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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15:30
눈이 수북하게 쌓인 아침 신문을 가지러 나갔다가 손에 쥐고 온 건 오메가의 가녀린 손목이었다. 몸이 얼어 걸음 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오메가에게 갈아입을 옷과 따끈한 스프 한 그릇을 내어준 뒤 하퍼는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코너 맥나마라. 욕조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살펴본 인식표엔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이름과 나이, 출신 지역 정도. 조심하는 건지 원래 굼뜬 건지 느릿느릿 씻고 있는 오메가를 가만히 쳐다봤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야? 주인을 잃어버린 거야? 높은 확률로 버려진 것이겠지만 하퍼는 굳이 아픈 곳을 들쑤시고 싶지 않아 빙 돌려 질문했다. 욕조에서 일어난 몸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지만 나이에 비해 덜 자란 느낌이었다.
버리고 가셨나 봐요. 함께 길거리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요.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시고서는 안 나타나셨어요. 다음날 새벽이 되도록. 너무 추워서 몸을 녹이려고 교회를 찾아다니던 중에... 저도 모르게 쓰러진 것 같아요. 이 집 앞에서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조금 전 하퍼에게 받은 보송보송한 옷에 몸을 넣으며 코너가 말했다. 원래 입고 왔던 옷이 마를 때까지만 머물게 해달라며 부탁하는 얼굴이 무척 지쳐 보였다.
하퍼는 아주 오래전에 딱 한번 오메가를 둔 적이 있었다. 발현이 조금 늦었던, 열일곱 살의 아이였는데 하퍼와 함께 산 지 2년만에 병으로 죽고야 말았다. 하퍼는 그 오메가를 진심으로 좋아했었고, 그를 잃은 뒤에는 오메가를 정식으로 둔 적이 없었다. 러트를 혼자 보내기 힘들 때만 일회성으로 오메가를 빌렸을 뿐이다.
이 동네는 오메가에게 인심이 야박해. 널 재워줄 교회는 없을 거야. 그러니... 여기서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좋아. 주인을 찾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게. 하퍼는 코너를 남는 방으로 안내했다. 싱글 침대와 테이블, 의자 두 개가 전부인 휑한 방이었지만 이 방은 예전에 그 아이가 쓰던 곳이라 하퍼에게 의미가 있는 방이었다. 오랫동안 비어져 있었음에도 먼지 한 톨 앉지 않을 만큼 매일 밤마다 청소를 해왔다.
처음엔 괜찮다며 거절했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코너는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내심 마음의 준비도 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건 다섯 살 꼬맹이도 아니까.
슼탘
코너 맥나마라. 욕조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살펴본 인식표엔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이름과 나이, 출신 지역 정도. 조심하는 건지 원래 굼뜬 건지 느릿느릿 씻고 있는 오메가를 가만히 쳐다봤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야? 주인을 잃어버린 거야? 높은 확률로 버려진 것이겠지만 하퍼는 굳이 아픈 곳을 들쑤시고 싶지 않아 빙 돌려 질문했다. 욕조에서 일어난 몸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지만 나이에 비해 덜 자란 느낌이었다.
버리고 가셨나 봐요. 함께 길거리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요.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시고서는 안 나타나셨어요. 다음날 새벽이 되도록. 너무 추워서 몸을 녹이려고 교회를 찾아다니던 중에... 저도 모르게 쓰러진 것 같아요. 이 집 앞에서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조금 전 하퍼에게 받은 보송보송한 옷에 몸을 넣으며 코너가 말했다. 원래 입고 왔던 옷이 마를 때까지만 머물게 해달라며 부탁하는 얼굴이 무척 지쳐 보였다.
하퍼는 아주 오래전에 딱 한번 오메가를 둔 적이 있었다. 발현이 조금 늦었던, 열일곱 살의 아이였는데 하퍼와 함께 산 지 2년만에 병으로 죽고야 말았다. 하퍼는 그 오메가를 진심으로 좋아했었고, 그를 잃은 뒤에는 오메가를 정식으로 둔 적이 없었다. 러트를 혼자 보내기 힘들 때만 일회성으로 오메가를 빌렸을 뿐이다.
이 동네는 오메가에게 인심이 야박해. 널 재워줄 교회는 없을 거야. 그러니... 여기서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좋아. 주인을 찾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게. 하퍼는 코너를 남는 방으로 안내했다. 싱글 침대와 테이블, 의자 두 개가 전부인 휑한 방이었지만 이 방은 예전에 그 아이가 쓰던 곳이라 하퍼에게 의미가 있는 방이었다. 오랫동안 비어져 있었음에도 먼지 한 톨 앉지 않을 만큼 매일 밤마다 청소를 해왔다.
처음엔 괜찮다며 거절했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코너는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내심 마음의 준비도 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건 다섯 살 꼬맹이도 아니까.
슼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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