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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23:00


원작 링크 : chapter 4

의역, 오역 개많음

대충 요약)
볼드모트가 아기 해리를 안죽이고 전쟁에서 이김
혼혈이랑 머글태생 차별받는 개노답 세계관에서 고아로 자란 해리
정체를 숨기고 어마방 교수로 호그와트에 찾아온 리들


4-1.


 해리는 침착하게 기다렸다.

 기숙사의 모두가 깊은 잠에 빠졌단 걸 확인하고 그는 몰래 빠져나왔다. 참견하기 좋아하는 초상화들과 유령들의 의구심에 찬 눈빛을 피해가며, 위즐리 쌍둥이를 관찰해가며 알아낸 지름길을 통해 그는 2층 여자화장실에 도착했다.

 뱀이 각인된 수도꼭지의 차가운 금속성을 손바닥 아래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그걸 부드럽게 문지르며 세면대 아래의 숨겨진 입구를 열어 달라고 부탁했다. 제법 똑똑한 속임수라고, 비밀의 방(The Chamber)으로 향하는 통로를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해리는 생각했다. 어느 슬리데린 학생이 이걸 지었든 -슬리데린이 지었을 게 분명했다.- 뒤틀린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었을 게 틀림 없었다. 수도꼭지에 대고 부탁하기만 하면 입구가 나타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가 이 장소를 발견한 건 2학년 때의 일이었다. 통금 시간을 넘기고도 허락없이 돌아다니다가 발견했다. 그는 네빌을 이곳에 데려오고 싶었기 때문에 그에게도 이걸 알려줬지만, 네빌은 엄브릿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그의 초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해리는 혼자 이곳으로 돌아오고는 했다. 긴 밤이 지나고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고요한 새벽에, 모두가 꿈 속에 잠겨있는 그 시간에. 그리고 그때마다 방은 그것이 간직한 수많은 보물을 그에게 드러내 보였다. 


 이곳은 넓었고 일렬로 늘어선 두 쌍의 뱀 조각들이 높은 천장을 받치고 있었다. 맨 끝에는 어떤 남자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었다. 긴 수염이 그의 텅빈 뺨을 쓸어 내리며 바닥까지 늘어졌다. 익숙한 얼굴이었지만 해리는 그가 그걸 어디서 봤는지 알아낼 수 없었다.

 그가 처음으로 단단한 돌 하나를 우연히 두드렸을 때, 보석 상자만한 크기의 서랍들이 모래처럼 거친 벽에서 튀어 나왔다. 각 서랍은 마치 작은 손바닥 위에 보석을 올려놓은 듯한 모습으로 서로 다른 보물을 내밀었다. 노랗게 색이 바랜 1943년에서 1944년 사이의 머글 신문들, 각기 다른 해에 출간된 머글과 마법 사회의 지도들, 그리고 한 무더기의 담배. 해리는 머글학 시간에 담배에 대해 처음 배웠지만 그걸 어떻게 피우는지를 알려준 건 혼혈 태생의 후플푸프 추격꾼이었다. 그들이 후플푸프 퀴디치 탈의실에서 서둘러 바지를 다시 주워 입고 난 이후에.

 하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건 그 책들이었다. 하나같이 귀퉁이가 접히고 여기저기 표시가 되어 있었으며, 대부분은 머글 도서관에서 훔쳐 온 것이었다. 술 취한 사람이 아무렇게나 쏘는 주문처럼 주제는 제각각이었다. 유럽의 역사, 파충류의 번식법, 알바니아 탐험 일지, 그리고 일리아드라는 제목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까지. 해리는 당당한 영웅들, 트로이의 목마, 잔혹한 전쟁과 그것보다도 더 잔혹했던 운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정신없이 탐독했다. 그리고 머글학 수업에서 배터리나 자동차 같은 것들보다 머글들의 신화와 전설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얼굴 조각 아래의 이끼 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알 수 없는 초록 액체가 어디선가 새어 나와 바닥에 스며들었다. 공기는 습하고 답답했다. 그가 작은 서랍 중 한곳에서 꺼낸 오래 된 담배를 보관하기에 그다지 적절한 장소는 아니었다.

 그는 몇 갑을 주머니에 채워 넣었다. '우드바인(Woodbine)'이라고 쓰인 주황색 로고가 두꺼운 종이 포장지를 가로질렀다. 해리는 한 개비를 꺼낸 뒤 인센디오 주문을 써서 불을 붙였다.

 후플후프 추격꾼이 줬던 것에 비하면 오래되고 텁텁한 맛이 났다. 세 모금쯤 피우자 목이 아파왔다. 해리는 이전에 이 곳을 사용한 사람이 혼혈 태생의 슬리데린일 거라고 상상했다. 그는 매해 여름마다 몰래 들여온 이 귀중한 물건들과 함께 호그와트로 돌아왔을 것이다. 해리는 이 혼혈이 졸업 후에 전쟁에 참전했을지, 만약 그랬다면 그는 살아남았을 지 알고 싶었다. 살아남았다면, 그는 그의 오염된 출신 성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채 루시우스 말포이 같은 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있을까? 아니면 그는 해리가 열한살에 다이애건 앨리에서 만났던 그 여자처럼, 얼굴이 반쯤 뜯어먹힌 채 광기에 사로잡힌 영혼이 되었을까?

 그의 어머니가 살아남아 자신을 키울 수 있었더라면, 그녀 역시 그토록 상처입고 독기에 가득 찬 모습이 되었을까?

 코를 찌르는 오래된 담배 냄새와 그 연기로 만들어진 구름이 피어 오르는 가운데서, 해리는 그의 부모님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다섯살 때부터 모아온 소문 조각들과 여러 암시들로부터 자신의 어머니가 머글 태생이었으며, 호그와트 시절부터 만나온 오래된 마법사 가문 출신의 연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제 그건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때는 또 다른 시절이었다. 지금이라면 제임스 포터는 릴리 에반스가 그의 가문에 계약된 노예가 되지 않는 한 그녀와 만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제임스가 그녀를 낮에는 바닥을 닦고 밤에는 침대를 데워주는 반반한 여자애 정도로 취급하는 대신 그녀와 결혼하여 아내로 삼는다 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그녀와 함께 마법사 사회를 떠나 머글 사이에서 살아가야 했다.
 
 제임스 포터는 필요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해리가 아는 한 그의 아버지는 그의 어머니를 몹시 사랑했다.

 전쟁이 끝나던 날, 어둠의 군주는 알버스 퍼시발 울프릭 브라이언 덤블도어의 목숨을 끊고자 그들을 찾아갔고 그때 그 늙은 마법사를 지키던 건 포터 부부 뿐이었다. 그들의 부모는 남아있는 몇 안되는 기사단 단원 중 하나였다. 갓 태어난 그들의 아이가 요람에서 울고 있었고, 그들의 주인은 부엌 바닥에서 피를 토하고 있었으며, 어둠의 군주는 죽음 그 자체처럼 그들에게 닥쳐왔다.

 제임스 포터가 조금만 더 합리적인 사람이었다면 그는 그의 유서깊은 집안의 혈통을 내세워 자비를 구걸했을 것이고, 그의 혼혈 아내를 대신 죽이라고 제안했을 것이고, 그의 충성이 어둠의 군주를 향해 있음을 증명하려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 그랬을 리가. 그리핀도르의 골든 보이는 그렇게 합리적인 성격이 못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멍청하고 우습게도 어둠의 군주와 맞서 싸우려 했다. 당연하게도 제임스 포터는 자신의 주인과 아내, 아들의 옆에서 쓰러졌고, 그의 안경은 생기 없는 시체 주위로 산산조각났다. 릴리 포터와 덤블도어 역시 그 직후에 살해당했다.

 그러니 그는 곤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친구와 적을 내키는대로 고를 수는 없었다. 몸과 마음을 다 바치거나, 조금도 내어주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다. 사랑은 그토록 끈질기고, 바보같고, 고집스러운 것이다. 어둠의 군주에 맞서는 그리핀도르처럼.

 그는 감성적으로 굴고 있었다. 이곳에 오면 늘 그렇게 되고는 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고 다시 화장실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


 세면대가 막 원래 자리로 돌아가 입구를 가렸을 때 해리는 복도에서부터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무리 너라지만 말도 안되게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거야." 스네이프였다. 화가 난 목소리였으나 주의를 끌지 않기 위해 작게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 대답했지만, 해리가 알아차리기에는 너무 작은 목소리였다.

 "여길 떠나, 지금 당장." 마법약 교수가 말했다. 발걸음소리가 멀어졌다. 해리는 그들이 충분히 멀어져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게 확실해질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해리가 화장실 밖으로 나왔을 때 복도는 비어 있었다. 그는 지팡이의 불빛을 줄였고 깜빡이는 빛이 벽을 따라 늘어선 갑옷에 반사되며 섞여 들었다. 그가 계단 층계참에 다가섰을 때 모퉁이 너머에서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오며 화장실을 향해 갔다. 거대한 검은색 개처럼 보였다.

 그는 잠시 망설였으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림자를 따라갔다. 그가 돌아갔을 때 화장실은 비어 있었고 개는 보이지 않았으며 화장실의 각 칸은 모두 비어있었다. 환상이거나 유령이었을 것이다. 그는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

 누군가 익스펠리아무스 주문을 외쳤다.

 그의 지팡이가 화장실을 가로질러 날아가 흰 타일 벽에 부딪혔다. 키가 큰 인영이 시야에 들어았고 재빨리 고개를 들자 크레이브가 지팡이 끝을 그의 가슴 가까이로 들이미는 게 보였다. 크레이브의 뒤에는 말포이와 비웃음을 짓는 고일이 서 있었다.

 "넌 방어술 수업에서 날 모욕했어, 포터.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말포이는 악의에 가득 차 속삭였다.

 두 사람이 그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바닥에 떨어진 지팡이를 향해 달려가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말포이 앞에서 꼬리를 내릴 수는 없었다.

 "이런, 미안하게 됐어. 손수건으로 네 콧물을 닦아주길 원하는거야? 네가 날 고용한다면 그렇게 해 줄 수도 있고."

 크레이브의 저주가 그의 가슴을 맞췄다. 저주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열기가 그를 태웠다.

 말포이는 건반을 치듯 허공에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내가 3학년때 아버지가 교육부가 주최한 행사에 날 데려가셨지. 보바통의 교장 선생님을 만나려고." 금발 소년은 저녁 식사에 초대된 손님과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라도 하듯이, 품위있는 호스트같은 태도로 말했다. "내 생각에 그녀는 내 어머니 정도의 나이였는데, 프랑스 마녀들이 다 그렇듯 아주 아름다웠어. 그들의 레이스와 억양은 정말 매력적이거든. 그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주문을 쓴다는 걸 알고 있어? 빵과 케비어 접시를 옮길 때 '레비오사' 대신에 '세 술레베'라고 한다니까." 말포이는 크레이브와 고일을 향해 웃었다. "흥미롭지 않아?"

 그의 부하들은 제대로 반응하고 있는건지 확신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었다. 말포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눈에 띄게 안도했다.

 "나중에 왜 나를 호그와트에 보냈는지 아버지께 여쭤봤어. 보바통은 주문에 대한 전문성으로 명성이 높거든. 미학적으로도 그렇고. 진청색 교복은 꽤 우아하지. 그리고 물론, 거긴 프랑스니까 당연히 훌륭한 여자들과 더 훌륭한 와인들이 있을 테고" 말포이가 가까이 다가왔다. 이 슬리데린은 해리에 비해 머리 하나만큼 더 컸고, 그는 저주때문에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는 해리를 내려다 보았다.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맞춰 볼게. '아들아, 이것보다 더 우아해질 필요 없다. 차라리 남성성을 좀 더 길러보는 건 어떻겠니.' 뭐 이런 말이었겠지."

 말포이는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는 웃음을 멈추고 얼음처럼 차가운 푸른 눈동자로 해리를 다시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영국 마법 사회만큼 전통과 혈통을 중시하는 나라는 없다고 하셨어. 기숙사 전통과 오래된 가문들, 순수한 가계도는 이 나라에서 가장 존경하는 것들이지. 너희같은 족속들의 썩어빠진 인생을 견뎌야 한다고 해도, 너같은 벌레들을 쓸어버리는 즐거움을 생각하면 꽤 합당한 대가라고 말이야." 말포이는 지팡이를 꺼내 해리에게 겨눴다.

 "크루시오!"

 고통이 해리를 덮쳤다. 천 개의 이빨을 가진 괴물처럼 그를 집어 삼켰다. 살을 찢고 뼈를 갉아먹는 고통이었다. 해리는 그 괴물의 발톱을 느꼈다. 내장을 파고들어 폐를 찔렀고, 그 안의 공기가 휙 하고 빠져나갔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귓가에서 삐 하는 높은 소리가 울렸다. 그 자신의 비명처럼 들렸다.

 

 

-


말포이 이 미친새끼야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챕터...

이 챕터 진짜 좋아함
1) 해리랑 후플푸프 추격꾼이랑 뭔가 있었음을 암시
2) 비밀의 방 장면에서 원작 설정이랑 복선 개많이 나옴

나누기 애매한데 일단 둘로 나눠서 올림
해포
 

2024.11.25 23:29
ㅇㅇ
모바일
오 이미 비밀의 방에 몰래 혼자 드나들던 해리라니ㅋㅋ 존잼
[Code: 2fd9]
2024.11.25 23:30
ㅇㅇ
모바일
스네이프는 누구한테 말하고 있던 걸까.. 검은 개?? 설마 시리우스?
[Code: 2f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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