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스토리 다 밀었다!!! 돌려보면서 머리 굴린 거 몇 자 써봄(긴글ㅈㅇ)

 이후 페나코니 스토리가 다루는 이야기는 자아정체성과 부활이 될 것 같음
고대 철학이랑 뮈토스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지 아무튼.. 

 정체성 문제에서는 '어떻게 스스로가 줄곧 본인임을 알 수 있는가?'를 필두로 무엇이 인간의 정체성을 정의하는지를 설명하는 게 목표임 크게 인격/육체/영혼 세 가지 관점이 있는데 여기선 육체에 대한 관점을 빌려오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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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나코니 마스코트는 시계공임. 왜 시계공일까? 싶었는데 떠오르는 게 하나 있음 

 "갑자기 시계가 고장 나서 수리점을 찾아간다. 수리공은 내 시계를 일단 분해하고 부품들을 청소한 다음 수리를 시작한다.- 이렇게 수리공은 모든 부품들을 닦고 기름칠한 뒤 원래 모양으로 재조립한다.-주인은 내게 완성된 시계를 건넨다."
 "이 사례에서 그건 분명히 내 시계다."
 이게 정체성에 대한 육체적 관점, '물리적인 구성이 동일하다면 그 개체는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긍정 사례임. 그리고 이건 인간의 죽음과 부활(부활 후의 개체는 죽음을 겪은 개체와 동일한 개체인가?)을 가능케 함.
 또한 위 예시에서 시계공은 시계를 죽음에 이르게 한 후 부활시키는 신적 존재임. 그래서 시계공의 유산이 죽음과 부활은 물론이고 자아정체성, 신(에이언즈)과 연관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함..
 죽음에서 돌아온 로빈은 원래의 로빈과 같은 사람일까?
 애초부터 정체를 숨기고 있던 반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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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중 반디가 기억의 영역 밈에게 살해당하잖아


기억의 영역 밈.png
 이 몹의 모티프가 시공간벌레(space-time worm)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음.
시공간 설명할 때 한 시공간 안에 있는 개체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개체를 둘러싸는 타원을 그리거든 이걸 보고 와 길쭉하니 에벌레 같네~ 해서 시공간벌레임..ㅋㅋㅋㅋ
 시공간벌레는 말 그대로 개체들을 한 시공간 안에서 정의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지속주의(정식적인 용어인지 모르겟어서 원문도 올림 Perdurantism)의 맥락에서 정체성 문제를 설명하기도 함 (테세우스의 배 생각하면 좋음 배가 바뀌어가는 그 과정까지도 하나의 개체를 이루는 요소로 볼 수 있다는 입장)
 시공간벌레에서 꽤 중요하게 다뤄지는 게 '조각'의 연결임 아무거나 갖다붙인다고 같은 시공간인 게 아니라 올바른 요소가 올바르게 연결되어야 함. 그런데 기억의 영역 밈들의 설명을 보면 '기억의 영역 속 잠재의식 조각이 쌓여서 만들어진다'는 문장이 공통적으로 존재함.. 기억의 영역 밈은 잘못된 요소가 부적절하게 연결되어 만들어진 왜곡된 시공간 에벌레 아닐까? 
 정체성과 동일성을 판단하는 데 기준이 되는 시공간 에벌레가 공격을 가한다는 건 정체성에 대한 위협 혹은 정체를 숨기는 자(반디)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 같음. 아니면 잘못된 시공간벌레로서 그와 대척하는 존재를 위협하는 거거나..


 3.

그리고 풍요 광추: 무엇이 진실인가

무엇이진실인가.png
광추 스토리
"만약 모든 시계가 잘못된 시각을 가리킨다면..."
"만약 한 사람이 약속을 어김으로써 약속을 지킨다면…"
"만약 꿈속에 빠진 사람이 실제로는 단 한 번도 잠든 적이 없다면…"
"만약 죽은 자가 살아 돌아왔을 때, 자신의 이름이 빼앗긴 것을 깨닫는다면…"


-시간의 허상성(왜곡)
-관계의 역설
-꿈이 아닌 현실
-죽음과 부활, 정체성 상실
인데 마지막 문장이 꽤 눈에 띄지 않음? 
살아 돌아온 이가 자신의 이름(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건데 그렇다면 애초에 정말 '부활'했다고 말할 수 없음. 정체성과 그에 따른 동일성이 부정되는 셈이니까...

 사실 시계공 마스코트에서부터 떠올린 게 철학자 셸리 케이건의 <death>거든. 강연을 책으로 옮겨놓은 거고 펄럭에서도 출판됐음(책팡고아님 오픈코스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들을 수 있음) 그래서 글 내용도 대부분 거기에서 얻었는데... 이 사람이 육체적 관점의 동일성에 대한 긍정 사례 뒤에 바로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빌려옴. 시계야 해체했다가 조립해도 동일한 시계라지만.. 아이가 쌓아올린 탑을 아버지가 실수로 무너뜨린 뒤 아버지가 다시 쌓는다면 그 탑은 아이의 탑과 동일하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라는 예시로..
 이 사람은 결국 중립적인 입장으로 끝맺긴 했지만 정말 붕스타 스토리가 죽음에 대한 철학적 논의에 영향을 받았다면... 궁극적으로 페나코니 스토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육체적 관점에서의 동일성- 죽음과 부활에 대한 부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자신이없어서말끝을흐리게되네 현대 철학자라서 나도 따왔을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유명한 내용이라... 

 그렇다면 꿈 속에서 불가능한 일은 대체 뭘까...? 진짜 오랫동안 생각해봤거든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죽음인데? 그러다가 알아차린 게
 레이시오는 꿈 세계에서 정말 불가능한 것은 죽음이 아닌 숙면이라고 했음.
 숙면은 각몽을 전제로 하지, 사람이 잠든 후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건 죽음에 가까움.
*꿈 속*에서 숙면하는 것 = *꿈 속*에서 각몽이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
즉, 꿈 속에서 죽고 현실의 드림풀에서 눈을 뜨는 게 아니라 꿈 속에서 죽고 꿈 속에서 부활하는 게 답이 되지 않을까? 



긴 글 읽어줘서 ㅋㅁ!! 글이 엉망진창이라 의미전달이 제대로 됐으려나 걱정된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냐
 
2024.04.28 23:46
ㅇㅇ
모바일
헐 갤러거 생각해보면 진짜 이런 주제 맞는거같기도
[Code: 7a82]
2024.04.29 08:58
ㅇㅇ
모바일
오 흥미롭다 분석추!
[Code: aa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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