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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8 00:38
나는 여전히 이런 모습의 조부장, 그러니까 현재 나의 남자친구를 맡고있으며, 접점이 없었다가 지금은 있어진 직장상사이기도 한 조 맥밀런의 이러한 모습이 낯설다. 익숙해질만도한데 익숙해지지않는건 우리의 첫만남이 이러지 않었기 때문이지.
아니, 사실 지금 그의 모습은 첫인상과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아는 이 회사 내 그 유명한 조 맥밀런의 모습은 이런 인간형상이었으니. 천재에, 리더에, 그만큼 괴팍하고, 지 멋대로이며, 그만큼 능력도 출중해 다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사업 인재 중 인재. 타고난 리더감에 그걸 자신도 아주 잘 알고있다는것. 아버지 또한 그 유명한 it 기업의 수장이며, 그는 2m에 육박한 아주 커다란 키와 그에 맞는 당당한 태도.. 그리고 아주 잘생긴 외모를 지녔다.
그러니 저렇게 회사 내에서도 당당하게 매력적인 표정을 풍기며 내 볼을 매만지는 조 맥밀런의 모습은 아주 익숙하지만, 바로 그가 현재 나의 애인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여전히.. 익숙하지않다.
“허니, 또 무슨 생각해.”
내가 이러는데 다른 생각을 했다? 정말 이러기야?
조, 그게 아니구..! 근데 여기 회사에요, 보는 눈도 많고.. 우리 좀 있다 집에 가서 해요, 응? 아니아니, 싫은게 아니구.. 자기가 이러는데 내가 어떻게 싫어, 당연히 좋죠. 웁..!
좋다고 했잖아. 못 물러, 허니.
여기 회사, 읍-! 조!
놀랐었다. 조부장을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게된게. 물론 난 일개 개발팀의 막내였고, 그는 회사 간부급에서 직접 추진한 개인pc 사업프로젝트의 리더로서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당연히 그는 일개 막내인 날 몰랐을테지만, 난 아니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조 맥밀런이었으니까. 그런 그를 회사 내가 아닌, 회사 근처의 맥주집도 아닌, 회사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있는 어느 조용한 국립공원의 입구에서 만나다니. 놀라지않을 수가 없었다고.
그러나 더 놀랐던건 내가 본 그의 모습이라는거야. 늘 보던 모습의 그가 아닌 자연스럽게 풀어진 보통 사람의 모습을 가진 조에 나는 놀랐을 수 밖에. 늘 강박적이고 사람들을 독단적으로 지휘하며 통솔하는 조 맥밀런 부장이 아닌, 한층 풀어진 모습을 한 인간 조 맥밀런의 모습이었달까.
듣기론 그가 지휘하던 개인pc 프로젝트가 매출 달성 목표를 채우고선 끝났다고 들었다고 했다. 회사가 원했던 매출의 2배를 이루었지만, 개발팀과 코딩팀과 어느 정도의 분열이 있었다고 들었다. 물론 늘 그렇지. 매출이 중요한 사업가와 pc 개발에 몰두해있는 개발자들의 시선은 정말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러나 뒷풀이 자리에서 나는 그가 팀원들과 함께 손을 잡고서 더 나은 2세대 pc를 만들고싶어했다는 속사정을 몰래 듣고 말았다. 간부급에게 엿을 날리고 뒤통수를 때려서라도.
그건 그저 깐깐하고 돈에 미쳐있는 개또라이 유아독존으로 보았던 조 맥밀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딱 그뿐이었지. 프로젝트가 끝나고 그는 잠시 휴가를 간 모양이었고, 막내로서 시달렸던 나는 연말이 되고서야 아주 조금의 연차를 쓸 수 있었다. 그렇게 정한 나의 휴가 행선지가 조부장과 아주 딱 겹칠거라고는 누가 생각이라도 했을까?
그리고 그곳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내게 그가 다가올거란 생각은? 그가 우연히 내게 첫눈에 반했을 생각은? 힘들어 지친 그가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을 골랐는데 그게 바로 여기였을 확률은? 그랬던 그가 첫눈에 반한 상대가 나일 확률은?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을 확률은?
나중에서야 말했지만 그는 처음엔 아주 당황했지만, 이 모든게 다 운명인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했다. 첫인상과 달리 그는 의외로 운명론자라는 사실이 조금은 믿기지 않지만, 뭐. 암튼.
지쳐있던 조 맥밀런이라는 사람은 나의 가슴을 쿡쿡 건드렸고, 관심을 가게 만들었고, 앞뒤 생각없이 자연스레 그의 입술을 겹쳐 물게 만들었다.
“왜 말 안했는데”
도망갈까봐요.
내가? 네가 도망가는게 아니고?
..그것도 그러네.
사실 우리 같은 회사 다녀요. 라고 말한건 생각없이 키스하다가 우리의 뒷일은 어떻게 되는거지? 라고 갑자기 생각했을 때도 아니야. 만난지 며칠 안되서 이러는거 가볍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난 아니에요 허니.. 라고 조가 말하고. 나도 안 가벼운데.. 라고 대답했을 때도 아니야.
휴일이 끝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갔을 때 절대 오지 않을 줄 알았던 그에게 저녁약속 연락이 왔을 때도 아니고.
영화 뭐 좋아해요, 허니? 저 스릴러 좋아해요! 아.. 난 무서운건 잘 못 봐. .. 거짓말. 이런 대화가 오갈 때도 아니었고.
멀리서만 계속 지켜보던 그가 갑자기 우리 팀에 다가와 무언가를 요구할 때도, 그래서 놀라 내가 미친듯이 서류철도 얼굴을 가리며 눈치를 볼 때도 아니었고.
“애인..?”
조, 애인 있어요? 누가 가볍게 툭 건넨 말에 갑자기 진지하게 얼어 붙어버린 그의 모습에.
“애인은 아닌데..”
내가 꽤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긴 해요.
그렇게 대답하고선 회사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수줍으면서도 진중한 조 맥밀런의 모습에, 더이상 숨길 수가 없어서 말해버렸다고. 사실 우리 같은 회사 다녀요 뿐만 아니라, 나도 조 당신이 너무 좋아져버렸다고. 내 앞에서만 이렇게 되는 당신 모습을 보고선 나는.. 인간 조 맥밀런이 내것이 되면 좋겠다고.. 가슴이 마구 떨리고..
그렇게 속마음 와르르 털어내니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얼굴 빨개졌는데, 조심스레 고개 들어보니
그때부터 진짜로 시작된거야.
그렇게 알고보니 회사에서 5분 거리였던 허니네 집 앞에서 우리 사실 상사-부하 관계에요! 회밍아웃+급발진된 고백에 키스>허니네집입성>(생략) 까지 다 이뤄지게되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조부장은 그제서야 뭔가 아다리가 맞는 기분임. 어쩐지 맨날 저녁 어디서 먹을래요 물으면 우리회사 근처 맛집에 가더라니. 같은 it회사라고 얼버무렸지만 수상하게도 내 프로젝트 내용에 많은 지식을 알고있었고 등등.. 그러나 옆에 잠든 허니 모습 보니 그당시 지쳐있던 제게 나타나준 비타민같은 존재, 천사.. 사실 왜 첫눈에 빠졌냐고 물어보자면 자세하기 대답은 못 하겠는데. 그때 정말 이상하게도 뭔가에 끌리듯이 허니를 그곳에서 만나게되었고. 그 시각에 만나게되고.. 이 모든게 운명인가봐 하고 생각하는 조부장인거.
이런 하루가 될 운명이었을테고. 라고 생각하며 이불 위로 드러난 허니 어깨에 제 자국 남기고싶어 야하게 혀 굴리다가, 또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가볍게 입술자국 내고선 이불 덮어주는 조 맥밀런이겠지.
아무튼 중요한건 같은 회사에 다닌다는거. 허니에게는 우린 상사와 부하! 우리 사실 같은 회사 다녀요! 겠지만 이제 조에게 가장 중요한건 <아싸, 회사에서도 허니 본다> 임. 그러니까 즉
회사에서 허니 보고 내가 어떻게 참지?
(시발..) 어렵다 (자제할 수 있을까) 잠깐만. 나 성질 부리는거 더 봤.. 그래, 이미 알고있겠지. 나 허니 얼굴 멀리서 보면 키스하러 달려갈 것 같은데. 몰라, 허니 네가 알아서 해.
말 한 네 탓이지, 뭐.
머 그런거 보고싶다. 그리고 회사 내 상서 조부장이랑 동거하는 집에서의 남친 조 맥밀런 모습은 너무 정반대일 것 같아섴ㅋㅋㅋㅋㅋ 그거 너무 보고싶음. 점점 허니에게 주도권 빼앗기고 질질 끌려가는 남친 조부장 보고싶다 ㅠㅠㅠㅠ
의식의흐름으로써갈김
러블리너붕붕 러블릐너붕붕 조부장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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