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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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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초로 돌아왔을 당시의 세베루스는 놀라움과 당혹 속에서도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그리고 기어코 그녀와 재회하게 되자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다시금 그녀의 생각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어둠의 군주와 죽음을 먹는자들이 여전히 존재했다.
세베루스는 호그와트에 가기위해 열차에 오르면서도 덤블도어에 대해 계산했다.
지금까지는 그가 경험했던 과거와 크게 틀어지지 않았다. 네빌 롱바텀의 존재를 인배하기 위해서는 세베루스가 알던 미래를 재현시키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또 릴리와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점치는 것은 그의 심장을 다시금 찢어내는 것 같았지만, 세베루스에게 대의와 커다란 선에 대해 가르친 자는 덤블도어였다. 나중에는 홀로서야만 했지만 덤블도어가 있는 과거에 돌아온 이상, 그를 찾아가 결정을 맡겨야만 할 것 같았다. 덤블도어는 자신이 모르는 미래에 대한 지식일지언정 그것을 누구보다 잘 이용해낼 것이 분명했다. 또한 그가 아무리 냉정하다고 한들 미래의 예정을 위해서 포터 부부를 죽게 내버려둘 만큼 비정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하나부터 열끝까지 가르쳐준 은사였다. 설령 가장 비정한 선택을 하더래도 덤블도어는 릴리를 잃은 세베루스가 최선의 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까지 계산할 것이라 믿었다. 불안에 떨던 세베루스는 릴리가 보호받을 가능성에 추가 기울어지자 불안하던 마음을 겨우 달랠 수 있었다. 또한 그러면서도 덤블도어가 그의 경험과 미래 지식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길 바라면서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이미 무엇이 엇나갔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 과오를 되새기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세베루스뿐만 아니라 릴리에게도 다시금 상처를 줄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끙끙 앓는 티를 숨기고 있자 머지 않아 포터와 블랙이 나타났다. 호그와트에 대한 기대로 연신 웃음꽃을 피우던 릴리에게 이끌려온 포터는 뛰어난 무언가를 뽐내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처음부터 릴리의 옆자리에 붙어있던 세베루스가 미웠는지 그에게 화살을 돌렸다.


"뭐, 슬리데린이라고? 나라면 슬리데린에게 들어가느니 학교 관두겠다."
릴리는 제임스가 무례하게 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슬리데린이 정확히 어떤 기숙자인지 몰랐기 때문에 세베루스가 받아치는 것을 기대하며 입술을 앙 다물었다. 세베루스는 어차피 제임스 포터가 이미 자신을 적대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릴리를 안심시켜주기로 했다.
"어머니가 슬리데린 출신이야. 어쩌면 내가 슬리데린에 가길 원하실 것 같았어."
릴리를 보면서 말한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아일린은 세베루스에게 슬리데린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고, 정말 어렸던 시절의 그는 그 무심한 여자가 당연히 자신이 슬리데린에 가길 원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녀가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다. 제임스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아직까지는 모욕은 주고 받는 것이라 생각하는지 김이 샌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차별주의자 가족에 대한 옹호와 순종은 시리우스 블랙이 발작하기 좋은 주제였다.


"부모의 출신이면 무조건 따라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는 말이야?"
그는 단순히 투덜거리는 것으로 보기 어려울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어느새 세베루스를 향해 기운 자세가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오, 그거 좋은 의견인데? 넌 꽤 멀쩡한 녀석인 것처럼 보여."
그 와중에 제임스는 그와 쿵짝을 맞춰볼 생각인지 꼬드기는 것처럼 말했다. 재미나다는 듯이 운을 띄운 제임스와 시선을 맞춘 시리우스도 결국 세웠던 날을 다시 눕히고 그리핀도르에 대해 찬양하기 시작했다. 제임스와 시리우스는 저번에도 그랬듯이 금방 끈끈한 사이로 발전해 자기들끼리 시시덕 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따금 릴리에게 화제를 나누어주었지만, 세베루스는 무시하기로 한 듯 교과서를 읽기 시작한 그를 병풍처럼 취급했다.

 그렇게 배정식이 시작 되었고, 그들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숙사로 하여금 갈라졌다.




3.

"스니벨루스!"

 세베루스는 입학 이후 슬러그혼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 결국 덤블도어와의 면담을 잡아냈다. 고작 1학년 생이 교장실에서 교장과 독대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유와 볼거리와 자랑거리가 필요했는지. 세베루스는 불편한 마음을 내쉬면서 저 속편한 도련님들은 결코 알 리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사악한 슬리데린을 응징했던 참이었던 제임스와 시리우스는 교내를 쏘다니다가 그가 이무기 석상 뒤로 사라지는 것을 보자 징계를 연상하고 경악했지만, 세베루스는 이미 사라져버린 뒤였다.


"젠장, 어쩌면 좋지?"
"교장 선생님이 스니벨루스의 말을 귀담아들으실까?" 


 11살 밖에 안된 그들에게 알버스는 학교 교수님보다는 위인에 가까운 사람이었고, 자신들이 친 사고를 직접적으로 들키고 싶지 않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맥고나걸이 다그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대마법사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싶은 그리핀도르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게 그들은 한참을 끙끙거리면서 세베루스를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를만큼 시간이 지나자 이무기 석상이 열리고 세베루스가 나타났다. 그는 제임스와 시리우스가 아직까지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잠시 의아해 하다가 평소처럼 냉한 표정으로 돌아가 그들을 지나쳐가려고 했다. 하지만 혹여나 알버스 덤블도어에게 나쁜 인상을 주었을까 걱정하던 그리핀도르들은 답을 얻어내기 위해 세베루스를 놓아주지 않았다. 길을 가로막히자마자 세베루스는 이미 알고있다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러니 어서 가지 그래."
"그걸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시리우스는 언제나 세베루스를 위에서 매도하면서도, 쉽게 열이 올랐다. 이번에도 굴절된 분노를 쏟기 위해 지팡이에 손이 올라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그냥 내 상담을 받아주신 것 뿐이야. 너희는 괜찮아."
어린아이의 미성이라지만, 유독 부드럽게 귀에 감기던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
세베루스는 고민하던 것이 해결된 것처럼 후련해보였고, 동시에 지쳐있었다. 릴리 에반스를 대하는 것처럼 상냥하게 말하려는 눈치도 아니었다. 다만 제임스와 시리우스를 적대하던 스니벨루스 같지 않았다. 그들을 성가셔하거나 굳어있지 않았고, 화가 난 것은 더욱 아니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처럼 발을 재촉할 뿐이었다.

 시리우스는 항상 자신 안의 블랙을 부정했지만, 사실은 그 역시도 우월한 것을 사랑했다. 그저 순수혈통에 대한 찬양과 머글에 대한 멸시가 그에게 우월의 대상이 아니었을 뿐이었다. 그는 타인에게 너그러울 수 있는 종류의 강함을 이상적이라고 여겼다. 시리우스는 강박적이며 매정하고 잔인한 부모가 가지지 못한 여유를 가진 자에게 끌렸다. 제임스 포터 역시 그의 이상에 걸맞는 친구였다. 시리우스는 오만하였고 기준 밖의 인간들을 열등하게 여겨 아래로 깔아보았다. 그중에서도 슬리데린의 뱀들은 그가 가진 울분을 풀어낼 창구였다. 특히 어머니를 위해 슬리데린에 가고싶다고 말한 세베루스는 시리우스 안의 앙금을 제대로 건드린 셈이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세베루스를 자신의 어머니를 미워하는 것 만큼이나 미워했다. 굳이 찾아내서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제임스와 다니다 보면 어차피 얼굴을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한심하다는 듯이 찌푸린 표정을 보면, 정말 발부르가를 마주할 때 느끼던 차디찬 증오가 얼핏 느껴지고는 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시리우스는 세베루스가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발부르가의 것처럼 엄숙하지만, 히스테릭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훨씬 더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어쩐지 지팡이를 겨눌 수가 없었다. 괜찮다는 (It's fine) 단 한마디가 그를 석상으로 만든 것처럼 굳혀놓았다.
스니벨루스가 누군가를 안심시키려 시도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시도한들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 적도 없었던 시리우스의 상상과 달리 세베루스는 시리우스가 받아내고 싶어했던 것을 블랙 부인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그들은 주었고 받아냈다.





살아남은 아이가 네빌인 세계

시리우스가 굴절 혐오하는 걸 벨벳같은 목소리로 해감하는 교수님. (nn세에 루프타고 돌아오셨다)
처음에는 발부르가에게 가진 원망이 투사되던 스니벨루스가 부드럽고 여유있는 부모님에 대한 환상을 충족시켜줬음. 시리우스가 아무리 우겨도 사실은 뼛속까지 귀족이라 귀하고 좋은 것은 귀신같이 알아보고, 덤비랑 상담 잘하고 나온 세베루스가 학창 시절 흉내내던 연기 때려치자마자 감겼다는게 줄거리인데 새벽에 개떡으로 갈긴거라 그냥 찰떡 같이 알아들어주면 ㄳ

해리스네기반 시리스네 스네이프텀 
2024.04.26 04:28
ㅇㅇ
모바일
시리우스의 마미이슈를 충족시켜주는 스네이프라니ㅁㅊ개.마.시.따. 센세 어나더!!!!!!!!!!!!!!!!!!!!
[Code: 57c4]
2024.04.26 10:49
ㅇㅇ
모바일
벌써부터 존맛이다
[Code: ce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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