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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00:06
ㅂㄱㅅㄷ

센티넬이 배반하는거까지 목격하고, 동굴에서 오라이온에게 내가! 내가 규칙을 지킨다고!! 하기 직전...으로.

디는 브레인모듈이 생에 다시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지는 것 같았음. 그는 눈을 깜빡이다가 머리를 들었음. 눈 앞에는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못 믿겠어. 아니, 내 눈으로 봣으니 믿는게 맞지만... 이런 말을 하는 비가 있었고, 나름의 방식대로 눈 앞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엘리타와 오라이온... 오라이온이 있었음. 디는 고개를 더 돌렸고, 알파트라이온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음. 문득 디는 알파트라이온이 자신의 지금 상황을, 그러니까 먼 미래에서 왔는지 꿈을 꿨는지, 여하튼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챈 것 같았음. 그래서 디는 그저 푹 고개를 숙였음. 그 기나긴 기억에서 디는 프라임을 이기지 못했으니까... 오라이온보다도 경험 많은 프라임에게 뭘 속일 수 있겠음.

이제 아이아콘으로 가서 모두에게 진실을 알려야해.
...

오라이온이 말했고, 디는 그래... 그래야겠지. 하며 웃었음. 오라이온이 하자는대로 해보자. 하면서. 알파트라이온이 그에게 코그를 주었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느정도 알고 있으면서 '또' 나에게 힘을 준다고...? 디는 놀란 얼굴로 알파트라이온을 보았음. 알파트라이온은 그저 너희는 하나라며 그 동굴에서 자신들을 내보내주었음. 

오닉스의 코그. 그리고 오랫동안 디셉티콘으로서 지냈던 기억. 그 덕분인지 디는 다들 어설프게 하는 변신에도 능숙히 탱크로 변할 수 있었음. 사실 전투헬기가 더 나을까 생각했지만... 지금 전투헬기로 바꾸면, 당장 센티넬과 에어라크니드를 넷이서 만날 가능성이 컸고, 아무리 자신이 싸운다고 해도 센티넬의 비콘 전부를 지금 상태로 다 이길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음. 그래서 디는 탱크로 변하고 오라이온의 말대로 빠져나가는데 집중하기로 함.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디는 오라이온의 뒤를 따라 걸으면서 고민했음. 디셉티콘에게 뭘 보여주어야 그들이 오라이온을 돕지? 디는 전의 기억을-무수하게 쌓인 프레임의 산, 아무것도 남지 않은 행성, 제가 밀쳐낸 오라이온 뿐인 공허 그 자체인 세상- 반복하지 않겠다 다짐했음. 그래서 폭력이 아닌, 오라이온의 방식대로 하려면, 자신은 조금 물러나있어야겠다고 생각했음.

디. 괜찮아?
어? 어.
무슨 생각해?
아니, 아이아콘에서 다들 이걸 믿어줄까, 하고.

급조한 변명이었지만 오라이온의 얼굴이 심각해졌음. 그도 진지하게 생각했음. 알파트라이온이 보내준 증거이니까, 다들 믿을거야. 에너존 이동 루트를 봐도 되고... 라고 오라이온은 여러가지를 떠올렸음. 그 모습에 디는 그래, 오라이온은 항상 뛰어난 녀석이었지. 하나만 생각하는 메크가 아니었어. 하고 그래,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음. 뒤에서 비는 계속 무언가를 말했고, 엘리타도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느라 고요한 것 같았음.

그러다가 디셉티콘, 아니 하이가드가 자신들을 잡으러 왔음. 디는 만약 자신이 의식을 잃으면, 사운드웨이브가 자신의 기억을 다 살펴볼 거라고 확신했음. 그래서 디는 방어벽을 올려 하이가드의 브레인모듈 무력화 장치의 침입을 막음. 그러나 오라이온과 엘리타와 비의 것 까지는 막지 않았음. 대단한 놈이라며 하이가드들이 저를 다르게 포박하여 입을 구속하고 데리고 갔음. 사운드웨이브가 듣지 못하게 벽을 여전히 세운 상태로 디는 하이가드를 마주했음. 그 지리멸렬한 전장에서 끝까지 디셉티콘을 위하여 프레임을 내던졌던 메크들도, 오토봇으로 간 메크들도, 그 와중에 저를 위해 헌신했던 메크들도... 이렇게 보니까 반갑기는 했음. 그러나 디는 티내지 않았음. 입을 어찌나 꽁꽁 묶어놨는지 티 내려고 해도 낼 수 없어서 다행이라고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며 가만히 있었음. 물론 소리가 들리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긴 사운드웨이브의 시뻘건 바이저가 저를 보는 시선은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었음.

뭐 어쨋든 곧 다들 일어났고, 스타스크림은 두 가지 선택안을 제시했음. 오라이온은 우리도 아이아콘으로 가려고 했어- 라고 말했고. 디는 스타스크림의 멀쩡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어색하다고만 생각했음. 딴 생각하는걸 알아챘는지 스타스크림의 시선이 저에게 꽂혔음. 이 곳에서 대놓고 딴 생각이나 하다니, 배짱이 대단하군 그래. 라는 목소리에 디는 그냥 웃음이 나왔음. 스타스크림이 목소리도 좋긴 했구나... 근데 스타스크림에겐 당연히 제 앞에서 딴생각하고 제가 말거니까 비웃는 놈이었음. 디는 더 확실히 도발하기 위해 말함. 뭐... 여기서 네 말 들어서 결국 하는거라곤 에너존 열차 탈취 뿐이잖아? 오십사이클동안 그거밖에 못 했으면서... 무슨 무른 명령을 내리시려고? 하고. 당연히 스타스크림과 싸우게 되었고, 스타스크림이 체중을 실어 다리를 제 어깨에 찍어내리려고 할 때, 디는 재빨리 탱크로 변해서 앞으로 나가 되려 스타스크림의 날개 접합부를 노렸음. 그러나 완전히 파괴하지는 않을 정도로만 조준해서 발포함.

당연히 스타스크림은 그것만으로도 알게 됨. 얘는 전투를 많이 해본, 특히 비행체와도 많이 싸워본 녀석이라는 것을. 왜 센티넬이 이런 애 브레인 모듈을 녹여서라도 제 부하로 삼지 않았는지 의아할 만큼. 스타스크림이 그렇게 생각했는데 사웨랑 쇼키도 의아함을 느끼겠지. 결국 그 날 아이아콘으로 가는 것은 보류되었음. 스타스크림은 이봐 너, 들어와. 하고 디를, 셋이 은밀하게 회의하던 공간으로 데리고 들어감. 걱정하면서 저를 잡는 오라이온과 엘리타, 비에게 디는 웃으며 말해주었음. 괜찮아. 얼마 안 지나서 나올거야.

벌써 뭔가 꼬인 기분이지만, 디는 어쨋든 제가 폭력성을 깨우치고 오라이온이 더 멀어지지는 않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음. 금방 나올거야, 걱정하지마, 하고 들어가느라, 저를 바라보는 오라이온이 머릿속이 '디가 달라진다'가 아니라 '디를 빼앗긴다'로 꽉 채워지고 있다는건 몰랐음. 아니 정확히는... 달라진다는 생각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해서, 오라이온이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는 조금도 계산하지 못했음.



트포 옵티메가 오라디
2024.11.25 00: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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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를 '빼앗기고 있다' 고 생각하는거 묘하게 집착 느껴져서 너무 좋다 진짜... 근데 센세 뒷부분이 썰린것 같아오 제발 어나더
[Code: 178c]
2024.11.25 00:25
ㅇㅇ
모바일
와 ㅁㅊ 막문단에서 뱃속이 짜릿해짐 어나더
[Code: b23b]
2024.11.25 00:45
ㅇㅇ
모바일
이런시발 내가 천재의 작품을 보다니 살아있길 잘했어...ㅜㅠㅜㅜ 디를 빼앗긴다로 바뀌어가는 오라이온 진짜 미친 설정ㅜㅜㅠㅠㅠㅜㅜ
[Code: 25d2]
2024.11.25 00:49
ㅇㅇ
아니 너무 맛있어요 센세 알파트라이온이 눈치채는 부분부터 흥미진진했는데 디가 메가트론으로써의 인생을 생각하면서 좀더 나은 결말로 가도록 오라이온을 따라가게 되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오라이온을 달라지게 만드는데... 그와중에 디와 하이가드들의 인연은 또 이어지는 게 너무 맛도리예요 센세... 제발... 제발 어나더...
[Code: d6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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