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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3 02:08
“송태섭, 언제 와? 너무 보고싶어...”


이 전화를 받은 지 벌써 몇 달째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걸려오는 전화였다. 언제나 늦은 밤 술에 잔뜩 취한 남자가 ‘송태섭’이라는 사람을 찾았지만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다. 말없이 그저 남자가 하는 말만 듣고있을 뿐이었다.


초반에는 당연히 전화 잘못 거셨고 송태섭도 아니라고 말해봤다. 그러나 건너편의 남자는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 듯 태섭아, 송태섭... 애처롭게 부르기만 했다. 원래 같으면 바로 끊어버릴텐데 목소리가 너무 슬퍼서일까. 걸려올 때마다 가만히 듣기만 했다. 나도 누군가를 잃은 경험이 있다.


나도 아버지를, 형을 잃었다. 바다가 앗아간 나의 소중한 사람들. 남자가 나처럼 송태섭이라는 사람을 영원히 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 남자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몇 달 씩이나 찾아대지는 않을 거다. 헤어지기라도 한 걸까.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굳이 물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막말로 모르는 사람 아닌가. 오늘까지는 그랬다. 그래도 몇 번 들어서 익숙해진 목소리라고 나 혼자 친밀감이 들었나보다. 오늘따라 언제 오냐는 남자의 목소리가 너무 안타까웠나보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그가 바라는 송태섭이 되어주고 싶었다.


“곧 갈게요.”


남자의 숨소리가 멈췄다.


“...미안합니다. 잘못 걸었네요.”


잠시간 말이 없던 남자는 예상치 못 한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아차, 그 송태섭이라는 사람이 이 남자보다 연상이었나? 아니면 동갑이었을 수도. 아무튼 내 나름 위로를 해본 건데 오히려 남자를 더 아프게 만든 꼴이 된 것 같아 미안했다. 그런데 난 왜 자연스럽게 남자에게 존댓말을 한 거지?









자신에 대한 기억만 잃은 태섭이에게 전화를 거는 대만이로 대만태섭 ㅂㄱㅅ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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