-"


이건 어린애들이 하는 소꿉놀이같은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는 게임 속 주인공 처럼 목숨이 여러개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법소녀였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본인이 필요로 했다. 

찬 바람이 프리스턴의 치맛속을 훑어지나가며, 그는 점점 은행에 가까워 졌다. 



그리고 그가 은행 입구에 들어 섰을 때, 험악해보이는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총이나 내려 ㄱ새끼야-은행에서 소란이야 소란은, 쯧-"

"이게 죽으려고 환자..ㅇ....엥?"

은행 로비를 지키고 있던 강도 한명이 그 말을 듣고 뒤를 돌아 봤다. 험악한 인상에, 키는 얼마나 큰지, 프리스턴은 머리를 숙이며 은행안으로 들어왔다. 게다가 그에게는 온 몸에 문신이 많았는데- 강도인 본인보다 더 많음에 놀라 침을 꼴깍 삼켰다. 


"소란을 피우면 안돼지,응?"

"ㅁ-뭐..뭐야 이 또라이는"

"대답."

강도 1은 어버버거리며 이게 대체 뭔일이 벌어지고 있나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어이없는 상황에 본인이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싶었다.


"안해? 그럼 맞아야지"


그 말을 들은 강도는 움찔했다. 동시에 프리스턴이 오른쪽 팔을 치켜 올린 순간, 강도 1은 총을 들어 위험 사격을 했다. 

"움-움직이지마!!!!!"

그때, 프리스턴의 눈썹이 움찔거리며 오른쪽팔을 든채로 멈췄다. 하지만 그는 어쩌라는 듯이 주먹을 갈겼다. '탕!', 또 한번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다행히 다친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강도가 총을 헛발질 해서 그렇지, 하마터면 어깨를 맞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도 있었다. 


'새끼 진짜 쏘네, 보기와 다르게.'


프리스턴은 본인이 다칠 뻔 했다는 사실에 짜증이 나 강도 1의 총을 순식간에 뺏어 저 멀리 던져 버렸다. 


"금방 뺏길거였으면 왜 가져왔냐? 응?"

"이..이..씹..."


강도 1은 ㅈ됨을 감지했다. 동시에 프리스턴의 주먹이 또 한번 강도를 강타하며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기절했다. 

"뭐 이리 약해?"

강도 1이 너무나도 쉽게 쓰러지자, 프리스턴은 어리둥절 했다. 이게 바로 마법소녀의 힘덕분인가- 감탄하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두번정도 반복했다. 그런데 금고쪽에서 돈을 훔치던 강도 2가 욕심을 부린 탓에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씨발 ㅈ됐네"

그렇다. 강도 2는 ㅈ됐다. 강도 1과 다르게 강도 2는 두뇌파(라기엔 다소 멍청하다)였기에 힘쓰는데는 영 잼병이었다. 그 무거운 돈을 들 힘은 있었는지, 프리스턴이 그를 덮치기 전에 미리 뚫어둔 개구멍으로 도망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법소녀, 프리스턴이었다. 


"어-딜도-망가!"

뻑-하는 소리와 함께 강도 2의 치아가 떨어져 나갔다. 프리스턴은 강도 2가 달아나기 전에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프리스턴의 주먹 한방에 기절한 강도 2는 강도 1과 같이 벽에 묶어뒀다. (물론 무기는 미리 빼놨다) 모든 것이 끝나자 인질로 잡혀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마법소녀님!"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그를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그저 자신들을 구해준 은인..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허니가 튀어나와 프리스턴의 손을 덥썩 잡고는 말했다. 

"정말 멋졌어요! 마법소녀님은 안다쳤어요? 손 많이 아플 것 같은데ㅜㅜ.. 별 도움 안될것 같지만 밴드라도 받으세요..!"

'상황이 너무 복잡해지는데,,'

프리스턴은 허니가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게다가 본인을 못 알아본다는 것 까지.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지만, 역시나 이것또한 마법소녀물의 흔한 클리셰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는 허니에게 아는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저 덤덤한 척, 밴드를 받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허니"

그러자 마법소녀가 허니 본인의 이름을 알고 불러준 것에 놀라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내, 내 이름..이름, 인데...?"

허니는 (처음봤지만 최애가 된) 마법소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본인의 이름을 알고 불러주기까지하다니, 죽어도 여한이없었다.

'게다가 나보고 고맙대!!!!'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강도가 은행을 쳐들어 올 것이라 생각 못했을 뿐더러, 운이 나쁘면 죽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건 마법소녀님이 와서 본인을 구해준,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저 근육과 문신, 게다가 키도 커서 반하지 않을 수 가 없지!'

원래 허니의 취향과 다를 바 없지만, 저 팔랑이는 치마와 프릴장식, 얼마나 고급진 취향인지, 싸우는 장면을 목격하면서도 이게 영화를 보는 것인가 현실인가 구분하기 힘들었다. 프리스턴이 강도들을 겁주는 모습은 누가 보면 허세에 불과했겠지만, 결과는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결코 그의 힘을 과시하는것은 매력을 발산하는 일이었고, 허니는 그에게 홀리고 만 것이다. 



한창 분위기가 좋던 와중에, 저 멀리서 경찰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오니 프리스턴은 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허니가 왜 본인의 이름을 알고있냐는 질문에는 미쳐 대답도 해주지 못하고 말이다. 


"잠깐-만요!! 기다려요!!"


허니가 프리스턴을 불렀지만, 눈 깜박할 사이에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허니는 아쉬운 마음에 마법소녀가 싸우는 장면이 머릿속을 계속 멤돌았다. 경찰이 오고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마법소녀를 생각하느라 경찰이 똑같은 질문을 여러번 해야만 했다. 




한편, 프리스턴은 혼란이 가득한 채 본인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마법소녀 변신이 풀리며 원래 복장으로 되돌아 갔다. 하지만 정조대는 마법소녀 계약의 증표 였던지라, 그대로 였다. 역시 그것을 풀려면 목표를 달성해야만 했다. 



그리고 프리스턴은 아까 있었던 일을 되짚어 봤다. 사람들이 본인을 '마법소녀'라 칭하며 박수치던 것은 정말로, 이상했다. 

"씨발.."

그리고 허니 역시, 본인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는 좌절과 체념이 섞인 채 한숨을 쉬었다. 허니가 프리스턴을 '마법소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아주 큰 문제였다.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라도 정체를 들통나게 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프리스턴이 고개를 저었다. 


"마법, 소녀..


마법소녀...하아...."

그것은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허니가 프리스턴을 우아한(?) 마법소녀라고 생각한다는 것에 헛웃음이 나왔지만 동시에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씨발 정신차려, 프리스턴!"

말은 그렇게 해도 그는 속으로 그 강도들을 물리쳤을 때의 만족감과 미묘한 감정이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항상 자신의 남성성과 강인함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거친 남자들에게 둘러 싸여 항상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거친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여성스럽고 섬세한 이미지의 마법소녀로 오해(랄것도 딱히 없지만) 받는 것은 그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주었다. 

'나는 남자야, 남자!'

프리스턴은 이악물었다. 젠장. 그는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마법소녀 따위가 아니었다. 마법소녀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문신, 게다가 범죄기록, 큰 키와 낮은 톤의 목소리까지. 이 모든 것이 그가 남자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허니에게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감탄과 경외감, 그것이 그를 마구 괴롭혔다. 어쩌면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마법소녀로서 여겨지는 것을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프리스턴은 그렇게 그 날 하루를 혼란에 가득한 채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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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턴, 전화받아]-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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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턴너붕붕
맥카이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