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시헌 은하수의 꿈인데 난 이거 일러가 딱히 취향이 아니라 안 읽고 있었거든 와 근데 읽어보니까 6성이여도 괜찮을 것 같은 전개라 후기 적어봄
있는데 아직 안 본거면 가급적 소리 키고 직접 봐라!

ㅅㅍ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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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여주는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한 후
혼자서 책상을 정리하고 불을 끈 뒤 퇴근할 준비를 함
여주가 있는 불 꺼진 사무실과는 상반 되게
창 밖 LED광고는 밝게 빛나고 있음

광고 속 유인 우주선이 최종 테스트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보고
여주는 어렸을 때 밤하늘을 나는 꿈을 꾼 걸 떠올림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니 화려한 네온사인 외엔 아무것도 없음
여주는 본인이 오랫동안 별을 못 봤단걸 깨달음

그 때 여주 폰으로 우주국과 디자이너들이 협력하는
시계 디자인 대회 참가 신청서 메일이 옴
이름만 서명하면 참가할 수 있는 대회였고
우승자에겐 작품을 우주선에 실어 우주로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지는 대회였음
별이 없는 밤을 보고 한숨 쉬던 여주는 이걸 기회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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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회의 시계 디자인 요구 사항은
여주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오토메틱 손목시계 분야고
주제는 인류와 별이었음

어려운 도전이지만 우리 여주는 진취적임
디자인 테마 계속 복습하다가 주말에 시간내서 개인 시계 컬렉션을 감
그곳에선 절판된 오토메틱 시계를 볼 수도 있고
경험 많은 시계 애호가와 시계 제작 장인을 만날 수도 있음
마침 공유회를 하고 있었고 여주는 이곳에서 우연히 육시헌을 만남

군중 때문에 시계를 관찰하기 힘들었던 여주를 육시헌이 도와줘서
무사히 시계 관찰을 마쳤고 공유회가 끝나자 사람들은 흩어짐
여기까지는 늘 그랬듯 재주 많고 멋진 시헌이의
시계 취미에 관한 내용인가보다 했는데 읽다보니더 재밌음



여주가 이번 시계 디자인 주제가 인류의 별인데
아이디어가 부족하다고하자 육시헌이 어울릴 만한 곳이 있다 추천함
그렇지만 거긴 밤이 돼야 경치가 좋은곳이라며 조금 늦게 가야한다
잠시 쉬는게 좋겠다고 함 여주 피곤해보여서 배려해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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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은 휴게실에서 해가 질 때 까지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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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그런 거라도 상관없어요 때문에 넣음 역시 배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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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했던 여주가 기대자 육시헌이 자신의 몸을 빌려주는데
갑자기 육시헌이 과거를 좀 회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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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부분 개좋음ㅁㅊ 육시헌의 기억에 남은
어린시절 육시헌의 어둡고 잔잔한 말투랑
현재 육시헌 품 안에 안긴 여주의 밝고 따뜻한 대사가 동시에 겹쳐짐

하지만 지금, 그의 곁에는 다른 숨소리가 있다
< 그 때의 시헌이와 현재의 시헌이는 다르단걸 보여줌
가장 큰 차이는 여주가 있냐 없냐겠지



육시헌은 약속대로 여주를 깨워서 시계탑에 데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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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헌이는 여주가 영감 얻는 걸 도와주러 온 것 뿐인데
보기 드문 기대 섞인 표정으로 묘하게 들떠있음
둘은 손을 잡고 같이 시계탑을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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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솔직하게 평소랑 달라 보인다고 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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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시헌은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곳에
여주와 함께 오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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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계탑 꼭대기에 도착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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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시헌은 자신의 과거에 온 걸 환영한다며 이 장소를 소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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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가 시계탑이라 그런지 육시헌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도 그렇고
여주도 육시헌의 모습을 소년과 겹쳐 보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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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멋진 장소에 데려와준걸 감사 하는데
육시헌은 서로 붙어서 온 자신들의 발걸음을 명왕성과 카론에 비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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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육시헌은 명왕성과 카론 같은 끝없는 동행이 얼마나 지루할까 생각했음
하지만 오늘이 되어서야(=오랫동안 오지 않았던 시계탑을 여주와 함께 오른 날)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즐거운 거고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됨 시헌이에겐 자주 왔던 추억의 장소지만 그 때랑은 또 다른 감정을 겪게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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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배운 인간이 공상 자주 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면
미친 로맨티스트가 되는 듯 왜 이렇게 낭만적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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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완벽한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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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평소 하던 생각을
찰떡 같이 알아주는 육시헌에 감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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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생각을 감히 짐작하는 건 쉽지 않다고 겸손하게 말 함 하지만 본인 운이 좋은 건 인정함ㅋㅋㅋ 말 솜씨 미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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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주는 좋은 추억도 쌓고 영감도 얻음



출품작을 제출 한 이후 여주는 따로 육시헌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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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그 날의 감동과 시헌이가 들려준 이야기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계를 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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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시헌이 여주 작품 퀄리티 보고 이 정도면 나중에 따로 제출하면
좋을 결과를 얻을텐데 본인을 주는거냔 식으로 말하니
여주는 이 시계를 만드는 내내 육시헌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말 함
(아니 근데 여주 존나 능력자임 제출할 시계도 만들고 이것도 만들고)

그 와중에 여주가 미숙하게 감싼 반창고 사이로 보이는 상처
매의 눈으로 발견한 육시헌으로 마무리



참고로 이 스토리는 심쿵, 친근, 아무것도 안 하기 다 갓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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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기에서는 육시헌이 개인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할 때가 있다고 솔직히 표현 하는 게 좋았고, 본인의 시계 조립 취미가 어떻게 생긴건지 말 해줘서 좋았음 
ㅃ아니 근데 이럴만함 육시헌 딱 봐도 호기심 개많고 잡덕 쌉가능임 행복한 오타쿠가 될 수 있는데 일이 너무 바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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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한테 설명 하면서 분해 했다가 다시 조립 한 이후
이제 조립 다 됐으니까 시간을 맞춰보자면서 이러는거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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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에서도 시발 역시 배운 변태라고 생각한게ㅋㅋㅋ

직접 닦겠다고 해놓고 여주 손 겹쳐서 닦는거나,
여주가 세게 문지른건지 걱정할때 천천히 하라면서
이 셔츠 내가 매우 좋아하는 거라고 말 한 거 개야함

신경쓰지 말고 그냥 적극적으로 문질러도 괜찮단거 아님?
몰라 나는 그렇게 해석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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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토리가 왜 좋았냐면 육시헌이 중간중간에 과거를 회상하는데 그 부분에서 어둠이 살짝씩 비치는것도 좋고, 시헌이가 그 땐 그렇게 느꼈는데 이제는 달라진 것 같다고 스스로 인정하는것도 좋았음 여주를 만나면서 점점 위로받고 치유받는 단계에 놓인 모습이 보였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육시헌이 여주와의 관계를 우주의 법칙에 비유하는 부분도 낭만적이고 그것에서 영감을 얻은 여주가 결국 선물로 만듦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전개 방식임. 초반에 여주가 바쁜 일상 속에서 창 밖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별이 있는 밤하늘을 본 지가 언제인지 약간의 현타를 느끼잖아. 이런 느낌을 육시헌도 해당 스토리에서 똑같이 느낌.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것들과 멀어져 바쁜 일상을 보내는데서 오는 약간의 공허함 그리고 그걸 마음껏 누리던 시절에 대한 추억 회상 그리움 이런게 약간 묻어남

그리고 그 복잡한 고민이나 감정을 서로를 통해서 어느정도 해소시키는 것까지가 완성임. 여주는 이 날 육시헌과 시간을 보내며 대회 작품을 위한 영감을 얻었고, 제대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한숨을 쉬었던 아름다운 밤하늘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감상했음. 육시헌은 이 날 여주와 시간을 보내며 혼자서 진행 했다면 다소 쓸쓸했을 시계 공유회를 무사히 마쳤고, 오랜 시간 자신조차 들어가지 않은 시계탑의 낡은 자물쇠를 열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그곳을 다시 한 번 찾아감. 여주가 분명히 반복적으로 표현 했잖아 이 날 육시헌이 평소랑 좀 달라 보이고 보기 드물게 기대 섞인 표정으로 들떠 있었단걸ㅇㅇ 잊어서 안 온 것이 아니라 육시헌도 그리워 하던 특별한 장소란거임 그리고 두 사람은 그 장소에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또 다시 추억을 쌓음

 

안 본 사람은 꼭 봐! 시헌이의 과거 현재 미래가 겹쳐져 보이는 서로의 생각 감정 시간이 맞물리는 것 같은, 시계라는 주제에 잘 맞는 괜찮은 스토리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