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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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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시간 다 돼서 너붕붕이 창가에서 바깥을 내다보길래 브랫도 책 너머로 너붕붕 뭐하고 있나 보고 있었는데 그 시선을 눈치 채기라도 한 듯 브랫 돌아보겠지. 안 보고 있던 척 눈 돌리는 게 더 이상한 것 같아 태연한 척 뭐해? 물으니 이리와봐. 말만 해 브랫도 책 덮고 일어남 좋겠다. 혹시나 이상한 사람이 집주변 기웃거리나 싶어서.

근데 사람은 커녕 어두컴컴해서 보이는 것도 없겠지. 다시 너붕붕 보려는 찰나 집 근처 가로등 가르키며 봐봐. 눈 같지? 약간 덩어리같은게 내리는 거 같아. 하는거야.

보니까 확실히 뭐가 내리기는 하는데 눈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진 조금 시간이 걸렸음 좋겠다. 속으로 저런 진눈깨비 보고 있자고 이러고 있는 건가? 생각하며 안 추워? 묻는데 너붕붕은 딱히 침대에 갈 생각 없는지 브랫 팔을 숄 두르듯 걸치며 내일 쌓일까? 묻는거야. 창가에서 느껴지는 한기만큼은 아니어도 너붕붕 몸도 꽤 차게 느껴져 브랫은 반사적으로 너붕붕 당겨안겠지. 하지만 행동과는 달리 첫눈이니까 금방 그치겠지. 쌓인다 하더라도 나갈 때쯤엔 이미 질척해져 있을 거 같은데. 냉정하게 말해버림 좋겠다. 그리고 바로 아차하는데 너붕붕은 그 말 듣고 웃었으면.

오히려 산통 깬다거나 차라리 말을 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웃길래 들여다보니 너붕붕은 아예 몸 돌려 브랫 품에 파묻히겠지. 꽤 한참 그러고 있다가 자러가자길래 약간 어리둥절한 채 알았다 하는거야.

그리고 침대에 나란히 누워 왜 웃었어? 묻는데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냥. 첫눈에 감흥 없는 사람의 의견이 웃겨서. 하는거지. 근데 곧바로 잔뜩 놀리고 싶어하는 얼굴로 바뀌어선 브랫 만난 첫 해부터 메모 좀 해둘 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도 첫눈따위 알게 뭐냐인 사람의 어록. 책으로 내면 베스트 셀러 될 지도 몰라. 해 브랫도 어이없어 픽 웃음 좋겠다.

그래도 자기 맘은 그렇지 않다는 듯 너붕붕 좀 더 당겨 안으니 너붕붕도 그러는 나도 웃겨. 그런 브랫이..하고 뒷말은 삼키는거지. 대충 무슨 말이 생략된 건지 알면서도, 딱히 그걸 꼭 듣고싶단 맘도 없으면서 자기랑 시선 안 맞추는 너붕붕이 제 눈 보도록 얼굴로 살짝살짝 치대면 좋겠다. 그러다 너붕붕이 눈 마주치면 당연한 수순인 것 처럼 입술도 마주치겠지. 그리고 다시 너붕붕 쳐다보는데 마주보는 두 눈빛이 자기가 생각한 답이 맞는 것 같아 너붕붕 위로 올라가 더 짙게 입맞추면 좋겠다.

알슼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