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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8:23
주관적뇌피셜해석ㅈㅇ


1) 연인이었던 패트릭과 타시

영화를 본 사람들은 입을 모아서 타시는 테니스를 사랑했다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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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데이아의 해석도 ’타시의 첫사랑이자 진짜 사랑은 테니스‘인데 타시는 패트릭을 사랑했을까?
타시가 패트릭과 아트에게 관심을 갖게 된 시초는 주니어 대회에서 본 두 사람의 복식 경기 때문. 타시는 그 경기에서 두 사람의 묘한 관계를 읽었음. 패트릭은 복식 우승 후 아트에게 ’이겨서 좋은 게 아니라 너와 함께라서 좋다‘고 말함. 복식 경기 동안 아트와 함께 우승컵을 들기 위해 파트너의 부족함까지 채우며 악착같이 뛴 패트릭, 이게 타시가 본 패트릭의 첫 인상임. 관계를 형성하고 주도하는 사람. 이후 타시는 다음 경기에서 이기는 사람에게 번호를 준다고 했지만 이미 승패를 어느 정도 예상했을 거라고 생각함. 타시는 불 같고 열정적인 테니스를 치는 패트릭에게 끌렸으나 테니스에 열중하지 않는 패트릭은 타시의 관심사가 될 수 없음. 스탠포드 기숙사에서 ‘지금은 테니스 말고 우리한테 집중해’ 라는 의미가 담긴 패트릭의 모난 말을 타시는 굳이 받아줄 필요를 못 느낌.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할 만큼 패트릭에게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보지만 ‘사랑했다’고 정의하기엔 부족한 것 같음. 패트릭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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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커네이터 배너를 보는 패트릭의 표정은 그 속내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이어지는 기숙사에서 ‘넌 내 코치가 아니고 난 네 팬클럽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패트릭을 보면 타시가 테니스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알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태도가 지긋지긋하다는 뉘앙스를 풍김. 패트릭은 타시가 자신을 헤집어 그 안에서 기어이 테니스를 찾아낸다는 걸 알고 있음. 서로 져주는 법도, 물러서는 법도 없음. 깨져 으스러질 때까지 부딪쳐야 직성이 풀림. 패트릭과 타시는 안정적인 연인 관계보다는 이따금씩 서로를 끌어오르게 만드는 관계에서 얻는 힘이 서로에게 더 필요했을지도. 8년 후 두 사람이 만났을 때 패트릭은 타시에게 코치 제안을 했다가 뺨을 맞고 온갖 모욕을 들음. 두 사람이 헤어지고 타시가 부상을 입게 된 원인이었으니까. 패트릭은 금 간 벽을 어떻게든 붙이기 위해 밑져야 본전인 나름대로의 회심의 카드를 던져봄. 하지만 그건 이미 10년 쯤 전에 아트가 썼던 카드였음을.


2) 부부가 된 타시와 아트

그럼 타시는 아트를 사랑했나?
파티나 해변에서 테니스와 대학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한 아트에게 관심을 줬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음. 재밌는 건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결국 부부이자 파트너가 됐다는 건데 두 사람의 관계가 최대로 진전될 수 있었던 건 서로를 테니스로 바라보기 때문. 아트는 유망주 테니스 선수로서의 타시에게 빠져들었고 온통 타시의 테니스에 대한 동경과 숭배로 가득차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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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가 부상으로 은퇴하자 코치 제안을 하며 동시에 자신이 타시의 테니스로 귀속될 것을 제안함. 아이러니하게도 아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관계를 형성하고 주도하는 사람이 됨. 젠데이아는 ‘타시가 자신의 꿈과 희망을 아트에게 쏟아부었다’고 함. 타시에게 최후의 테니스는 아트임. 그런 아트가 테니스를 그만둔다는 건 타시의 삶이 붕괴되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임. 그랜드슬램 챔피언을 챌린저 대회에 보낼 만큼, 이후의 삶이 어떻게 흔들리건 패트릭을 이용할 만큼 타시는 자신의 테니스가 되어준 아트를, 즉 테니스를 사랑했음. 아트가 테니스를 놓지 못하는 이유도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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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에게 타시는 신 같은 존재임. 예수냐고 물으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답할 정도로. 아트는 패트릭과 함께 테니스를 치며 남모를 열등감에 시달렸음. 아무리 계산하고 노력해도 천부적인 패트릭을 따라갈 수 없는데 타시마저도 패트릭을 선택함. 자신이 패트릭을 이기지 못해서. 아트는 무너질 수밖에 없음. 결국 늘 그렇듯 패트릭에게 패했고, 이번엔 신에게까지 부정당했거든. 열등과 불안에 사로잡힌 아트는 뱀의 혀로 기회를 만들고 제가 상처 낸 신의 손에 스스로 몸통을 쥐어줌. 패트릭은 친구였는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패트릭과 타시에게 소외당하는 게 마치 테니스의 세계에서 소외당하는 기분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테니스 천재 둘과 그들의 친구, 아트 도널드슨. 아무것도 아닌 존재. 결국 아트는 결핍을 채워야 했고 신이자 테니스 그 자체인 타시가 필요했음. 파이스트가 ‘진짜 사랑을 한 건지 모르겠다. 나의 결핍을 채워줄 사람에게 끌린다면 관념을 탐하는 것일 뿐, 진짜 그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다‘ 라고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은 결핍에 목말라 서로의 테니스를 탐하고 사랑했음.


3) 친구이자 파트너였던 패트릭과 아트

아트에게 패트릭은 어떤 존재였을까?
아트는 단식 경기를 앞두고 패트릭에게 스스럼 없이 져달라거나 살살 이겨달라는 부탁도 함. 언젠가는 격발될 열등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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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트의 첫 테니스는 패트릭이지 않았을까? 열등감이 느껴져도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패트릭과 함께 테니스를 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만족했을 것 같음. 타시를 만나기 전까지는. 챌린저 결승 전날 사우나에서 오랜만에 조우한 패트릭에게 ‘테니스 말고 너랑 무슨 얘기를 하냐‘고 차갑게 내던진 말과 달리 이어진 ’나는 중요하지 않냐‘는 패트릭의 물음에 아트는 축축한 눈을 하고 울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림. 미안함, 원망, 불안함, 그리움, 모든 게 엉망으로 뒤섞인 감정은 금세 아트의 잘 정돈된 얼굴에 묻혀버림. 아트는 타시와 테니스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한 패트릭을 곁에 둘 수 없음. 또 모두에게 버림 받고 말 테니까. 제 아무리 대단한 커리어를 쌓고 패트릭은 보잘 것 없는 선수가 됐다 해도, 아트에게 패트릭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불길 같은 존재일듯. 맨 몸으로는 절대 뚫을 수 없어서 온갖 방어막을 둘러매야 그나마 마주할 수 있는, 그럼에도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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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에게 아트는 단지 친구였을까?
쉽게 끌어오르고 모든 걸 우스갯소리처럼 웃어넘기는 패트릭이 투명하게 약한 속내를 내비치는 대상은 항상 아트임. 굶주림에 베이글을 노리던 패트릭에게는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가 와일드 카드로 아트가 출전한다는 소식에 2라운드에서 무너지던 선수가 결승까지 올라옴. 아트를 만나고, 아트와 경기하기 위해서. 그리움, 그거 딱 하나 때문에. 텁텁한 사우나에서 아트의 서늘한 말에 상처 받은 얼굴을 하고서는 뺨 맞고 큰소리 쳐가며 아득바득 내세우던 그 알량한 자존심을 가차없이 뭉개고 ‘행운을 빈다. 그리웠다‘고 말하는 패트릭은 낯설기 그지없음. 하지만 씹던 껌을 받아주고, 자신을 서툴게 질투하는 모습에 즐거워하던 패트릭을 떠올리면 아트에겐 모난 곳 없이 누그러진 패트릭이 더 익숙함. 패트릭의 거친 불길을 안정시킬 수 있는 건 오로지 아트뿐. 조쉬 오코너는 둘의 관계에 대해 ’두 사람은 전부다. 플라토닉이면서 플라토닉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로잡혀 있고 사랑보다 강하다‘고 했음. 패트릭은 제 연인을 빼앗아간 친구를, 홀로 커리어의 최상단에 도달한 파트너를,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그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음. 8년, 그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패트릭은 아트를 사랑했음. 타시와 아트가 테니스를 사랑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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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는 테니스를 잃고, 아트는 자신을 잃고, 패트릭은 사랑을 잃으며 권태와 무의미함에 허우적대다가 마지막에야 비로소 늘 목 마르던 시절의 열망을, 생의 첫사랑을 되찾음. 비록 그 순간뿐이라고 해도.






으아아아ㅏ아아 그냥 세같살하면 되잖아!!!!!!
2024.05.12 08:41
ㅇㅇ
모바일
ㅜㅜ세같살
[Code: c53e]
2024.05.12 08:45
ㅇㅇ
모바일
세같살 해라...
[Code: 9acb]
2024.05.12 12:26
ㅇㅇ
모바일
ㅁㅊ 북맠한다 넘 좋은 해석
[Code: 2cd4]
2024.05.12 13:53
ㅇㅇ
모바일
ㅁㅊ....
[Code: 4833]
2024.05.12 18: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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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추.. 정리 넘 잘했다
[Code: 3ef3]
2024.05.12 18: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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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글 첨부터 끝까지 너무 좋다ㅠ 제발 세같살
[Code: 5780]
2024.05.12 20: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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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미친 해석이다...ㅠㅠㅠㅠ 진짜 세같살해야됨 쟤넨
[Code: af10]
2024.05.12 23: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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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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