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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10:50
빌런빔이든 뭐든 아무튼 스토니가 한쪽만 한달 정도 ts가 된다면


토니가 ts된다면 스티브는 토니를 대하기 어려워하겠지. 민간인이고 하워드 아들이고 다 머리로는 알아도 그래도 깎아놓은 '어른 남자' 라는게 토니에 대한 스티브의 인상이었는데 토니가 여자 되면 그제야 토니의 외적인 면 같은 걸 의식하게 될 것 같음. 브루넷의 곱슬머리, 커다란 눈, 저보다 작은 키 같은 것들. 심지어 이젠 전보다 더 고개를 치켜든 각도도 벌어져서 이렇게 내려다보면 눈동자에 비친 자기가 낯설고 속눈썹은 왜 이렇게 풍성한지... 이런 식으로 괜히 의식이 되고 이 사람을 평상시의 토니처럼 대해도 되는지 아니면 다른 여자들처럼 대해야 하는지 어색해서 무작정 거리 두려고 하지 않을까.

그래서 토니는 처음에는 "뭐야, 캡시클. 나 무시해?" 이러다 나중에는 호오 캡시클에게 이런 면이 놀려먹어야지 킬킬킬 하고 소악마처럼 굴기도 하겠지. 말로 재잘대며 놀려먹긴 해도 남들한테 웬만해선 스킨십은 하지 않는 토니인데 괜히 어깨도 한번 찔러보고 토니가 가까이 다가오면 푸드득 놀라서 두 발자국 떨어지는 스티브 보면서 씨-익 웃기도 하고.

그러다 스티브의 다정함, 정중함, 친절함에 심장이 뛰다가 생각할 거야.

내가 문제였구나, 라고. 우리 사이 불협화음의 원인은 나구나 생각하고 여자인 나한테는 이렇게 친절하구나 괜히 심술도 나고 거울을 빤히 들여다보다 이런 얼굴이 취향인가? 보는 눈은 있어서... 하다가 그럼 뭐해 이거 한 달이면 사라질 모습인데 혼자 우울해하고 롤코 타겠지. 그리고 효과가 사라지면 이번에는 토니가 피해 다닐거야. 스티브가 얼마나 다정하고 부드럽게 웃는 사람인지 알아버렸으니까, 평소대로(예전처럼) 하는 까칠함이나 짜증이 자기한테는 괜히 상처로 느낄 걸 뻔히 알아서 슬슬 피해다니니 스티브가 먼저 토니 찾아오겠지.

"왜 날 피하는가?"
"그런 적 없는데. 지금 길 막고 있는 건 당신이거든."
"토니."

토니. 항상 그렇게 불렀는데. 똑같은 목소리인데. 다른 이름으로라도 불러주냐고 놀리던 다른 멤버들과 달리 스티브는 언제나 그냥 '토니'였지. 토니는 속으로 그 목소리의 온도를 비교하겠지. 조금 다정해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다, 그래도 그때가... 그래도 덜 사납나? 여자였어서? 이젠 아닌데 싶어서 혼자 삽질하는데 스티브는 토니의 내리깐 속눈썹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생각하겠지.

남자든 여자든 스티브에겐 '토니'였으니까. 그때보다 커진 키, 다부져진 몸, 상처 있는 손 같은 건 전과 다르고 이전과 같지만 그의 본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걸. 남자였을 때도 배너에게 덥석 안기는 토니를 보고, 로디가 건네준 재킷을 어깨에 걸친 여자토니를 보고도 스티브는 늘 비슷한 감정을 품었다는 걸. 토니를 그냥 예쁜 여자라고 생각해서 플러팅하는 남자들이나 토니 스타크에게 접근하는 사람들 모두 스티브에겐 똑같이 신경쓰이는 존재들이며 언제나 속으로 경계해왔다는 걸. 그리고 남자일 때와 똑같이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매카닉이자 엔지니어처럼 작업하는 여자 토니의 모습을 보고도 설렜다는 걸. 그러니까 겉모습이야 어떻든 자기가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게 된 거지.



그리고 스티브가 ts된다면 토니는 엄청 정중할거야. 스티브는 자기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거울 보고는 한숨을 푹 쉬었지 않았을까. 귀찮게 됐네. 토니가 엄청 놀리겠군. 그런 생각 하면서 세상 껄끄러운 표정으로 모두 있는 자리로 걸어 나왔는데 의외로 토니는 눈만 커졌다가 별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을 것 같음.

"외부로 알리지 않는게 좋겠어." 하더니 "미안하지만 당신 집은 당분간 여기로 해야겠네." 하는 말이 다 였을 것 같음. 어라? 안 놀리네? 웬일이래. 하는 것도 잠시 어느새 토니가 깨끗하게 치워둔, 몇 가지 물건을 채워놓은 타워 플로어에 자리 잡으면서 휴가가 생겼다는 생각을 했겠지. 다른 멤버들조차 노골적으로 스티브를 위아래로 샅샅이 쳐다보면서 반쯤은 신기해하고 반에 반은 감탄하고 반에 반은 놀리는 와중에도 토니는 방문자 틈에 없었겠지.

다음날 스티브를 공용플로어에서 마주쳤을 때도 "캡, 필요한 건 더 없어? 뭐든 프라이데이한테 말해." 하고는 스티브가 꺼내려던, 음료를 대신 꺼내주는게 다였음.

"특별히 없네. 자네가 다 준비해뒀더군."

그 말이 토니가 피식 웃었을 거고 "왜?" 하는 질문에 "미안, 말투는 똑같아서 신기해서." 하고는 순수히 대답하고 사과했겠지. 심지어 자기가 들고 있던 스티브 음료 뚜껑 따서 컵에 따라주고는 쓰레기도 대신 버리러 가는 토니 뒷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는데 "그럼 간만에 휴식 잘 보내라고." 하더니 멀어지는 토니 보며 생각에 잠기는 스티브일 거임.

말마따나 스티브는 완전 휴식이겠지. 물론 캡틴 아메리카 얼굴을 알아보는 이가 그리 많진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아무도 없으니까. 맘껏 거리를 걸을 수 있었겠지. 물론 스티브 훌쩍 키가 크고, 긴 블론드머리가 찰랑거리는(물론 귀찮아서 묶었음, 나타샤가 도와줌) 늘씬하면서도 근육질의 미인이라 가는데마다 귀찮은 일 한 트럭이긴 해도 한편으론 어쨌거나 자기가 스티브 로저스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유로운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그러다 노천카페에서 스케치하는데 토니 스타크 뉴스가 tv에서 나오길래 그리 고개가 돌아갈 듯. 한참을 넋놓고 쳐다보는데 남들 네 배는 되는 청력에 이런 말들이 들리는거지, 토니 스타크 애인 있을까 그럼 없겠냐 아 저 남자랑 하루만이라도 만나보고 싶다 하는 소리. 자기도 모르게 연필 뽀개고.

아무튼 스티브는 토니의 정중함이 자기가 '여자'라는데서 온다는데에 묘하게 기분이 상할 것 같음. 나는 똑같이 나, 스티브인데 정작 토니의 태도가 달라졌으니까. 그게 좋은게 아니라 오히려... 불쾌하게 느낄 것 같음. 여자인 내가 좋은건가? 그렇겠지, 그럼 내가 남자라서 싫은거야? 라는 식으로 사고가 흘러가고...

근데 사실 토니는 영 다른 생각 중이었겠지. 사실 그전에도 남자인 스티브를 보면서 떨려서 내가 미쳤구나 싶어서 자기 맘 부정하는 중이었는데 여자인 스티브, 너무 완벽한 자기 이상형 자체인데도 이상하게... 자기는 남자 스티브가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젠장 망했구나 하는 중이었을걸.



암튼 이런 식으로 누가 ts이냐에 따라 둘 사이 뭔가 오묘하게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그래도 공통적인건 두 사람 다 바뀐 상대 모습 보면서 성별이 바뀌어도 똑같이 아름답다고 생각한거겠지.
2024.11.25 1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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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미친 ts엔 취향 없다 생각했는데 오늘부러 취향 추가
[Code: e2fe]
2024.11.25 12: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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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니학 박사센세를 뵙습니다
[Code: c8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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