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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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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가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부인이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어. 허니는 부인 앞에 무릎을 꿇고 해명하려 했지만 부인은 이를 외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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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혼자 있고 싶구나."


늘 그랬던 것처럼 허니는 부인의 말을 거역하지 못했어. 허니는 밤새 자신의 방을 서성이며 검술 대회에 나간 것을 후회했어. 왕자의 눈에 띄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다음 날 아침,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허니에게 전령이 찾아왔어. 전령은 왕자께서 오찬에 초대하셨다며 마차를 이리로 보내실 거라 전했어. 허니는 아침식사를 거른 부인을 걱정하며 착잡한 마음으로 궁에 갈 채비를 했어.




왕자가 보낸 마차가 도착하고 허니가 마차에 오르기 전 저택을 돌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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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고인 채로 창문을 내다 보는 부인을 본 허니는 마차를 급히 돌려보내고 부인의 방으로 뛰어 올라갔어.


"부인!"

"허니?"

허니가 부인을 덥석 껴안자 부인은 주저하다 허니를 마주 안았어.

"저하께서 부르셨는데 가보지 않아도 되겠니?"

"저에게는... 부인이 가장 우선입니다. 제 마음은 변함 없습니다."


부인이 작게 웃으며 팔에 더욱 힘을 주었어. 부인은 허니의 마음이 그냥 충심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것으로 됐어. 허니는 부인이 행복하기만을 바랐으니까.






허니는 한나절 내내 부인 곁에서 기운을 북돋아주다가 부인이 잠자리에 들고 나서야 오찬을 기억했어. 허니는 아직 늦지 않았길 바라며 부인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을 타고 궁으로 갔어. 이미 해가 져 어둑어둑한 숲을 지나며 말에 박차를 가했어.






이번에 허니가 안내받은 곳은 왕자의 침실이 아니라 궁 만찬실이었어. 왕자는 식탁의 가장 끝자리에 앉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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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군. 나보다 강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하고, 모두가 내 명을 따르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하지."

"...송구합니다."

"나를 바람맞힌 데는 다 이유가 있었겠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길 바라오."

"......."

"식사가 식었으나 하인에게 말하면 다시 만들어 줄 것이니 천천히 즐기다 가시오."


왕자는 지체 없이 일어서 자신의 침실로 가 버렸어. 왕자가 상처 받은 것 같아 보인 건 내 착각인가. 허니는 차가운 수프를 몇 숟가락 입에 흘려넣다 다시 부인의 저택으로 돌아갔어.





부인은 활기를 되찾았지만 허니는 마음이 불편했어. 부인과 숲을 거닐다가도 왕자의 표정이 생각났어. 그는 분노한 게 아니라 마치 버림 받은 듯한 얼굴이었어. 나 따위가 왕자를 바람 맞혔다는 것에 화가 난 게 아니라면 왜 마음이 상했던 걸까?







왕자의 부름이 끊긴 지 꽤 오래 지났을 때 왕실의 전령이 다시 저택을 방문했어.

"왕실 연회가 열리오니 기쁜 마음으로 참석해주시길 바랍니다."

전령은 부인과 허니의 이름이 적힌 초대장을 각각 전달하고 떠났어. 익숙해 보이는 부인과 달리 허니는 자신을 초대했을 왕자의 저의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하루를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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