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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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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는 야전병원의 문가를 서성거렸어. 유진의 상태가 나아지고, 면회를 갈 수 있는 병사들도 늘어면서, 이제 대부분의 중대원이 그의 얼굴을 한번씩은 본 적이 있었지. 하지만 모어는 예외였어.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유진을 보러 갈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 왜냐하면 모어는 유진의 심문에 직접 참여한 사병 중 하나였으니까.

스피어스가 자신을 도와 유진을 심문할 병사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어는 바로 그를 찾아가 자원했어. 왜 그랬는지 몰라. 배신 당했다는 분노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유진과 별로 접점이 없었어던 자신이 이 일을 떠맡는게 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어떤 이유에서였든 모어는 그날 유진이 감금되어 있는 취조실의 문을 열었어.

손이 등 뒤로 묶인채 바닥에 앉아 있는 유진의 얼굴엔 두꺼운 안대가 씌워져 있었어. 창백한 얼굴은 뺨을 맞았는지 파란 멍이 올라와 있었고, 터진 입술에 피가 맺혀 있었지. 모어는 망설임 없이 그에게 다가가 턱을 잡아올렸어. 반쯤 무의식에 잠겨 있던 유진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어.


- 모어.....?


갈라지고 마른 입술이 속삭인 이름에 모어는 눈썹을 치켜 올렸어. 분명 안대를 쓰고 있는데, 어떻게 안건지. 문득 모어는 자긴의 오른쪽 검지에 있는 흉터를 기억해 냈어. 네덜란드에 있었을 때 박격포 파편에 맞아 생긴 흉터였지. 그 상처를 봐 준건 바로 유진 로 였고. 하지만 그런건 상관 없었어. 지금 눈앞에 있는건 자신이 알던 의무병이 아닌, 독일군의 스파이였으니까. 고개를 내리자 부자연스럽게 꺾여 있는 유진의 왼쪽 다리가 시야에 들어왔어. 모어는 발을 들어 검붉게 부어 오른 부분을 지그시 밟아 눌렀어.


- 윽, 모어, 악, 제발- 아으윽!!

- 닥쳐, 배신자.


유진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비명과 애원이 동시에 터져 나왔지만, 모어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의 어깨를 총구로 눌러 제압했어. 협박의 의미가 수반된 행동에 유진은 이를 악물며 비명을 멈췄어. 여전한 고통에 덜덜 떠는 그를 잠시 내려다 보던 모어는 몸을 돌려 방 한쪽에 놓인 청소용 호스를 집어 들곤 레버를 돌렸어. 그리곤, 물이 쏟아져 나오는 호스를 그대로 유진의 입 안에 쑤셔 넣었지.


- 컥- 커억...!!


기도와 식도를 가리지 않고 사정없이 들이치는 물에 유진은 괴로워하며 몸을 비틀었어. 하지만 모어는 그의 뒷머리를 움켜쥔 손에서 조금도 힘을 빼지 않았지. 유진의 몸이 위험하게 퍼특리며 튀어오를 때가 되서야, 그제서야 모어는 그의 입에서 호스를 빼 내 줬어.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진 유진은 미친듯이 기침을 하며 물을 토해냈어.


- 모어, 콜록, 켁- 제발.... 더 이상 못 마셔....


유진은 거친 숨으로 몸을 들썩이며 애원했어. 하지만 모어는 발치에 웅크리고 있는 유진의 머리채를 다시 잡아 올렸지. 흐윽- 하는 겁에 질린 흐느낌이 파랗게 질린 입술에서 새어 나왔어. 손 안에서 바들바들 떠는 의무병을 말없이 바라보던 모어는 호스를 바닥에 던져 내려 놓았어. 그리고 그 대신 가죽 채찍을 집어 들었어.


- 젠장.......


머릿속에 울리는 그날 유진이 내지르던 비명소리에 모어는 욕지거리를 하며 얼굴을 쓸었어. 도저히 눈앞의 문을 열 염두가 나지 않았어. 자신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었어.








유진은 따뜻한 목욕물이 담긴 욕조를 멍하니 바라보았어. 씻고 싶다는 그의 부탁에 간호사가 친절히 물을 데워 준비해 주었지만, 역시 아직은 무서웠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물은 고통을 의미했으니까. 폐가 터질 것같은 고통이 다시 떠오르듯 시큰거리며 아파오는 명치를 유진은 가만히 눌렀어.


- 너무 힘들면 다음에 해도 되요.


간호사, 데이비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그의 어깨를 다독였어. 유진은 마른침을 삼켰어. 두려운건 사실이었지만 지금 포기하는 것도 싫었지. 결국 그는 데이비드의 도움을 받아 옷을 벗고, 욕조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 몸을 감싸오는 따뜻한 물과 비누향에 긴장되었던 근육들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지. 그렇게 나쁘지 않죠? 미소와 함께 물어오는 데이비드에 유진 역시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어.


- 잘 하고 있네요, 유진. 아, 수건을 가져오는걸 깜빡 했는데 혹시 잠시 혼자 있어도 괜찮겠어요?

- 괜찮아요.


금방 돌아올게요. 유진의 말에 데이비드는 그를 향해 싱긋 웃어 보이곤 욕실에서 나갔어. 혼자 남겨진 유진은 잔잔히 흔들리는 수면을 바라봤어. 환상통을 느낄 정도였던 물에 대한 공포는 정작 그 물 속에 몸을 담그자 눈녹듯 사라진 것 같았어. 예상처럼 힘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유진은 생각했지.

그 수면 속에서 자신에게 고통을 주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전까지는.


- 아.....!


유진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몸을 뒤로 뺐어. 그 움직임에 등이 매끄러운 욕조 바닥을 따라 미끄러져 내렸고, 유진 머리는 순식간에 수면 밑에 가라앉았어. 뒤늦게 데이비드를 불러 보려고 했지만 코와 입으로 물이 마구 들이쳤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려 발버둥 쳤지만 아직 낫지 않은 두 다리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어. 손을 뻗어 절박하게 욕조 난간을 붙잡았지만 그뿐, 패닉에 빠진 몸을 다시 물 밖으로 끌어낼 힘이 남아있지 않았지.

살려줘요. 누구 없어요? 제발, 너무 무서워요. 괴로워요.

숨을 쉬지 못해 아파오던 가슴의 통증이 점차 무뎌지는게 느껴졌어. 머리가 가벼워지고, 눈앞이 어두워졌지.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게 느껴졌어. 유진은 이게 끝이라고 생각했어. 더 이상 고통스러운 치료도, 끔찍한 악몽과 환청도 없겠지. 온몸을 찢어 갈기는 듯이 아픈 발작과 정신을 몽롱하게 흐려 놓는 진정제도 없를거야.

그리고 이지 중대, 이지 중대도 없겠지.








- 허억-!!!

다시 수면 위로 들어 올려진 몸에 유진은 크게 숨을 들이켰어. 정신없이 기도에 가득 들어찬 물을 토해내며 달콤한 산소를 들이키던 그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어.


- 닥!! 괜찮으세요?! 세상에, 간호사!!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유진은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볼 수 없었어. 대신 가슴을 단단히 감싸 않은 팔이 눈에 들어왔어. 그리고 뼈대가 굵은 손과, 검지 위의 작은 흉터도.


- 모어.....?


유진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모어는 순식간에 조용해 졌어. 하지만 유진의 몸을 붇든 팔에선 힘을 빼지 않았지. 사실을 말하자면, 유진은 아직 모어가 무서웠어. 하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적어도 지금 만큼은 그에게 기대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


- 닥, 마음대로 들어와서 미안해요. 닥이 괜찮은지만 확인하고 나갈게요.


데이비드가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어. 환자를 욕조에 내버려 두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며 모어가 그를 다그치는 소리도 들렸지.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이 무거워지고 졸려 왔어.


- 유진? 유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어의 목소리를 들으며, 유진은 그대로 그의 품에서 잠에 들어 버렸어.








유진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른 저녁 쯤 되는 시간이었어. 오른손에 느껴지는 온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손을 꼭 붙들고 있는 베이브가 보였지. 유진은 갈라진 목소리로 그를 불렀어.


- 헤프론.

- ..... 진!


유진이 눈을 뜬 것을 본 베이브는 활짝 웃으며 그의 곁으로 가까이 몸을 숙였어. 눈에 띠게 밝아진 그의 표정에 유진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어.


- 큰일 난 줄 알았어요! 다들 걱정 했다고요!

- 그냥 잠에 든 것 뿐이야. 놀래켰지? 미안해.


유진은 베이브를 다독이며 몸을 일으켰어. 문득 의식을 잃기 전의 일이 떠올랐어. 욕조, 따뜻한 물, 비누향, 환상, 고통, 괴로움..... 그리고 모어. 다시 물 속으로 사라질까 몸을 강하게 감싸 안던 두 팔이 생각났어. 그리고 오른손은 그 작은 흉터, 자신이 직접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 주었던 흉터도.


- 모어는?

- 어.....


베이브는 머뭇거리며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어. 아마 모어와 유진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를 빤히 바라보는 회색빛 벽안에 베이브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대답을 내놓았어.


- 사실 두 시간 전에 나갔어요. 진의 상태가 안정 됬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요. 진은 자기를 보기 싫어할 거라고, 그런 말을 했어요.


베이브의 말에 유진은 쓴웃음을 지었어. 그 순간에서도 자신을 향한 두려움이 보였던 걸까. 하지만 유진은 모어가 곁에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 생각했어. 모어 뿐 아니라 다른 중대원들도, 윈터스 소령님도, 그리고 스피어스 대위님도. 이지 중대가 버린건 유진 로가 아니었어. 그들이 버린건 독일군이 증오의 화살표를 돌리기 위해 만들어낸 실존하지 않는 존재였지.

이지 중대는 단 한 순간도, 유진 로에게서 등을 돌린 적이 없었어.


- 베이브.

- 네?

- 나 추워. 잠깐 침대에 들어와서 같이 누워 줄래?


유진의 말에 베이브는 두 눈을 꿈뻑였어. 장난이죠? 라고 물어오던 그는 추위로 희게 질린 유진의 입술과 옅게 떨리는 몸을 보고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걸 깨달았지. 잠시 주춤 거리던 베이브는 이내 유진의 침대로 올라가 그의 옆에 조심스레 누웠어. 바스토뉴에서 그랬던 것처럼, 같은 담요를 덮고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유진은 곁에 바짝 다가온 베이브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어. 몇 달 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새어 나왔어. 어깨를 조금씩 적시는 눈물에 베이브가 그를 다정하게 끌어 안았어.


- 괜찮아질 거에요, 유진.


그래,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유진은 다시 잠에 들었어.













비오비 유진텀 약스피어스유진
2024.04.28 0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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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ㅁㅊ 내 센세 오샼ㅅ었네
[Code: 417a]
2024.04.28 03:02
ㅇㅇ
모바일
그래도 본인이랑 중대가 버린 존재랑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어서 다행이다ㅠㅠㅜㅜ
[Code: 99fe]
2024.04.28 03:02
ㅇㅇ
모바일
구르는거 맴아프지만 너무죻아요....
[Code: 99fe]
2024.04.28 20:57
ㅇㅇ
모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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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o

센세 왔어...?
[Code: 68fb]
2024.04.28 20:59
ㅇㅇ
모바일
유진 점점 해감되고있는게 보여서 다행인데
이지중대는 아직 멀어서 안타깝고...
그래도 본인이랑 이지중대가 버린 존재랑 분리해서 생각하는거 보니까 유진이 생각보다 훨씬 강한사람이라는게 느껴져서 좋아 센세
[Code: 68fb]
2024.04.29 23: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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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진 너무 짠하다…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거 같아서 다행이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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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03:59
ㅇㅇ
유진 불쌍해 이지중대놈들 괘씸ㅠㅠ
[Code: fb6f]
2024.05.01 04: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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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더 주세요ㅠㅠㅠㅠㅜ
[Code: 8786]
2024.05.01 07: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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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당신만을 기다려왔어ㅠㅠㅠㅠㅠㅠ
[Code: b956]
2024.05.10 01:14
ㅇㅇ
모바일
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ㅠ
[Code: e2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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