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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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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왔어, 리무스."
"아, 허니, 왔어?"
고된 하루를 보내고 마침내 집에 돌아온 허니 비를 맞아주는 남자는 그의 오래된 친구, 리무스 존 루핀이었다. 자연스럽게 문가로 다가와 손길을 건네는 그의 움직임에 허니는 외투를 건네주고는 풀썩 낡은 카우치에 쓰러지다시피 기대 앉았다.
리무스는 외투를 옷걸이에 조심스레 걸어 두고는 허니의 곁에 살짝 다가와 앉고는 말했다.
"오늘 아즈카반에 다녀왔다고 했나?"
"응, 기념비적인 첫 출근이지. 디멘터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었지만."
"수고했어. 다친 곳은 없고?"
"조금 피곤한 것 빼면 괜찮아."
"디멘터들 때문일 거야. 초콜릿이 필요하겠네. 아니면 네 취향은 코코아인가?"
"역시 저를 잘 아시네요, 루핀 씨."
허니는 순간 마침내 마음 사이사이를 가득이 채우는 안도감과 편안함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렸고, 리무스는 그 웃음을 보고는 씩 웃으며 다시 한 번 물었다.
"마시멜로우 세 개 띄워서?"
"아니, 다섯 개. 오늘은 그 정도는 먹어줘야겠어. 부탁해."
"물론이지."
허니의 투정기 섞인 목소리에도 리무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향했고, 머지 않아 허니가 디멘터들의 앞에서 끝없이 상상했던 달콤한 초콜릿을 그의 손에 들려 주었다. 허니는 코코아를 한 모금 홀짝이며 말했다.
"내가 없는 동안 약은 잘 보고 계셨나? 한 시간 휘젓고, 십 오분 쉬고. 한 시간 휘젓고, 십 오분 쉬고. 만약 검푸른 빛으로 변했으면 이제 반 정도는 성공인데. 내 조수가 코코아만큼이나 마법약 제조에도 탁월하셨으면 좋겠는걸."
"네가 가르친 대로 최선을 다해 따라해 봤지. 아직 조금 옅기는 하지만 얼추 비슷하게 됐어."
어깨를 으쓱하며 드물게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 리무스의 표정에 허니는 마주 웃으며 말했다.
"좋았어. 내일 새벽까지는 완성되겠네. 늦어도 내일 오후에는 마실 수 있을 텐데, 그러면 문제 없겠지?"
"응. 허니, 고마워. 그리고..."
리무스는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미세하게 붉어진 얼굴으로 말했다.
"미안해."
울프스베인. 그것이 허니 비와 리무스 루핀이 만들고 있는 마법약의 정체였다. 늑대인간의 이성이 사라지지 않게 하고, 그가 인간으로 남을 수 있게 해주는, 꿈만 같은, 그리고 더럽게 비싼 물약.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왔던 두 사람의 형편에는 무리가 되지 않을 수 없었고, 리무스는 허니가 그의 단 하룻밤의 평안을 위해 상당히 많은 돈을 절약해야만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하하하! 그러나 한창 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의 죄의식을 무색하게 하기라도 하듯, 허니 비의 밝은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기는 뭐가? 리무스 존 루핀. 너 지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데, 나는 존나 부자가 될 거거든."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그래서 널 지금 실험체로 써먹고 있잖아. 내 이름을 꼬맹이들 교과서에 올려줄 업적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계량 울프스베인을, 더 나아가서는- 늑대인간 증후군 치료제를 만들 거라고. 네가 지금 마시는 그 물약이 이미 원래의 등록된 레시피와 얼마나 많이 멀어졌는지는 알아? 내가 너한테 돈을 받기 싫어서 이러는 것 같지? 미안한데, 나 이 레시피로 돈 벌어 먹으면 그대로 아즈카반 행이야."
사실 지금 이 짓도 간신히 법망을 피하고 있는 거지만. 정말이지, 마법사들 법은 이상한 구석에서 깐깐하다니까. 허니의 가벼운 투덜거림은 이미 수십번은 더 들었을 레파토리였고, 사실 리무스는 이것에 반박하고자 한다면 아주 훌륭하게 반박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그가 돈을 바랐다면 젊은 마법사들과 마녀들을 위한 염색약, 피부 미백약 따위를 만들었을 것이고, 만약 그가 명예를 바랐다면 드래곤 수두 치료제 개발에 열중했을 것이다. 마법약은 그의 전공 분야가 아니었지만 리무스는 허니의 재능이라면 두 가지 모두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지언정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혐오스럽고 사회에서 그 존재마저 잊혀진지 오래되었으며 그 숫자조차도 굉장히 한정된 가난한 소비자들을 위한 비싼 물약은 그의 부를 이룩하는 데에도, 명성을 쌓아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두 번째로, 마법약 레시피 등록에 관한 법령이 존재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은 마법 세계의 정말 많은 법들이 그러하듯 유명무실하여 쓰이지 않게 된 법 중 하나였다. 그야 레시피와 다른 약을 만드는 것은 제작자의 미숙이라거나 실수라고 둘러댄다면 마법부에서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째서 허니가 늘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를 수 없는 리무스는 어쩔 수 없이 미소 지어 보이며 언제나 그렇듯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아하, 그러니까, 지금 내가 너를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건가? 내가 사실 미등록 늑대인간인데 그런 내게 미등록 레시피로 만든 마법약을 먹이는 극악무도한 머글태생 마녀가 하나 있다고?"
"그렇지 않아 준다면 고맙겠네. 우리 우정의 깊이를 생각해서라도 말이야."
"네가 바란다면야, 친구."
허니는 그 말을 듣자 기쁜 듯 코코아가 든 잔을 높이 들어 올렸고, 리무스 역시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손에 와인이라도 한 잔 들고 있는 것처럼 가볍게 들어 올려 건배하는 시늉을 했다.
한참 동안 방 두 칸짜리 작은 지하실은 기분 좋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언제나 그렇듯 웃음이 잦아든 후에는 적막이 찾아오는 법이다. 허니는 코코아를, 리무스는 허니를 응시하고 있던 그 때, 리무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결코 아무렇지 않다 말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아즈카반은 어땠어?"
순간 허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고, 적막이 다시 이어졌지만 둘은 마치 그 사실은 모른 척 하자고 합의하기라도 한 듯 아무 말도 없이 정적을 즐기더니 피식 새나오는 허니의 웃음으로 대화로의 복귀를 이루었다.
"...뭘 어때? 끔찍했지. 뭐, 거기 들어간 놈들에게는 딱 어울리는 장소이기는 했지만. 차라리 잘 됐어. 그 개자식들은 더 처절하게 괴로워봐야 해. 더, 더 끔찍하게. 자신들의 피해자가 괴로웠던 만큼, 평생 행복이라는 단어는 상상하지도 못하게..."
"그렇지."
또다시 허니의 코코아 홀짝이는 소리로 가득한 공기가 한 순간.
"허니, 혹시..."
----를 만났어?
이 말은 차마 내뱉지 못해 목구멍 속으로 씹어 삼켜야만 했지만 리무스는 이미 허니에게 자신이 뱉은 것의 뒤를 잇는 말이 들키고야 말았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애초에 말을 시작한 자기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만약 허니가 '그'를 만났다면? 그랬다면 어쩔 셈이란 말인가? 어떻게 수습할 생각으로 꺼낸 말이었기에? 어차피 그는 지금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있던지 간에-심지어는 더 이상 삶을 이어가지 못하고 죽었을지라도-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아니, 대체 '그'가 더이상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리무스는 이럴 때면 자기 자신이 놀라우리만치 멍청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불과 몇 분 전의 편안한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무겁고 불편한 고요가 집을 가득 채운다. 결국 리무스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이제 나는 집에 가 봐야겠다."
"벌써? 자고 가지 그래. 새벽에 갓 나온 약을 마시는 게 좋은데."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는 일어나는 리무스를 붙잡으며 허니가 말했지만, 리무스는 그저 그 손길을 부드럽게 뿌리치며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외간 남자 함부로 집에서 재우는거 아니야."
"네에, 교수님. 너는 가끔 보다보면 맥고나걸 교수님과 똑같은 소리를 한다니까. 이러다가 정말 그분의 뒤를 이어버리는거 아냐?"
"미안하지만 교수는 인간이 하는 거겠지."
너도 인간이야, 바보야- 하는 허니의 말이 입 밖을 나가기도 전 리무스는 탁 하고 문이 닫히는 경쾌한 소리만을 남기고 떠나버렸기에 허니는 그저 그 햇볕 들지 않는 자신의 집에 끝없는 사념과 함께 단 둘이 남게 되었다.
...어쩌면 그의 사념은 그 순간 영국에서 가장 끔찍한 장소 안에서 하염없이 만월에 가까워지는 달을 바라만 보는 누군가와 상당 부분을 공유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리무스와 허니의 관계는 순도 100% 우정임ㅇㅇ 연인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 전무
시리우스너붕붕
해포너붕붕
"나 왔어, 리무스."
"아, 허니, 왔어?"
고된 하루를 보내고 마침내 집에 돌아온 허니 비를 맞아주는 남자는 그의 오래된 친구, 리무스 존 루핀이었다. 자연스럽게 문가로 다가와 손길을 건네는 그의 움직임에 허니는 외투를 건네주고는 풀썩 낡은 카우치에 쓰러지다시피 기대 앉았다.
리무스는 외투를 옷걸이에 조심스레 걸어 두고는 허니의 곁에 살짝 다가와 앉고는 말했다.
"오늘 아즈카반에 다녀왔다고 했나?"
"응, 기념비적인 첫 출근이지. 디멘터들이 득실거리는 곳이었지만."
"수고했어. 다친 곳은 없고?"
"조금 피곤한 것 빼면 괜찮아."
"디멘터들 때문일 거야. 초콜릿이 필요하겠네. 아니면 네 취향은 코코아인가?"
"역시 저를 잘 아시네요, 루핀 씨."
허니는 순간 마침내 마음 사이사이를 가득이 채우는 안도감과 편안함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렸고, 리무스는 그 웃음을 보고는 씩 웃으며 다시 한 번 물었다.
"마시멜로우 세 개 띄워서?"
"아니, 다섯 개. 오늘은 그 정도는 먹어줘야겠어. 부탁해."
"물론이지."
허니의 투정기 섞인 목소리에도 리무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향했고, 머지 않아 허니가 디멘터들의 앞에서 끝없이 상상했던 달콤한 초콜릿을 그의 손에 들려 주었다. 허니는 코코아를 한 모금 홀짝이며 말했다.
"내가 없는 동안 약은 잘 보고 계셨나? 한 시간 휘젓고, 십 오분 쉬고. 한 시간 휘젓고, 십 오분 쉬고. 만약 검푸른 빛으로 변했으면 이제 반 정도는 성공인데. 내 조수가 코코아만큼이나 마법약 제조에도 탁월하셨으면 좋겠는걸."
"네가 가르친 대로 최선을 다해 따라해 봤지. 아직 조금 옅기는 하지만 얼추 비슷하게 됐어."
어깨를 으쓱하며 드물게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 리무스의 표정에 허니는 마주 웃으며 말했다.
"좋았어. 내일 새벽까지는 완성되겠네. 늦어도 내일 오후에는 마실 수 있을 텐데, 그러면 문제 없겠지?"
"응. 허니, 고마워. 그리고..."
리무스는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미세하게 붉어진 얼굴으로 말했다.
"미안해."
울프스베인. 그것이 허니 비와 리무스 루핀이 만들고 있는 마법약의 정체였다. 늑대인간의 이성이 사라지지 않게 하고, 그가 인간으로 남을 수 있게 해주는, 꿈만 같은, 그리고 더럽게 비싼 물약.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왔던 두 사람의 형편에는 무리가 되지 않을 수 없었고, 리무스는 허니가 그의 단 하룻밤의 평안을 위해 상당히 많은 돈을 절약해야만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하하하! 그러나 한창 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의 죄의식을 무색하게 하기라도 하듯, 허니 비의 밝은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기는 뭐가? 리무스 존 루핀. 너 지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데, 나는 존나 부자가 될 거거든."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그래서 널 지금 실험체로 써먹고 있잖아. 내 이름을 꼬맹이들 교과서에 올려줄 업적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계량 울프스베인을, 더 나아가서는- 늑대인간 증후군 치료제를 만들 거라고. 네가 지금 마시는 그 물약이 이미 원래의 등록된 레시피와 얼마나 많이 멀어졌는지는 알아? 내가 너한테 돈을 받기 싫어서 이러는 것 같지? 미안한데, 나 이 레시피로 돈 벌어 먹으면 그대로 아즈카반 행이야."
사실 지금 이 짓도 간신히 법망을 피하고 있는 거지만. 정말이지, 마법사들 법은 이상한 구석에서 깐깐하다니까. 허니의 가벼운 투덜거림은 이미 수십번은 더 들었을 레파토리였고, 사실 리무스는 이것에 반박하고자 한다면 아주 훌륭하게 반박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그가 돈을 바랐다면 젊은 마법사들과 마녀들을 위한 염색약, 피부 미백약 따위를 만들었을 것이고, 만약 그가 명예를 바랐다면 드래곤 수두 치료제 개발에 열중했을 것이다. 마법약은 그의 전공 분야가 아니었지만 리무스는 허니의 재능이라면 두 가지 모두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지언정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혐오스럽고 사회에서 그 존재마저 잊혀진지 오래되었으며 그 숫자조차도 굉장히 한정된 가난한 소비자들을 위한 비싼 물약은 그의 부를 이룩하는 데에도, 명성을 쌓아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두 번째로, 마법약 레시피 등록에 관한 법령이 존재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은 마법 세계의 정말 많은 법들이 그러하듯 유명무실하여 쓰이지 않게 된 법 중 하나였다. 그야 레시피와 다른 약을 만드는 것은 제작자의 미숙이라거나 실수라고 둘러댄다면 마법부에서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째서 허니가 늘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를 수 없는 리무스는 어쩔 수 없이 미소 지어 보이며 언제나 그렇듯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아하, 그러니까, 지금 내가 너를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건가? 내가 사실 미등록 늑대인간인데 그런 내게 미등록 레시피로 만든 마법약을 먹이는 극악무도한 머글태생 마녀가 하나 있다고?"
"그렇지 않아 준다면 고맙겠네. 우리 우정의 깊이를 생각해서라도 말이야."
"네가 바란다면야, 친구."
허니는 그 말을 듣자 기쁜 듯 코코아가 든 잔을 높이 들어 올렸고, 리무스 역시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손에 와인이라도 한 잔 들고 있는 것처럼 가볍게 들어 올려 건배하는 시늉을 했다.
한참 동안 방 두 칸짜리 작은 지하실은 기분 좋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언제나 그렇듯 웃음이 잦아든 후에는 적막이 찾아오는 법이다. 허니는 코코아를, 리무스는 허니를 응시하고 있던 그 때, 리무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결코 아무렇지 않다 말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아즈카반은 어땠어?"
순간 허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고, 적막이 다시 이어졌지만 둘은 마치 그 사실은 모른 척 하자고 합의하기라도 한 듯 아무 말도 없이 정적을 즐기더니 피식 새나오는 허니의 웃음으로 대화로의 복귀를 이루었다.
"...뭘 어때? 끔찍했지. 뭐, 거기 들어간 놈들에게는 딱 어울리는 장소이기는 했지만. 차라리 잘 됐어. 그 개자식들은 더 처절하게 괴로워봐야 해. 더, 더 끔찍하게. 자신들의 피해자가 괴로웠던 만큼, 평생 행복이라는 단어는 상상하지도 못하게..."
"그렇지."
또다시 허니의 코코아 홀짝이는 소리로 가득한 공기가 한 순간.
"허니, 혹시..."
----를 만났어?
이 말은 차마 내뱉지 못해 목구멍 속으로 씹어 삼켜야만 했지만 리무스는 이미 허니에게 자신이 뱉은 것의 뒤를 잇는 말이 들키고야 말았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애초에 말을 시작한 자기 자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만약 허니가 '그'를 만났다면? 그랬다면 어쩔 셈이란 말인가? 어떻게 수습할 생각으로 꺼낸 말이었기에? 어차피 그는 지금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있던지 간에-심지어는 더 이상 삶을 이어가지 못하고 죽었을지라도-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아니, 대체 '그'가 더이상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리무스는 이럴 때면 자기 자신이 놀라우리만치 멍청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불과 몇 분 전의 편안한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무겁고 불편한 고요가 집을 가득 채운다. 결국 리무스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이제 나는 집에 가 봐야겠다."
"벌써? 자고 가지 그래. 새벽에 갓 나온 약을 마시는 게 좋은데."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는 일어나는 리무스를 붙잡으며 허니가 말했지만, 리무스는 그저 그 손길을 부드럽게 뿌리치며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외간 남자 함부로 집에서 재우는거 아니야."
"네에, 교수님. 너는 가끔 보다보면 맥고나걸 교수님과 똑같은 소리를 한다니까. 이러다가 정말 그분의 뒤를 이어버리는거 아냐?"
"미안하지만 교수는 인간이 하는 거겠지."
너도 인간이야, 바보야- 하는 허니의 말이 입 밖을 나가기도 전 리무스는 탁 하고 문이 닫히는 경쾌한 소리만을 남기고 떠나버렸기에 허니는 그저 그 햇볕 들지 않는 자신의 집에 끝없는 사념과 함께 단 둘이 남게 되었다.
...어쩌면 그의 사념은 그 순간 영국에서 가장 끔찍한 장소 안에서 하염없이 만월에 가까워지는 달을 바라만 보는 누군가와 상당 부분을 공유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리무스와 허니의 관계는 순도 100% 우정임ㅇㅇ 연인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 전무
시리우스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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