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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09:28
둘이 서로 마음 확인한 이후에 문득 처음이 될뻔했던, 하지만 서로를 향하고 원하는 마음이 넘쳐서 오해아닌 오해로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렸던 그 언젠가의 기억에 하야마 피식 웃다가 갑자기 벼락맞은듯이 멈추고 멍때릴듯

'그런데... 시라사키 왜 그렇게 익숙하게 내 벨트를...?'

소파에서 다람쥐마냥 빨래 정리하느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시라사키 빤히 보던 하야마 6년간 시라사키 그리워했던것도 맞고 그동안 연애 안한것도 맞음. 하지만 시라사키 알기 전엔 적당히 연애하고 헤어지고 그랬겠지.
시라사키가 제대로 된 고백도 연애도 안했다고 말한거지 아예 연애 자체를 안했다고는 안했으니까 이해하자, 시라사키도 26살이고 저렇게 이쁘고 귀엽고 매력적인데 누가 먼저 고백하는것도 당연하다하면서 스스로를 타이르는데 자꾸 기분이 이상해지는 하야마일듯.

생각 안하려고 대본도 들여다보고 커피도 마시고 창밖도 내다보는데 연기할때랑은 다른 시라사키의 움직임, 눈빛, 숨결, 감촉등등을 자기보다 먼저 맛본 사람이 있다는 거잖아? 거기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라사키를?

잔잔한 파도같은 하야마 마음에 질투라는 폭풍우가 저 멀리서부터 몰아치기 시작하니까 갑자기 그 상대가 누구였는지 언제였는지 너무 궁금해지는거지. 그리고 여자였는지 남자였는지도.

시라사키는 성격이 올곧아서 물어보면 곧이곧대로 말해줄거 아는데 또 사람 마음이 희한해서 바로 물어보기는 또 싫은거임. 도토리 물어다 비축하는 다람쥐마냥 이리저리 움직이던 시라사키가 드디어 소파에 앉아서 대본에 줄 죽죽 긋기 시작하는 거 보고 조용히 그 옆에 앉는 하야마겠지

한낮의 꿈 시즌2 대본이라 하야마한테 이건 시즌 1이랑 비슷한 장면이고 이런저런 신들 있다고 대본 어느정도 숙지하고나면 연기 연습하는거 도와달라고 종알종알 이야기하면 하야마 자연스럽게 시라사키 동그란 머리통 쓰다듬어줌. 그러다 키스씬이랑 베드씬 또 있다는 얘기하면서 시라사키가 이제 타쿠미 마음을 알 것같지만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 약간 쑥스러워하며 이야기하면 하야마 자연스럽게 말하겠지. 나랑 연습할때나 촬영할때도 충분히 능숙했었다고. 그러면 시라사키 눈 동구랗게 뜨면서 자기가 그랬냐고 어느 부분이 그랬는지 물어볼듯

하야마 피식 웃으면서 딱히 어느 부분이 아니라 26살 먹은 남자가 그정도는 당연히 자연스럽게 하는거 아니냐고 놀리듯 시라사키 떠보는데, 시라사키 그게 당연한거냐고 눈 더 동그랗게 뜨고 하야마 빤히 보겠지.

하야마 뭔가 잘못됐단 생각이 설핏 스치는 순간 시라사키 눈빛이 살짝 매서워지면서

"하야마씨가 그렇다고 하면 맞을거라고 생각해요. 전 제대로 연애하는게 처음이라서 잘 모르거든요. 이런 연기도 처음이라 하야마씨랑 연습하지 않으면 안되잖아요."

이러고 하야마 품에서 스르륵 빠져나와서 대본에 고개 폭 박고 중얼거리면서 대사 외우는데 하야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살짝 굳어서 시라사키 옆모습만 바라보다가 슬쩍 웃음.

시라사키가 질투하는 거에 기분 좋아져서 턱 괴고 시라사키 머리 쓰다듬으면 자기가 질투하는 줄도 모르던 시라사키, 몸 확 틀어서 하야마 바라보다가 와락 끌어안고 하야마가 자길 좋아하는거 확인하고 싶은데 차마 말도 못하고 괜히 하야마씨가 아니라 아사미씨라고 부르면서 낑낑거리면 하야마 아무 말 없이 시라사키 머리에 가볍게 뽀뽀 한번해주고 꽉 끌어안아줄듯

둘이 알콩달콩 연애하는 거 보고싶다



25시 아카사카에서