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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9:31
'집 앞인데 잠깐 나올래요? 놀아줘요 나랑'이라는 문자에 하는 답장이라고는 '아... 왜? 너 친구들 많잖아. 나랑 있어봤자 재미도 없을 텐데 뭐하러...'여서 노부가 야밤에 40분이나 혼자 기다릴 거임. (결국 안 나감 마치다는;)

케이 조각 케이크 좋아하죠? 하고 손에 들려주는 작은 상자를 내려다보다 하는 말도 "누구한테 받은 거구나...? 준 사람 성의를 생각해서 네가 먹어야지 날 주면 어떡해..."겨우 이런 거라 복장 터지는 노부일듯. 내가 케이 주려고 줄 서서 사온거라고 해도 안 믿음.

잔업 때문에 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있다는 소식 주워 듣고 집에 바래다 준다 해도... 민폐 끼칠 수는 없다며 기어코 뚜벅뚜벅 걸어서 집에 갈 거임. 노부가 계속 졸졸 따라 오면 엉뚱하게도 "내가 너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혹시 사과 받을 게 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는 거라면 얘기 해줘."라고 하겠지.

이 사람은 은근하게 꼬셔서는 될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 노부는 이제 대놓고 좋아해요 사귀어 주세요. 라고 말하기 시작함. 문자로도, 전화로도, 주말에 놀자고 불러내서도, 불쑥 찾아와서도. 근데 마치다는 늘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을 거임.

나랑 사귀고 싶다고...? 왜...?
좋아하니까요. 난 맨날 케이 생각만 해요. 너무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나를 왜... 네 또래 만나...
케이도 내 또래예요. 겨우 두 살 차이면서.
아니... 나는 너랑 성격도 다르고 자란 환경도 너무 다르고...
좋아해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한다니까요?
그럼 좋아하지 마... 다른 애도 많잖아.

내가 싫어요? 라고 물으면 아니래. 다른 사람 좋아하고 있어요? 하면 그것도 아니래. 그럼 나랑 만나보면 좋잖아요! 라고 하니까 자꾸 시간낭비하지 말라는 소리나 함 ㅇㅇ

그러다 노부가 지친 건 아니지만 일 때문에 장기간 타지역으로 가게 되면서 당연히 만날 수도 없게 되고 연락도 못하겠지. 근데 한 5개월만에 돌아와서 듣게 된 첫 소식이 마치다상 연애한다더라? 근데 상대가 질이 안 좋아. 쓰레기래. 그 말에 당장 집 앞으로 찾아갈 거임. 때마침 편의점에 가려고 나온 마치다와 마주치게 된 노부는 평생 연애 안 할 것처럼 굴더니 나 멀리 가자마자 바로 누굴 사귄다고요? 그것도 쓰레기 같은 놈을? 하며 화내겠지. 마치다는 오랜만에 만난 노부에게 생긋 웃으며 대댭할 거임.

"난 차라리 이게 편해. 너처럼 좋은 사람이랑 사귀면... 마음이 불편해."

따지러 온 와중에도 손에 들려줄 조각케익을 샀는데 그건 전해주지도 못하고 그자리에 한참이나 서있는 노부일 것 같다



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