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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6 12:42
로건을 잃고 죽지 못해서 살아가던 덷풀이 주인을 잃고 떠돌던 x-24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거지. 당연히 x-24는 주인 말고는 따르지 않으니까 덷풀이 다가오면 바로 공격하는데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 덷풀 때문에 약간 혼란스러워짐. 덷풀은 x-24가 찰스와 본인 세계의 로건을 죽였다는걸 알고는 있지만 막상 직접 보니까 그냥.. 쟤를 때리면 꼭 동물학대를 하는 쓰레기가 될 것 같은 기분이겠지. 그래서 x-24가 아무리 달려들어도 곱게 찔려주고 찢겨주고 하는데 x-24도 체력이 바닥나면 서로 피범벅 돼서 휴전 상태가 될거야. 역시 피넛의 복제답게 성질머리가 장난아니네. 덷풀은 킬킬거리면서 그리운 기분이었다고 하겠지. 그러다 문득 언젠가 자신을 죽여줄 사람이 있다면 그건 x-24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줍줍하는거 보고싶다. 물론 줍줍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지만 x-24에게도 덷풀은 건드려봤자 죽지 않는 귀찮은 존재라는 인식이 박혀서 으르렁대면서도 가만히 있는거지. 덷풀은 꼭 짐승을 길들이는 기분으로 x-24 데려다가 씻겨주고 먹여주고 할 듯. 당연히 매일같이 클로에 찔렸지만 고양이를 키우면서 안다칠 수는 없는거니까! 하면서 긍정적으로 기를거야. 로건과 똑같은 얼굴에 감상에 젖어있다가 목이 뎅겅 날아가기도 하지만.. 덷풀은 나름대로 오랜만에 즐거웠음. 

그렇게 덷풀이 수없이 찔리고 일어나고를 반복하다 마침내 x-24가 덷풀을 새 주인이라고 생각하면서 애착을 가지게 되는거지. x-24가 처음으로 덷풀에게 다가와서 고개를 푹 숙이고 쓰다듬어달라는 듯 쳐다봤을 때 덷풀은 그대로 굳었다가 시험 삼아서 명령해보겠지. x-24는 덷풀이 앉으라고 하면 앉고 입으라고 하면 입고 사소한 심부름도 다 수행했음. 덷풀은 멍하니 있다가 말할거야. 

그럼 나 좀 죽여줄래?

그 말에 x-24가 이해하지 못한 듯 눈만 깜빡이면 덷풀은 허탈하게 웃었어.

그래, 그건 너한테도 어렵겠지. 지금까지 네가 시도한게 있으니. 그럼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

덷풀이 머리를 툭 쓰다듬으면 x-24의 눈매가 조금 휘어졌지. 예전의 로건처럼 다정하게. 그 얼굴에 속이 울렁거린 덷풀이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하고 일주일 뒤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 자리에 그대로 우두커니 서있는 x-24를 보고 그대로 무너지는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