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3283263
view 32737
2024.05.08 10:47
개날조ㅈㅇ










1.


홈커밍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학교는 시끄러워졌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홈커밍은 1년 중 가장 큰 행사였고 누가 누구랑 홈커밍 파티에 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의 관심사였다.

남자 애들은 이른 바, 프롬포즈를 기획하느라 바빴고 여자 애들은 그런 프롬포즈를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애에게서 이끌어내려 그 언제보다 노력했다.

간혹가다 여자 애가 직접 프롬포즈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그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었다. 아무래도 남자 애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애에게 프롬포즈를 하는 것이, 여자 애들에게는 받는 것이 로망으로 굳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홈커밍에 대한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별 것 없는 고등학교의 최상위 포식자나 다름 없는 소위 인기인들의 홈커밍 파트너가 과연 누구인지는 정말이지 학생들의 최고 관심사였다.

예를 들어, 학교 축구부 주장인 칼럼 터너가 그렇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성격과 모두와 서스럼없이 친한 칼럼 터너는 학교 최고의 인기 스타였다.

뿐만 아니라 칼럼이 축구부에 들어간 이후로 단 한 번도 고등학교 대항전에서 학교가 1등을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학교의 인기 스타가 되기에 충분했다.

끼리끼리 사귄다고 했던가, 칼럼 터너의 이름이 나오면 꼭 같이 이름이 언급되는 오스틴 버틀러 또한 학교의 인기 스타를 언급하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었다.


53afdfbeaf29da0bea27852809d98b6b.jpg

오스틴 버틀러는 칼럼 터너처럼 활달한 성격은 아니었다. 별로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 아니면 낯을 가리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영문학 독서부였던 그는 칼럼 터너 말고는 딱히 친한 사람이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학교 내에서 그의 소문이 자자한 것에 대한 이유는 딱 두 가지였다. 그의 얼굴, 그리고 그의 목소리.

남자치고 선이 가늘고 조금은 색기가 흐르는 외모의 소유자였던 그는 꽤나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상반되는 깊고 낮은 목소리. 놀라울 정도로 그 대조가 어울리는 말도 안되는 그야말로 유니콘같은 남자가 눈 앞에 나타났는데, 여자 애들이 싫어할리가.

그래, 그러니까 이 둘의 프롬 파트너가 과연 누가 될 지는 학교 내의 최고 관심사였다.


2.


"백 퍼 게이라니까."


허니의 말에 그의 옆에 앉아있던 배리의 미간에 힘이 팍 들어갔다.


재생다운로드curt28.gif

"제발 허니 비.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게이는 아니야."
"그건 맞지만, 칼럼 터너랑 오스틴 버틀러는 백 퍼 게이라니까? 둘이 사귀는 게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 돼."


그 말을 하는 허니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배리는 그런 허니의 말에 눈을 한 번 질끈 감았다가 떴다. 

허니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실 처음이 아니었다. 아니, 허니와 아주 어린 나이부터 친구였던 배리는 꽤나 자주 들었던 이야기였다. 


"너 지금 설마, 사랑에 성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거야? 21세기에?"
"아오... 이놈의 선동과 날조."


허니가 잔뜩 과장을 하며 배리가 동성애 혐오자라도 되는 것마냥 몰아가자, 배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솔직히 둘이 공통점이 뭐가 있어? 그렇게 다른데 둘이 그렇게 붙어다닌다고? 사귀는 거 말고는 설명이 안 돼."
"너랑 나도 공통점 하나 없는데 친구잖아."
"무슨 소리야, 너랑 나랑은 둘 다 학교 찐따잖아."


허니의 거침없는 단어 선택에 배리는 조금 짜증이 일었지만 최대한 그 감정을 억눌렀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어 허니에게 반박했다.


"그렇게 따지면 그 둘도 학교 인기인이니까 친구인가보지."
"아냐, 인기인들은 우리랑 다르다구. 우리같은 찐따들은 서로서로 도와야 하는 공생관계지만 인기인은 혼자만으로 유유자적 잘 살아갈 수 있어."
"...인류학자 납셨네."


허니의 말을 이해할 수도, 그렇다고 공감할 수도 없었던 배리가 결국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손에 쥐고 있던 사과 주스나 다시 들이키려다가 다시 허니에게 물었다.


"근데 너도 오스틴 버틀러랑 친구잖아."
"내가?"


배리의 말에 이제는 허니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검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물어보는 모양새가 정말 배리의 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얼굴이었다.


"응, 너 걔랑 같은 부잖아. 영문학 독서부."


그제서야 허니의 입에서 '아' 하고 이해를 한 듯한 말이 흘러나왔다.


"아니지, 나는 그냥 걔랑 같은 부원이지. 친구는 아니야."
"기준이 뭔데?"
"난 걔랑 부실 밖에서는 얘기 안 하잖아. 복도에서 마주쳐도 서로 인사 안 해."
"...친구 아니네."


허니의 말을 납득한 배리는 결국 나직하게 공감했다.


3.


영문학 독서부는 폐부를 겨우 면하고 있는 부였다.

오스틴 버틀러가 속해있는 부였기에 인기가 많을 것 같았지만 부원끼리 읽는 책이라고는 길고 두꺼운 재미없는 고전 문학들이었기에 부원 수가 적었다.

올해도 그랬다. 처음 신규 부원을 모집한다고 얘기했을 때, 이미 오스틴이 그 부에 속해있다는 것을 안 여학생들이 너도 나도 가입 신청서를 넣었었다. 

하지만 부원이 되면 오스틴과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신규 부원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영문학 독서부에서는 정말 정직하게 독서만 했다.  독서부 핑계를 대고 조금이라도 오스틴과 말을 섞어보려던 학생들의 노력이 죄다 물거품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 덕인지, 새로운 부원들은 2주를 버티지 못 하고 결국 탈퇴를 하거나 다른 부로 옮겨가기 일쑤였다.

결국 부에 남게 된 것은 허니와 오스틴 단 둘이었다.

단 둘이 남았다고 해서 허니가 오스틴과 친해진 것은 전혀 아니었다. 말했다시피 둘 다 부실에서는 적당히 책만 읽었고 얘기를 섞는다고 하더라도 책 추천이라든지, 아니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질답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게 일주일에 딱 두 번. 허니는 벌써 반 년 넘게 오스틴과 같은 부에 속해 있었지만 그와는 절대 친하다고 정의할 수 없는 관계였다.

같은 부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건조한 관계였다.


4.


"허니."


그 날도 여느 날과 다름 없는 날이었다. 오스틴과 허니는 정해진 부활동 시간에 맞춰 독서부실로 도착했고, 서로 현재 읽고 있는 책을 끼고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적당히 독서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끝날 줄만 알았던 오늘의 부활동을 평소와 다르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정적을 가르는 오스틴의 목소리였다.

'허니' 하고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어쩐지 낯설었다. 그야, 허니가 나름 부활동을 하면서 오스틴과 말을 섞은 적은 몇 번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먼저 허니의 이름을 부른 적은 드물었으니까.

허니를 부른 오스틴 본인도 조금 어색한지, 뒷목을 살짝 긁적이던 그는 이내 조금 망설이다가 허니에게 물었다.


재생다운로드5a7c45b11bf961c01b098d496f177f6f.gif

"홈커밍 파트너는 정했어?"
"어... 아니? 아직."


조금 뜬금없는 오스틴의 질문에 허니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허니는 홈커밍 파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프롬포즈를 해 줄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았고 별 다른 일이 없는 한, 홈커밍 파티를 아예 가지 않거나 아니면 구석에서 배리랑 그의 여친과 함께 펀치나 홀짝이다 돌아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순간 허니는 올해는 그래도 파트너를 구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배리랑 그의 여친은 허니를 꽤나 반겨주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커플 사이에 끼는 불청객이라고 허니 본인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랑 갈래?"
"어?"
"나랑 홈커밍 파티에 같이 가자 허니."


수줍게 웃으며 그런 말을 하는 오스틴의 모습에 허니는 순간 자신이 제대로 듣고 있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러니까, 학교 최고 인기 스타인 오스틴 버틀러가, 나랑, 홈커밍 파티에? 왜?


"왜...?"


정말 순수한 질문이었다. 좋고 싫고를 떠나서 허니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왜...?


"왜냐니..."
"너 이미 파트너 있지 않아?"
"...누구?"


이제는 오스틴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허니는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을 입 밖으로 뱉어냈다.


"칼럼 말이야."
"칼럼이 여기서 왜 나와."
"그야... 너네 둘이... 사귀니까...?"


정말이지 허니의 의식을 거치지 못 한 채 흘러나온 말이었다.

허니는 그 말을 뱉고나서 순간 낭패감을 마음 속에서 느꼈다. 아무리 요새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남이 먼저 밝히기 전엔 모른 척 해주는 것이 예의가 맞는데. 이렇게 아웃팅을 시킬 생각은 허니의 마음 속에 단 한 톨도 없었단 말이다.


"뭐?"
"아니, 아니. 미안해. 이건 진짜 나만 아는 거야. 아무도 몰라. 미안. 나가서는 절대 말 안 할 거야."


허니가 다급하게 변명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무마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허니의 머릿속을 거치지 못 한 말들이 고장난 레코드마냥 반복되었다. 미안, 미안. 진짜 아무한테도 말 안 해.


"아니, 허니. 오해하는 게 있는데, 나 칼럼이랑 안 사겨."
"어...?"
"애초에 왜 그런 생각을 한 지 모르겠는데, 나 여자 좋아해."
"어어...?"
"너 좋아한다고. 그래서 너랑 홈커밍 파티에 같이 가자는 소리고."


다급하게 말을 쏟아내는 오스틴의 말 중에 허니의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어어...? 하는 조금은 멍청한 소리를 뱉던 허니가 이내 오스틴의 폭탄같은 고백에 대신 딱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얘... 디나이얼 게이인가...?









오틴버 허니 좋아하는데 허니는 오틴버 백퍼 게이라고 오해해서 첫 단추부터 대차게 망해버리는 하이틴 로코 보고싶다

오틴버너붕붕 칼럼 배릐
2024.05.08 10:50
ㅇㅇ
모바일
아놔 디나이얼 게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5eb]
2024.05.08 10:53
ㅇㅇ
모바일
허니야 정신차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d34]
2024.05.08 11:18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ㅅㅂ 허니야..! 좋아한대잖냐..!
[Code: 72ff]
2024.05.08 11:22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결론이 디나이얼인데 허니야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265f]
2024.05.08 11:36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 디나이얼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ㅌㅌ
[Code: 51ce]
2024.05.08 11:44
ㅇㅇ
모바일
둘 다 ㄱㅇㅇ ㅋㅋㅋㅋㅋㅋㅋ
[Code: 6277]
2024.05.08 11:51
ㅇㅇ
모바일
아 미친 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센세가 말아주는 하이틴 로코 개맛있다 진짜 너무 재미있어서 내렸다가 올렸다가 내렸다가 올렸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나더 제발 제발 제발
[Code: 09f3]
2024.05.08 11:51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c68b]
2024.05.08 11:57
ㅇㅇ
모바일
디나이얼 ㅋㅋㅋㅋㅋㅋ
[Code: 1280]
2024.05.08 13:14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스틴 환장하는 소리가 들린다
[Code: 77fa]
2024.05.08 13:21
ㅇㅇ
모바일
디나이얼 게이ㅋㅋㅋㅋㅋ센세 어나더
[Code: f85f]
2024.05.08 14:57
ㅇㅇ
모바일
뭐 일단 같이 가 다 추억이야
[Code: cbae]
2024.05.08 18:54
ㅇㅇ
모바일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잼
[Code: b418]
2024.05.08 22:35
ㅇㅇ
모바일
디나이얼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헤테로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아예 없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f352]
2024.05.08 23:31
ㅇㅇ
모바일
아시발 오ㅑ케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
[Code: fe84]
2024.05.10 09:27
ㅇㅇ
모바일
디나이얼ㅋㅋㅋㅋㅋㅋㅋㅋ왜 사람 말을 못 믿어 허니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1b15]
2024.05.12 07:37
ㅇㅇ
모바일
허니 ㄱㅇㅇ ㅠㅠㅠㅠㅠㅠ 오틴버 저 얼굴로 삽질하는거 보고싶다...
[Code: 39d0]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