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12577926
view 336
2024.11.27 21:32
1. https://hygall.com/609335140
2. https://hygall.com/609530124
3. https://hygall.com/609752332
4. https://hygall.com/610023952
5. https://hygall.com/610378396
6. https://hygall.com/610622497
7. https://hygall.com/610939877
8. https://hygall.com/611227458
9. https://hygall.com/611651932
10. https://hygall.com/612105022


오라사웨
나의 단순했던 욕망은 어쩌다 이리 길어졌을까






그들은 곧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음 오라이온에게 용서받고 나서 손등을 치료하던 중에 사운드웨이브가 동거 얘기를 우물쭈물 꺼냈고 오라이온은 받아들인 덕분이었음

속전속결로 동거 시작일을 정했고 순식간에 그날이 되었음 사운드웨이브는 오라이온의 집, 아니 이제 그들의 집에다가 얼마 없는 짐을 풀고 진지하게 주장했음

"사운드웨이브- 오라이온- 열심히- 먹여 살릴- 것"

집 = 오라이온 것
사운드웨이브 = 얹혀사는 찌끄레기

라고 사운드웨이브는 결론을 내린 상태였음

"사운드웨이브- 에너존 식충봇- 하기- 싫음- 사운드웨이브- 유능함- 오라이온에게- 도움될 것-"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가 프라임이 된 후에 자신은 부관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샤닉스도 열심히 벌어오겠다는 사운드웨이브의 맹세 비스무리한 얘기를 듣다가 잔잔하게 웃었음

"그거 굉장히 의지가 되는 얘기군."

사운드웨이브는 등을 쭉 펴고 바이오라이트를 빛냈음 오라이온의 기대가 만족스러운 모양이었음

곧 그들은 같이 저녁 식사를 했음 그리고 사운드웨이브는 이제 자신은 손님이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당당하게 설거지권을 따냈음 그는 큐브를 헹구고 꼼꼼하게 닦았음

오라이온은 사운드웨이브의 그 모습을 옵틱에 담았음 이제 사운드웨이브가 자신과 함께 있는 게 데이트가 아닌 일상이 될 거라는 사실이 몹시 좋았음

거주 메크는 늘었지만 새로 들인 가구는 리차징 베드 하나뿐이었음 전에 대화했던 대로 둘이 쓰기에는 약간 작은 테이블이나 소파에서 붙어사는 게 즐거울 거라는 이유였음 굳이 리차징 베드를 새로 들인 이유는 오라이온의 강력한 주장 때문이었음

"네가 내 가슴 플레이트 쪽에 안기는 걸 좋아하고 나도 그렇게 안는 걸 좋아하지 않나. 그런데 네가 밑으로 좀만 내려가도 다리를 전부 못 펴니 조금 더 긴 리차징 베드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네.

"사운드웨이브- 다리- 조금- 구부리고 자도- 문제없음"

"아니, 휴식을 취하는 장소를 편해야 해."

그런 이유로 가로 폭은 거의 같지만 세로 폭이 더 긴 리차징 베드가 그들의 집에 안착하게 되었음 그거 말고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튼튼한 재료로 지어졌다는 거?

"으흠..."

"좋음-"

뭐, 앞으로 같은 리차징 베드에서 자고 깨고 끈끈하게 사랑하고 할 꺼니까 탁월한 선택이었음

.
.
.


한집에 사는 사랑 충만한 메크 둘의 퇴근 후 시간은 뜨거웠음 이제 오해도 없겠다 진행 중인 일도 잘 풀리고 있겠다 꺼릴 것이 하나도 없었음 둘은 곧 서로의 동체와 인터페이스에 크게 익숙해졌음

동체 차이가 상당해서 애초에 무리가 큰 편도 아니었는데 밸브까지 길들여지고 나니 이제는 딱히 준비 없이도 인터페이스로 직행할 수 있게 되었음 전희는 오로지 좋아서 하는 애정행각이 되었음 서로 원할 때 바로 리차징 베드에 직행해 마음대로 달다구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아주 만족스러웠음

둘의 인터페이스에 딱 하나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체위가 한정적이라는 것?

사실 사운드웨이브는 이 사실에 딱히 불만이 없었음 그들이 못하는 건 사운드웨이브가 오라이온에게 올라탄다거나 오라이온이 사운드웨이브를 들어올려야 하는 식의 체위였는데 사운드웨이브는 오라이온이 리드해주는 게 좋았기에 굳이 오라이온의 연약한 동체를 깔고 싶지 않았고 들어 올리는 식의 자세는 크기가 비슷하더라도 불안정할 것 같기에 하고 싶지 않았음

하지만 오라이온은 사운드웨이브가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인터페이스를 해보고 싶었음 그래서 한번 넌지시 얘기를 꺼내봤지만 지금까지 사운드웨이브에게서 본 것 중 가장 격하고 진지한 반대가 돌아왔음

"사운드웨이브가- 다리에- 힘이- 빠지기라도 하면- 대참사-"

오라이온이 원하는 건 웬만해선 그냥 동의하는 예스봇 사운드웨이브도 오라이온의 건강과 안전에는 극히 예민했음

그때 오라이온은 정말로 자신이 조금만 더 컸다면 좋았겠다고 바랐음

.
.
.


식사는 웬만하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에너존이었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사운드웨이브가 요리를 했음 메가트로너스에게 야식을 제공하면서 n 백 년 동안 쌓은 경험의 정수인 사운드웨이브 표 에너존 요리들은 오라이온의 입맛에 꼭 맞았음

오라이온이 옵틱을 반짝거리며 한입씩 먹으면 사운드웨이브의 바이저에는 ( *^v^* ) 하는 이모티콘이 깜빡였음

"내가 그동안 맛이란 걸 잘 모르고 산 것 같네."

"앞으로- 더- 정진하도록- 하겠음"

"지금도 몹시 충분하니 무리하지 마."

오라이온도 보답을 하고 싶다며 가끔 요리를 시도해보긴 했음 하지만 솔직히 오라이온이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음 사운드웨이브는 오라이온이 해준 거면 좋다고 잘 먹었지만 오라이온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음

"...버릴까?"

"아니- 먹겠음-"

"맛없던데..."

"사운드웨이브는- 좋음- 영양학적으로- 매우- 훌륭하고- 정성이- 들어가- 있음-"

오라이온은 아쉬움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지만 사운드웨이브는 다 먹어치웠음 애초에 사운드웨이브에게 식사란 영양 보충이라는 조건만 충족시키면 맛은 거의 상관없었음

하루는 오라이온의 손에서 진짜 끔찍한 맛의 무언가가 탄생했음 오라이온은 몰래 버리려고 했지만 사운드웨이브에게 들켰고, 사운드웨이브는 기어이 미각 프로세서를 끄면서까지 다 먹고야 말았음

.
.
.


둘이 함께 지낸 지 두 달이 넘자 각자 서로가 관련된 재미있는 루틴이 생겼음

오라이온은 자신이 먼저 리차징을 끝낸 이른 아침에 제 옆에 누워있는 사운드웨이브의 바이오라이트를 손가락으로 훑는 것을 즐기게 되었음

애초에 오라이온은 사운드웨이브의 바이오라이트를 좋아했음 그는 블라인드가 처진 침실에서 유유히 빛나는 사운드웨이브의 바이오라이트를 손가락으로 쓸며 리차징의 여운의 날리는 것에 흠뻑 빠지게 되었음

허리와 같은 예민한 부위가 타겟이 되면 간지러움을 느낀 사운드웨이브가 잘게 떨며 바이오라이트를 깜빡였음 오라이온은 종종 이 방법으로 사운드웨이브를 깨우기도 했음 그런 날의 사운드웨이브는 온라인이 되자마자 장난스럽게 웃으며 옵틱을 일렁이는 오라이온을 마주하고 성불했음

사운드웨이브는 일하다가 브레인모듈이 무리를 느낄 때가 되면 가만히 앉아서 오라이온의 스파크 박동 또는 스파크 박동의 녹음 본을 듣는 버릇이 생겼음

사운드웨이브가 가장 사랑하는 건 오라이온의 애정표현이었지만 듣고 있으면 동체 온도가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었음 따라서 업무완료 후가 아닌 짧은 휴식 때 듣기에는 부담이 조금 있었음 반면에 오라이온의 스파크 박동은 아주 훌륭한 정신 안정제였음

이 습관은 오라이온이 사운드웨이브에게 청각을 조금만 억제한 채로 같이 낮잠을 자자고 제안한 날부터 형성되었음 평소보다 고요한 상태에서 오라이온의 흉부에 안겨 듣는 스파크 박동은 사운드웨이브를 편안하게 이완시켰고 그에 중독되게 만들었음

또한 둘은 2주에 한 번씩 함께 독서를 하는 취미가 생겼음 같이 정해놓은 데이터 패드와 담요를 챙긴 오라이온이 소파에 앉으면 사운드웨이브는 간단한 다과를 챙겨서 오라이온의 옆에 자리했음 잔잔한 속도로 데이터 패드를 읽다가 함께 토론도 하고, 감상도 나누고, 가끔은 딴 길로 빠지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음




전체적으로 몹시 행복한 동거였음




오늘은 사운드웨이브와 오라이온이 메가트로너스... 아니 이제 엄연히 정치가로 데뷔하여 이름을 짧게 줄인 '메가트론'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었음

사운드웨이브와 오라이온은 메가트론의 거처에 도착해서 그의 맞은 편에 앉았음 오늘은 메가트론이 둘에게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고 했음

사운드웨이브조차 메가트론에게 아무런 언질을 받지 못했기에 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했음

메가트론은 즐거운 미소를 걸고 있었음 옆에는 왜인지 모를 에너존 팝콘 한 봉지가 있었음

"사적으로 할 얘기가 있고 공적으로 할 얘기가 있는데 뭐부터 듣겠나?"

"혹시 심각한 얘긴가?"

"글쎄, 나쁜 얘기는 아니야."

오라이온은 사운드웨이브를 바라보았음 사운드웨이브는 오라이온이 원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했음

"그럼... 사적인 것부터 듣도록 하지."

메가트론은 간단히 말했음

"둘이서 나와 아미카 좀 맺지."

"갑자기?

"사운드웨이브는- 좋긴- 함"

혼란스러운 오라이온과 달리 사운드웨이브는 즉답이었음 사실 사운드웨이브와 메가트론은 둘의 신뢰나 우정에 비하면 늦은 편이었음

"사운드웨이브는- 메가트론의- 아미카 엔듀라가- 되는 것에- 동의함"

"너야 그럴 줄 알았고, 일단 오라이온을 설득해야 할 것 같은데."

메가트론은 할 말 있으면 하라는 듯이 쳐다보았음 오라이온이 입을 열었음

"사운드웨이브와 네가 아미카 엔듀라가 되는 건 이해해. 그런데 급작스럽게 나까지 이야기가 나오니 조금 당황스럽군."

"일단 우리가 괜찮은 친구 사이라는 건 인정하는가?"

"그건 인정하네. 하지만 우리 둘이 친구가 된 건 1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아미카를 맺자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나 싶어."

오라이온이 메가트론에게 물었음

"이유가 있나?"

메가트론이 답했음

"일단 네가 신뢰할만한 메크라고 완전히 결론을 내렸네."

그가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두드렸음

"그리고, 제대로 말하자면 오늘 이야기할 공적인 일과도 연관이 있다 할 수 있지."

"설명해주게."

메가트론에게서 장난기가 사라졌음

"오라이온, 내가 일주일 후에 원로원들을 대면하는 건 알고 있지?"

"물론이네."

"그때 너도 함께 그들 앞에 서자고 제안하고 싶어."

오라이온은 옵틱은 물론 바이저 뒤에 사운드웨이브의 옵틱도 동그래졌음

"음, 어째서 그런 제안을 주는 건가?"

메가트론이 푸른 옵틱을 빛냈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내 견해와 네 견해를 합치는 게 원로원들을 설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러네."

오라이온은 메가트론의 말에 오디오리셉터를 집중했음

"나는 변화에는 강제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봐."

메가트론은 미간을 약하게 찡그렸음

"하지만 저번에 우리가 함께한 회의에서 느끼건데, 원로원들이 내 의견을 크게 선호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더군."

메가트론이 탁자를 손가락이 톡톡 두드렸음

"그렇지만 난 내게 잘 맞지도 않는 네 의견을 내 신념으로 꾸며낼 생각은 없어."

"그렇,군."

"네 의견은 내가 보기에는 현실성이 부족해. 하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고, 원로원들의 취항에도 맞을 거야.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네가 필요해."

메가트론이 오라이온에게 손을 내밀었음

"여기에 더해서 네가 내 아미카라면 그들이 너를 내 브레이크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져. 우리 둘이 힘을 합쳐서 조화로운 의견으로 사이버트론을 변화시킬 가능성에 집중하게 되는 거지."

오라이온은 살짝 굳어서 물었음

"난... 정치가도 아니고, 한낱 사서일 뿐이네. 원로회 앞에서 내 의견을 꺼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메가트론은 눈썹을 추켜세우고 우스운 말을 들은 것처럼 입꼬리를 올렸음 그리고 말했음

"오라이온, 네가 뭘 잊은 것 같은데, 우리가 핵심으로 삼는 사상이 뭐였지?"

오라이온의 옵틱이 맑아졌음 그리고 사운드웨이브도 포함하여 세 메크가 동시에 말했음

"모든 사이버트로니안은 평등한 권리를 지니며, 제 손으로 운명을 정할 자유가 있다."

메가트론은 함께 말한 정답이 만족스러웠음

"그렇지. 우리의 뜻에 따르면, 네가 원로회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것과 사서라는 지위는 전혀 상관이 없어. 그러니, 다시 묻겠네. 내 아미카가 되어 원로회 앞에 서주겠나?"

사운드웨이브는 오라이온의 손을 꼭 붙잡고 두 메크를 응시했음 오라이온도, 메가트론도 푸른 옵틱을 올곧게 빛내고 있었음

오라이온이 고개를 끄덕였음

"알겠네. 아미카를 맺는데 동의하겠어."

메가트론이 씨익 웃었음

"좋아. 서약은 곧 치르도록 하지."

메가트론은 오라이온에게 말했음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내 거처에 머물며 함께 연설을 준비하는 게 어떤가? 어떤 말을 할지 하나하나 정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둘의 이상의 끝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는 있네. 원로회에서 우리의 말이 서로를 공격하는 일은 없어야지."

이번에는 메가트론의 시선이 사운드웨이브를 향했음

"그리고 사운드웨이브, 애인이랑 떨궈놓기에도 좀 그렇고 여기에 네 업무를 처리하기에 충분한 환경도 마련되어 있으니 그냥 여기서 지내라."

사운드웨이브는 그 말을 원했다는 듯이 격한 끄덕임을 보였음

"방은... 뭐, 너희 둘이 함께 쓰는 게 좋겠지?"

메가트론이 짓궂은 표정을 지었음

"방음이 잘 되는 곳으로 줄 테니 난 신경 쓰지 말고 할 거 다하게."

오라이온과 사운드웨이브는 K.O 되었음 동체에 열이 오른 두 메크가 옵틱을 질끈 감고 메가트론의 시선을 피했음 오라이온이 겨우겨우 입을 열었음

"그, 음, 배려는 정말 고맙지만 우리가 그 정도로 염치가 없지는 않아."

"배려고 뭐고 난 정말 괜찮은데."

메가트론은 그 와중에도 잡은 손을 놓지 않는 두 친우를 바라보며 에너존 팝콘을 입에 넣었음

'일주일동안 여러모로 알찬 시간이겠어."

벌써부터 도파민이 샘솟는 기분이 들었음













tmi 1. 사운드웨이브도 콩깍지가 심함 그가 보는 오라이온은 이제 외모의 순둥함이고 뭐고 그냥 든든하고 올곧고 멋진 으른 메크임 남들이 둘한테 "애인을 한 단어로 정의해주세요." 이러면 "오라이온- 멋짐-"이랑 "사운드웨이브는 정말 귀엽다네." 같은 남들은 이해 못할 답변이 돌아옴

tmi 2. 메가트론이 메가트로너스였던 시절에 메가트로너스와 사운드웨이브가 아미카 엔듀라를 맺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개가 있지만, 일단 오라이온을 만나기 전에 메가트로너스를 짝사랑하던 사운드웨이브는 아미카까지 맺고 나면 자신의 짝사랑에 남은 0.01% 희망까지 날아갈 거라고 생각했음 그는 아미카를 맺고 싶어하면서도 맺기 싫어했음

tmi 3. 메가트로너스는 에너존 팝콘 제조기계를 사진 않았지만 간편 즉석조리 에너존 팝콘 한 상자를 구매했음

tmi 4. 이미 날조가 미쳐 날뛰고 있지만 앞으로 더 미쳐 날뛸 예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