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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8 08:11
*트리거 ㅈㅇ





마르코가 먼저 톰을 발견했어. 그리고 눈이 마주치고, 완전히 얼어붙은 토미가 사색이되는 모습까지 바라보았어. 믿을수없다는듯 크게 커진 눈엔 놀라움이 스쳤다가, 당황스러움은 금세 두려움으로 물들었지. 못박힌것처럼 시선을 떼지못하고있던 토미가 비틀대며 돌아섰어. 마르코는 자리를 뜨려는 토미를 향해 뛰다시피 성큼성큼 다가갔지. 절대로 놓칠 수 없어.

" 톰. "

" 놔줘. "

" 얘기 좀 해. "

" 안돼.. "

완전히 패닉에 빠진 톰이 헐떡이며 고갤 저었어.

" 나한테 화 많이 난거 알아. 꼴도 보기싫겠지. 그래도 한번만 이야기라도 할 기회를 줘."

" 뭐? "

모든 움직임을 뚝 멈춘 톰이 인상을 찌푸리고 물었어. 내가 너한테 화가나다니. 대체 왜?

마르코는 토미의 얼굴에 떠오른 알수없는 감정을 읽으려 애쓰며 잡은 손을 놓치지않으려 힘을주었지.

두사람을 무겁게 짓눌러온, 가장 큰 감정은 역시 죄책감이었어. 마르코는 가장 힘든시기에 토미를 버렸다는 죄책감. 토미는 마르코한테 너무 힘든 트라우마를 줬다는 죄책감. 하지만 서로를 향한 그리움은 항상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있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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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는 아직도 그날을 선명하게 기억해.

그날 오전부터 토미가 몇시간째 응답이 없었어. 가끔 연주에 심취해 몇시간 연락이 되지않는건 흔한 일이었지만 그날은 뭔가 이상했어. 당장 토미를 봐야겠다는 이상한 감각에 휩싸였지. 



불길한 느낌에 심장이 뛰었어.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온몸에 쿵쿵 박동이 울리는 기분이었지. 마르코는 미친사람처럼 닫힌 문에 몸을 힘껏 내던지고 발로 찼어. 몇차례 발길질에 부서져 텅하고 문이 홱 열렸어.
안돼,안돼..안돼 톰..무슨짓을 한거야. 마르코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헐떡이며 급하게 톰을 끌어당겼어.

"톰, 톰!!! 여기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아, 안돼.. 제발. 토미.."

톰의 고개가 맥없이 흔들렸어.
축 늘어진 몸을 받치며 마르코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고꾸라졌어. 물을 잔뜩 머금은 옷이 무겁게 톰의 몸에 달라붙어있었지. 핏물이 넘실대며 타일바닥을 적셨어. 핏기하나없이 창백한 얼굴도, 여전히 붉은 피가 배어나오고 있는 손목도 뻣뻣하고 차가웠어. 마르코는 반쯤 정신이 나간채로 맥박을 확인하고 호흡을 찾으려 귀를 가져다 댔지.

뒤따라 들어온 미세스 히스가 비명을 지르는게 들렸어. 빨리 병원..구급차 불러주세요, 제발, 아..토미..톰..!
귀에 들리는 울부짖는 목소리가 제 것이 아닌것같았어. 마르코는 톰을 끌어안은채 목놓아 울며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억겁같은 시간을 견뎠지.

응급실은 새벽인데도 북적였어. 긴급수술을 받았어.
마르코는 멍하니 간이침대에 앉아 깨어나지못하는 토미의 곁을 지켰지.

톰을 끌어내느라 덩달아 축축하게 젖었던 옷이 다 말라 버석했어. 아직도 코끝에 비릿한 혈향이 스치는것만 같아. 차가운 타일바닥, 의식을 잃은 토미의 식은 체온, 미동도 없는 톰의 차가운 뺨을 감싸고 뒤통수를 받치던..젖은 머리칼이 제 얼굴에 닿던 감각까지.

되살아난 공포에 마르코는 덜덜 떨며 몸을 웅크리고 두손으로 제 머리를 감쌌어.
제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톰은..



.


정신을 차린 톰이 마주한건 충혈된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있는 마르코였지.

-마르코.

-..무슨 생각이었어?

마르코의 뺨으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어.

- 기타치는건 포기하려고? 내 생각은 안났어? 네 어머니는?

톰을 탓해서는 안되는걸 알아. 톰에게 그만 소리치고싶었지만 격앙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지. 우느라 다 쉬어버린 제 목소리가 낯설게 들렸어. 마르코가 울부짖었어. 무서웠다고 톰. 널 발견했을때, 내가 얼마나..

그때 마르코의 눈에 잔뜩 움츠러든 톰의 어깨가 보였어.

- 미안해 마르코..

톰의 목소리는 작고 희미했지.




.


부모님은 마르코를 지키려 분투했어. 몇번 저항했지만 완고했지. 제 아들이 심연으로 가라앉는걸 누가 보고만있겠어. 마르코도 갓 성인이된 미성년자에 불과했어.

걔는 이제 안전해. 그러니 넌 걱정말고 너의 길을 가라는 부모님의 명령에 마르코는 고갤 끄덕일수밖에.
톰은 입원을 했대.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로 나왔고 마르코는 대학근처로 이사를 갔어. 바쁘게 새학기를 보내고 전지훈련을 다니고, 수영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어. 서서히, 마르코의 인생에서 톰은 지워졌지.

그렇게 제대로된 인사조차 못하고 헤어졌어. 그게 두사람의 이별이었지.




.



어른되서 우연히 만나는데 
톰은 자기가 또 마르코 감당못하게힘들게 할까봐 겁먹고 밀어내고
마르코는 그런 토미 안아주면서 난 이제 어린애가 아니라고. 네가 생각하는것보다 강하다고 말하며 놓아주지않는거 ㅂㄱㅅㄷ..

테잨닉갈
2024.05.18 10:04
ㅇㅇ
모바일
난 더이상 어리지 않다고 다가가는 마르코 굿강아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46d]
2024.05.18 10:30
ㅇㅇ
모바일
마르코 잘한다잘한다 ㅠㅠ 이번엔 토미 놓치지 말자 ㅠㅠㅠㅠ
[Code: e360]
2024.05.18 14:19
ㅇㅇ
모바일
미친ㅠㅠㅠㅠㅠㅠㅠㅠ둘 다 너무 안타까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71d]
2024.05.18 14:24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둘이 꼭 붙어서 극복해야만ㅠㅠㅠㅠ
[Code: 342c]
2024.05.18 16:33
ㅇㅇ
모바일
ㅜㅜㅜㅜㅜ가슴찢어져..이제 떨어지지마ㅠㅠㅠㅠ아프지마ㅠㅠㅠㅠㅠ
[Code: c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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