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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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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겠네 진짜.
빌리는 정신차려보니 수트를 갖춰입고 결혼식장 앞에 서서 인사를 하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머리를 부여잡았음. 그마저도 금방 구단 식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다시 표정을 고쳐야 했지만.. 하루종일 얼마나 억지로 웃고있었는지 얼굴 근육이 다 아팠음. 그 빌리빈이 결혼을 한다는 소식에 낯익은 스포츠 기자들이 와서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머리가 다 아팠음. 내 인생에 결혼이라니.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가정을 이루고 사는것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빌리인데.


단장의 위치에서 생각보다 중요한건 사회생활 스킬이었음. 선수들을 트레이드 할때나 구단 내의 문제를 해결할때야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고 또 그게 잘 먹혀 들었지만 구단 외의 문제에 있어선 그게 아니었음. 특히 돈 문제에서는.. 그놈의 돈. 구단이 야구만 잘하면 됐지 그놈의 돈 때문에. 빌리는 그 지긋지긋한 돈문제로 단장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는 중이었음. 죽어라 노력해도 그놈의 돈 몇푼에 뒷통수를 맞은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음. 먹고 사는데 필요한 정도 그 이상의 돈엔 관심이 없는 빌리지만 구단 차원에서는 그놈의 돈이 최고였거든. 돈만 있으면 빌리의 이상을 다 이룰수 있었으니까.. 아침을 먹으며 핸드폰으로 부자구단의 팔자 좋아보이는 기사를 읽던 빌리는 핸드폰을 던져버렸음. 

그 와중에 또 하필 그런 기회가 와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오던 빌리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뒤를 돌았지만 그 레이더에 걸려들고 말았음. 빌리만 보면 못잡아먹어 안달인 그 중매쟁이. 빌리가 오기 전 과거 이 구단에서 스카우트 단장을 했던 사람이라는데, 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이후 구단은 그만둔지 오래고 그저 재미로 사무실을 드나들며 구단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는 사람이었음. 넉살은 얼마나 좋은지 선수들부터 비서인 수잔까지 안친한 사람이 없고 자기는 혼자인 사람에게 알맞은 짝을 지어주는것에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을 느낀대나. 그렇다고 자기에게 떨어지는것도 없고 순전히 재미로 그러고 다니는 사람이었음. 이름이 뭐였더라. 아, 잭 콘래드.

우리 단장님 얼굴 보기 힘드네?
아, 요즘 시즌이라 바빠서요.
야근 많이 하시겠네.
그렇죠. 뭐, 매일같이..
밤늦게 집에 가면 따뜻하게 맞아주는 와이프 있으면 좀 좋아.

아.. 빌리는 어색하게 웃으며 바쁜척 다급히 사무실에 들어갔음. 올해는 내가 빈단장 꼭 장가 보내야지. 잭과 커피를 마시며 노닥거리던 선수가 웃으머 에이, 잭이어도 그건 못할껄요? 하자 잭 자존심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림. 두고봐 어디.

구단주를 통해 거대 투자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빌리는 얼떨떨 했겠지. 성적도 팬덤도 그저그런 구단에 누가 그런 규모의 투자를? 사기당하신거 아니에요? 묻는  빌리때문에 이마에 빠득, 주름이 깊어졌던 구단주가 너무 기대는 말고 한번 만나보기나 하라며 고급 레스토랑 주소를 보내줬음. 시즌 시작때 한번 입고 쑤셔박아둔 양복을 꺼내 다리며 빌리는 고개만 갸웃 했겠지.

빌리가 아저씨안경 쓰고 밤새 준비해간 포트폴리오를 건성으로 읽어보던 나이 지긋한 투자자가 뭐 이런건 다 됐고, 하며 빌리를 뚫어져라 보겠지. 대화 내내 별로 우리 팀에 관심도 없는거같고. 선수들도 잘 모르고. 고액 투자자라 최선은 다했지만 빌리의 머릿속엔 물음표만 가득했음.

나는 야구는 잘 몰라요.
아.. 네.
우리 딸이 자네 팬이야.

이게 무슨 소리야. 빌리는 상상도 못했던 말에 할말을 잃어 투자자만 쳐다보는데 그는 태연하게 차를 마시며 우리 딸애가 자네 만나보려고 그 마당발한테 접근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던데. 이름이, 콘래드?

그래서 딱잘라 거절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그렇고. 투자 받으려고 이런거까지 해야해? 아니지. 팬미팅이라고 생각하면 별 일도 아니지. 그런거 싫어해서 현역때도 전혀 안해봤지만.. 그냥 밥 한끼 먹자. 모르는 여자랑. 투자자의 딸이 팬인데 그게 어렵나. 빌리는 합리화를 반복하며 약속장소로 나갔는데 왠 새파란 어린 여자애가 앉아있는거. 이십대 중반이나 됐으려나?

나는 결혼이 목표에요.
풉.. 현역때부터 (잘생겨서) 팬이었다며 아주 평이한 대화를 나눴고 커피까지 나왔는데 다짜고짜 한다는 소리가. 밥 잘먹고 이 아가씨가 무슨 소리 하는거야. 빌리가 살짝 뿜어버린 커피를 티슈로 서둘러 닦으며 어이없게 허니 보는데 허니 세상 평화로운 표정이겠지.

우리 만난지 한시간도 안됐는데.
나는 빌리에 대해 모르는게 없어요. 그럼 됐지.
다짜고짜 무슨..
생각해봐요. 아버지 기업이 감독하는 내내 돈걱정없이 빵빵한 스폰서가 되어줄꺼고.. 다 떠나서 부인네 집이 부자면 뭐가 나빠요? 그리고 한참 어린 부잣집 딸이랑 결혼하면 빌리가 이득이지.
너 몇살이니?
아 먹을만큼 먹었어요.

하라는 결혼은 안하고 혼자 야구나 보러다니니 걱정 많던 막내딸이 아빠 나 결혼할래. 하고 통보한 남성을 조사해보니 그정도면 사회적으로 지위도 괜찮고. 나이야 좀 많지만 이 남자 아니면 결혼 안한다는데 밀어줘야지. 물론 아직 만나본적이 없다는 사실에 허니 아버지 다시 이마 짚었지만..

허니의 아버지가 허니 때문이라며 별말 안했지만 사실 성장 가능성이나 단장의 능력치나 객관적으로 모든것이, 그렇게 큰 금액을 들이지 않고서도 투자가치가 나쁘지 않아보여 스폰서십 결정 한거겠지. 빌리네 구단으로써는 꽤 큰 스폰서 계약이었고.. 그거 알리 없는 빌리는 팔려가는듯한 기분에 자존심과 싸웠지만 사실 조건상으로 너무 좋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들이대는데 몇번 데이트 하는거야 어렵지 않고. 사실 이쁘기도 하고.. 아니, 그래서 너 몇살이냐고.

나는 단장님이랑 결혼 할꺼에요. 두번째 데이트에서 어두운 공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나눠먹다 또 들은 불도저식 프로포즈에 빌리 어지러움 느끼며 뭐 이런 애가 다 있지. 생각했지만.. 얼레벌레 허니의 초단기 결혼 프로젝트에 휘말려 정신차리니 식장 들어가는거 보고싶다. 엄청 튕겼지만 무지무지 깨볶고 잘 살꺼면서..


빵발너붕붕 빌리너붕붕
2024.05.21 20: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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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때문에 팔려가듯 장가갔는데 행복한거 졸커 ㅋㅋㅋㅋㅋㅋㅋ억나더주새오!
[Code: a611]
2024.05.21 20: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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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친 잭콘 통해서 빌리빈 중매 장가들게 하려고 했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게 깨볶고 사는지 센세 억나덬ㅋㅋㅋㅋㅋㅋ
[Code: 73f4]
2024.05.21 21: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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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맛ㅋㅋㅋㅋㅋㅋㅋ센세!!사랑해!!
[Code: aba2]
2024.05.21 21: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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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심장 뛴다
[Code: b1b9]
2024.05.21 21:25
ㅇㅇ
모바일
이거다 존나 재밌다 제발 자세히 억나더 정도만ㅠㅠㅠㅠㅠ설정 기가 막히고 존잼이라고요
[Code: b1b9]
2024.05.22 10: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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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래서 너 몇살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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