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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00:38
우선 이거 공식이냐 Yes 공식 설정 맞음
스피드웨건 설명을 하면
시즌 2 방영 중에 진행된 미니게임이 있었음
제목은 <징크스는망친다해결한다 모든 것을>
애니에서는 직접 보여주지 않은 뒷이야기를 징크스 시점에서 풍부하게 보여주는 게임인데, 이건 3화와 4화 사이의 짧은 타임스킵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임. 무엇보다 배경적인 설정이나 관계성을 음미하면서 여운을 느낄 수 있는게 좋아서
아케비들이랑 공유하려고 번역+정리해봄..!
ㅅㅇㅈㅇ, 긴글주의
게임이 진행되는 장소는
밴더의 술집이자 실코의 아지트였던 '마지막 한 잔'임
이제는 폐허가 된 그곳에서 징크스는
"마지막 한 잔. 내가 기억하던 그대로네. 이곳의 모든 사람들과 조명, 그리고 행복한 감정은 이제 사라졌지만."
이 대사를 통해서 징크스에게 마지막 한 잔은
밴더, 바이와 함께한 유년기부터 실코가 키운 청소년기까지 변함없이
이곳에서의 기억은 언제나 행복한 감정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음
시즌1에서 바이와 세비카가 싸우는 바람에 난장판이 된 테이블들이 놓인 중앙과 바의 왼쪽,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직전 왼쪽을 보면
칸막이와 커튼, 소파로 꾸며진 아늑한 자리가 있음
여기엔 실코와 중요한 계약을 맺은 화공남작들 사진이 걸려있어서
신경써 대접해야 하는 손님을 위해 세팅된 자리라는게 짐작 가능함
근데 여기 걸린 사진들이 재밌는 건
실코와 화공남작들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임
이걸로 실코가 화공남작들이 기어오를 때는 공포로 다스리기도 했지만, 평소의 기본적인 태도는 그래도 사업 파트너로서 '존중'하는 방식이었구나를 알 수 있었음. 당장 오른쪽 사진에 핀을 대하는 실코 표정 봐ㅋㅋ 시즌1에서 핀이 자길 배신할 때는 대놓고 버러지처럼 대하면서 온힘을 다해 역겨움을 드러냈는데 그전에는 실코 나름 표정 관리하면서 협력자들을 잘 살폈던거임
하지만 실코의 최측근이었던 징크스는 참지않긔
징크스는 네 명의 화공남작들 사진을 보면서
"소름끼치는 자식들이었어. 마치 지들이 이곳을 소유한 것처럼 위세를 떨었지. 하지만 실상은 실코가 주인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어."
실코 생전에도 화공남작들이 얼마나 호시탐탐 권력을 탐하는
속물같은 자들이었는지를 기억하면서 애비 대신 욕해줌
암튼 추억을 곱씹으며 마지막 한 잔을 둘러보던 징크스는
언제나 음악이 틀어져 있던 예전처럼 좋아하던 노래를 듣기 위해
바이와 세비카의 싸움으로 부서진 음반 기계를 고침
여차저차 기계를 고쳤지만
듣고싶은 노래가 담긴 음반이 사라진 것을 발견함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어. 내 최애곡. 실코가 가져갔나 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면서 금고에 넣어뒀겠지."
이제 이 음반을 찾기 위해서 2층의 사무실로 향함
징크스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배경에 쓸쓸한 bgm이 나옴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어."
적막해진 실코의 사무실은 예전 그대로 보존됨
자세히 보면 바닥과 테이블에 술병들이 어질러져 있는데
세비카가 술을 아주 많이 마시며 애도했다는 걸 알 수 있음
그리고
테이블 위에 그대로 있는 실코의 안약 주사를 집어들면
"매일 같은 시간이었지. 당신은 내게 목숨을 맡길 정도로 나를 믿었는데. 나는 왜냐고 물을 용기를 내지 못했어."
라고 징크스가 살짝 울컥하는 목소리로 회상함
또 실코의 책상 위에 그대로 있는
어릴적 징크스가 낙서한 머그컵을 발견하면
이번에는 징크스가 애써 밝은 목소리로
"오, 머기(머그컵 애칭)! 너는 우리 모두보다 오래 살렴, 친구야"
라고 말함...
이제 실코의 의자 쪽으로 가까이 가면
애니에서는 제대로 보여진 적 없는
실코의 의자에서 바라보는 사무실 전경을 볼 수 있옴
방에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 바로 볼 수 있는 구조에
왼쪽 벽면에는 '자운의 눈' 심볼, 그리고
두 도시의 행정 구역을 꼼꼼하게 표시한 지도가 걸려있음
새삼 실코가 그동안 얼마나 일에만 몰두해서
팍팍한 노잼인생을 살았는지를 다시 실감하게 됨.
암튼 왼쪽 벽쪽으로 다가가서 지도를 살펴보면
여러가지 신문 스크랩과 동료들의 전언, 사진 등이 붙어있는데
이건 실코 사후의 일들을 세비카가 기록해놓은 것임
징크스는 이제 이것들을 하나씩 읽어나감
스크랩된 신문기사 중에는 필트오버 언론사가 징크스와 레니(아들 복수하러 온 화공남작)를 테러리스트라고 하면서 '부패한 지하도시 범죄자들이 필트오버의 신성한 기관을 노리며 혼란을 일으켰다'고 써진 기사도 있음. 여기에 징크스가 필트오버는 언제나 애도할 시간을 갖는데 우리는 그럴 여유조차 없다고 살짝 분노하는 말을 하는게 좋았음
근데 개붕적으로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자운에도 독자적인 저항 언론이 있는 모양인지 시즌2 3화에서 케이틀린이 이끄는 집행자 특수부대가 살포한 독가스 작전에 대해서 자운인으로써 필트오버를 정말 맹렬하게 지탄하는 기사가 있다는 점임.
기사 내용은 이럼:
그리고 이걸 읽은 징크스는
"내 친언니가 우리가 자란 거리에 가스를 살포했어. 필트오버 놈들은 이러면서 우리보고 야만인이라고 하지."
라고 사족을 붙이며 바이와 필트오버를 비판함.
이런거 보면 징크스가 정치에 무관심한 척하지만
그래도 바이보다 각성의식이 훨씬 강하네 싶어서 신기했음
아무래도 실코 밑에서 컸으니까 당연하려나..
한편 세비카가 지도 위에 붙여놓은 편지 중에는
누군가가 세비카를 위로하는 전언도 있음
편지 내용은 이럼:
이걸 통해서 세비카가 그동안 실코를 따른 이유가 단순히 드라이한 공적인 목적만은 아니었구나 싶었음. 역사가 쌓인만큼 더 깊은 동지애가 있었구나 생각함
근데 참고로 세비카에게 이 편지를 누가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음..!
징크스라는 추측도 있지만, 4화에서 세비카와 징크스의 대화 장면들을 보면 징크스는 혁명이나 독립운동 쪽에 관심없고 오히려 세비카가 동참하라고 설득하는 입장이어서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음
이건 내 추측인데 세비카가 주고받은 편지가 이것말고도 꽤 되는 걸 보면, 애니에서 직접 등장한 적은 없지만 세비카와 마찬가지로 실코의 투쟁 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이권 중심이었던 화공남작들과는 다르게) 진짜로 자운 독립을 정치적으로 지지해온 동료들이 더 있었던 것 같음. 그래서 개붕적으로 정말 흥미로웠음. 일단 위에 나왔듯이 자운 내부에 항'필'언론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그걸 읽는 식자층이 있다는 것도 새로운 정보잖아 ㅇㅇ
거기다가 세비카는 이 익명의 동료들과 함께 자운인들을 결집시키는 집회 장소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편지를 통해 의견을 나눔
그래서 집회 장소로 정해진 게 밴더 동상 앞이었고
세비카가 착잡한 표정으로 사전답사하는 장면이 4화에 나온 것...
물론 이 편지를 전한 사람이 암베사 쪽의 밀정이었을 확률도 있지만, 4화에서 릭투스(암베사 부하)가 저 집회 장소를 알아낸 건 징크스를 지지하는 파란머리 자운인을 고문해서 정보를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중에 이미 나왔고, 또 5화에서 암베사도 세비카를 못 알아봤기 때문에... 이 편지들을 주고받은 인물들은 세비카처럼 진심으로 실코 사후에도 계속해서 자운 독립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동료가 맞는듯함
한편 징크스는
사진 속 익숙한 장소를 보고
"저 곳은... 나도 알아. 실코가... 실코가 된 곳이지."
잠시 회상에 빠진 징크스를 다시 정신차리게 하고
실코의 사무실로 올라온 온 이유에 집중하면
저 금고 안에 있는 음반을 꺼내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비밀번호 3자리를 맞춰야 함
그래서 다시 책상에 가서 힌트가 없나 찾아봄
애비가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서 비번을 적어놨을수도 있잖아욧ㅋㅋㅋ
근데 실코의 책상을 뒤지다 보면 징크스가 또
과거에 낙서해놓은 책상 위 지도를 보고는 추억에 잠김
특정한 지역에 표시된 낙서를 오른쪽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나는 이곳을 알아, 우리가 갔던 곳이지... 함께."
이렇게 징크스가 두 번이나 반복해서 강조하는
여기가 어디냐면
실코가 '죽임'당했다가 다시 '태어난' 그곳
자기 나름 딸래미 고통을 덜어주려고 물세례 해준 그곳
그리고 정말로 죽어서 다시 돌아간 그곳임
서사의 수미상관이 완벽하게 완성된 캐릭터여서 인상적인데
실코를 요약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하필이면 저 강이라는 게..
딱하기도 하고 인생이 슬펐음.
암튼 그래서 비밀번호가 뭐냐면
저 지역의 행정 구역 번호임 937
아마 이걸 금고 비번으로 정할 때만 해도 실코는 벤더의 배신을 곱씹으면서 이제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야 그 실코는 죽었어 철인이 되자 어쩌구저쩌구 셀프최면하려고 정했겠지만ㅋㅋㅋ 징크스로 인해 자기가 부정하던 과거의 자신으로 죽어서 돌아갈 줄이야 그때는 몰랐겠지...
암튼 이렇게 금고가 열리고
징크스가 찾던 음반이 보임
징크스의 최애곡. '우리'가 좋아한 노래. 그리고
혹시라도 망가질까봐 실코가 고이 간직한 그 음반은 바로
"Our Love"였음
시즌1 2화에서 파우더가 우울할 때 틀었던 노래,
시즌2 6화에서 펠리시아가 우울할 때 틀었던 그 노래
모전여전으로 사랑하던 노래였고
밴더와 실코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비가 내린' 이후에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에 헌신함
그러니까 결국 '이 곡을 좋아한 우리'에는
펠리시아와 밴더, 실코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던 거임.
암튼 실코의 금고 안에는 이 음반 외에도
광산 터널의 지도가 있음. 밴더실코 둘 다 애들한테 옛날 얘기를 해주긴 했는지 징크스는 이걸 보자마자 무슨 지도인지 앎.
"광산 터널은 골짜기 전체에 퍼져있다고 했지.
밴더랑 실코가 과거에 이 터널들을 사용했대."
개붕적으로는 이걸로 5화에서 징크스가 왜 광산의 폐쇄된 터널 입구를 쉽게 찾았고, 들어간 다음에도 전혀 긴장을 안했는지가 납득되는 느낌이었음ㅋㅋ 또 참고로 저 지도 위에 희미한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는 징크스와 바이가 광산 안에서 발견하는, 젊은 시절 벤더와 실코가 세웠던 그 거점 위치라고 함
이제 본격적으로 호기심이 발동한 징크스가
고개를 숙여 금고 안을 들여다보면
윗 선반에 너덜거리는 일기장과
사진이 안보이게 뒤집어놓은 액자가 있음
실코의 옛날 일기장을 펼쳐본 징크스는
"더이상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적어도 지금은."
이라고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함...
그리고 징크스가 읽은 한 페이지에 적힌
실코의 일기 내용은
개붕적으로 5화에 나온 구 자운 3인방 과거씬... 솔직히 맛있지만 시즌 1의 관계성 측면에서는 캐붕같아서 불호였는데, 이걸 같이 보니까 생각이 변해서 완전히 납득하게 되었음.
밴더가 "펠리시아의 아이"라는 특정한 개인에 집중해서 바이, 파우더와 돈독하게 놀아주는 삼촌 같은 관계였다면, 실코는 펠리시아의 말을 듣고 보다 거시적이면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뇌했구나를 알게 됨. 일기에 나오다시피 공동체와 역사, 미래 세대에 물려줄 유산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그니까 실코의 마음 속에서 이날 약속한 사랑과 헌신은 정말 거대한 사회적 청사진을 실현시키겠다는 다짐이었던 거임.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저 일기의 이 대목이 눈에 들어왔음: "무자비한 세상의 버림받은 자식들". 그래서 얼굴이 갈리고 정신이 망가진 이후에는 밴더와 바이에 대해서 그토록 적대적인 동시에 (실코의 빠그라진 정신 속에 얘네는 이미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딸' 같은 개별적인 관계가 아니라 이미 버림받은 자운을 '다시 버린' 배신자라는 생각이 강했던 듯.) 반대로 '버림받아서' 자신에게 안긴 징크스에 대해서는 자기투영이 아니더라도 처음부터 깊은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전폭적인 지지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았구나 싶었음.
그리고 조금 딴소리지만 개붕적으로 저 일기 읽으면서 갑자기 다른 영화지만 유ㄷr와블랙메시아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음ㅋㅋ 근데 거기선 흑인여성운동가(실화기반이라 실제로 유명하신 분임)가 인종,여권,교차성,사회체제,모성과 실존의 문제에 대해서 무엇이 혁명인가를 고민하는 장면이었거든? 근데 그거랑 좀 결이 비슷한 주제를 아케인에서는 실코가 고민한다는게ㅋㅋ좋은 의미로 웃겼음ㅜ 메일와이프로 빚어져서 철혈대디로 투쟁하다가 마망으로 죽은 남캐라니... 붕키 덕질인생에 진짜 독보적으로 독특한 캐릭터인듯
암튼 길어진 사족을 끝내고 다시 게임으로 돌아가서
징크스는 마지막으로
실코가 금고 안에 엎어놓은 사진을 보게 됨
"이거...엄마야? 난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이제 작중의 누구보다 전체적인 진실에 근접한 징크스는
홀가분하게 '우리의 사랑' 노래를 틀면서 밴더가 이걸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함
그리고
"그럼 다시 가족을 만날 시간이야.
이번에는 언니가 날 죽이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라고 윗세대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바이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한 거였음.
이게 3화와 4화 사이의 뒷이야기임
~끝~
스피드웨건 설명을 하면
시즌 2 방영 중에 진행된 미니게임이 있었음
제목은 <징크스는
애니에서는 직접 보여주지 않은 뒷이야기를 징크스 시점에서 풍부하게 보여주는 게임인데, 이건 3화와 4화 사이의 짧은 타임스킵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임. 무엇보다 배경적인 설정이나 관계성을 음미하면서 여운을 느낄 수 있는게 좋아서
아케비들이랑 공유하려고 번역+정리해봄..!
ㅅㅇㅈㅇ, 긴글주의
게임이 진행되는 장소는
밴더의 술집이자 실코의 아지트였던 '마지막 한 잔'임
이제는 폐허가 된 그곳에서 징크스는
"마지막 한 잔. 내가 기억하던 그대로네. 이곳의 모든 사람들과 조명, 그리고 행복한 감정은 이제 사라졌지만."
이 대사를 통해서 징크스에게 마지막 한 잔은
밴더, 바이와 함께한 유년기부터 실코가 키운 청소년기까지 변함없이
이곳에서의 기억은 언제나 행복한 감정이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음
시즌1에서 바이와 세비카가 싸우는 바람에 난장판이 된 테이블들이 놓인 중앙과 바의 왼쪽,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직전 왼쪽을 보면
칸막이와 커튼, 소파로 꾸며진 아늑한 자리가 있음
여기엔 실코와 중요한 계약을 맺은 화공남작들 사진이 걸려있어서
신경써 대접해야 하는 손님을 위해 세팅된 자리라는게 짐작 가능함
근데 여기 걸린 사진들이 재밌는 건
실코와 화공남작들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임
이걸로 실코가 화공남작들이 기어오를 때는 공포로 다스리기도 했지만, 평소의 기본적인 태도는 그래도 사업 파트너로서 '존중'하는 방식이었구나를 알 수 있었음. 당장 오른쪽 사진에 핀을 대하는 실코 표정 봐ㅋㅋ 시즌1에서 핀이 자길 배신할 때는 대놓고 버러지처럼 대하면서 온힘을 다해 역겨움을 드러냈는데 그전에는 실코 나름 표정 관리하면서 협력자들을 잘 살폈던거임
하지만 실코의 최측근이었던 징크스는 참지않긔
징크스는 네 명의 화공남작들 사진을 보면서
"소름끼치는 자식들이었어. 마치 지들이 이곳을 소유한 것처럼 위세를 떨었지. 하지만 실상은 실코가 주인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어."
실코 생전에도 화공남작들이 얼마나 호시탐탐 권력을 탐하는
속물같은 자들이었는지를 기억하면서 애비 대신 욕해줌
암튼 추억을 곱씹으며 마지막 한 잔을 둘러보던 징크스는
언제나 음악이 틀어져 있던 예전처럼 좋아하던 노래를 듣기 위해
바이와 세비카의 싸움으로 부서진 음반 기계를 고침
여차저차 기계를 고쳤지만
듣고싶은 노래가 담긴 음반이 사라진 것을 발견함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어. 내 최애곡. 실코가 가져갔나 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면서 금고에 넣어뒀겠지."
이제 이 음반을 찾기 위해서 2층의 사무실로 향함
징크스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배경에 쓸쓸한 bgm이 나옴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어."
적막해진 실코의 사무실은 예전 그대로 보존됨
자세히 보면 바닥과 테이블에 술병들이 어질러져 있는데
세비카가 술을 아주 많이 마시며 애도했다는 걸 알 수 있음
그리고
테이블 위에 그대로 있는 실코의 안약 주사를 집어들면
"매일 같은 시간이었지. 당신은 내게 목숨을 맡길 정도로 나를 믿었는데. 나는 왜냐고 물을 용기를 내지 못했어."
라고 징크스가 살짝 울컥하는 목소리로 회상함
또 실코의 책상 위에 그대로 있는
어릴적 징크스가 낙서한 머그컵을 발견하면
이번에는 징크스가 애써 밝은 목소리로
"오, 머기(머그컵 애칭)! 너는 우리 모두보다 오래 살렴, 친구야"
라고 말함...
이제 실코의 의자 쪽으로 가까이 가면
애니에서는 제대로 보여진 적 없는
실코의 의자에서 바라보는 사무실 전경을 볼 수 있옴
방에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 바로 볼 수 있는 구조에
왼쪽 벽면에는 '자운의 눈' 심볼, 그리고
두 도시의 행정 구역을 꼼꼼하게 표시한 지도가 걸려있음
새삼 실코가 그동안 얼마나 일에만 몰두해서
팍팍한 노잼인생을 살았는지를 다시 실감하게 됨.
암튼 왼쪽 벽쪽으로 다가가서 지도를 살펴보면
여러가지 신문 스크랩과 동료들의 전언, 사진 등이 붙어있는데
이건 실코 사후의 일들을 세비카가 기록해놓은 것임
징크스는 이제 이것들을 하나씩 읽어나감
스크랩된 신문기사 중에는 필트오버 언론사가 징크스와 레니(아들 복수하러 온 화공남작)를 테러리스트라고 하면서 '부패한 지하도시 범죄자들이 필트오버의 신성한 기관을 노리며 혼란을 일으켰다'고 써진 기사도 있음. 여기에 징크스가 필트오버는 언제나 애도할 시간을 갖는데 우리는 그럴 여유조차 없다고 살짝 분노하는 말을 하는게 좋았음
근데 개붕적으로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자운에도 독자적인 저항 언론이 있는 모양인지 시즌2 3화에서 케이틀린이 이끄는 집행자 특수부대가 살포한 독가스 작전에 대해서 자운인으로써 필트오버를 정말 맹렬하게 지탄하는 기사가 있다는 점임.
기사 내용은 이럼:
잿빛 대기가 돌아오다!
최근 기침을 자주 하는가? 평소보다 더 많이?
전문가들은 이것이 필트오버가 우리를 상대로 진행 중인 화학전(chamical warfare) 때문이라고 경고한다. 기성세대는 이것을 "잿빛 대기"라는 이름으로 기억할 것이다. 윗동네 놈들이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바로 그 독성 가스 말이다. 물론 우리 신문의 애독자 여러분에게, 저 금박 돼지들(gold-plated pigs, 도금 짭새들)이 스스로의 약속을 어겼다는 소식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걸 읽은 징크스는
"내 친언니가 우리가 자란 거리에 가스를 살포했어. 필트오버 놈들은 이러면서 우리보고 야만인이라고 하지."
라고 사족을 붙이며 바이와 필트오버를 비판함.
이런거 보면 징크스가 정치에 무관심한 척하지만
그래도 바이보다 각성의식이 훨씬 강하네 싶어서 신기했음
아무래도 실코 밑에서 컸으니까 당연하려나..
한편 세비카가 지도 위에 붙여놓은 편지 중에는
누군가가 세비카를 위로하는 전언도 있음
편지 내용은 이럼:
세비카,
아직 슬픔에 잠겨 있지. 이해해. 실코는 너에게 큰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실코는 우리 모두에게, 자운에 특별한 사람이었어.
하지만 그가 떠났다고 해서... 실코의 꿈마저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의 일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 아까도 말했지만... 실코는 네게 특별했으니까.
술독에 빠진 정신이 들면 날 찾아와. 내가 누군지, 어디 있는지는 알겠지.
이걸 통해서 세비카가 그동안 실코를 따른 이유가 단순히 드라이한 공적인 목적만은 아니었구나 싶었음. 역사가 쌓인만큼 더 깊은 동지애가 있었구나 생각함
근데 참고로 세비카에게 이 편지를 누가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음..!
징크스라는 추측도 있지만, 4화에서 세비카와 징크스의 대화 장면들을 보면 징크스는 혁명이나 독립운동 쪽에 관심없고 오히려 세비카가 동참하라고 설득하는 입장이어서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음
이건 내 추측인데 세비카가 주고받은 편지가 이것말고도 꽤 되는 걸 보면, 애니에서 직접 등장한 적은 없지만 세비카와 마찬가지로 실코의 투쟁 과정을 쭉 지켜보면서 (이권 중심이었던 화공남작들과는 다르게) 진짜로 자운 독립을 정치적으로 지지해온 동료들이 더 있었던 것 같음. 그래서 개붕적으로 정말 흥미로웠음. 일단 위에 나왔듯이 자운 내부에 항'필'언론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그걸 읽는 식자층이 있다는 것도 새로운 정보잖아 ㅇㅇ
거기다가 세비카는 이 익명의 동료들과 함께 자운인들을 결집시키는 집회 장소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편지를 통해 의견을 나눔
남아있는 비밀 아지트 중에 윗동네 놈들이 파괴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어...
부두에서 하자고? 안돼, 너무 의심스러워.
'그'의 동상 앞에서 하자. 모두가 불타오르게 만들기 충분할 거야.
그래서 집회 장소로 정해진 게 밴더 동상 앞이었고
세비카가 착잡한 표정으로 사전답사하는 장면이 4화에 나온 것...
물론 이 편지를 전한 사람이 암베사 쪽의 밀정이었을 확률도 있지만, 4화에서 릭투스(암베사 부하)가 저 집회 장소를 알아낸 건 징크스를 지지하는 파란머리 자운인을 고문해서 정보를 얻어냈다는 사실이 작중에 이미 나왔고, 또 5화에서 암베사도 세비카를 못 알아봤기 때문에... 이 편지들을 주고받은 인물들은 세비카처럼 진심으로 실코 사후에도 계속해서 자운 독립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동료가 맞는듯함
한편 징크스는
사진 속 익숙한 장소를 보고
"저 곳은... 나도 알아. 실코가... 실코가 된 곳이지."
잠시 회상에 빠진 징크스를 다시 정신차리게 하고
실코의 사무실로 올라온 온 이유에 집중하면
저 금고 안에 있는 음반을 꺼내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비밀번호 3자리를 맞춰야 함
그래서 다시 책상에 가서 힌트가 없나 찾아봄
애비가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서 비번을 적어놨을수도 있잖아욧ㅋㅋㅋ
근데 실코의 책상을 뒤지다 보면 징크스가 또
과거에 낙서해놓은 책상 위 지도를 보고는 추억에 잠김
특정한 지역에 표시된 낙서를 오른쪽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나는 이곳을 알아, 우리가 갔던 곳이지... 함께."
이렇게 징크스가 두 번이나 반복해서 강조하는
여기가 어디냐면
실코가 '죽임'당했다가 다시 '태어난' 그곳
자기 나름 딸래미 고통을 덜어주려고 물세례 해준 그곳
그리고 정말로 죽어서 다시 돌아간 그곳임
서사의 수미상관이 완벽하게 완성된 캐릭터여서 인상적인데
실코를 요약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하필이면 저 강이라는 게..
딱하기도 하고 인생이 슬펐음.
암튼 그래서 비밀번호가 뭐냐면
저 지역의 행정 구역 번호임 937
아마 이걸 금고 비번으로 정할 때만 해도 실코는 벤더의 배신을 곱씹으면서 이제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야 그 실코는 죽었어 철인이 되자 어쩌구저쩌구 셀프최면하려고 정했겠지만ㅋㅋㅋ 징크스로 인해 자기가 부정하던 과거의 자신으로 죽어서 돌아갈 줄이야 그때는 몰랐겠지...
암튼 이렇게 금고가 열리고
징크스가 찾던 음반이 보임
징크스의 최애곡. '우리'가 좋아한 노래. 그리고
혹시라도 망가질까봐 실코가 고이 간직한 그 음반은 바로
"Our Love"였음
시즌1 2화에서 파우더가 우울할 때 틀었던 노래,
시즌2 6화에서 펠리시아가 우울할 때 틀었던 그 노래
모전여전으로 사랑하던 노래였고
밴더와 실코는 이 노래의 가사처럼
있지 결국에는 우리에게도 비가 내릴 거야
그래도 난 계속해서 나아갈게
(중략)
우리의 사랑은, 샘솟는 물처럼
우리의 사랑은, 바다로 흘러가지
우리의 사랑은, 어떤 대양보다 깊고
우리의 사랑은, 영원해
'비가 내린' 이후에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에 헌신함
그러니까 결국 '이 곡을 좋아한 우리'에는
펠리시아와 밴더, 실코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던 거임.
암튼 실코의 금고 안에는 이 음반 외에도
광산 터널의 지도가 있음. 밴더실코 둘 다 애들한테 옛날 얘기를 해주긴 했는지 징크스는 이걸 보자마자 무슨 지도인지 앎.
"광산 터널은 골짜기 전체에 퍼져있다고 했지.
밴더랑 실코가 과거에 이 터널들을 사용했대."
개붕적으로는 이걸로 5화에서 징크스가 왜 광산의 폐쇄된 터널 입구를 쉽게 찾았고, 들어간 다음에도 전혀 긴장을 안했는지가 납득되는 느낌이었음ㅋㅋ 또 참고로 저 지도 위에 희미한 붉은색 동그라미 표시는 징크스와 바이가 광산 안에서 발견하는, 젊은 시절 벤더와 실코가 세웠던 그 거점 위치라고 함
이제 본격적으로 호기심이 발동한 징크스가
고개를 숙여 금고 안을 들여다보면
윗 선반에 너덜거리는 일기장과
사진이 안보이게 뒤집어놓은 액자가 있음
실코의 옛날 일기장을 펼쳐본 징크스는
"더이상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적어도 지금은."
이라고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함...
그리고 징크스가 읽은 한 페이지에 적힌
실코의 일기 내용은
펠리시아의 용기는 나에게 영감을 준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저항 행위다... 그것은 극소수의 사람만이 가진 강인함이다.
유독한 하수 외에 "황금의 도시"로부터 우리가 받은 유산이 뭐가 있지? 저들이 버린 오물을 처리해주는데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멸시 뿐이다. 자매 도시라지만, 무자비한 세상의 버림받은 자식들인 셈이다.
자운은 아이가 자랄 만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쓰이지 않은 페이지의 내용은 바꿀 수 있다.
물집과 바위
개붕적으로 5화에 나온 구 자운 3인방 과거씬... 솔직히 맛있지만 시즌 1의 관계성 측면에서는 캐붕같아서 불호였는데, 이걸 같이 보니까 생각이 변해서 완전히 납득하게 되었음.
밴더가 "펠리시아의 아이"라는 특정한 개인에 집중해서 바이, 파우더와 돈독하게 놀아주는 삼촌 같은 관계였다면, 실코는 펠리시아의 말을 듣고 보다 거시적이면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뇌했구나를 알게 됨. 일기에 나오다시피 공동체와 역사, 미래 세대에 물려줄 유산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그니까 실코의 마음 속에서 이날 약속한 사랑과 헌신은 정말 거대한 사회적 청사진을 실현시키겠다는 다짐이었던 거임.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저 일기의 이 대목이 눈에 들어왔음: "무자비한 세상의 버림받은 자식들". 그래서 얼굴이 갈리고 정신이 망가진 이후에는 밴더와 바이에 대해서 그토록 적대적인 동시에 (실코의 빠그라진 정신 속에 얘네는 이미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딸' 같은 개별적인 관계가 아니라 이미 버림받은 자운을 '다시 버린' 배신자라는 생각이 강했던 듯.) 반대로 '버림받아서' 자신에게 안긴 징크스에 대해서는 자기투영이 아니더라도 처음부터 깊은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전폭적인 지지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았구나 싶었음.
그리고 조금 딴소리지만 개붕적으로 저 일기 읽으면서 갑자기 다른 영화지만 유ㄷr와블랙메시아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음ㅋㅋ 근데 거기선 흑인여성운동가(실화기반이라 실제로 유명하신 분임)가 인종,여권,교차성,사회체제,모성과 실존의 문제에 대해서 무엇이 혁명인가를 고민하는 장면이었거든? 근데 그거랑 좀 결이 비슷한 주제를 아케인에서는 실코가 고민한다는게ㅋㅋ좋은 의미로 웃겼음ㅜ 메일와이프로 빚어져서 철혈대디로 투쟁하다가 마망으로 죽은 남캐라니... 붕키 덕질인생에 진짜 독보적으로 독특한 캐릭터인듯
암튼 길어진 사족을 끝내고 다시 게임으로 돌아가서
징크스는 마지막으로
실코가 금고 안에 엎어놓은 사진을 보게 됨
"이거...엄마야? 난 엄마를 많이 닮았구나"
이제 작중의 누구보다 전체적인 진실에 근접한 징크스는
홀가분하게 '우리의 사랑' 노래를 틀면서 밴더가 이걸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함
그리고
"그럼 다시 가족을 만날 시간이야.
이번에는 언니가 날 죽이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라고 윗세대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바이를 찾아나서기로 결심한 거였음.
이게 3화와 4화 사이의 뒷이야기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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