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6760184
view 100
2024.10.02 05:47
"선생님, 그 문제는 잘 모르겠는대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호칭과 제 등을 콕콕 찔러오는 손가락에 남자는 뒤를 돌아봐. 순식간에 강한 악력으로 얼굴채 들어올려진 남자는 직감하지. 병신이나 되면 다행이겠네. 애석하게도 그 예감은 한치의 오차도 없었어.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을 외면하면 안되지. 자, 이제 질문할게. 네가 말하는 그 먹는다가 단어 그 자체인지 어떤 씹스런 비유인지, 잘 대답해야 할거야."

잘 대답하면 살려는 줄거냐는 질문따윈 하지도 못해. 남자는 여전히 얼굴을 쥐어 잡힌채 허공에 뜬 발을 버둥대며 구르고 있는 중이거든. 아, 잘 대답하려면 작은 배려가 필요하겠네. 웨이드는 그렇게 남자를 배려해 의자로 내던져 줬지. 물론 힘 조절 같은 세심한 배려는 없었던 탓에 의자와 함께 바닥을 나뒹굴긴 했지만.




3일전쯤이었을 거야. 로건은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었어. 그 순간 눈이 마주쳤는데, 씨발. 그때였나봐. 로건은 할말이 있다는듯 잠시 입술을 열었다 곧 다물고야 말았는데 그와 동시에 내 생각까지 다물린 게 문제였던 거야. 그 요망한 입술에 홀려버린 거야, 씨발씨발씨발.

로건은 말이 많지 않아. 특히나 해야할 말에는 그 거지같은 특징이 더 두드러지는데 그건 아마 연상의 자존심 같은 거겠지. 하지만 자기야, 자기는 이제 막 이 세상에서 걸음마를 시작한 베이비 울버린이잖아. 응석 정도는 부려줬으면 싶은데?

"그래서 그 곧 죽을 늙은 영감이 왜 눈이 뒤집혔는데?"

다시 3일전으로 돌아가 보면, 로건은 그 짧은 외출에서 붕괴사고를 마주했어. 절대 지나치지 못했을거야, 뻔하잖아.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치우고 마치 수색견처럼 킁킁대며 사람들을 찾고 구하고, 그 무급노동의 순간에 마지막으로 구해진 건 어린 아이였다나 봐. 이미 늦어있었지. 아이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는 시간을 버텨낼 수 없었어. 뭐? 뭘 했다고?

로건, 씨발 자기야. 그 씹덕소매가 그런 이유였다니. 그 소매안에 잇자국이 흉흉한 상처가 있었겠네. 제 생살을 물어 뜯어 죽음을 기다리는 아기새의 입에 넣어줬으니. 의식을 잃어가는 아기새에게 그걸 먹이려면 꼭꼭도 씹어줬겠네? 아이를 죽이는 게 헐리웃 무비의 금기라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래서 아이를 살리는 대신 선택한 게 카니발리즘이라고?

좋아, 이제 네 차롄가? 눈깔이 뒤집힌 늙은 영감탱이? 어차피 망한 거 초인종을 누르고 정중하게 찾아와 생살 한덩이를 요구해 보시지? 혹시 또 모르잖아? 동정심에 호소하면?

"그래서, 그 먹는다가 말 그대로 쳐먹겠단 뜻이라는 거네? 비유도 은유도 없이?"




인간의 실날같은 희망이 어떤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 이제는 잘 알겠지? 아, 네게 한 말은 아니야. 넌 뒈져버렸잖아. 너도, 너도, 너도, 너도, 일일이 호명해주지 못하는 건 용서해. 사과할게. 아, 너도 있었구나. 우리 선생님.

남자의 말이 끝난 순간 웨이드의 눈은 가늘게 늘어졌어. 자, 잘 생각해 봐. 그 늙은 영감은 대인배 마초맨에게 구걸을 하는 대신 뒷골목의 쓰레기들을 고용했어. 물론 느닷없이 찾아와 "오오, 죽어가는 늙은이에게 살 한덩이만. 피 한바가지만." 라고 떠드는 건 아무리 그 로건이라도 눈살이 찌뿌려질 일이지. 하지만 도전은 해봐야지, 그 울버린을 상대할 생각을 하기 전에. 빠르게 굴러가는 머리속이 시끄러워. " 2000만, 2100만, 2200만, 더 없습니까? 2300만, 감사합니다." 그 좆같은 경매에 처음 올라올 물건이 로건의 심장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 웨이드는 남자의 머리를 날려버렸어.

데드풀이 주물럭댄 3일전 울버린의 엉덩이 같은 걸 팔 리가 없잖아. 사람들은 신상에 미쳐있으니까. 오, 이제 베이비 울버린의 응석을 누려볼 수 있겠네. 걱정 마, 베이비. 원래 수습은 보호자의 몫인걸.



풀버린 덷풀로건
2024.10.02 08:12
ㅇㅇ
로건 자기 살을 남한테 먹인 거냐고 ㅜㅜㅜㅜ 로건을 너무 사랑해서 수습까지 해주는 덷풀이 진정한 혼다오딧세이벤츠탑이다
[Code: d050]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