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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16:37
어설픔주의 방송일 모름 형사 모름 다모름주의 외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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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비성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래서, 지금 촬영장을 가야한다고? ”
“ 네. 한번은 얼굴을 비추는게 좋으실거예요. 감독이랑도요. ”
“ 돈 주는 사람이 돈 받는 사람을 찾아간다라... ”
적비성이 잔뜩 비웃는 표정으로 무안을 바라봤다.
“ 세탁물 맡기러 간다고 생각하세요. 자금 출처 세탁 안하면 지난번 꼴 난다니까요. 엔터쪽이 그나마 투자금도, 평판도 올리기 좋으니까요. ”
적비성은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다 창문을 조금 열었다. 어쩐지 가슴이 답답했다.
“ 오오! 요즘 핫한 연예인들은 다 나온다는 고장극이잖아요! 얼마전에 크랭크인 사진 돌던데. 연화각이라고 들어보셨죠? ”
싱글벙글한 얼굴로 호들갑을 떠는 왕복의 어깨를 방다병이 웃으면서 주먹으로 쳤다.
“ 수사를 하러가는거냐, 연예인을 보러가는거냐. ”
“ 겸사겸사죠. 당연히 수사가 첫번째지만, 잘난 얼굴들 구경하면 좋잖아요. ”
왕복은 신나는 얼굴을 했다.
“ 너 그리고 한번만 더 아버지한테 말 전하면 가만 안둬. ”
“ 아니, 총경감님이 물어보시는거에 말단 형사 나부랭이인 제가 어떻게 입을 다물어요... ”
방다병이 피식 웃었다. 뻥 뚫린 도로를 달렸다. 시야가 탁 트인 넓은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도 어쩐지 가슴이 답답했다.
차에서 내리자 촬영기기와 분주한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적비성은 잠시 고민했다. 어처구니가 없긴 했지만, 몸이 좋지 않았다.
15살 어린 나이부터 뒷골목을 굴렀지만 몸을 사린 적이 없었다. 무기를 든 상대를 앞에 두고도, 총에 맞아 옆구리가 뚫렸을 때도 두렵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알 수 없는 감각이 몸을 지배했다. 앞에 놓이게 될 상황이 두려웠다.
너무 생소한 감정이라 이 불편한 감정을 그저 몸이 좋지 않다고 밖에 표현 할 수 없었다.
“ 대표님? ”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는 적비성을 무안이 의아한 듯 바라봤다.
“ 가지. ”
차에서 내리자마자 왕복은 막 상경한 시골 총각처럼 촬영장을 두리번 거렸다.
“ 와- 와- 팀장님! 방금 봤어요? 요즘 핫한 사람들 여기 다 있네. ”
방다병이 피식 웃었다. 그러나 이내 표정을 굳혔다. 커피를 너무 먹었나 가슴께를 문질렀다. 커피를 네다섯잔 들이 부어도 괜찮았는데 오늘은 카페인 과민이 생긴건지 심장이 자꾸 뛰었다.
“ 그나저나, 위명진도 대단하네요. 그런 일을 겪었는데도 다시 촬영장에 복귀하다니. ”
왕복은 가는 내내 두리번거릴라 이야기할라 바뻤다.
“ 액션!!!! ”
푸른 하늘 위로 한 남자가 날아올라 멋들어지게 공중을 돌며 연검을 뻗었다.
검고 긴머리가 휘날렸고, 하얀 옷자락이 마치 빛처럼 남자의 주변에서 넘실거렸다.
남자는 가볍게 땅으로 내려오더니 이내 무릎을 꿇으며 피를 토했다.
검을 세워 바닥을 딛고 몸을 일으키다가 풀썩 힘없이 쓰러졌다.
이연화는 차가운 땅바닥에 누워 감독이 빨리 컷을 외치기를 기다렸다.
이 장면만 찍으면 추가 촬영이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 쉴 수 있었다.
겨울에 촬영을 하는 건 피하고 싶었다. 불여우를 데리고 여행이나 갈까 생각을 하며 입안에 가짜피를 조금 삼켰다. 설탕으로 만들어진 피가 달콤하게 목구멍으로 넘어왔다.
그때였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와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 괜찮아? 눈 좀 떠봐! ”
“ 또 왜이러는거지? 제발.. ”
자신의 몸 위로 쓰러지듯 주저앉은 사람들의 거친 몸짓과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연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본이 바뀐건가 생각했다.
“ 당신들 뭐야!!!!! ”
감독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이연화는 슬며시 눈을 뜨고 눈 앞에 얼굴을 들이민 두 사람을 바라봤다.
“ 누구야!!!! 촬영장에 아무나 들이면 어떡해! ”
주위의 아무런 소리도,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적비성과 방다병은 바닥에 누워 눈알을 굴리고 있는 이연화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평생의 공허함이, 무료했던 삶의 원인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였다.
적비성이 떨리는 손으로 이연화의 이마 위에 흩어진 땀을 닦았고 방다병은 입가에 흘러내린 피를 닦아냈다.
“ 아... 저기.. 누구.. ”
이연화가 안절부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제서야 두 남자는 정신을 차린 듯 심각했던 표정을 풀었다.
“ 촬영 중에 이렇게 난입하시면 어떡합니까 ”
덩치가 좋은 가드 둘이 적비성과 방다병의 팔을 잡아 끌어내려 했다.
순식간이였다. 커다란 거구의 가드 둘이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무안과 왕복이 각각 자신의 상사에게 달려왔다.
“ 대표님! ”
“ 팀장님! ”
감독은 순식간에 가드들을 제압한 두 사람을 바라봤다.
정장차림의 고압적인 눈빛과 남자다운 턱이 눈에 띄는 사람과 연신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마냥 순해보이지 않은 잘생긴 청년.
감독이 조금 머뭇거리며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 우리...스턴트맨한테 볼 일 있어요? ”
감독이 이연화에게 눈빛을 보냈다.
이연화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람들이였다. 그러나 이내 땀과 피 -촬영소품이지만- 를 닦아주는 다정한 손길과 자신을 바라보던 그 집요한 눈빛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감독이 다시 두 사람을 바라보다 불현듯 오늘 촬영장을 방문하기로 한 투자사 대표와, 얼마 전 남자 주인공인 위명진이 습격당한 사건을 조사하러 경찰이 오기로 했다는걸 생각해냈다.
“ 혹시 오늘 오시기로 한 금원 대표님과 형사님이신가요.. ? ”
옆에 서 있던 왕복과 무안이 제 상사들을 힐끔 쳐다보고는 명함을 내밀었다.
제 상사들은 어딘지 넋이 나간, 그러나 위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이연화는 슬쩍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조감독에게 다가갔다.
“ 다시 찍어야겠죠? ”
조감독이 대답을 하러 고개를 들다가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두 개의 시선을 보고는 멈칫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쩔쩔매는 감독과 감독을 상대하고 있는 두 명의 청년들.
그리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두 남자에 조감독은 이연화를 바라봤다.
“ 연화씨 아는 사람들이야? “
“ 아뇨 몰라요. 감독님 찾아온 분들 같은데요? ”
“ 근데 왜 나를.... 저렇게..? ”
“ 네? ”
“ 날 엄청 무섭게 노려보고 있잖아. ”
“ 아 원래 눈빛이 저래요. ”
“ 모르는 사람이라며. 눈빛이 원래 저런지 어떻게 알아? ”
이연화도 흠칫했다. 그러게.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원래 저런 집요한 눈빛을 하는지 어떻게 알았지?
“ 대역씬 다 끝났어요? 뭐야 분위기 왜 이래요? ”
주연배우 위명진이 개인 스태프들과 사설 가드들을 한무리 데리고 감독에게 다가왔다.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깨는 위명진의 도착에 감독은 티가 나게 반가워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 어어어 우리 위 배우! 자자 다들 아시죠? 우리 연화각 주인공 위명진! 이 쪽은 투자자님이시고 여기는 자네 사건을 조사하러 오신 형사님이고. ”
적비성과 방다병을 순간 시야를 막는 한무리의 사람들에 짜증이 났다.
안그래도 그 남자에게 친밀하게 말을 하는 조감독을 보며 심기가 불편했는데 그 남자가 보이지 않게 시야를 가려?
적비성이 사람들을 밀치고 이연화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방다병도 뒤질새라 뒤를 쫓았다. 이연화가 있던 곳엔 조감독 혼자 덩그런히 있었다.
적비성이 조감독의 멱살을 잡고 이를 갈 듯 말했다.
“ 어디있지? ”
“ 네? 네? 뭐..뭐가요? ”
“ 두번 말 안해. 어디있지? ”
“ 네? 그러니까 ..뭐가.. ”
방다병이 경찰 수첩을 꺼내 들며 끼어들었다.
“ 아까 여기서 이야기 나누던 남자분이요. ”
“ 연화씨? 가...갔는데요. ”
“ 어디로 갔습니까. ”
“ 그...그야 저도 모르죠. 하지만 분장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저기 공용 분장실로 갔을거예요.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사람이 조감독이 말한 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멀찌감치 있던 조명 감독이 조감독 근처로 다가왔다.
“ 근데 경찰은 왜 온거예요? 무슨 일 있었어요? ”
“ 아, 감독님, 휴가 갔다와서 모르셨나보네요. 왜 최근에 젊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한 엽기범죄 있었잖아요. 뭔지 아시죠? ”
“ 아! 그 피를 다 뽑고 머리를 잘라간... ”
“ 네 맞아요.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언론에 나오진 않은건데 위명진씨가 얼마 전에 습격당한 일과 같은 범인으로 추정되나봐요. ”
조명 감독이 소름 끼친다는 얼굴로 자신의 팔을 쓰다듬었다.
“ 들은 얘기로는 피해자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대요. 20대 남자,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단정하고 아름답게 생긴 얼굴. ”
“ 어떤 미친놈인지 년인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만 찾아서 죽이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어후 무서워라. ”
조명 감독이 뭔가를 꼴똘히 생각하는 얼굴을 하더니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 근데.. 위명진 스턴트맨인 연화씨.. 위명진이랑 좀 닮지 않았어요? ”
연화루 이연화 다병연화 비성연화
이연화를 노리는!! 미지의 인물!
과연! 과거의 악연인가! 현재의 악의인가!!!
방다병과 적비성은 이연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휴 언제까지 연화루만 처묵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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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비성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래서, 지금 촬영장을 가야한다고? ”
“ 네. 한번은 얼굴을 비추는게 좋으실거예요. 감독이랑도요. ”
“ 돈 주는 사람이 돈 받는 사람을 찾아간다라... ”
적비성이 잔뜩 비웃는 표정으로 무안을 바라봤다.
“ 세탁물 맡기러 간다고 생각하세요. 자금 출처 세탁 안하면 지난번 꼴 난다니까요. 엔터쪽이 그나마 투자금도, 평판도 올리기 좋으니까요. ”
적비성은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다 창문을 조금 열었다. 어쩐지 가슴이 답답했다.
“ 오오! 요즘 핫한 연예인들은 다 나온다는 고장극이잖아요! 얼마전에 크랭크인 사진 돌던데. 연화각이라고 들어보셨죠? ”
싱글벙글한 얼굴로 호들갑을 떠는 왕복의 어깨를 방다병이 웃으면서 주먹으로 쳤다.
“ 수사를 하러가는거냐, 연예인을 보러가는거냐. ”
“ 겸사겸사죠. 당연히 수사가 첫번째지만, 잘난 얼굴들 구경하면 좋잖아요. ”
왕복은 신나는 얼굴을 했다.
“ 너 그리고 한번만 더 아버지한테 말 전하면 가만 안둬. ”
“ 아니, 총경감님이 물어보시는거에 말단 형사 나부랭이인 제가 어떻게 입을 다물어요... ”
방다병이 피식 웃었다. 뻥 뚫린 도로를 달렸다. 시야가 탁 트인 넓은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도 어쩐지 가슴이 답답했다.
차에서 내리자 촬영기기와 분주한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적비성은 잠시 고민했다. 어처구니가 없긴 했지만, 몸이 좋지 않았다.
15살 어린 나이부터 뒷골목을 굴렀지만 몸을 사린 적이 없었다. 무기를 든 상대를 앞에 두고도, 총에 맞아 옆구리가 뚫렸을 때도 두렵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알 수 없는 감각이 몸을 지배했다. 앞에 놓이게 될 상황이 두려웠다.
너무 생소한 감정이라 이 불편한 감정을 그저 몸이 좋지 않다고 밖에 표현 할 수 없었다.
“ 대표님? ”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는 적비성을 무안이 의아한 듯 바라봤다.
“ 가지. ”
차에서 내리자마자 왕복은 막 상경한 시골 총각처럼 촬영장을 두리번 거렸다.
“ 와- 와- 팀장님! 방금 봤어요? 요즘 핫한 사람들 여기 다 있네. ”
방다병이 피식 웃었다. 그러나 이내 표정을 굳혔다. 커피를 너무 먹었나 가슴께를 문질렀다. 커피를 네다섯잔 들이 부어도 괜찮았는데 오늘은 카페인 과민이 생긴건지 심장이 자꾸 뛰었다.
“ 그나저나, 위명진도 대단하네요. 그런 일을 겪었는데도 다시 촬영장에 복귀하다니. ”
왕복은 가는 내내 두리번거릴라 이야기할라 바뻤다.
“ 액션!!!! ”
푸른 하늘 위로 한 남자가 날아올라 멋들어지게 공중을 돌며 연검을 뻗었다.
검고 긴머리가 휘날렸고, 하얀 옷자락이 마치 빛처럼 남자의 주변에서 넘실거렸다.
남자는 가볍게 땅으로 내려오더니 이내 무릎을 꿇으며 피를 토했다.
검을 세워 바닥을 딛고 몸을 일으키다가 풀썩 힘없이 쓰러졌다.
이연화는 차가운 땅바닥에 누워 감독이 빨리 컷을 외치기를 기다렸다.
이 장면만 찍으면 추가 촬영이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 쉴 수 있었다.
겨울에 촬영을 하는 건 피하고 싶었다. 불여우를 데리고 여행이나 갈까 생각을 하며 입안에 가짜피를 조금 삼켰다. 설탕으로 만들어진 피가 달콤하게 목구멍으로 넘어왔다.
그때였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와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 괜찮아? 눈 좀 떠봐! ”
“ 또 왜이러는거지? 제발.. ”
자신의 몸 위로 쓰러지듯 주저앉은 사람들의 거친 몸짓과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연화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본이 바뀐건가 생각했다.
“ 당신들 뭐야!!!!! ”
감독의 성난 목소리가 들렸다. 이연화는 슬며시 눈을 뜨고 눈 앞에 얼굴을 들이민 두 사람을 바라봤다.
“ 누구야!!!! 촬영장에 아무나 들이면 어떡해! ”
주위의 아무런 소리도, 그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적비성과 방다병은 바닥에 누워 눈알을 굴리고 있는 이연화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평생의 공허함이, 무료했던 삶의 원인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였다.
적비성이 떨리는 손으로 이연화의 이마 위에 흩어진 땀을 닦았고 방다병은 입가에 흘러내린 피를 닦아냈다.
“ 아... 저기.. 누구.. ”
이연화가 안절부절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제서야 두 남자는 정신을 차린 듯 심각했던 표정을 풀었다.
“ 촬영 중에 이렇게 난입하시면 어떡합니까 ”
덩치가 좋은 가드 둘이 적비성과 방다병의 팔을 잡아 끌어내려 했다.
순식간이였다. 커다란 거구의 가드 둘이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무안과 왕복이 각각 자신의 상사에게 달려왔다.
“ 대표님! ”
“ 팀장님! ”
감독은 순식간에 가드들을 제압한 두 사람을 바라봤다.
정장차림의 고압적인 눈빛과 남자다운 턱이 눈에 띄는 사람과 연신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마냥 순해보이지 않은 잘생긴 청년.
감독이 조금 머뭇거리며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 우리...스턴트맨한테 볼 일 있어요? ”
감독이 이연화에게 눈빛을 보냈다.
이연화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람들이였다. 그러나 이내 땀과 피 -촬영소품이지만- 를 닦아주는 다정한 손길과 자신을 바라보던 그 집요한 눈빛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감독이 다시 두 사람을 바라보다 불현듯 오늘 촬영장을 방문하기로 한 투자사 대표와, 얼마 전 남자 주인공인 위명진이 습격당한 사건을 조사하러 경찰이 오기로 했다는걸 생각해냈다.
“ 혹시 오늘 오시기로 한 금원 대표님과 형사님이신가요.. ? ”
옆에 서 있던 왕복과 무안이 제 상사들을 힐끔 쳐다보고는 명함을 내밀었다.
제 상사들은 어딘지 넋이 나간, 그러나 위험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이연화는 슬쩍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조감독에게 다가갔다.
“ 다시 찍어야겠죠? ”
조감독이 대답을 하러 고개를 들다가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두 개의 시선을 보고는 멈칫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쩔쩔매는 감독과 감독을 상대하고 있는 두 명의 청년들.
그리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두 남자에 조감독은 이연화를 바라봤다.
“ 연화씨 아는 사람들이야? “
“ 아뇨 몰라요. 감독님 찾아온 분들 같은데요? ”
“ 근데 왜 나를.... 저렇게..? ”
“ 네? ”
“ 날 엄청 무섭게 노려보고 있잖아. ”
“ 아 원래 눈빛이 저래요. ”
“ 모르는 사람이라며. 눈빛이 원래 저런지 어떻게 알아? ”
이연화도 흠칫했다. 그러게.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원래 저런 집요한 눈빛을 하는지 어떻게 알았지?
“ 대역씬 다 끝났어요? 뭐야 분위기 왜 이래요? ”
주연배우 위명진이 개인 스태프들과 사설 가드들을 한무리 데리고 감독에게 다가왔다.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깨는 위명진의 도착에 감독은 티가 나게 반가워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 어어어 우리 위 배우! 자자 다들 아시죠? 우리 연화각 주인공 위명진! 이 쪽은 투자자님이시고 여기는 자네 사건을 조사하러 오신 형사님이고. ”
적비성과 방다병을 순간 시야를 막는 한무리의 사람들에 짜증이 났다.
안그래도 그 남자에게 친밀하게 말을 하는 조감독을 보며 심기가 불편했는데 그 남자가 보이지 않게 시야를 가려?
적비성이 사람들을 밀치고 이연화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방다병도 뒤질새라 뒤를 쫓았다. 이연화가 있던 곳엔 조감독 혼자 덩그런히 있었다.
적비성이 조감독의 멱살을 잡고 이를 갈 듯 말했다.
“ 어디있지? ”
“ 네? 네? 뭐..뭐가요? ”
“ 두번 말 안해. 어디있지? ”
“ 네? 그러니까 ..뭐가.. ”
방다병이 경찰 수첩을 꺼내 들며 끼어들었다.
“ 아까 여기서 이야기 나누던 남자분이요. ”
“ 연화씨? 가...갔는데요. ”
“ 어디로 갔습니까. ”
“ 그...그야 저도 모르죠. 하지만 분장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저기 공용 분장실로 갔을거예요. ”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사람이 조감독이 말한 곳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멀찌감치 있던 조명 감독이 조감독 근처로 다가왔다.
“ 근데 경찰은 왜 온거예요? 무슨 일 있었어요? ”
“ 아, 감독님, 휴가 갔다와서 모르셨나보네요. 왜 최근에 젊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한 엽기범죄 있었잖아요. 뭔지 아시죠? ”
“ 아! 그 피를 다 뽑고 머리를 잘라간... ”
“ 네 맞아요.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언론에 나오진 않은건데 위명진씨가 얼마 전에 습격당한 일과 같은 범인으로 추정되나봐요. ”
조명 감독이 소름 끼친다는 얼굴로 자신의 팔을 쓰다듬었다.
“ 들은 얘기로는 피해자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대요. 20대 남자,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단정하고 아름답게 생긴 얼굴. ”
“ 어떤 미친놈인지 년인지,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만 찾아서 죽이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어후 무서워라. ”
조명 감독이 뭔가를 꼴똘히 생각하는 얼굴을 하더니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 근데.. 위명진 스턴트맨인 연화씨.. 위명진이랑 좀 닮지 않았어요? ”
연화루 이연화 다병연화 비성연화
이연화를 노리는!! 미지의 인물!
과연! 과거의 악연인가! 현재의 악의인가!!!
방다병과 적비성은 이연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휴 언제까지 연화루만 처묵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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