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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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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이해하기 쉬운 전편
"추운데 왜 나왔어."
행맨은 이른 아침 가볍게 뛰고 돌아와 씻고 나온 사이 침대가 비어있는 걸 보고는 집 안을 구석구석 뒤지다가 창 밖에 보이는 뒷모습에 안도하는 숨을 토해내며 나서려다 제법 서늘한 날씨에 잠옷차림 그대로 나가 앉아있는 밥을 눈치채고 두꺼운 가디건을 챙겼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지 제가 가까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는 밥의 어깨에 가디건을 둘러주니 그제야 저를 올려다 보는 동그란 눈에 왜인지 모를 수심이 가득했다. 밥의 옆에 앉으며 걱정스런 눈으로 물었다.
"베이비, 왜그래. 무슨 일 있어?"
분명 조깅에서 돌아와 욕실로 향하기 전에 확인한 밥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제이크.."
"응? 왜 그래. 뭐든 말해, 베입."
"어제.. 내가, 너무 취해서.."
아. 그것이었나보다. 술에 취해서 한 결혼하자던 말을 후회하고 있었나보다. 어젯밤 동료들에게 자신과의 약혼 사실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공개해버린 밥으로 인해 제이크의 기분은 거의 구름위를 걷는 듯 했었다. 드디어, 나의 베이비가 내 품으로 오전하게 들어오는구나. 하는 겉으로 표현 할 수 없는 소유욕. 세러신 가문은 대대로 그러했으니까. 배우자를 향한 집요한 애정, 그것이 제게도 생기리라고 생각 못 했던 행맨은 몇년 전 밥을 만나고 제 생각이 완벽하게 빗나갔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밥의 주변에서 아등바등거리며 그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그는, 우선 친구같은 사이로 지내다 서서히 밥의 마음이 열리고 연인이 된 후에도 밥이 깊게 의지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겠다 무던히 애를 썼더랬다. 그리고 어젯밤 술에 취한 밥의 그 사랑스러운 고백이 진심어린 청혼이라도 된 듯 천국을 떠돌아 다녔는 행맨은 근심이 가득한 눈으로 어제 제가 너무 취했었다는 후회섞인 밥의 말에 순식간에 땅바닥에 처박힌 기분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상관없었다. 그저 아직 아닌 것 일뿐, 행맨은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선 인내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무려 로버트 플로이드였다. 그를 법적으로 제 옆에 묶어두는데 시간은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밥에게 그 어떤 부담도 주길 바라지 않았다. 그저 행복하게 저를 선택해 주기를 바랄 뿐이었으니까.
"어제 기억나?"
"응.. 필름 끊길 정도는 아니었어. 기억나."
"음. 근데 뭐가 걱정인 거야?"
"어..그 내가 애들 앞에서 너한테 막.."
밥은 기억을 떠올리자니 괴로운지 두손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잠시 그러고 있더니 고개를 살짝 들어 손가락 사이로 동그란 눈이 나왔다. 민망한지 얼굴을 숨기면서도 제 눈치를 보듯 사이로 빼꼼 보이는 눈동자마저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행맨이었다.
"베이비, 내 눈치 보지마. 하고싶은 말 있으면 해도 돼. 응?"
"아니.. 너한테 막 안기고.. 우리 관계 비밀로 하자고 해놓고.. 그렇게 술 취해서 실수로.. 그래서 미안해. 너랑 상의도 없이 내가 그러면 안됐는데. 화..났어?"
"아니, 절대. 내가 언제 너한테 화낸 적 있어? 미안해 하지마. 난 베이비와의 관계 다 밝혀져도 상관 없었어."
"정말?"
"그럼."
"휴우…다행이다. 나는 너 기분 상했을까봐. 약혼 한 것도 다 밝히고 그래서 너 곤란하면 어떻게 하나 싶고."
"그런 거 신경쓰지마. 난 전혀 신경 안 쓰니까. 오히려 남들이 베이비가 내 피앙새인 거 알게 된 게 너무 좋은데? 이제 베이비가 내것이라고 말할 수 있잖아. 맙소사 내가 어제 얼마나 심장이 터질 것 처럼 좋았는지."
"뭐래..진짜.. 암튼 기분 안 상했다니 다행이다."
밥이 근심 거리가 해결됐다는 듯 몸을 돌려 행맨의 품속에 쏙 들어왔다. 행맨은 기다렸다는 듯 안아주며 밥이 추웠을까 등허리를 연신 쓸어내렸다.
근데 어제 일 중에 걱정스러웠던 건 그게 다야?
"근데 베입,"
"응?"
행맨의 부름에 몸을 구겨 행맨에 품에 안겨 있던 밥이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아, 또 이렇게 예뻐서는.
"그.. 다른 건 실수 한 거 없어?"
"나 뭐 실수했어? 나도 모르게 필름 끊겼었나, 나 여기 돌아와서 너가 세수시켜주고 자라고 토닥거려준 것도 다 기억나는데!"
"아니.. 그, 결혼 내년에 하고싶다던 말은,"
"그게 왜? 취해서 한 말 아닌데?"
"응?"
아. 제 걱정이 또 앞서갔나보다. 술 취해서 한 말이 아니란다. 그럼, 그럼? 속상함에 땅바닥을 기어다니던 기분이 어느새 다시 천국행이냐며 고개를 들었다.
"아니 물론 그렇게 말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둘이 있을때 진지하게 하려고 했었는데 취해서 마음에 있던 말이 그냥 나온 거야. 그렇지만 그건 실수 아니고 진심이었어. 너 혹시 술 마시고 알겠다고 한 거야?"
"아니, 난 어제 술 입에도 안 댔어."
사실어었다. 평소에 술을 마시지도 않던 밥이 어제따라 왜인지 맥주를 시키길래 혹시나 밥이 취하면 제대로 챙기려 행맨은 논알콜 음료만 마셨다.
"제이크, 혹시 내가 결혼 하고 싶다니까 억지로 하는 건 아니지…?"
"무슨! 나는 언제든 베이비만 원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하고 싶어, 내내 기다렸어 정말."
"기다렸어? 왜 말 안 했어."
"늘.. 내가 너무 빠르게 몰아붙였잖아. 지금도 충분히 너한테 부담일텐데 네 마음이 준비되기 전에 또 먼저 강요하고 싶지 않았어."
"안그래."
"응?"
"너 나한테 하나도 부담 아니야. 오히려 내가 너무 느려서 답답할텐데도 늘 기다려주고. 손은 먼저 내밀어 잡아주지만 어디로 갈지는 늘 같이 정하잖아. 내 의견도 다 물어보고 부담스러웠는지 걱정해주고. 평소 네 성격 생각해보면 그거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아껴주는 건지 이제 다 느껴져. 그래서 늘 고맙고 사랑해."
몰라도 되었다. 밥은, 제 베이비는 그런 거 다 당연하게 받기만 해도 되었다, 정말. 그냥 곁에 있어만 주면서 제 열렬한 사랑을 그저 받기만 해도 됐다. 그런데 다 알아차려 주다니. 그동안의 제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에 행맨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베이비는 언제나 저를 벅차오른게 한다. 정말, 언제나.
"너 울어…?"
"베이비가 너무, 너무했잖아 이건."
"응? 내가 뭘."
"누가 이렇게 예쁘게 말 하래. 진짜 나 행복해 죽어버릴지도 몰라."
"그렇다고 죽으면 어째. 계속 나 사랑해줘야지. 내 행맨?"
"너 진짜.. 귀엽고 예쁘고 돌겠네 아주."
행맨은 이렇게 밝은 오전에 햇살을 맞으며 눈부시게 빛나는 밥에게 저는 눈물이나 찔찔 흘리는 모습을 이제 그만 숨기고 싶어서 밥을 끌어당겨 제 허벅지 위에 앉히고 그의 어께에 얼굴을 묻었다.
"사랑해, 나도 정말 사랑해 베이비. 로버트."
"응. 근데 제이크 너 안 추워? 나보고 안 춥냐더니 너 옷이 너무 얇네."
"괜찮아. 베이비의 사랑이 너무 뜨겁잖아."
"뭐래 또 진짜."
"근데.. 정말 내가 몰아붙여서 부담스러운 적 없어?"
"음… 침대에서, 포함이야?"
"너..정말.."
"침대에서 말고는 없어."
"그건.. 미안. 지금도 참는 거라. 몰아 붙이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해…"
"바라지도 않아."
밥의 목덜미에 얼굴을 문지르며 좋아 죽겠는 표정을 하는 행맨이겠지.
"에휴… 근데 왜 내년이야?"
"응?"
"결혼. 꼭 집어서 내년이라길래 이유가 있나 싶어서."
"마음 먹은 김에 미루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도 몸 관리도 좀 해서 턱시도 예쁘게 입어야 하지 않겠어? 넌 이렇게 군살 하나 없이 근육만 멋드러지게 있어서 수트 핏 완벽할텐데."
"…"
"왜? 나 운동 못 할 것 같아?"
"아니.. 여기서 더 예뻐질 수도 있는 거야?"
얼빠진 얼굴로 진짜 고민거리라는 듯 생각에 잠긴 목소리에 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도 예뻐서 심장 아파 죽겠는데. 그리고 베이비가 뺄 살이 어디있다고. 뭐 물론 운동하는 건 건강에도 좋으니깐 안 말리는데 살은 빼지마. 지금도 가벼운데, 응? 너 볼살 내리는 것도 걱정된다. 부드럽고 말랑해서 이렇게 귀여운데,"
"그만, 그만. 또 시작이네."
"베입, 나도 같이 가!"
두서없이 터트리는 말들에 밥이 지겹다는 듯 행맨에게서 빠져나와 현관으로 빨리 걸어가자 행맨도 급하게 뛰어 들어갔다.
행맨밥
어나더 들고 올 줄은 몰랐는데 달달한 게 더 보고싶어서
보면 이해하기 쉬운 전편
"추운데 왜 나왔어."
행맨은 이른 아침 가볍게 뛰고 돌아와 씻고 나온 사이 침대가 비어있는 걸 보고는 집 안을 구석구석 뒤지다가 창 밖에 보이는 뒷모습에 안도하는 숨을 토해내며 나서려다 제법 서늘한 날씨에 잠옷차림 그대로 나가 앉아있는 밥을 눈치채고 두꺼운 가디건을 챙겼다.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지 제가 가까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는 밥의 어깨에 가디건을 둘러주니 그제야 저를 올려다 보는 동그란 눈에 왜인지 모를 수심이 가득했다. 밥의 옆에 앉으며 걱정스런 눈으로 물었다.
"베이비, 왜그래. 무슨 일 있어?"
분명 조깅에서 돌아와 욕실로 향하기 전에 확인한 밥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제이크.."
"응? 왜 그래. 뭐든 말해, 베입."
"어제.. 내가, 너무 취해서.."
아. 그것이었나보다. 술에 취해서 한 결혼하자던 말을 후회하고 있었나보다. 어젯밤 동료들에게 자신과의 약혼 사실과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공개해버린 밥으로 인해 제이크의 기분은 거의 구름위를 걷는 듯 했었다. 드디어, 나의 베이비가 내 품으로 오전하게 들어오는구나. 하는 겉으로 표현 할 수 없는 소유욕. 세러신 가문은 대대로 그러했으니까. 배우자를 향한 집요한 애정, 그것이 제게도 생기리라고 생각 못 했던 행맨은 몇년 전 밥을 만나고 제 생각이 완벽하게 빗나갔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밥의 주변에서 아등바등거리며 그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그는, 우선 친구같은 사이로 지내다 서서히 밥의 마음이 열리고 연인이 된 후에도 밥이 깊게 의지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겠다 무던히 애를 썼더랬다. 그리고 어젯밤 술에 취한 밥의 그 사랑스러운 고백이 진심어린 청혼이라도 된 듯 천국을 떠돌아 다녔는 행맨은 근심이 가득한 눈으로 어제 제가 너무 취했었다는 후회섞인 밥의 말에 순식간에 땅바닥에 처박힌 기분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상관없었다. 그저 아직 아닌 것 일뿐, 행맨은 소중한 것을 얻기 위해선 인내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무려 로버트 플로이드였다. 그를 법적으로 제 옆에 묶어두는데 시간은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밥에게 그 어떤 부담도 주길 바라지 않았다. 그저 행복하게 저를 선택해 주기를 바랄 뿐이었으니까.
"어제 기억나?"
"응.. 필름 끊길 정도는 아니었어. 기억나."
"음. 근데 뭐가 걱정인 거야?"
"어..그 내가 애들 앞에서 너한테 막.."
밥은 기억을 떠올리자니 괴로운지 두손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잠시 그러고 있더니 고개를 살짝 들어 손가락 사이로 동그란 눈이 나왔다. 민망한지 얼굴을 숨기면서도 제 눈치를 보듯 사이로 빼꼼 보이는 눈동자마저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 행맨이었다.
"베이비, 내 눈치 보지마. 하고싶은 말 있으면 해도 돼. 응?"
"아니.. 너한테 막 안기고.. 우리 관계 비밀로 하자고 해놓고.. 그렇게 술 취해서 실수로.. 그래서 미안해. 너랑 상의도 없이 내가 그러면 안됐는데. 화..났어?"
"아니, 절대. 내가 언제 너한테 화낸 적 있어? 미안해 하지마. 난 베이비와의 관계 다 밝혀져도 상관 없었어."
"정말?"
"그럼."
"휴우…다행이다. 나는 너 기분 상했을까봐. 약혼 한 것도 다 밝히고 그래서 너 곤란하면 어떻게 하나 싶고."
"그런 거 신경쓰지마. 난 전혀 신경 안 쓰니까. 오히려 남들이 베이비가 내 피앙새인 거 알게 된 게 너무 좋은데? 이제 베이비가 내것이라고 말할 수 있잖아. 맙소사 내가 어제 얼마나 심장이 터질 것 처럼 좋았는지."
"뭐래..진짜.. 암튼 기분 안 상했다니 다행이다."
밥이 근심 거리가 해결됐다는 듯 몸을 돌려 행맨의 품속에 쏙 들어왔다. 행맨은 기다렸다는 듯 안아주며 밥이 추웠을까 등허리를 연신 쓸어내렸다.
근데 어제 일 중에 걱정스러웠던 건 그게 다야?
"근데 베입,"
"응?"
행맨의 부름에 몸을 구겨 행맨에 품에 안겨 있던 밥이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아, 또 이렇게 예뻐서는.
"그.. 다른 건 실수 한 거 없어?"
"나 뭐 실수했어? 나도 모르게 필름 끊겼었나, 나 여기 돌아와서 너가 세수시켜주고 자라고 토닥거려준 것도 다 기억나는데!"
"아니.. 그, 결혼 내년에 하고싶다던 말은,"
"그게 왜? 취해서 한 말 아닌데?"
"응?"
아. 제 걱정이 또 앞서갔나보다. 술 취해서 한 말이 아니란다. 그럼, 그럼? 속상함에 땅바닥을 기어다니던 기분이 어느새 다시 천국행이냐며 고개를 들었다.
"아니 물론 그렇게 말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둘이 있을때 진지하게 하려고 했었는데 취해서 마음에 있던 말이 그냥 나온 거야. 그렇지만 그건 실수 아니고 진심이었어. 너 혹시 술 마시고 알겠다고 한 거야?"
"아니, 난 어제 술 입에도 안 댔어."
사실어었다. 평소에 술을 마시지도 않던 밥이 어제따라 왜인지 맥주를 시키길래 혹시나 밥이 취하면 제대로 챙기려 행맨은 논알콜 음료만 마셨다.
"제이크, 혹시 내가 결혼 하고 싶다니까 억지로 하는 건 아니지…?"
"무슨! 나는 언제든 베이비만 원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하고 싶어, 내내 기다렸어 정말."
"기다렸어? 왜 말 안 했어."
"늘.. 내가 너무 빠르게 몰아붙였잖아. 지금도 충분히 너한테 부담일텐데 네 마음이 준비되기 전에 또 먼저 강요하고 싶지 않았어."
"안그래."
"응?"
"너 나한테 하나도 부담 아니야. 오히려 내가 너무 느려서 답답할텐데도 늘 기다려주고. 손은 먼저 내밀어 잡아주지만 어디로 갈지는 늘 같이 정하잖아. 내 의견도 다 물어보고 부담스러웠는지 걱정해주고. 평소 네 성격 생각해보면 그거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아껴주는 건지 이제 다 느껴져. 그래서 늘 고맙고 사랑해."
몰라도 되었다. 밥은, 제 베이비는 그런 거 다 당연하게 받기만 해도 되었다, 정말. 그냥 곁에 있어만 주면서 제 열렬한 사랑을 그저 받기만 해도 됐다. 그런데 다 알아차려 주다니. 그동안의 제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에 행맨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베이비는 언제나 저를 벅차오른게 한다. 정말, 언제나.
"너 울어…?"
"베이비가 너무, 너무했잖아 이건."
"응? 내가 뭘."
"누가 이렇게 예쁘게 말 하래. 진짜 나 행복해 죽어버릴지도 몰라."
"그렇다고 죽으면 어째. 계속 나 사랑해줘야지. 내 행맨?"
"너 진짜.. 귀엽고 예쁘고 돌겠네 아주."
행맨은 이렇게 밝은 오전에 햇살을 맞으며 눈부시게 빛나는 밥에게 저는 눈물이나 찔찔 흘리는 모습을 이제 그만 숨기고 싶어서 밥을 끌어당겨 제 허벅지 위에 앉히고 그의 어께에 얼굴을 묻었다.
"사랑해, 나도 정말 사랑해 베이비. 로버트."
"응. 근데 제이크 너 안 추워? 나보고 안 춥냐더니 너 옷이 너무 얇네."
"괜찮아. 베이비의 사랑이 너무 뜨겁잖아."
"뭐래 또 진짜."
"근데.. 정말 내가 몰아붙여서 부담스러운 적 없어?"
"음… 침대에서, 포함이야?"
"너..정말.."
"침대에서 말고는 없어."
"그건.. 미안. 지금도 참는 거라. 몰아 붙이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해…"
"바라지도 않아."
밥의 목덜미에 얼굴을 문지르며 좋아 죽겠는 표정을 하는 행맨이겠지.
"에휴… 근데 왜 내년이야?"
"응?"
"결혼. 꼭 집어서 내년이라길래 이유가 있나 싶어서."
"마음 먹은 김에 미루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도 몸 관리도 좀 해서 턱시도 예쁘게 입어야 하지 않겠어? 넌 이렇게 군살 하나 없이 근육만 멋드러지게 있어서 수트 핏 완벽할텐데."
"…"
"왜? 나 운동 못 할 것 같아?"
"아니.. 여기서 더 예뻐질 수도 있는 거야?"
얼빠진 얼굴로 진짜 고민거리라는 듯 생각에 잠긴 목소리에 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금도 예뻐서 심장 아파 죽겠는데. 그리고 베이비가 뺄 살이 어디있다고. 뭐 물론 운동하는 건 건강에도 좋으니깐 안 말리는데 살은 빼지마. 지금도 가벼운데, 응? 너 볼살 내리는 것도 걱정된다. 부드럽고 말랑해서 이렇게 귀여운데,"
"그만, 그만. 또 시작이네."
"베입, 나도 같이 가!"
두서없이 터트리는 말들에 밥이 지겹다는 듯 행맨에게서 빠져나와 현관으로 빨리 걸어가자 행맨도 급하게 뛰어 들어갔다.
행맨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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